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승 KIA, 그 거침없는 질주는 오심 덕인가?
6월 19일의 프로야구
전국적인 장마로 화요일 경기가 모두 취소되어 중위권의 빅뱅으로 과열양상을 보이던 2013프로야구의 뜨거운 순위다툼을 어느 정도 식혀주는가 했다. 하지만 엘롯기(LG,롯데,KIA)의 뜨거운 열기는 결국 장맛비로도 식히지 못하고 오히려 더 뜨겁게 달구고 있으니 2013프로야구는 선두권에서 무려 5개 팀이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며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오늘 엘롯기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고 선두 삼성이 SK에게 패하면서 3위 LG는 이제 선두 삼성에 2경기까지 쫓아갔으며 5위 롯데마저 삼성에게 3.5경기차로 다가서면서 중반전을 앞두고 프로야구 기상도는 5강2중2약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형국이다.
엘롯기의 선두 LG는 NC 이재학의 호투에 막혀 7회까지 1대0으로 끌려갔으나 8회 캡틴 이병규의 역전 3점 홈런과 정성훈의 백투백 홈런으로 경기를 4대1로 뒤집고 9연속 위닝 시리즈를 눈앞에 두게 되었으며 롯데도 두산을 맞아 5대5 동점이던 6회 대타 박준서의 역전타를 시작으로 무려 6점을 얻어 두산을 13대6으로 대파하였다. 선두를 달리던 삼성은 SK레이예스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한 채 4대2로 지면서 2연패를 당했으며, SK는 1대1로 맞선 8회 2사 만루에서 박정권의 싹쓸이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으며 끝가지 이 점수를 지켜 4연패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한편, 기아는 한화를 맞아 투타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며 8대2로 승리를 거두고 파죽의 8연승행진을 이어갔다. 이 8연승은 2011년 6월9일 두산을 스윕시키고 8연승을 거둔 이후 두번째 8연승으로 선동열 감독이 팀을 맡은 이후 처음 나온 8연승이다. 그러나 8연승의 의미를 퇴색시켜버린 오심이 오늘 경기에서 나왔으며 오심의 영향으로 이브랜드가 이범호에게 3점 홈런을 맞았고 그 후로 일방적으로 경기가 기아페이스로 흐르며 완승을 거두어 8연승의 가치를 떨어뜨려 KBO로서는 오심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2013시즌 팀 순위
06월 19일
순위
팀
경기
승
패
무
승률
승차
연속
최근10경기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방어율
1
삼성
55
33
20
2
0.623
-
2패
4승 4패 2무
0.276
0.393
0.360
3.76
2
넥센
56
32
23
1
0.582
2
7패
2승 7패 1무
0.272
0.407
0.359
4.36
3
LG
59
34
25
0
0.576
2
6승
9승 1패 0무
0.281
0.387
0.354
3.53
4
KIA
58
32
25
1
0.561
3
8승
8승 2패 0무
0.273
0.396
0.365
4.40
5
롯데
58
31
25
2
0.554
3.5
2승
7승 3패 0무
0.269
0.360
0.360
3.88
6
두산
57
27
29
1
0.482
7.5
1패
3승 7패 0무
0.284
0.402
0.376
4.96
7
SK
55
24
30
1
0.444
9.5
1승
4승 6패 0무
0.261
0.392
0.337
4.37
8
NC
57
20
34
3
0.370
13.5
1패
3승 6패 1무
0.267
0.384
0.336
4.59
9
한화
57
17
39
1
0.304
17.5
2패
3승 7패 0무
0.258
0.334
0.338
5.73
소사 불안하기만 한 다승선두
기아 선발 소사는 오늘 8승을 올려 양현종과 같이 다승 공동선두에 나섰다. 같은 다승 공동선두 임에도 경기 내용은 양현종과 극명하게 갈리니 이것이 소사의 실력인지 아니면 팀 타선의 도움인지 헷갈리기만 하다. 방어율 4.81에서 보듯이 매 경기 들쭉날쭉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어 오늘은 또 어떤 투구내용을 보여줄지 팬들은 소사가 선발 등판하는 날은 좌불안석이다.
지난 12일 NC전에서는 8회까지 10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을 기록하였지만 그 전 6일 롯데전에서는 4회도 못 버티고 6실점(3자책)으로 무너졌었다. 한 번 잘 던지면 그 다음 경기 죽 쓰는 경우가 많았기에 오늘 그 차례가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지만 예상대로 1회부터 볼넷을 남발하며 선취점을 뽑은 팀을 위험스럽게 만들었다. 선두타자 고동진을 피치아웃으로 2루에서 잡아내지 못했다면 자칫 대량실점 위기까지 몰릴 뻔 했고, 김태균의 병살타가 없었더라면 거꾸로 초반 대량실점으로 팀의 8연승은 물론이요 모처럼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팀 타선에도 좌절을 맛보게 할 뻔 했다.
