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휴식이 독약 된 KIA, 김주찬으로 살아날까.
5월31일의 프로야구
5월 마지막에 웃는 팀은 어느 팀 일까? 오늘 프로야구는 원정 팀이 홈 팀을 대파하고 모두 승리의 기쁨을 누린 원정 팀 데이로, 승리한 팀은 5월 유종의 미를 거두고 희망찬 6월의 시작을 기대하게 만든 날이었지만, 홈 관중 앞에서 대패한 홈 팀들은 6월부터 연패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어둡고 슬픈 날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대구 원정경기에서 선발 옥스프링의 6.2이닝 무실점 호투와 장단 16안타로 삼성 선발 밴덴헐크와 불펜들을 두들겨 10대0으로 영봉승을 거두며 4연승으로 3위 KIA에 반 게임차로 다가서는 4위에 올라서는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사직에서 두산에 싹슬이 승을 거둔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인 삼성은 롯데에 강했던 밴덴헐크를 투입하여 기세를 꺾으려 하였으나 오히려 초반부터 무너지며 속절없는 패배를 맛봐야 했다.
신생팀 NC에 혼쭐이 났던 넥센은 롯데에 충격적인 3연패로 위기에 봉착했던 두산이 회생의 마지막 카드로 내세운 니퍼트를 10안타 8득점으로 두들기며 10대3으로 대승을 거두고 삼성에 한 경기 앞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반면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를 내세우고도 4연패를 막지 못해 우울한 5월 못지않게 불투명한 6월이 벌써 걱정스럽게 되었다.
5월 가장 뜨거웠던 NC는 대전 원정경기에서 조영훈의 3타점 맹타에 힘입어 8안타 2득점에 그친 한화를 7대2로 누르고 중위그룹으로 더 한 발자국 다가갔으며 한화는 지난 LG전 충격적인 역전패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여 NC에게 자칫 싹슬이 패를 당할 위기에 봉착하였다.
한편 LG는 광주 원정경기에서 신정락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여러개의 실책으로 자멸한 기아를 11대2로 대파하고 4경기 연속 위닝 시리즈를 위한 첫 관문을 멋지게 돌파하였으며 기아는 4일간의 휴일이 체력회복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경기감각을 찾는 데는 실패하여 휴식이 보약이 아니라 독약이 되고 말았다. 반면 LG는 3연승으로 5할 승률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으며 4위 롯데에 1.5경기차까지 따라 붙었다.
이 날 그동안 논란의 중심이 었던 LG임찬규의 물폭탄 세리머니의 당사자인 KBSN 정인영 아나운서와 LG구단의 김기태 감독, 임찬규 등과
공식적인 화해가 이루어져 어느 날 보다 LG로서는 마음의 짐을 덜어낸 중요한 날이었다고 하겠다. 서로 잘 하자고 한 것이 제3자 개입으로 일이 일파만파 커졌으나 이제 사건의 본질이 완벽하게 해소되었으니 건전한 인터넷 게시글로 축하해 주었으면 한다.
아래 순위표를 보면 선두2팀의 굳히기는 계속진행되고 있지만 중위그룹에서 순위가 요동치고 있으며, 3위 기아와 7위 SK간의 승차는 단 3.5경기차로 좁혀지고 말아 이제 4강으로 가는 티켓 2장을 가지고 무려 5팀이 치고받는 치열한 3라운드를 예고하고 있으며, NC가 막강전력을 앞세워 서서히 중위그룹으로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에 상위랭커 팀들은 앞으로 NC와의 경기가 부담스럽게 되었다.
