비 내리는 가을 밤의 정취가 물씬 풍긴 무등산 풍경소리

2014. 10. 15. 07:00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문화수도 광주에는 대규모 공연을 열리는 문예회관과 빛고을시민문화관 등 공연시설이 많습니다. 또한 내년에는 문화의 전당이 완공되어 그야말로 광주는 세계적인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겠죠?

그런데 이렇게 고급스러운 문화공간에서의 공연 말고도 10년이 넘도록 광주 여러 곳의 열린 공간에서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고 음악으로 사랑을 나누는 공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 효시가 2002년 첫 닻을 올린 이후로 환경과 생명, 문화를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무등산 풍경소리’일 것이며 이어 굶주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2003년에 시작된 ‘김원중의 달거리’, 그리고 2006년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지역 성악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꾸미는 ‘광장음악회’,가 대표적인 열린 음악회입니다.

 

 

 

무등산에 울려 퍼진 작은 음악회 ‘무등산 풍경소리’

무등산은 광주사람들에게는 어떤 산일까요?

혹자는 어머니 가슴처럼 포근하고 치맛자락처럼 넓은 산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는 삶에 지치고 고단하거나, 깊은 시름에 잠겼을 때 마음의 평온을 얻고자 오르는 산이 무등산이라고 합니다.

또한, 기쁜 일이 있거나 희망에 찬 포부를 말하고자 할 때 오르는 산도 무등산입니다.

 

 

그렇게 수백 년 광주의 아픔을 치료해주고 눈물을 닦아주었으며 기쁨을 들어준 무등산에는 일상에 찌든 도시민의 삶을 숲과 산으로 초대해 치유하기위한 작은 음악회가 2002년 7월부터 열렸습니다.

 

 

광주지역 불교, 천주교 등의 종교인 모임 무등산 풍경소리(공동대표 연광스님, 증심자 주지)는 2002년 4월 당시 무등산 증심사 주지였던 故 일철스님의 제안으로 전영 신부, 김성룡 목사, 이응원 교무 등이 ‘생명나눔과 환경보호, 종교인의 각성을 생각하기 위한 열린 무등산 사랑 문화운동’으로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한마음이 되자’는 의미로 ‘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는 종교인 모임’을 결성해 증심사 종무소 한 켠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7월부터 매월 1회의 ‘무등산풍경소리’라는 산상의 작은 음악회를 열었는데요,

 

 

종교간의 벽을 허물자는 의도대로 무등산 풍경소리는 무등산 증심사 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성탄절에는 호남동성당, 학운동성당, 고백교회 등에서 열렸고, 석가탄신일에는 증심사 취백루 등에서 열렸으며, YMCA공연장, 5·18기념공원, 원불교 광주교당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첫해부터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 매 공연마다 300여 명이 넘는 관객들로 음악회 공간이 부족할 정도였으며 운영비는 종교단체와 시민, 사회단체 회원 개개인이 각자 5천원~1만원씩 기부한 돈으로 충당했습니다.

 

 

 

2011년 10주년 때는 ‘광주에서의 10년’을 주제로, 광주에서 활동하는 10년 지기들을 한자리에 모아 무등산풍경소리의 발자취를 되짚어보았다는데요, 최근 4년간의 무등산풍경소리에 참여했던 가수들의 음악을 모은 10주년 기념음반 ‘손잡아요’를 발매했다고 하며, 지난 9월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특별음악회가 진도 팽목항에서 열렸습니다.

 

 

 

어둠이 내린 밤9시 바다로 띄우는 음악편지를 시작으로 피아노 이상록, 클라리넷 구희균, 대금 신경환 춤추는 평화 홍순관, 민중가수 류의남, 기타 박성언, 퍼켜션 이승운, 한빛고등학교 합창 등이 이어져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위안과 평안의 음악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0명의 실종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면서 마무리되었는데요, 진도 팽목항에 아직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 열 분이 있어 무등산 풍경소리가 팽목항까지 오게 되었다고 하며 실종자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내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기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음악회를 마쳤습니다.

 

 

 

첫 문을 연 해로부터 딱 12년이 지난 2014년 9월 27일, 드디어 124회째 공연이 국립공원 주간을 맞아 명품마을로 지정된 북구 무등산 국립공원 내 평촌마을 반디공원에서 열렸는데요, 이번 공연은 ‘가을 유정’이라는 주제로 소프라노 유형민, 피아니스트 이상록, 해화 실내악단, 충효분교 학생들이 출연했는데 갑자기 내린 가을비로 잔디공원은 흠뻑 젖었지만,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평촌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국립공원 장터와 케리커쳐 그리기, 솟대만들기 체험, 부채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열렸으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준비한 간단한 저녁식사로 흥겨움을 더했습니다.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성 가을비가 내려 음향 및 조명상태가 엉망이 되었고 잔디광장은 질척거려 비옷과 형형색색의 우산으로 무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200여 명이 넘는 관객들은 해화 실내악단의 경쾌한 선율에 어깨춤을 덩실거렸고 소프라노 유형민의 천상의 목소리에는 모두 넑이 나간 듯 숨소리마저 없었습니다.

또한 충효분교생들의 앙증맞은 율동과 함께 합창은 박장대소로 이어져 가을밤하늘의 요란한 빗소리도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무등산 풍경소리는 올해 교보생명교육문화재단 주최 제16회 교보환경대상 ‘생명문화’부문의 대상을 수상했는데요, 교보환경대상은 매년 각 분야에서 시민환경의식 고취와 환경친화적 사회 실현에 크게 기여한 유공자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국내 최고의 종합환경상입니다. 환경교육, 생명문화, 생태대안, 국제부문 등 4개 부문에서 최근 5년간 뛰어난 업적을 남긴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활동의 지속성, 활동의 사회적 의미 및 파급효과,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무등산풍경소리가 수상한 '생명문화' 부문은 생명존엄의 가치를 표현하거나 생태사회의 전망을 제시하는 언론, 저술, 출판, 사진, 영상, 공연, 디자인, 미술, 공예, 건축 등을 포괄한 창작 및 기획분야에 대상자로 선정돼 5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등산 풍경소리는 그동안 2007년 제4회 광주MBC희망대상 '지역사회'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08년 전남일보와 광주은행이 주최한 제14회 광주전남환경대상 '환경문화교육'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국내 최고의 환경상인 '교보환경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12년간 124회가 넘는 생명과 환경을 생각하는 음악회와 숲탐방이 인정받은 것 같아 지역민으로 서 아주 행복합니다.

 

 

 

무등산풍경소리 음악회의 정규행사는 ‘무등산 사랑 생명과 환경’을 주제로 한 대화마당과 음악회, 숲탐방 행사 등으로 구성되는데, ‘숲 탐방’은 평소 지역 불우 시설이나 소외된 이웃들을 대상으로 펼쳐진다고 합니다. 반나절의 시간 동안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워 가는 곳으로 참가자들은 증심사에서 조촐한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의 장을 열고, 이어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음악회는 이들을 화합의 장으로 이끈다고 합니다.

 

 

 

 

 

 

 

무등산풍경소리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재능기부와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 꾸며가는 음악회로 이제는 광주를 대표하는 어엿한 문화 공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환경을 공론화하는 동시에 지역의 문화적 발전과 건강한 생태미래를 모색하는 어울림의 한마당으로 광주시민들과 함께 영원토록 나눔의 자리를 함께 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2015광주 유니버시아드 블로그 기자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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