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선동열 감독, 왜 9회에도 소사를 올렸을까?

simpro61 2013. 7. 4. 07:05

 

 

         

 

7월 3일의 프로야구

 

장마철이지만 야구경기가 열리는 시간만큼은 장마철임을 잊게 할 정도로 맑아 4개 구장 모두 경기가 차질없이 열렸으며 잠실만 제외하고 모두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잠실경기도 초반 큰 점수 차로 리드한 한화가 승리했더라면 모처럼 하위권 팀이 모두 승리를 기록하는 날이 될 뻔 했지만 발빠른 투수교체가 참사를 불러왔다.

새롭게 넥센 킬러로 등장한 NC는 선발 이재학의 호투와 3안타를 기록한 조영훈, 결승타를 날린 모창민의 활약에 힘입어 명예회복에 나선 나이트의 넥센을 4대3 한 점차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오늘 패한 넥센은 매일 한 계단씩 순위가 떨어져 롯데에 이어 4위까지 처지게 되었다.

 

롯데도 4연승 중인 선두 삼성을 유먼의 호투를 앞세워 9대2로 대파하고 오늘 NC에 패한 넥센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점프하였으며 엘롯기의 선두 LG는 초반 대량실점으로 5점차까지 벌어졌으나 끈질기게 따라붙은 저력을 보여주며 9대8로 역전승을 거두고 내일 경기마저 승리를 거둔다면 11연속 위닝시리즈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기아는 선발 소사가 9회 무사2루까지 123개의 공을 던지는 혼신의 역투를 보여주었으나 마무리 앤서니가 또다시 1회를 막지 못하고 끝내기 패를 당하여 초반 좋았던 경기분위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한 것이 결국에 패착이 되고 말았으며 8회까지 120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소사를 9회에도 올린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 되고 말았다.

 

2013시즌 팀 순위 07월 03일
순위 경기 승률 승차 연속 최근10경기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방어율
1 삼성 65 39 24 2 0.619 - 1패 6승 4패 0무 0.274 0.398 0.356 3.85
2 LG 67 39 28 0 0.582 2 3승 7승 3패 0무 0.280 0.382 0.354 3.55
3 롯데 66 36 28 2 0.563 3.5 1승 7승 3패 0무 0.264 0.359 0.355 3.79
4 넥센 67 37 29 1 0.561 3.5 2패 5승 5패 0무 0.268 0.396 0.354 4.22
5 KIA 66 34 30 2 0.531 5.5 1패 4승 5패 1무 0.274 0.397 0.364 4.44
6 두산 66 33 31 2 0.516 6.5 1패 6승 3패 1무 0.283 0.406 0.374 4.82
7 SK 67 30 36 1 0.455 10.5 1승 5승 5패 0무 0.261 0.385 0.338 4.29
8 NC 68 25 40 3 0.385 15 3승 4승 6패 0무 0.262 0.375 0.336 4.34
9 한화 66 19 46 1 0.292 21 3패 2승 8패 0무 0.260 0.342 0.340 5.84  

 

초반 기아에 따라준 승운을 놓치다.

 

오늘 기아는 1회 초부터 선두타자 김선빈의 안타와 신종길의 좌중간2루타로 선취점을 깔끔하게 뽑으며 대량득점으로 윤희상을 조기에 강판시킬 가능성이 높았었다. 하지만 신종길이 좌중간 깊은 타구임에도 불구하고 3루까지 내달리다 아웃되며 달아오른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앉고 말았다. 무사였기에 2루나 3루는 큰 의미는 없었을 것이며 중심타선으로 연결되었기에 무리한 주루플레이보다 2루에서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달리는 탄력에 3루까지 간다는 것이 결국 아웃되고 말아 추가점을 1~2점 더 냈어야 했음에도 단 1점에 그치고 말아 오늘 경기 1차적인 패전의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신종길의 발이 빨라 3루에서 만약에 살았더라면 또다른 전환점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기아가 오늘 경기에서 지려고 하늘의 심술이 신종길을 채찍질 한 것으로 3루에서 넉넉하게 아웃되어 팬들의 머리를 쥐어짜게 만들고 말았다.

 

2회 무사1,2루 위기에서 번트실패에 이은 번트동작강공실패로 리드가 깊었던 2루 주자를 아웃시키며 위기에서 넘어선 다음 4회 초 기아 공격에서 2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2사 2,3루에서 신종길이 내야땅볼로 물러나 도망갈 때 확실하게 도망가지 못한 것이 2번째 패인이 되었다. 그 뒤로 SK가 만회 점을 올릴 때까지 2번의 득점기회를 중심타선의 범타와 김선빈의 병살타로 무산시켜버린 것이 뼈아팠으며, 6회까지 기아의 완벽한 페이스로 경기가 흘러 도망가는 점수가 1~2점만 더 났더라도 오늘 경기 승리는 기아가 가져갔을 것이다. 하지만 초반 흔들릴것 같았던 윤희상의 영점이 잡히면서 도망가지 못한 것이 SK로서는 다행이었고 하겠다.