2013시즌 팀 순위
05월 31일
순위
팀
경기
승
패
무
승률
승차
연속
최근10경기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방어율
1
넥센
43
29
14
0
0.674
-
1승
7승 3패 0무
0.276
0.413
0.364
4.09
2
삼성
43
28
15
0
0.651
1
1패
6승 4패 0무
0.277
0.387
0.355
3.60
3
KIA
44
23
20
1
0.535
6
1패
5승 5패 0무
0.266
0.378
0.366
4.27
4
롯데
44
22
20
2
0.524
6.5
4승
7승 3패 0무
0.262
0.348
0.353
3.86
5
두산
45
22
22
1
0.5
7.5
4패
2승 8패 0무
0.281
0.397
0.381
5.02
6
LG
45
22
23
0
0.489
8
3승
7승 3패 0무
0.279
0.372
0.346
3.67
7
SK
43
19
23
1
0.452
9.5
2패
3승 7패 0무
0.257
0.384
0.337
4.08
8
NC
45
16
27
2
0.372
13
2승
6승 4패 0무
0.263
0.374
0.333
4.37
9
한화
46
14
31
1
0.311
16
3패
3승 7패 0무
0.255
0.332
0.300
5.70
투수로테이션을 바꾼 것이 문제였나?
기아는 오늘 선발로 소사를 내세웠다. 기아의 선발로테이션은 2라운드 말미까지 윤석민 - 소사 - 서재응 - 김진우 - 양현종으로 이어졌기에 이번 LG전 3연전에서도 윤석민 - 소사 - 서재응으로 선발진이 꾸려질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소사를 먼저 등판시키는 로테이션의 변화를 주었다. 그것은 스피드가 아직 오르지 않은 윤석민을 하루 더 쉬게 하고 최근 2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소사를 내세워 상승세의 LG 방망이를 잠재우고 다음 경기 윤석민으로 위닝 시리즈를 목표로 했겠지만 소사가 제 역할을 못해 주면서 기아벤치의 작전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소사는 6승으로 다승 공동2위지만 방어율이 5.13일 정도로 자신의 실력보다 팀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은 투수였다.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6.1이닝 1자책과 7이닝 1자책 등으로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기에 윤석민 보다 소사를 택했다면 소사를 올린 이유는 분명해진 셈이다. 특히 소사는 지난 5월 17일 LG전에서 6.1이닝 2실점 1자책으로 잘 던졌으며 무엇보다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다는 것이 소사를 낙점하게 된 계기로 첫 게임부터 승리하고 가자는 기선제압용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카드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기아벤치에서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당시 소사는 LG타자들은 맞아 6.1이닝동안 1실점으로 잘 막았고 사사구도 없었지만 피안타율이 0.360으로 높았으며 탈삼진이 2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LG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사가 1선발로 나온 것은 아마도 윤석민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에 그런 것으로 보이지만 투수코치와 투․포수간 투구내용에 대한 대화시간에 오늘 소사의 볼 배합을 놓고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자고 한 것이 결정적인 실수로 보인다.
소사의 직구 스피드는 오늘 150K중반 대에 이르렀다. 4월과 달리 제구가 안정되었으며 무엇보다 변화구를 빛내준 직구스피드가 좋았기에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와 싱커로 위닝샷을 삼았더라면 충분히 투 피치만으로도 LG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투수는 포수 사인대로 공을 던지기에 투수리드에서 차일목의 볼 배합이 오늘 좋지 않았으며 5회까지는 힘으로 밀어붙이고 투구 수에 따라 5회 이후 볼 배합을 달리 가져갔더라면 의외로 소사의 호투를 볼 수도 있었지만 소사의 주체할 수 없는 힘을 살리지 못한 것이 오늘 패인의 하나이다.
결국 소사는 6이닝 동안 7탈삼진을 기록했음에도 1홈런 포함 7피안타 5실점 4자책으로 시즌 2패를 당했으며 방어율도 5.21로 다소 높아졌다.
반면 LG신정락은 이미 4월17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3회도 못 버티고 5실점 5자책으로 무너졌기에 6승의 소사를 만나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세로 처음부터 자신 있는 공을 마음껏 던졌으며 4일간 쉬고 나온 기아타자들은 그러한 신정락으로 부터 7회까지 5안타 1득점으로 전혀 공략하지 못한 것이 2번째 패인이 되었다.
