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현, KIA불펜의 핵잠수함 가능성이 보인다.
5월7일의 프로야구
오늘은 6일 KIA와 SK간의 2대2 대형 맞트레이드로 각자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이 바뀐 팀에서 첫 활약을 하는 날이다. 김상현은 첫 날부터 우익수에 4번 타자로 출장하여 8회 완벽하게 도망가는 2점 홈런포함 3안타 1볼넷 2득점 2타점으로 송은범을 잃은 충격으로 이틀째 멘붕 상태인 SK팬들에게 화끈하고도 강렬한 신고식으로 김상현의 건재를 알렸으며,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신승현은 선발 서재응에 이어 7회 2사 1,3루에서 등판하여 1루 실책으로 승계주자를 실점했지만 이후 9회까지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하며 KIA 팬들에게 유동훈 보다 낫다는 평을 내리게 하였다. 이렇게 이번 트레이드는 전 소속팀에서 어정쩡한 위치에 있어 기회도 못 잡은 선수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산타크로스가 되었으며 그들을 영입한 구단과 감독의 체면을 세워준 기사회생 트레이드라고 할 것이다.
이 들 선수들이 나란히 첫 날부터 죽을 썼다면 트레이드의 득실을 놓고 프런트와 각 팀의 감독들은 불면의 잠자리가 되었을 테니 하는 말이다.
오늘 4개 구장 상황을 보면 넥센은 4대2로 지고 있던 8회 이성열의 홈런과 대타 오윤의 역전타로 3점을 추가하는 저력을 보이며 LG를 6대4로 누르고 롯데 옥스프링에 완봉패를 당한 KIA를 선두에서 끌어내리고 다시 반 게임차 선두로 나섰으며, SK는 이적생 김상현의 맹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8대3으로 누르고 5할 승률로 복귀하여 선두권진입의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NC는 한화를 맞아 1점차 리드인 8회 무사 만루에서 마무리투수 이민호를 조기 등판시키는 승부수로 1점 차를 끝까지 지키는가 했지만 9회 2사까지 잘 잡아놓고도 이민호를 포함 불펜들이 볼넷3개와 4사구1개, 2루타 2개로 5점을 실점하며 한화에 8대4로 져 꼴찌로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지던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준 한화가 NC를 잡고 기사회생할 수 있을 지 그 들만의 리그를 지켜보는 팬들은 비장하기만 하다.
한편, KIA는 삼성에 3연패를 당한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였으나 타자들이 롯데 선발 옥스프링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한 채 3대0으로 한국무대 첫 완봉승이라는 기록을 손에 쥐어주며 다시 2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2013시즌 팀 순위
05월 07일
순위
팀
경기
승
무
패
승률
승차
연속
최근10경기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방어율
1
넥센
27
18
0
9
0.667
-
1승
7승 3패 0무
0.268
0.421
0.352
4.556
2
KIA
27
17
1
9
0.654
0.5
1패
5승 5패 0무
0.285
0.405
0.386
4.117
3
삼성
26
16
0
10
0.615
1.5
3승
6승 4패 0무
0.294
0.412
0.368
3.785
3
두산
27
16
1
10
0.615
1.5
1패
6승 4패 0무
0.270
0.390
0.382
3.483
5
SK
25
12
1
12
0.5
4.5
3승
5승 4패 1무
0.248
0.365
0.333
3.700
6
LG
28
13
0
15
0.464
5.5
3패
3승 7패 0무
0.277
0.355
0.354
4.004
7
롯데
27
12
1
14
0.462
5.5
1승
4승 6패 0무
0.244
0.325
0.330
4.109
8
한화
28
7
1
20
0.259
11
1승
3승 6패 1무
0.249
0.323
0.328
5.487
9
NC
25
6
1
18
0.25
10.5
1패
3승 6패 1무
0.248
0.357
0.313
4.786
옥스프링 VS 서재응, 단 1명의 타자가 승패를 갈랐다.
KIA타자들이 9회까지 1루에 살아나간 사람은 단 3명, 이용규가 1회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고, 2회 최희섭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나지완이 7회 2사후 안타로 출루한 것이 유일하다.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를 밟지 못했으며 삼진을 10개나 당할 정도로 옥스프링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옥스프링의 직구스피드는 150K를 넘지 못해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할 공도 아니었으나 3할타자들이 수두룩한 KIA는 모두 집단 최면에 걸린 것처럼 옥스프링의 투지에 방망이는 얼어붙었고 간혹 스윙하는 타자들도 옥스프링의 투구에 춤을 추기 일쑤였다.
옥스프링은 이날 경기 전까지 2승3패에 방어율 4.22를 기록하고 있었기에 지난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서 2경기 27안타 21점을 얻은 가공할 만한 KIA의 공격력을 과연 막아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지만 오늘 1회 무사1루의 위기를 극복해 내면서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해 이후 신들린 듯한 투구로 2007년 한국무대 데뷔 후 LG에서 2년, 그리고 올해 롯데로 다시 입단하여 7경기 만에 3승을 첫 완봉승으로 기록하며 한국무대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롯데가 거둔 12승 중 유먼과 옥스프링이 6승을 거두어 롯데는 용병 원투펀치만으로 5할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기에 오늘 옥스프링의 호투를 계기로 롯데의 대반격이 일어날지 롯데 팬들도 기대하고 있다.
반면 서재응은 7회 2사까지 3실점 2자책으로 비교적 호투하였으나 타선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며 시즌 4승에 실패하였다.
