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프로야구

KIA서재응 행복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

simpro61 2013. 1. 11. 08:05

 

 

2천만 원, 크다고 하면 큰돈이요, 작다고 말한다면 작은 돈이 될 것이다.

연봉 2400만 원 짜리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자신의 1년 연봉의 83%에 해당되는 큰돈으로 생명과도 같은 돈이 될 것이지만, 연봉 3억 짜리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쓰는 돈의 10%만 줄이면 되는 다소 부담이 적은 금액이라고 할 것이다. 

 

지금 이 2천만 원을 가지고 KIA타이거즈 구단과 서재응이 연봉재계약을 앞두고 대립하고 있다고 한다. 구단은 지난 시즌 서재응의 활약가치를 2012년 연봉 2억9천만 원에서 6천만 원(20.7%)오른 3억5천만 원으로 평가하고 있고, 서재응은 자신의 가치가 최소 8천만 원(27.6%)오른 3억7천만 원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단과 서재응은 1월9일 오전에 만났지만 2천만 원의 차이점을 좁히지 못하고 연봉재계약이 틀어졌으며, 결국 서재응은 1월 9일 미국 스프링캠프로 떠나는 재활조의 출국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것까지가 현재 서재응과 KIA구단이 연봉재계약에 이르지 못한 전후사정이다.

 

문제는 2천만 원을 두고 구단은 선수가 생각하는 금액과 큰 차이가 나지 않기에 투수조가 스프링캠프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13일까지, 늦어도 야수조가 떠나는 20일까지는 재계약을 할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서재응은 3억 7천만 원에서 더 이상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그로 인하여 훈련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지난 포스팅에서 서재응의 2013년 연봉을 4억 원 으로 예상했었다. 

 

그 이유는 2012년 연봉재계약 당시 삭감대상이 아니었음에도 10승에 실패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4천만 원이 깎여 3억3천만 원이었던 연봉이 2억9천만 원으로 떨어졌기에 그 출발점을 다시 3억3천만 원으로 원 위치 시키고 거기서 7천만 원(21.2%)인상된 4억 원으로 계상했던 것이다. 

 

(서재응 3개년도 성적과 연봉참고)

선수 연도 경기 세이브 홀드 이닝 방어율 WHIP 연봉  인상률 
서재응 2010 24 9 7 0 0 140 3.34 1.16   30,000 -20%
2011 30 8 9 2 2 130 1/3 4.28 1.38   33,000 10.00%
2012 29 9 8 0 0 160 2.59 1.21   29,000 -12.12%
2013               예상   40,000 37.93%

 

 

서재응은 조범현 감독시절인 2011시즌 선발과 불펜 마무리로 30경기에 출전에 8승 9패 2세이브 2홀드로 방어율 4.28을 기록했다. 선발투수였던 서재응은 팀 사정상 감독의 지시에 따라 선발과 불펜, 마무리를 오가며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였으며, 때로는 선발로 공을 던진 후 3일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것도 비일비재하였으며, 불펜이 무너지자 불펜투수로 땜질하고, 마무리가 불안하자 또 마무리로 나서다 보니, 선발로 등판하지 못한 경기가 결국 8경기나 되었다. 

 

22경기 선발에 8승을 올렸으니 3번 중 1번은 승리투수가 된 것으로 불펜과 마무리 등판 8경기를 3으로 나누면 거의 3승이 된다. 그렇다면 좋았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여 결국에 가서는 서재응의 2011년 최종 승수는 10승을 넘었을 것이라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구단은 연봉 3억3천만 원짜리 선수가 10승을 못했다는 이유로 4천만 원이 삭감된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라고 내밀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2세이브 2홀드는 선발투수였기에 평가가치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감독의 지시에 따른 선발외 투구는 모두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만 것인가?. 연봉고과산정시 이러한 것들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과연 어느 프로선수가 선발, 불펜, 마무리를 기분좋게 왔다 갔다 하겠는가. 

 

이 쯤 되면 연봉협상이고 뭐고 갑의 힘으로 밀어붙여 막가자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선발투수가 자신의 직무를 넘어서 불펜과 마무리로 팀을 위해 뛴 8경기에 대한 고려와 배려는 눈꼽만큼도 하지 않고 오직 10승 실패에만 초점을 맞춘 눈에 보이는 성적표를 가지고 연봉고과표를 만든 다음 도장을 찍으라고 하는 것은 을에 대한 갑의 노예계약서와 뭐가 틀리단 말인가.