기본기 결여 실책으로 자멸한 경기
오늘 기아는 1홈런 포함 6안타와 3개의 4사구로 모두 9명의 주자가 나가 2득점을 올렸다. 2회 선취점을 뺏겼지만 3회 곧바로 만회 점을 올리고 5회까지 1대1로 팽팽한 균형을 맞추었다. 그러나 3회 동점을 만든 후 어느 팀이 최대한 빨리 도망가는 점수를 내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순간, 나오지 말아야 할 기본기 결여 실책이 나오며 그 후 거짓말처럼 실책과 실책 성 플레이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며 대패하고 말았다.
6회 2사1루에서 김원섭의 기록 되지 않은 실책이 나오며 1점을 헌납한 것은 대패에 이르게 된 단초를 제공한 실책 성 플레이로 김원섭은 이병규의 타구를 피트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잡았어야 하지만 너무 안이하게 타구를 잡으려다 글러브 질 미스로 공을 뒤로 빠뜨려 안줘도 될 점수를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7회에도 하위타순을 맞아 힘으로 밀어붙여도 될 순간 승부를 주저하며 선두타자 안타로 무사1루가 된 것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으며 7회에만 총 13명의 타자를 상대로로 8안타 1실책 1사구로 무려 9점을 실점했으며 타자 일순하는 동안 아웃카운트 한 개 잡지 못한 투수진 붕괴와 1개의 실책, 2개의 실책 성 플레이가 쏟아지며 1이닝 최다득점, 1이닝 전 타자 득점기록 등 온갖 기록은 모두 LG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현란한 작전 VS 만만디와 팀 킬
이렇게 된 것은 모두 LG김기태 감독의 현란한 작전과 그것을 완벽하게 수행해 준 LG타자들이 일심동체가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기아벤치가 중요한 순간 작전을 펼치지 않고 만만디로 간 것과 많은 대조를 이루었다.
7회 김기태 감독은 무사1루에서 의표를 찌르는 단독도루로 무사2루를 만들어 놓고 기아수비진에서 보내기번트에 대비한 수비를 할 때 반대로 강공으로 추가점을 냈으며 계속된 무사2루에서 이번에는 강공대신 보내기번트로 당황한 차일목의 실책을 이끌어 내고, 바뀐 투수 박경태에게는 무사1,2루에서 이대형의 끈질긴 보내기번트 시도로 기아 내야를 우왕좌왕하게 만들어 버리더니 박용택의 만루 홈런으로 승부를 한 순간 결정지어버렸다. 7회에만 이렇게 차일목의 실책1개와 실책 성 플레이 2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며 9실점을 기록한 것은 기아 내야를 흔들어 버린 김기태 감독의 현란한 작전 구사와 선수들의 소화능력 때문이었으니 기아 벤치는 오늘 경기 득점찬스에서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기아벤치는 2회 비록 따라붙는 점수가 나왔지만 선두타자 김선빈이 안타로 출루했을 때 주자 김선빈에 타자가 이용규였다면 좀 더 공격적인 베이스 런닝을 주문하고 다양한 작전으로 1루 주자를 최대한 빠른 타이밍에 2루에 보내는 등 내야를 흔들어 놓았다면 동점에 그치지 않고 추가점을 올리는 등 경기 양상은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2대1로 뒤지고 있던 6회 말 공격에서는 기아의 중심타선이 달랑 공 4개에 이닝을 넘겨주어 아직 숨고르기가 안 됀 소사가 마운드에서 호흡조절 실패로 선두타자 안타에 이어 대량실점에 이르게 된 단초를 제공했으니 자기 팀의 투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기아타자들은 좀 더 신중한 타격자세로 소사가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아야 할 기본기라고 할 것이다. 득점은 못 올려주더라도 소사의 방전된 체력을 회복시켜주지는 못할망정 팀 킬하고 말았으니 아쉬운 6회 말 중심타선의 책임감 없는 공격이었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LG감독이 현란한 작전으로 기아 내야를 괴롭힐 때 기아 벤치와 야수들은 김기태 감독을 명장으로 만들어 주고 말았으니 이것이 진정한 팀 킬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김주찬 복귀가 가져온 마음의 평화
부상으로 힘들었던 재활의 시간을 가졌던 기아 김주찬과 LG이진영이 나란히 복귀 첫 날을 맞이하여 김주찬은 9회 대수비로 팬들에게 인사를 하였고, 이진영도 9회 대타로 나와 우월펜스 직격2루타로 건재를 알렸다. 비록 김주찬이 수비로 들어가 공을 만져보지는 못했지만 김주찬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외야수비가 듬직해 보인다. 아직 베팅 시 손등에 미세한 울림증이 있어 선발출장은 어려우나 대주자나 대수비로 몇 게임 실전감각을 찾은 다음, 울림증이 사라졌을 때 선발출장 할 것으로 보이기에 그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물론 김주찬이 복귀하여 선발로 뛴다 해도 지금 기아의 경기력이 좋아지리란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긍정의 마인드는 기아 전력에 플러스가 되리라 본다.