3회에도 연속3안타로 동점을 허용하고 5회에도 연속3안타로 추가점을 실점하였다. 2회와 4회에는 또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시켜 홀수이닝에서는 위기를 불러오고 짝수이닝에서는 또 호투를 벌여 이제는 경기 중에도 잘 던지는 이닝과 그렇지 못하는 이닝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니 그 신통방통한 투구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5회 수비 시에는 공하고 관계없이 발목을 접 지르는 등 호투할 운도 안 따라주어 5회까지 투구 수 74개에 6피안타 3볼넷으로 2실점(2자책)을 기록하였고 팀 타선의 도움으로 8승째를 올려 이제 자신의 지난 시즌 기록 9승에 절반이나 남은 상태에서 1승차로 다가서게 되어 10승 투수를 목전에 두게 되었지만 10승급 투수가 되고 다승왕에 오르더라도 지금 같은 불규칙한 투구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시즌에도 소사를 볼 수 있을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소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맞춰 잡는 것이 아닌 LG 리즈의 불같은 강속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 승패의 분수령은 5회 2루심의 결정적인 오심
오늘 경기의 향방을 가른 것은 이범호의 연타석 홈런도 아니고 이용규의 4안타 경기도 아닌 5회에 나온 오심이 결정적이었다. 기아는 5회까지 2대1로 앞서고 있었지만 무너질 듯 무너질 듯 버틴 이브랜드의 호투에 막혀 9안타를 날리고 있었음에도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잔루가 7개에 달하는 등 찬스마다 번번이 범타와 병살타로 흐름이 끊기곤 했었다.
5회에도 1사 후 나지완이 볼넷으로 나간 다음 최희섭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아웃될 것이 순식간에 안타가 되어 1루 주자 나지완이 뒤늦게 2루로 뛰어 포스 아웃되었지만 2루심은 세이프 선언을 하고 말았다. 지난 넥센과 LG전에서도 나이트와 리즈의 명품 투수전을 망친 것은 바로 이러한 오심이었으며, 그로 인해 잘 던지던 나이트가 흥분하며 이병규에게 만루 홈런을 맞는 등 5회에만 무려 8실점을 기록하며 넥센의 6연패를 확정지은바 있었다.
넥센은 선두권을 달리고 있었기에 경기흐름을 한 방에 바꿀지도 모를 결정적 오심에 득달같은 항의로 분노를 표시했지만 한화는 이상하리만치 이 상황에서 아무런 어필도 하지 않았다. 팀이 꼴찌를 달리더라도 눈으로 보이는 오심은 팀 분위기를 잡기 위해서라도 항의는 해야 하지 않는지, 강력한 항의보다 축 늘어진 팀 분위기가 그것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굳이 비디오를 리플레이 하지 않더라도 생방송 화면 중에 이미 포스아웃임을 직관하는 팬들이나 TV로 시청하는 팬들은 알았지만 바로 선수들 코앞에서 벌어지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한 2루심(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만 몰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타이거즈라 하더라도 이러한 오심은 결코 반갑지가 않다. 정정당당한 승부로 이기길 원하지 오심으로 이겼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오심에 이브랜드는 넥센의 나이트와 같이 필요이상으로 흥분하지 않았지만 결국 분노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이범호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아웃되었더라면 2사1루에 기분이 좋아진 이브랜드가 이범호에게 과연 홈런을 맞았을까?
어찌되었든 이브랜드가 내려간 뒤 한화 불펜을 상대로 3점을 추가하고 기아 불펜이 무실점으로 막았기에 승리에는 변함이 없었겠만 명승부가 오심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 8연승으로 기분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한화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5회였다.
광란의 매직타선 빙고
오늘 기아는 무려17안타를 날렸다. 상대실책1개와 5개의 사사구를 얻었음에도 단 8득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지만 소사이후 불펜진이 너무 잘 던져주어 승리는 변함이 없었다. 상·하위 타순 할 것 없이 선발출장 선수 중 나지완만 제외하고 모두 안타를 기록했으며, 특히 이용규가 1회부터 한화 선발 이브랜드의 공을 8개의 파울을 걷어내며 13개나 던지게 한 다음 안타로 출루하며 이브랜드를 맥빠지게 한 것이 주효했고, 4안타 2타점으로 2할5푼대 타율을 2할6푼대로 무려 1푼이나 올렸으며 , 이범호가 1512일만의 연타석 홈런 등 3안타 4타점 등으로 맹활약한 것이 두드러졌다. 2안타 이상 친 선수가 5명에 이를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해 주었으며 안치홍이 2안타로 살아나고 있음이 반갑기만 하다.