 

특히 팀의 중심타자인 최희섭이 3번이나 주자를 놔두고 헛스윙 삼진아웃되며 경기흐름을 이어가지 못하였고 어제 좌완 세든에 맞춘 타선의 영향으로 2번을 치다 9번으로 밀린 안치홍은 심리적 부담감에서 벗어났는지 2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지만 1번에 고정된 김선빈이 중요한 순간 포수파울플라이와 병살타로 맥을 놓쳐 초반 리드할 찬스를 허망하게 날린 것이 뼈 아팠다.

 

소사123개의 역투, 그러나 보크하나로 날려버린 9승

 

오늘 선발 소사는 3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 보냈지만 상대의 작전실수에다 소사 개인의 힘으로 위기를 잘 넘겼으며 5회 김선빈의 호수비와 6회 김주찬의 호수비등 야수들의 도움으로 6회까지 투구 수 88개에 7탈삼진 6피안타로 단 1실점하며 잘 버텨 주었다. 투구 수로 봐서 7회까지 던진 다음이 교체시기였으나 7회 자신의 실수를 포함 한 이닝에 2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한 것이 소사의 자존심을 건드려 8회와 9회에도 나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1사 후 정상호에게 안타를 맞은 다음 2사 후 정근우에게 2루타를 맞고 2점째를 내 준 것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조동화 타석에서 폭투로 정근우를 3루에 보내고 투수보크로 3루 주자를 홈에 무혈 입성시켜준 것이 결국 오늘 결정적인 패인이 되고 말았다. 와인드업 자세에서 투구동작으로 이어지는 순간 내려온 팔이 모자를 건드렸고 흘러내린 모자가 눈을 가려버려 공을 던질 수 없게 된 것이 보크로 이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여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정근우에게 2루타를 맞은 것이 아쉬운 것이 아니고 이렇게 폭투와 보크 등 소사의 실수로 인한 동점이었기에 분기탱천한 소사가 8회에도 나와 SK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진한 아쉬움을 달랬으나 소사의 임무는 거기까지였으면 또 경기분위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왜 소사를 9회에도 올렸을까?

 

소사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SK중심타선인 박정권 이재원 한동민을 파울플라이와 삼진2개로 삼자범퇴를 시켜 경기분위기를 다시 찾아오는데 성공하였다. 소사의 임무는 딱 거기까지로 그 이후 9회는 연장전을 고려한 투수교체로 더불마무리 박지훈과 앤서니를 제외한 필승불펜조가 올라와야 하나 어찌된 영문인지 소사가 다시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왜 소사가 올라왔을까? 1이닝을 막으려면 대략 15~20개의 투구를 더 해야 할 것이고 이미 8회까지 120개의 공을 던진 소사로 9회까지 막는다는 것은 무리였으며 중간에 안타 하나라도 맞으면 바로 교체한다는 생각으로 소사를 9회에도 올린듯하지만 이것이 오늘 선동열 감독의 연장승부를 보기 좋게 물 먹이고 만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것은 연장까지 생각한 투수운용으로 SK하위타순을 상대로 소사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연장으로 간다면 3이닝 동안 등판순서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불펜을 투입했겠지만 확실한 것은 맨 마지막에 박지훈을 놓고 그 앞에 앤서니를 생각했을 것이기에 연장10회 나오는 투수는 송은범 신승현 등 필승계투조를 머릿속에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소사가 선두타자와의 승부에 실패하고 2루타로 무사2루가 되자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그렇다면 끝내기 패 위기에 몰렸기에 다시 순서를 바꿔서 맨 마지막에 올릴 박지훈을 먼저 올려 불을 끄고 박지훈 - 필승계투조 - 앤서니로 가는 불펜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졌건만 선동열 감독은 블론세이브의 대명사 앤서니를 먼저올린 무리수를 두고 만 것이다. 물론 20세이브로 세이브2위라는 성적도 있지만 그것은 비교적 점수 차가 넉넉한 상황에서의 이야기이고 오늘 같이 단 1점이면 끝내기 패를 당하는 9회 말 무사2루라면 멘붕 상태에다 자신감까지 결여된 앤서니보다 젊고 패기 있는 박지훈이 더 나았을 것이란 이야기다.