그러나 곰곰이 그의 투구를 뜯어보면 4회만 제외하고 나머지 이닝은 서재응 다운 투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문제의 4회 무사1루에서 김문호를 상대로 볼넷은 베테랑다운 투구였다고 하기에는 왠지 어색해 보였다. 무사1루에서 선취점을 내기위한 롯데의 보내기번트 사인은 예상했던 수순으로 가볍게 1사를 잡을 수 있었음에도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 전환을 두려워한 나머지 투구밸런스가 실종되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손아섭을 상대로도 불리한 볼카운트까지 몰렸지만 손아섭이 볼넷을 건드리지만 않았다면 무사 만루라는 최대의 위기를 맞을 뻔 했으며, 김대우를 상대할 때도 투 볼까지 몰리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간 볼이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되는 실투를 하였으니 김문호에게 번트를 대게 해 주었다 하더라도 투구내용으로 봐서 오늘 실점할 확률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옥스프링은 1회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이용규가 도루에 성공했거나 2번 김선빈의 팀 베팅으로 2루에 갔다면 상황은 틀려졌을 것이고, 서재응도 4회 무사1루에서 보내기번트를 대 주었더라면 또 상황은 틀렸을 것이다. 이 두 선수의 승패를 가른 것은 단 한 명의 타자를 어떻게 상대했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고 할 것이다.
신승현 KIA 불펜의 핵잠수함이 될 것인가.
오늘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신승현은 김상현의 백넘버 27번을 물려받았다.
그만큼 27번은 해태시절 4번 타자 김봉연이 쓰던 번호로 지금까지 KIA 거포의 상징적인 번호라 할 것이지만 이런 번호를 이적생 투수에게 주었다는 것에서 KIA 프런트가 지금 제 정신인지를 묻고 싶지만, 달리 생각한다면 그만큼 신승현을 믿고 있다는 간접적인 표현이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27번이라는 번호를 결번시켰다가 훗날 KIA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할 중요한 신인선수에게 물려주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램이었다.
오늘 신승현은 7회 2사 1,3루에서 서재응을 구원 등판하여 1루 실책으로 승계주자 실점을 기록하였지만 사이드암투수로 146km까지 찍히는 직구를 앞세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며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빠른 투구동작에다 사이드암인데도 수준급의 볼 스피드를 가지고 있기에 제구력만 높인다면 KIA 불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특히 8회 2사 만루에서 좌타자 손아섭을 상대로도 바꾸지 않은 것은 오늘 당장 경기의 승패보다 서서히 팀에 녹아내리는 투수가 되어줄 것을 요구한 선동열 감독의 배짱 승부수로 신승현을 장기적인 플랜으로 KIA 불펜의 핵심으로 키우려는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송은범에게도 마찬가지로 오늘은 박빙의 상태가 아니었기에 송은범이 출장은 하지 않았지만 다음 경기부터 터프상황에 올리더라도 최소 2이닝이상은 던지게 하여 타이거즈라는 팀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감독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송은범과 신승현 이 두 선수의 활약이 곧 KIA 우승을 책임질 수 있기에 오늘 호투한 신승현의 믿음직한 어깨에 팬들은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며, 이강철 임창용 등 타이거즈 출신 핵잠수함과 넥센 김병현 등 광주출신 핵잠수함에 이어 신형 핵잠수함으로 타이거즈 팬들을 흥분시킬지 관심깊게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총평
오늘 KIA는 롯데 옥스프링의 신들린 듯한 투구에 완전 막혀서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없었기에 나지완 최희섭 등 거포들의 한 방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이 들도 완벽하게 막혀 버렸고, 팀 리딩 히터 신종길 마저 어깨부상으로 결장하였으며 타순 또한 연결고리가 전혀 이루어 지지 않는 등 처음부터 모든 것이 어수선하기만 하여 이것이 김상현과 진해수를 SK에 보내고 송은범과 신승현을 받은 6일의 2대2 대형트레이드를 놓고 혹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선수들 모두에게 시즌 MVP출신 김상현도 보내는데 나 같은 사람도 보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정신을 지배하여 선수들 몸까지 경직된 것은 아닌지, 벤치에게는 롯데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해서 처음부터 느슨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다가 4회 2실점 후 ‘앗 뜨거워’ 할 때는 이미 늦어버렸을지라도 끝까지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송은범과 신승현이 오자마자 1군에 등록하는 바람에 박지훈과 한승혁이 2군으로 내려갔고 김상현 대신 콜업된 이준호는 신종길의 부상결장에 따라 첫 선발출장의 기쁨을 안았지만 삼진을 2개나 기록하는 등 아직 1군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차일목이 6번 타자로 나서는 등 신종길이 결장하고 김상현이 빠지면서 전체적인 타순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
오늘 같이 옥스프링이 호투할 때 필요한 것은 나지완 최희섭 김상현 같은 거포들의 홈런 한 방이 절실했건만 김상현은 치라는 데서는 안치다가 SK로 이적하자마자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완벽하게 KIA구단에 엿을 먹이고 말았다. 물론 잘 된 일이다. 김상현이 KIA에 있어봤자 신종길에 채이고, 김주찬이 복귀하면 또 김주찬에 채이고 이래저래 대타인생으로 선수생활을 접을 뻔했지만 이렇게 트레이드라도 시켜주어서 다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니 김상현은 서운함보다 오히려 KIA구단에 고맙다고 수백 번 인사드려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내일은 김진우대 유먼의 선발 맞대결이다.
옥스프링의 성공적인 완봉승을 눈앞에서 목격한 유먼이 옥스프링처럼 튕겨오를지 아니면 서재응의 패전으로 분기탱천한 김진우가 지난 경기 패전의 쓴맛을 승리로 갚아줄지, 그 승리를 송은범이 완벽하게 지켜줄지 내일 경기가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