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사나이 김주찬, KIA 신 해결사 등극
4월2일 프로야구는?
올 시즌 첫 야간경기로 열린 2013프로야구에서는 오전에 내린 차가운 비로 인해 벚꽃이 만개한 4월 초순임에도 달력을 다시 3월로 돌려놓은 꽃샘추위가 경기가 열린 4개 구장에서 마지막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꽃샘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는 열정 가득한 팬들의 응원 덕에 야구장의 온도는 완연한 봄이었으며, 차가운 밤공기는 금새 후덥지근해졌기에 경기장의 열기만큼은 한 여름이었다.
덕분에 2일 열린 프로야구는 연승을 달리는 팀과 연패를 못 벗어나는 팀으로 극명하게 갈렸으니 두산이 SK를 3연패로 몰아붙이며 3연승을 달렸고, 롯데 역시 신생팀 NC와의 지역라이벌전을 승리로 이끌고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가며 두산과 같이 공동선두로 나섰으며, SK를 연파한 LG를 넥센이 잡아 시즌 초반이지만 넥센의 전력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고, KIA는 2연패의 한화를 3연패의 수렁에 빠뜨리며 넥센 LG와 함께 2승1패로 공동2위 그룹을 형성하였다. 반면 SK와 한화는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 그룹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이제 개막전 이후 3번째 경기이지만 잘 나가는 팀과 그러하지 못한 팀과의 전력차는 투수력도 공격력도 아닌 볼넷과 실책의 남발이었으니 지난 동계훈련의 성과가 다름아닌 투수력에서 팀별로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흥미롭다 하겠다.
그럼, simpro의 프로야구에서는 사제지간의 첫 대결이자 김응용 감독이 현역 복귀 후 과연 첫 승을 홈 개막전에서 거둘 수 있을 지가 관심인 KIA와 한화의 대전야구장으로 가서 그 뜨거웠던 경기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사제지간의 정은 경기장 밖에서
KIA 감독 선동열과 한화 감독 김응용은 같이 몸담았던 해태와 삼성을 거치며 십수년 밥그릇을 같이 했지만 오늘은 서로를 이겨야 하는 적장으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었다. KIA는 넥센과의 경기에서 1승 후 1패로 연패를 끊어야 하는 입장이고, 한화도 롯데와의 2번에 걸친 9회 끝내기패로 2연패 중이기에 3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지지 말아야 할 뚜렸한 목표가 있었고 오늘 패한 팀은 1패라는 부담보다 훨씬 더 깊은 내상을 입게 되어 이제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휴유증은 상당히 오래갈 것이기에 외나무 다리에서의 진검승부는 사제지간의 정을 떠나 비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만난 처절한 전투 그 자체였다.
결국 경기결과는 9대5로 KIA가 승리하여 사제지간의 정은 운동장이 아닌 운동장 바깥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풀어야 하게 되었다.
양현종 600일간 고대했던 승리투수의 기쁨
오늘 KIA선발 양현종은 147km에 이르는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2대1 비율로 골고루 섞어 던지며 6회까지 7피안타 2사사구 3실점으로 2011년 8월11일 광주 LG전 승리투수에 이어 60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었다.
투구수 112개 중 스트라이크가 74개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였으나 포수 차일목의 투수 리드 불안으로 1이닝 당 투구 수가 18.7개에 이를 정도로 투구 수가 다소 많았다는 것이 흠일 뿐, 고질적인 사사구도 2개에 그쳐 이제 어느 정도 제구력은 가다듬어졌다고 하겠다.
