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행방불명된 6번 타자를 찾습니다.
4월16일의 프로야구
한국프로야구 사상 개막전 최다연패기록을 13으로 늘린 한화 이글스가 대전 홈구장에서 막내구단 NC를 맞아 김태균의 역전투런홈런 등에 힘입어 6대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굴욕적인 13연패에서 벗어나며 김응용 감독에게 현역복귀 첫 승을 선사하였다. 그동안 명장 김응용 감독을 영입해 놓고도 투.타.수.주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프로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끄러운 성적을 냈지만, 막내구단 NC도 3승을 거둔 파이팅에 자극을 받아 NC전에 앞서 팀 분위기를 편안하게 추수린 것이 효과를 봤다고 할 것이다.
막내구단 NC에게 충격의 위닝시리즈를 허용하며 팀 분위기가 곤두박질친 SK는 상승세의 삼성을 맞아 8대3으로 승리를 거두고 분위기반전에 성공했으며, 넥센은 상위팀과 만나 고전을 하기 시작한 롯데를 5연패로 몰고 중위권에 합류하였다. 한편,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 공동선두간의 대결에서는 4일을 쉰 KIA가 힘이 우위를 보이며 LG를 5대2로 누르고 단독선두에 다시 나섰다.
오늘 simpro의 프로야구에서는 광주무등구장에서 열린 KIA외 LG의 올 시즌 첫 3연전의 첫게임을 잘 펼친 타이거즈가 4일간의 휴식이 득이되었는지,해가 되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
양현종 믿음을 주기엔 아직 2% 부족해
오늘 선발은 양현종이었지만 지난 4월11일 두산전 선발로 예정되었다가 팔꿈치 통증으로 선발에서 제외된 김진우가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선발로 나올 차례였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의 선택은 김진우가 아니라 양현종이었으며, 양현종은 1,2회 실점위기까지 몰린 상태에서도 후속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점점 안정을 찾아갔지만 고질적인 볼넷 병이 다시 도지면서 5회 2사까지 6개의 볼넷과 4개의 피안타를 허용하여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실점위기를 맞았다.
결과는 투구 수 108개에 1실점 1자책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넷을 남발하는 등 불안한 제구력과 직구스피드에 방망이가 못 따라 나옴에도 변화구를 고집하는 답답한 볼 배합으로 보는 이들을 지치게 하였으며 결국 6이닝 QS달성에도 실패하였다.
2대1 아슬아슬한 점수 차인 6회 2사 1,2루에서 베테랑 최향남에게 바통을 넘긴 양현종은 팀타선이 7회 터져주며 비교적 안정적인 2승을 거두었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오늘 같이 볼넷을 남발한다면 더 이상의 승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니, 가장 자신 있는 직구 비중을 높이는 투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선발로 등판하는 날 아직도 팬들에게 무엇인가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현종은 건강한 자기극복과정을 거쳐 올 시즌만큼은 달라진 양현종의 멋진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었으면 한다.
신종길 강한 6번은 폭탄제거용?
오늘도 타이거즈의 타순에는 2번 자리에 신종길이 없었다. 상대투수가 좌완이 아님에도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2번이나 9번 타순으로 진입을 못했으며 이른바 폭탄타순인 6번 타순에 배치될 정도로 벤치의 신망도 두터웠다. 그만큼 신종길의 컨디션이 좋았다는 이야기지만 결과적으로 신종길은 6번 타순에서 오늘도 안타를 날리지 못하고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1개 추가하는데 그쳐 신종길의 활용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야구는 공격야구를 지향하는 팀에게 있어 2번 타자는 1번 타자와 3번 타자의 역할을 동시에 부여하고 있으며 6번 타자에게는 클러치 능력을 부여하고 있다.
즉, 2번 타자는 단순히 1번 타자의 출루에 이은 희생번트용 타순이 아니라 대량득점을 올리기 위해 공격적 성향이 강하고 타격컨디션이 가장 좋은 타자를 배치하여 1회부터 선방을 날리기 위한 비교적 모험적인 타순이라 할 것이며, 6번 타자는 하위타순의 시작점이 아니라 중심타선에서 해결하지 못한 득점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올려주어야 하는 클러지 능력이 있는 타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KIA타자 중 2번 타순을 칠 수 있는 선수는 많으나 6번 타순을 칠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타이거즈 김용달 타격코치는 2번 타자의 역할보다 6번 타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타격컨디션이 가장 좋고 발이 빠르며 팀 내에서 타점생산력도 제일 좋은 신종길을 타이거즈 타순의 블랙홀이자 타순의 폭탄인 6번 타순에 올린 것으로 보이며 현재 오늘과 같은 타순은 몇 게임 째 거의 흔들림 없는 타순으로 점점 고착화되고 있기에 당분간 이 타순은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 타순은 김주찬이 복귀했을 때 김주찬을 2번 타순에 놓고 신종길을 6번 타순에 넣기 위한 일종의 시험타순이라 할 것이며, KIA의 공격력과 득점력을 집중하기 위한 타순은 김주찬이 없는 현재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2번 타순과 6번 타순에서 대량득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으며 2회 신종길이 결승타점을 올려 용달타순의 효과를 보는 것으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렇다고 김선빈이 신종길보다 못하다는 것은 아니나 김선빈이 유격수로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한다면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9번 타순의 하향배치도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이기에 김주찬이 복귀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타순의 시험은 신종길을 2번에 넣고 6번 타순은 김원섭과 안치홍,김상현 등의 타격컨디션을 끌어올려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현재는 김원섭과 안치홍, 김상현 등 6번과 7번 타순에 있어야 할 선수들의 타격컨디션이 엉망이기에 일시적으로 신종길이 6번 타순에 있으나 신종길이 있어야 할 타순은 테이블세터진에 있으며 그 자리가 신종길을 더 빛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행방불명된 KIA 6번 타자는 모두 어디로 가 버렸을까?
