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가 이철수와 시인 곽재구, 그 우정어린 화담(畵談)/광주견문록Ⅲ
이철수 목판화전이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구,전남도지사 공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로 판화인생 32년이 되는 이철수 화백은 간결하고 단아한 그림에 촌철살인의 짧은 글로 시를 쓰는 판화가로도 유명하지만
천둥산 박달재 옆인 충북제천 백운면 평동리에서 아내와 함께 28년간 살고 있는 진짜배기 농민이기도 하다.
이철수 화백은 서울출신이지만 광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서슬퍼런 독재시대였던 1981년 서울의 봄에서 광주민중항쟁에 이르는 시대적 좌절감을 판화로 표현한 개인전을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연 것을 시작으로 민중화가이자 생명평화운동가로 좌절의 시대를 통찰했다.
이번 이철수 목판화 광주 초대전은 2013년 4월 5일 부터 5월 5일까지 한 달간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리며
작가와의 대화는 1차 - 2013년 4월20일(토)오후2시, 2차 - 2013년 4월27일(토)오후2시이다.
이철수 화백의 판화세계는 크게 세 개의 시기로 구분한다고 하며, 이철수의 판화세계에 대해 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자세한 소개를 옮겨보고자 한다. 그것이 오히려 독자에게 이철수 화백을 진솔하게 소개하는것이기 때문이다.
1981~1989 시대의 아픔을 같이하다
독재의 서슬이 시퍼렇던 1981년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어 서울의 봄에서 광주민중항쟁에 이르는 시대적 좌절감을 표현한 것이 그의 판화인생의 시작이었다. 당시 민중미술계라는 것이 서울의 '현실과 발언'이나 광주의 '광주자유미술인협의회' 등 미술대학이나 미술인들의 소집단 운동으로 이루어졌었다는 사실과 비교할 때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은 그 당시 그의 작품 제목처럼 '북치는 앉은뱅이'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는 첫 개인전에서 '주체적이고 민족적인 미술언어가 자신의 예술적 목표'라는 점을 선언하였고, 이는 이후 그의 작업에 일관되게 반영된 예술사상이다. 홀로였던 그는 첫 번째 개인전만으로 그 역량을 인정받아 당시 민중미술계의 대선배들이던 오 윤 등 '현실과 발언' 작가들을 만난 이후 그들과 각별한 교분을 나누게 된다. 또한 빈민촌 교회의 벽화제작에 참여하였는데, 이때 빈민 탁아소를 운영하던 이여경 여사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그의 예술과 그의 인생에 있어 1981년은 아주 특별한 해였다.
이 시기 그는 이현주, 윤구병, 양성우, 권정생 등 유명 작가들의 200종이 넘는 책의 표지와 삽화를 그려 목판화의 대중화에 있어 큰 역할을 하였고, 이는 이 후 종교와 문학, 민중과 미술이 함께하는 그의 예술으 큰 특징이 되었다.
1983년 경북 의성 깊은 산골에 이사가 3년을 살았으며, 농민같은 삶을 실천하려 하였다.
1985년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하여 동학, 한반도, 호랑이 등 민족적 소재를 사용하였다.
1986년 충북제천으로 이사하였으며 1989년에 '새벽이 온다, 북을 쳐라'(이론과 실천)를 발간하였다.
1990~2000 자기를 성찰하다.
청년의 열정으로 뜨겁게 보낸 80년대 말인 1989년 유럽 순회전을 기점으로 그의 세계관은 바뀌게 된다.
20세기 초 궁핍한 민중을 표현한 참여미술의 선각자 케테 콜비츠(1865~1945)가 정작 그녀의 고국인 독일에서는 유용성이 없는
지나간 흔적에 불과한 존재로 대접받는 것을 본 것이 그 시작이었다.
열정만 가진 시골사람으로 살다 유럽의 선진적 문명을 보고 그가 받은 문화충격은 작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해온 민족적 민중미술에 대한 반성, 더 나아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로까지 이어졌다.
무명시절 많은 영향을 받았던 이현주 목사 등 기독교와의 만남, 그리고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불교에 대한 생각 등은
그의 예술을 꽃피우게 하는 정신적 토양이었다. 법연스님과의 만남은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불교적 성찰의 깊이를 더해 주었고,
1990년 전시회를 거쳐 나온 이철수 불교판화 모음집 '새도 무게가 있습니다'는 이철수가 협소한 민족·민중의 고정된 틀에서 불교적
생명사상의 거대한 세계관으로 진화하였음을 보여주었다.