 

결국 삭감폭을 놓고 구단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 서재응은 우선 몸을 만들어야 했기에 구단의 배려로 미국 전지훈련장으로 떠났고 마지막에 가서야 구단측 제시안대로 4천만 원 삭감된 연봉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된 것으로, 당시 서재응은 내심 동결을 원해지만 구단의 막무가내식 제시액에 반발하지 않고 쿨 하게 도장을 찍으면서 2012시즌을 대비했다고 했으니 샤프가이임에는 확실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 이제 생각해야 할 것은 서재응의 행복가치를 과연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일까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서재응은 지난 2시즌 기록에 의해 운이 없어 불펜이나 마무리가 날려버린 승수를 감안한다면 확실한 10승대 투수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거기에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팀의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려주고, 상승분위기에는 기름을 부으며, 힘들어 하는 후배들은 다독거리고 격려하며, 잘하는 후배에게는 파이팅으로 환호하고, 오지랖 넓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응원하고, 과도한 리엑션까지 벤치의 삐에로 및 응원단장 역할까지 충실하게 해 냈다. 

 

그뿐이겠는가, 2011시즌에는 로페즈, 윤석민과 더불어 서재응이 등판하는 경기는 최소한 5회까지는 마음 편하게 봤으며, 2012시즌에도 김진우, 소사, 앤서니와 더불어 막강 선발진을 구축하여 중반이후 최소 6회까지는 마음 편하게 야구를 지켜보는 행복과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더군다나 시즌 후반에는 메이저리그 시절의 서재응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호투하며 선발44이닝 무실점이라는 대기록과 2경기 연속 완봉승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었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2시즌동안 서재응은 팬들에게 최소 6회까지는 타이거즈 투수 중 가장 안정된 투수로 뇌리에 각인되었고, 서재응 등판경기에서 유달리 헤매는 타자들을 질책하고, 경기를 말아먹는 불펜과 마무리를 질책하곤 했었다. 팬들은 원한다. 서재응이 팬들에게 준 행복의 가치는 결코 돈으로 따질 수가 없다. 그가 연봉고과 투수1위라고 하는데 고과1위에게 20.7%인상안은 너무 옹졸하지 않는가?

 

비록 구단이 제시하는 연봉인상기준 10승이라는 마지노선에서는 탈락했지만 그 또한 불펜과 마무리가 말아먹은 승수가 몇 개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사람은 다 안다.

타이거즈가 지난 시즌 기록한 블론세이브 18개 중 서재응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것이 2경기였으며 무실점이나 QS를 달성했음에도 득점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이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도 7경기나 된다. 그의 기록이 비록 10승에 실패했지만 10승에 준하는 성적을 올렸다는 것은 위의 기록들이 증명한다. 

 

 

 

 그러므로 서재응의 연봉은 서재응이 받기를 원하는 3억7천만 원이 아니라 투수고과1위에 걸 맞는 서재응 요구 인상률 27.6%(9천만 원)인상된 3억7천만 원에다가 팬들에게 준 행복가치 약10%(3천만 원)을 더 반영하여 37.9%(1억1천만 원)오른 4억 원에 시원하게 맞추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 계약이 늦어지더라도 13일 전지훈련장으로 떠나는 투수조에 묶어 하루라도 빨리 몸을 만들게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서재응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연봉재계약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고 전지훈련을 제외시키는 것은 결국 연봉재계약시 구단의 입맛에 맞게 따라오라는 갑의 횡포로 밖에 안 보이기에 구단은 제시한 연봉에 선수가 거부해서 빈정 상한다고 속 좁게 처신하지 말고 어차피 계약할 구단의 자산인 선수를 하루라도 빨리 몸을 만들어 올 시즌 팀 우승을 위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게끔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야수조에 속한 이용규와 최희섭에게도 공히 적용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에 이르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서재응 이용규 최희섭 등과 연봉재계약을 맺어 선수는 선수대로 하루라도 빨리 몸을 만들고 , 구단은 구단대로 하루라도 빨리 연봉계약을 마무리 짓고 2013시즌 우승을 위한 담금질에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사진제공 : KIA타이거즈)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트위터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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