첫 야간경기다 보니 빠른 볼 위주로 던지려는 것이 주효했고 위닝샷으로 삼은 체인지업의 궤적이 완벽에 가까워 투구 수 조절만 이루어지고 포수 리드만 좋다면 6회 이상의 투구로 선발의 임무는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에 양현종의 부활을 고대하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5선발로 낙점한 선동열 감독의 양현종 기 살리기가 일단은 성공한 셈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온전히 양현종 스스로의 힘으로 5선발 자리를 지켜야 하는 숙제도 부여받았으므로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혼신의 투구로 멋진 부활을 하여 팬들에게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50억의 사나이 김주찬, KIA 신 해결사 등극
시범경기 때부터 물오른 타격감을 선보인 김주찬을 두고 FA몸값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한 오버페이스라 부른 사람들이 있었으나 이는 단순한 기우였다는 것을 정규시즌 김주찬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넥센과의 개막2연전에서 3안타 3타점 1득점 2볼넷으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더니 2일 경기에서는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절정의 기량을 보이며 3경기에서 기아가 올린 21타점 중 7타점을 올려 무려 3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타격감이 좋은 KIA의 4번 타자 나지완이 4안타 6타점인 것을 보면 KIA의 중심타선에서 해 줘야 할 타점생산능력을 출루를 주목적으로 하는 테이블세터에서 하는 것으로, KIA가 FA김주찬을 4년간 50억 원을 주고 데려온 긍국적인 목표인 테이블세터로 출루에 이은 득점력을 높이는 것이 본연의 임무였지만 지금의 김주찬은 반대로 중심타선 역할도 하고 있기에 이것을 두고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이른바 김주찬 효과라고 불리우는 타이거즈 모든 선수에 대한 제2차 연쇄폭발이 점점 일어나고 있기에 KIA팬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주찬이 있기에 올 시즌 KIA가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으며, 타격랭킹 전 부문에서 고루 상위에 랭크된 김주찬의 활약에 자극 받은 이용규 김원섭 김상현 등의 분전이 이어진다면 당분간 짜릿한 공격력에 의한 승리도 많아 질 것이게 야구를 관전하는 타이거즈 팬들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앤서니 뭐가 급하당가
6대3으로 3점차 리드한 8회 2사 2,3루에서 유동훈에 이어 마무리로 조기 등판한 앤서니는 비록 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9회 2안타 1볼넷을 집중허용하며 2실점하여 팬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긴박한 상황에서의 등판인 8회 2사 2,3루는 초구 범타로 막고 3점을 더 추가하여 6점차로 벌어진 9회 들어서는 180도 달라진 투구패턴을 보여주어 비교적 큰 점수차의 리드에 대한 자기극복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9회 말에만 무려 24개의 투구를 기록한 것에서 보듯이 벌어진 점수 차로 인해 긴장이 일순간 풀어져 버렸음을 알 수 있어 깔끔한 마무리를 원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런 앤서니의 모습이 되었다.
실점은 자신의 방어율하고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마무리로 나서는 앤서니는 많은 점수 차라 하더라도 일구 일구에 혼을 실어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긴장감을 끝까지 놓치 말아야할 것이다.
총평
넥센과의 홈 개막전에서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KIA는 롯데에 2연속 끝내기 패를 당하고 대전 홈으로 온 한화를 매섭게 몰아붙여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넥센과의 2차전에서는 1차전과 달리 넥센 김병현 맞춤형 라인업으로 바꾸었다가 타선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된 선동열 감독은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넥센 1차전 라인업에서 3번 이범호와 7번 김원섭을 맞바꾸고 차일목을 첫 선발 출장시키며 수비력보다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을 선보였다.
결과는 승리했지만 썩 기분 좋은 승리가 아닌 것이 한화선발 김혁민의 스피드에 눌려 2회까지 삼자범퇴를 당하는 등 초반 흐름은 한화 김혁민이 주도 했고 0대1로 리드당한 3회 2사 후 잘 던지던 김혁민이 갑작스러운 제구난조로 2명의 주자가 볼넷과 사구로 걸어 나간 뒤 김주찬의 2루타 성 타구를 더 넓어진 대전야구장으로 인해 한화 외야진이 타구처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중계플레이에 나선 한화 내야진까지 추가 범실이 이어지며 한 번에 3득점을 올린 것이 오늘 승패를 갈랐기에 KIA가 잘했다기 보다는 9개의 볼넷과 1개의 실책 등으로 한화가 자멸한 것이 결정적 승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시즌 보여준 휴무일 징크스를 보기 좋게 떨구어 주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 것이며, 왠지 개운하지 않은 승리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것은, 보통 이런 승리를 거둔 뒤끝은 항상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기에 3일 샛별 임준섭과 괴물 유창식의 맞대결 결과가 궁금해 진다.
과연 유창식은 감독으로 현역 복귀한 김응용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할 것인지 아니면 임준섭을 신데렐라로 만들어 줄 것인지, 3일 경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