이후 그는 1993년 '산벚나무 꽃피었는데'(학고재), 1995년 '마른풀의 노래'(학고재), 1996년 '이철수 불교판화전'(서남미술관),
2000년 '이렇게 좋은 날'(학고재)를 통해 그의 넓어지고 깊어진 판화세계를 보여주었다.
불교적 선의 세계가 그의 작품에 스며들어있지만, 그의 작품세계는 어떤 한 종교에 매몰된 편협한 것은 아니었으며 선은 그의 소재의
일부분이었다. 선도 세상의 일부일진데 어찌 그에서만 머물수 있을까. 그의 작품에는 그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민족에 대한 애정,
사람에 대한 애정, 자연에 대한 애정이 그의 주요 소재였다.
2001~2013 나무에 새긴 마음
2000년 11월 「이렇게 좋은 날」(학고재)에서 그는 그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다짐한다.
"거짓말하지 말아야지. 성내고 다투지 말아야지. 힘 앞에 고개 숙이지 말아야지." 어떠한 현학적인 표현 없이 그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이 곧 그의 사람됨이고, 그의 인생이 되어버린 경지다. 작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성찰을 마치고 그는 낮은 자세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나무에 새겼다.
2002년 풍수원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제작한 것은 그가 걷고 있는 길이 예수나 부처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남들로 부터
인정받은 것이기도 했다. 대중과의 만남은 그의 작업인생에 있어 일관된 흐름이었다.
2002년 시작된 그의 나뭇잎 편지는 교통도 불편한 시골에 사는 그가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수단이었고, 봉사였다.
매일 아침 이메일로 받아 보는 그의 나뭇잎 편지는 그가 매일 일기처럼 새겨 아침마다 보내주는 것이다.
이 나뭇잎 편지는 엽서 산문집으로 발간되었는데, 그 제목은 그의 생각을 말해준다.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
「가만 가만 사랑해야지 이 작은 것들」,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 「오늘도 그립습니다」, 2005년에는 그의 작은것들에 대한 애정을
모은 전시회인 「작은 것들」(가나아트)이 개최되었다.
2011년 그의 화업 30주년을 기념한 전시 「새는 온몸으로 난다」(관훈갤러리)가 열렸다.
전시제목은 1981년 초기의 뜨거운 민중미술로부터 2011년 30주년을 기념한 전시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 작품을 관통하는 문장이었다.
2013년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그의 초대전이 열린다.
전시제목「아이들 뒤따라 올텐데」는 시대의 싸늘함에 대한 그의 예술적인 호소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모든 것이 담긴 전시이다.
-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변길현 -
변길현 학예연구사는 이철수 화백을 처음 만나러 간 날 첫 대화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살고 있는 곳은 충북 제천, 노래로만 듣던 천둥산 박달재 근처로 그 옆으로 다랫재가 있으며 그가 사는 마을은 커다란 산에
둘러쌓인 분지여서 아늑한 느낌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가도가도 첩첩산중인 이곳으로 이철수화백은 1986년 들어왔다고 한다.
포장도로도 없던 때 광주에서 제천으로 그를 처음 찾아간 날 아무생각없이 여쭤봤다고 한다.
"지금은 산 사이로 고속도로가 뜷려있어 다행입니다. 선견지명이 있으시네요."
선생 왈. "선경지명이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뚫릴지 몰랐습니다."
'아뿔사, 그가 여기 들어온 이유도 모르고 함부로 도시인의 시각으로 말해버리고 만 것이다. 모두가 도시로 나가던 그때 그는 거꾸로
농촌을 찾았으며, 모두가 편리함을 찾던 그때 그는 불편함을 찾았고. 그 속에서 세상을 보고 세상을 새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와의 대화가 2차례 준비되어 있다.
그 첫회는 이미 지난 4월20일 토요일 오후2시에 열렸으며, 두 번째 대화는 4월27일 토요일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2층에서
오후 2시에 열린고 로비에서는 이철수 목판화 전시회 기념 출판사 직영 서적할인판매를 단행하고 있다.
이철수 목판화 30년 선집 나무에 새긴 마음은 정가 58,000원을 50,000원에 판매하고, 이철수의 판화 에세이집 이철수의 웃는 마음은 정가 14,500원을 12,000원에 판매한다. 이왕 책을 샀으면 4월27일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 시작 말미에 이철수 화백의 친필 사인을 책에 직접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있음을 알려드린다.