선동열 감독 老老불펜으로 투수교체는 신의 한 수?
양현종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음에도 왠지 일말의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던 5회까지 양현종의 투구 수는 91개였다. 팀이 4일간 쉬었기에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자면 최소 6회까지는 투구 수에 관계없이 던져 주어야할 형편이었지만 선동열 감독은 6회 2사 1,2루에서 정주현을 타석에 놓고 투구 수 108개에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 2볼에서 최향남으로 투수교체를 단행하였다.
5회까지 양현종은 볼넷을 6개나 남발하고 있었기에 정주현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또 다시 볼넷을 허용하면 2사 만루가 되어 1점차 살얼음판 리드에서 일순간 경기 분위기를 LG에게 넘겨줄 수도 있었다.
현재 KIA 불펜 중 가장 벤치의 신망이 두터운 투수들은 최향남과 유동훈이다. 볼이 빠르지 않음에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점과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와의 수 싸움에 능하고 경험에서 우러난 노련한 볼 배합으로 위기상황을 효과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들이기에 필승조로 5회 2사부터 적극적으로 투입되었다.
7회 타순이 3안타를 집중하여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렸기에 최향남 이후 유동훈과 앤서니로 이어지는 마무리 수순이 불안감이 없었지, 5회2사부터 6회까지 1,1이닝을 던진 최향남의 효과적인 틀어막기가 없었다면 오늘 경기의 향방은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양현종을 투구 중 내리고 최향남을 투입한 판단은 선동열 감독의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해 주고 싶으며 자신들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 최향남 유동훈 등 老老불펜역시 팬들의 믿음에 부응했다고 할 것이다.
총평
오늘 LG는 KIA선발 양현종의 아슬아슬한 투구가 6회 2사까지 이어졌음에도 1회와 2회 득점권에 주자를 출루시켜놓고도 선취점을 올리지 못한 것과 4회 역전찬스에서 1점에 그친 것이 패인이 되었다.
6회까지 양 팀 모두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음에도 타이트한 경기를 펼쳐 어느 팀이 먼저 승기를 잡는가가 중요한 경기가 되었지만 LG는 모두 놓친 반면 KIA는 7회 22타석 동안 안타가 없던 이범호가 도망가는 1점을 극적으로 먼저 올려 승기를 잡았으며 그 분위기를 나지완이 나머지 2점을 쓸어 담으며 KIA가 비교적 여유 있게 승리한 게임이 되었다.
하지만 KIA도 4일간 쉬면서 해결하지 못한 것이 바로 주축선수들의 타격컨디션으로 이용규, 김원섭, 김상현 등 어느 정도 활약해 주어야 할 선수들의 방망이가 아직도 춤을 추고 있어 과연 4일간 이들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투수들이야 체력을 비축했으니 힘이 넘쳐 났겠지만, 정작 힘이 넘쳐야할 주축선수들의 방망이는 오늘도 여전히 침묵을 하고 있어 이들 선수들의 타격컨디션이 돌아오지 않는 한 오늘처럼 팬들의 심장쫄깃거림 현상은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경기 선발경쟁은 KIA소사 와 LG신정락이다.
KIA가 한화를 재물로 3연승을 구가한 LG에게 일격을 가했지만 LG또한 KIA전 이후 4일간 휴무에 들어가므로 전력을 풀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경기이다.
KIA로서는 타격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들이 다수 있기에 상대팀에게 먼저 실점을 한다면 불펜 총력전을 선언한 LG가 뒷심을 발휘할 수 있기에 아무리 소사가 등판했다고 해도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독선두임에 나섰지만 기분이 개운치 않은 것은 바로 화끈한 방망이를 선보여야 할 이용규, 이범호, 김원섭, 김상현, 안치홍 등 타이거즈의 주축선수들의 방망이가 침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며 이들 선수들이 하루라도 빨리 타격감을 되찾아 팬들을 기쁘게 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