최희섭 대신 1루수로 선발출장하고 있는 김주형의 타격감이 절정에 이르기 시작하여 이른바 포텐이 터지기 일보직전이고 오늘 일시적 부진이었지만 나지완과 김주찬의 꾸준함이 더해진다면 당분간 공격력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물론 이것이 강팀의 제1,2선발을 상대한 공격력이 아니기에 의미는 반감되겠지만 이 좋은 감각으로 내일 경기까지 이어져 9연승으로 이어진다면 4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시작으로 4라운드는 4월 달처럼 기아 페이스로 가져올 공산이 크다고 하겠다. 선동열 감독은 공격력의 기복이 크기에 연승으로 가기위해서는 타력보다 투수력이 안정되어야 한다고 누차 이야기하지만 오늘 같은 공격력이 없다면 아무리 투수력이 안정되어도 승리는 없다라는 것을 잠시 잊은 듯 하다. 선발 불펜 모두 고만고만해도 결국 득점력에서 앞선다면 이길 수 있기에 투수력 못지않게 공격력이 안정된 8연승이었기에 오히려 기아 타자들을 칭찬하고 기를 복돋아주어야 할 것이다.
신승현 호투도 좋았지만 박지훈 자신감이 더 중요
오늘 소사가 발목부상이 없었더라면 7회까지는 던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이나 충분한 휴식이 있었기에 불펜과부하 상태도 해소하였고, 한화전 이후 4일간의 강제휴일도 기다리고 있기에 투수력의 힘은 넘쳐났기에 소사의 뒤를 어떤 불펜이 올라오더라도 방화는 없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특히 4휴일을 앞두고 불펜으로 보강된 임준섭과 양현종 등 이른바 빅 불펜이 뒤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도 큰 믿음을 주었다.
신승현과 임준섭, 박지훈 등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주었으며 모두 제 몫 이상의 투구로 소사의 승리도 지키고 팀의 8연승도 지켜냈다. 갑작스런 소사의 부상으로 급히 마운드에 오른 신승현이 2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았으며 마무리로 나선 박지훈이 오랜만에 피안타 없이 공7개로 경기를 마무리 지어 자신감을 되찾은 것이 좋았다.
기아의 미래를 짊어질 박지훈과 한승혁은 일부러라도 자주 등판시켜 투구 감각을 유지시켜주어야 하고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찾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오늘 박지훈의 깔끔한 마무리는 4라운드에서도 더욱 더 안정감 있는 투구로 팬들에게 믿음을 줄 것이란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정작 던져야 할 한승혁은 오늘까지도 개점휴업이어 그 상태가 의문이다. 선수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한승혁이 그만큼 선동열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개운하지 않는 모습이다. 던질 기회를 주어야 소명할 것 아니겠는가.
총평
오늘 기아는 한화 중심타선의 헛발질과 더불어 결정적인 오심으로 힘들이지 않고 8연승을 달성했다. 연승기간 동안 팬들의 심장을 쫄깃 거리게 만든 불펜방화가 없었으며 득점력의 빈곤도 없었다. 모처럼 편하게 경기를 관전하게 한 것은 바로 이런 오랜 연승에도 불구하고 때맞추어 적절한 휴식이 있었으며 타격감이 막 물오르기 시작하였다는 점이 중요했다. 선발진이 양현종으로 부터 시작된 긍정바이러스의 힘을 모두 느끼고 있으며 다소 불안했던 불펜도 휴식으로 체력이 회복되었다. 기아가 8연승을 넘어 9연승, 10연승으로 가기위해서는 안정된 툿수력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일때 점수를 내 주지 못한다면 승리는 없듯이 투수력과 타력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했는데 오늘 딱 그 것의 밸런스가 정확히 맞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소사가 느닷없는 부상으로 5회밖에 못 던졌다는 것과 잔루가 너무 많았다는 것으로 이 또한 반드시 다음 경기에서는 선발은 투구이닝을 늘리고 공격에서는 최대한 잔루를 줄이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내일 경기는 윤석민이 등판한다.
오늘과 같은 폭발적인 방망이로 초반에 선취점과 더불어 윤석민이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득점력으로 도와준다면 윤석민의 첫 선발승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모든 것은 윤석민이 과연 윤석민 다운 투구를 했는가 안했는가로 귀결된다, 득점지원과 관계없이 마운드의 윤석민은 자기 자신과의 승부라는 심정으로 일구 일구에 혼을 불어 투구할 것으로 믿는다. 팬들도 그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은 왕의 귀환을 바라고 있다. 팀의 9연승을 책임진 에이스로서의 역할. 윤석민 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