다음은 이철수 개인전과 저서에 담긴 유명인사들의 서문을 적어보고자 한다.
조국에 대한 아픔
무등산 하늘에 때 아닌 한숨과 비명이 사무쳐 어지러울 때 철수는 삼각산 어디쯤에서 듣는 이 없는 한오백년을 목 놓아 불렀단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그 울음소리가 들여오는 것 같다. 날카로운 곡괭이, 아무래도 칼날 같이만 보이는 초승달 또는 그믐달, 도저히
뚱뚱할 수 없는 남자와 여자의 허리, 아무데나 불고 있는 바람. 이런 것들을 장판지 위에다 흙과 콜탈로 새기듯이 그려내고 있는
철수의 작은 몸뚱이 속에는 분단된 조국에 대한 아픔이 원색적으로 샘물처럼 솟구치고 있다.
-이현주(목사)/1981년 첫 번째 개인전 서문
시서화를 아우르는 경계가 없는 아름다움
이철수의 그림에서는 시서화(詩書畵)라고 부르던 옛 동양의 장르 개념을 떠올리게 된다.
형식은 달라도 지향은 일치하는, 동일한 세계를 각기 다른 표정으로서의 세가지 예술, 이철수의 작품에는 그 세가지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서양의 예술 장르는 애당초 그 각기 다른 형식들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음박질해온 '하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주헌(미술평론가)/1997「내 마음속의 그림」
일상과 대지에서 길어 올린 불성(佛性)
20년 넘게 새겨온 이철수의 선화(禪畵)는 불교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인간이 노동하며 살아가는 삶의 일상부터 대지의 사계와 자연환경, 우리 사회나 국제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세상 변화를 놓치지 않고 독파해 낸다. 최근의 4대강사업, 구제역, 이집트에서 발단한 중동의 민주화운동, 전쟁,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원전사고, 죽산 조봉암 선생 무죄 판결, 봄비나 봄꽃 피는 모습 등등이 되기도 한다.
또 이들은 법정스니의 화평대로 농사짓고 판화 새기는 전원생활의 정서를 물씬 품어낸다.
-이태호(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2011년 이철수 저 「나무에 새긴 마음」 서문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은 모두 5전시실로 되어 있으며, 모든 전시관에서 이철수 화백의 초기작품부터 최근작품까지
이철수의 판화세계를 눈으로 직접 들여다 볼 수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관조할 수 있는 유익한 자리가 되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1992년 8월 1일 지방 시립미술관으로는 처음으로 개관하였으며, 1996년에는 광주 비엔날레를 주관하기 위하여
확대 개편했던 비엔날레지원본부가 미술관으로 통합되었다가 1999년 5월에 다시 분리되었다.
2003년에는 시립미술관 분관(금남로분관)을 열었고 2007년 10월에는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을 신축하여 개관하였다.
2008년 8월에는 지역출신 작가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발표기회를 제공하고 중앙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인사동 갤러리 “라이트(LIHGT)”를 열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문화행사, 교육프로그램을 개최하여 시민들에게 폭넓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록전시관(구, 전남도지사 관사)을 관리운영하게 되었다.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은 1982년 3월에 건립된 옛 전남도지사공관으로 5.6공화국 당시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이
광주·전남을 방문하였을 때 숙소로 사용하여 지방청와대로 불리었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정권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함께
도청 이전으로 그 용도가 폐지되었다.
이후 공공기관 이전부지 공원화사업으로 수려한 녹지공간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민·관의 열망에 따라 상록근린공원으로
조성되었고 도지사공관은 숲속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공간은 문화중심도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전시기능의 공간이 필요함으로써 2006년 6월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으로
용도를 결정했다.
도심속의 공원을 갖춘 상록전시관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으로 관리 운영되며, 다양한 시각 예술품 전시와 문화행사, 교육프로그램을
개최하여 시민들에게 폭넓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상록전시관은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위상을 한층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1층은 1~3전시실, 사무실, 작품창고, 문서고, 휴게실, 카페 등이 있고, 2층에는 4,5전시실, 세미나실(특별전시실), 창고 등이 있다.
관람안내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추석 및 설날 당일
관람시간 : 하절기(4월~10월) 오전10시~오후7시(입장은 관람종료 30분 전까지)
동절기(11월~3월) 오전10시~오후6시
료는 없으며 특별기획전 중 유료전시회인 경우는 입장료를 받는다.