부상후유증을 털어내고 팀에 다시 서서히 녹아들어 강력했던 개막4게임 동안의 환상적인 모습을 다시 실현시켜준다면 그로 인한 팀 타선의 제2차 폭발은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며, 김주찬이 복귀하여 대수비로 나간 순간 대패하고 있었음에도 마음의 평화를 찾았은 이유는 그러한 시너지 효과가 속절없이 무너진 타이거즈를 다시 세울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들었기 때문이다.
총평
오늘 기아는 선발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타격부진으로 5회까지 팽팽하게 대립한 것이 1차 패인이었으며, 6회 들어 나오지 말아야 할 실책 성 플레이로 먼저 실점을 하고, 6회 말 중심타선이 공4개에 공격을 마쳐 선발 소사의 호흡조절의 실패를 가져온 것이 2차 패인이었으며, 이어 실책과 실책 성 플레이가 쏟아지며 만루 홈런을 맞는 등 7회에만 9실점하고 무너진 것은 패인의 완결판이었다.
선발소사에 이어 올라온 박경태와 한승혁이 3실점 3자책으로 부진했으며, 특히 한승혁의 투구는 거의 실망수준의 투구로 4일간의 휴일동안 몸을 제대로 만들기나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망인 투구를 보여주었다.
뒤 이어 올라온 임준섭만 괜찮았지 유동훈도 투구 수가 많아 오늘 불펜은 그동안 두터웠던 불펜의 명성과는 180도 동떨어진 실망스런 투구를 보여 선발과 불펜이 모두 무너져 버린 것이 더 뼈아팠다. 방망이가 안 되더라도 투수력이 버텨준다면 만회할 기회라도 노릴 것이지만 이렇게 속절없이 투수들이 무너져 버린다면 더 이상 공격으로 만회 점을 노린다는 것은 오히려 피곤만 불러올 뿐이다.
공격역시 9회 박기남의 1점 홈런으로 간신히 팀 분위기를 추스린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공격의 흐름은 대체적으로 빨랐으며 충분한 휴식이 있었음에도 휴식이 더 필요한 것처럼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수비역시 몸놀림이 둔했으며 선수들 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한 것을 봤을 때 최소한 이번 LG전은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이 등판하는 다음 경기에서 투수력으로 LG타선을 봉쇄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면 빨리 컨디션을 찾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3점정도 실점한다면 또 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결국 이번 4일간 꿀 맛 같은 휴식은 꿀맛이 아니고 독약이 될 것이며 기아가 생각한 6월 대 반격은 심각한 내상을 입고 회복하기 힘든 상태까지 몰릴지도 모른다.
가던 길이 산사태로 막혔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디로 갈지 모른 길을 하염없이 돌아가야 하나? 손톱이 빠지고 뒹굴고 온 몸에 가시덤불로 상처를 입더라도 산을 바로 넘어가야 갈 길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simpro의 단상(斷想)
4일간의 휴식이 있었는데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안 좋았던 경기력으로 휴식이 최고였을 줄 알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더 쉬어야 하나? 다른 팀은 안 쉬나? 어렵고 힘든 것은 다 똑같다. 그것을 극복해 가는 멘탈이 부족함이다. 이제 3라운드 시작이라고 만만디 하다가는 가을야구도 힘들어 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타이거즈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