 

결국 초구 보내기번트로 1사에 주자를 3루를 놔두었기에 박진만을 볼넷으로 걸러 1사1,3루로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정근우가 작전수행능력이 탁월한 선수이기에 스퀴즈를 대비했고 결국 3루 주자를 횡사시켜 2사2루를 만들었기에 심적 부담감이 줄어든 상태에서 정근우와 승부를 했어야 했지만 정근우를 볼넷으로 내 보내고 말았다. 다음 타자가 좌타자 조동화라면 투수를 앤서니에서 좌투수로 교체해 갔어야 했다. 어차피 한 점 승부에 안타를 맞으면 끝나는데 왜 굳이 앤서니를 조동화까지 가게 만들었을까? 나는 그것이 오늘 경기에 굳이 이기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즉, 소사가 9회에도 던지겠다고 했을 때 리드한 상태도 아니고 투구 수도 120개를 넘었지만 8회를 깔끔하게 마무리지어 혹시나 하고 내 보낸 것이 실패작으로 지금 기아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이런 영웅심리의 발호라 하겠다. 동점인 상황에서 선발 소사가 8회까지는 이닝이터의 능력을 보여주며 어이없는 동점을 허용했음에도 3실점으로 잘 막았기에 거기까지가 소사의 몫이었고 나머지는 죽이되든 밥이되든 불펜의 몫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잘 꿰매고 이어주는 것이 바로 감독의 역할이지 않겠는가. 매번 투수탓, 불펜탓만 하지말고 잘 꿰맸는지 잘 이었는지 등 시의적절한 투수교체가 이루어졌는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며, 소사 개인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기에 동점이 된 상태에서는 모든 것을 초기화 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했더라면 지더라도 이렇게 허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 소사가 8회 어이상실 보크로 인한 동점허용전까지는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투구를 보여주어 팬들을 기쁘게 해 주었기에 그나마 다음 경기 더 믿음직스런 소사의 모습을 볼 희망을 준 것은 소득이라 하겠다.

 

마무리에 대한 단상(斷想)

 

앤서니는 누구나 생각하듯 20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정상적인 마무리 투수가 아니다. 지금 선동열 감독은 머릿속에서 하루라도 빨리 앤서니가 마무리 투수라는 것을 지워야 한다. 위기가 닥치면 상대 타자에 따라 발 빠르게 좌투수로 교체해 나가고 우타자라라면 잠수함 투수로 교체하는 등 앤서니도 불펜투수의 한 명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마무리체제로의 전환만이 지금 기아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투수는 박지훈을 정점으로 송은범, 신승현, 앤서니 등 상황에 따라 누구나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이 또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최근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윤석민이 팀 사정을 고려해 마무리로 전환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물론 그리된다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최고의 선택이 되겠지만 윤석민은 올 시즌 후 FA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선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윤석민을 데려가지 마무리투수로의 윤석민은 고려대상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이 마무리 투수로 나서겠다고 할 정도로 지금 기아 불펜은 난장판이다.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은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지 더 좋은 여러 가지 방법들을 사용해 보지도 않고 덜컥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 해법은 앤서니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박지훈을 마무리로 돌리고 필요에 따라 앤서니, 송은범, 신승현 등을 내세우는 집단마무리체제로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총평

 

오늘 기아는 잡을 수도 있었던 경기를 놓쳐 선두 삼성이 롯데에게 덜미를 잡히고 넥센이 NC에게 덜미를 잡히는 등 상위팀들이 모조리 지면서 선두와 승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여전히 선두에 5.5경기 뒤졌으며 4위 넥센에게 2경기로 벌어졌고 6위 두산에게는 1경기로 좁혀져 앞에서 채이고 뒤에서 낚이는 아주 불편한 자리에 위치하게 되었다. 내일 선발이 서재응대 김광현으로 이길 확률보다 질 확률이 더 높기에 오늘 패전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빛나는 샤프가이 서재응이 지난 불펜등판의 쓰라림을 완벽한 제구력으로 벗어나고 타자들이 김광현을 마구 두들겨 점수를 뽑아준다면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또한 야구의 묘미이다.

 

4일간의 휴식을 앞두고 SK와 롯데와 갖는 6연전 중 SK와의 경기가 중요한 것은 롯데와의 광주경기는 장맛비로 인해 열리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으로 날 좋은 날 갖는 SK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 팬들을 지치게 한다.

과연 선동열 감독은 내일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차곡차곡 쌓이는 팬들의 분노를 선동열 감독은 알기나 하는지...

 

 

(사진출처 :  www.osen.co.rk)

(동영상출처 : 아프리카TV)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트위터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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