현재 열리고 있는 이철수 판화전은 무료입장이다.
주 소 :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대로 1165
전 화 : (062)613-5392~5394
영상관에서는 이철수 화백의 목판화 제작하는 영상이 방영되어 목판화에 대한 궁금증을 시청각으로 해결해 준다.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시간.
이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세미나실을 가득채우고도 넘쳐 복도에 까지 앉아 있다.
좌로부터 패널로 참석한 곽재구시인, 가운데 이철수 화백, 우측은 광주시립미술관 변길현 학예연구사
변길현 학예연구사의 사회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는 오후2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
애당초는 10 여명의 독자와 함께 간단한 간담회 정도를 생각했는데 세미나실을 가득 메운 팬들을 보고 부랴부랴 좌석을 늘리고
마이크를 설치하는 부산함이 있었다고 한다.
인삿말을 하는 이철수 화백
좋은 친구를 따라다니면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는 아름다운 친구사랑이 돋보이는
곽재구 시인은 이철수 화백의 친구로 광주출신이며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순천대학교 교수이다.
그동안 공식적인 외부행사에 얼굴을 내비친 적이 없는 곽재구 시인은 오랜 지인이자 친구인 이철수 화백의 광주전시회를 맞아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패널로 참석하는 진한 우정을 보여주었다.
이철수 화백이 첫 개인전을 연 1981년 곽시인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사평역에서'가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이후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사평역에서」(1983), 『전장포 아리랑』(1985), 『한국의 연인들』(1986), 『서울 세노야』(1990),
『참 맑은 물살』(1995),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1999) 등의 시집을 간행하였고, 토착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1992년 제10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고, 1996년에는 제9회 동서문학상을 받았다.
첫 시집 「사평역에서」(1983)는 10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가 되었으며 출간된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계속 시집이 팔리고 있다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이철수 화백과 친구인 곽재구 시인과의 인연, 그리고 다른 친구들인 도종환 시인,
정태춘 시인과의 인연 등을 이야기 했으며, 30 여년의 판화세계를 관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독자와의 대화로 모두 다섯명의 독자가 이철수화백과 곽재구 시인에게 궁금한 사항을 질문했으며
다소 난감한 질문에도 성실하고 위트있게 답변을 하여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가 궁금해 하는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은 과연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잠시 소개하자면
사평(沙平)이란 단어는 전국 각지의 모래사장이 있는 모든곳에 있는 지명으로 흔하디 흔한 지명으로 모래사장위에
역을 세울 수는 없다. 그러므로 사평역이란 실제속에서 존재할 수 없는 역인 것이다.
그럼에도 사평역이란 역명칭을 붙힌 것은 시 속에 나오는 역이 남광주역임에도 남광주역이란 단어에서 나오는
고유명사가 주는 어색함을 벗어나기위해 있지도 않은 사평역을 제목으로 붙이게 된 것이다.
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장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두 분의 목소리에서는 텁텁한 막걸리 냄새도 났지만 고급스런 와인의 향기도 동시에 났다.
짓굿은 장난도 가끔 치며 주고 받는 선문답에 2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후딱 지나가 버렸으니
이 아쉬움을 어떻게 달래볼까?
이 기다랗게 늘어선 줄이 그 대답을 해 주고 있다.
작가와의 대화는 끝났지만 작가 바로 옆에서 작가와 함께 호흡하고 정다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로비에 있는 출판사 직영 이철수화백의 책 할인코너에서 책을 구입했거나, 아니면 이철수화백의 책을 가지고 있다면
이렇게 특별한 사인회에서 그 진한 감동을 더 받을 수 있다.
책 한 권마다 모두 다른 그림을 그려주는 이철수 화백의 다정다감한 사인회
이하림님 좋겠어요^^
이철수 화백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바로 이철수 홈페이지 바로가기를 클릭하면 된다.
이철수 화백의 책자에 사인을 받았다면 이철수 화백의 절친인 곽재구 시인의 사인도 같이 받아보는 행운을 누려보자
이 화백의 책자에 일일이 자신의 사인을 해 주고 있는 곽재구 시인...그는 진정한 이철수 화백의 친구였다.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철수 목판화전은 2013년 5월5일까지 열리며,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딱 하루가 남았다. 그 날이 바로 4월27일 오후 2시로 상록전시관 2층이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관광탐험대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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