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패배의 수렁에서 건진 밴헤켄의 호투.
7월 10일의 프로야구
오늘 뜻있는 대기록이 하나 나왔다. LG캡틴 이병규는 9년간 깨지지 않던 김민재(두산코치)의 9연타석 안타기록을 10으로 늘리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팀도 덩달아 리즈의 7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에 힘입어 NC를 8대1로 대파하고 어제 연장승부 끝에 거둔 기분 좋은 승리를 이어갔다. 우리 나이로 40세인 이병규의 맹활약은 은퇴를 앞둔 선수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어쩜 노장이라는 말 자체를 싫어할지도 모를 이병규와 NC이호준 등 왕고참급 선수들의 맹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반면 한국나이로 39세인 NC 손민한은 6회까지 4피안타 2실점으로 버텼으나 7회 2사후에만 3실점을 하는 등 5실점으로 3연승 후 첫 패전을 기록하여 명암이 교차하고 말았다.
두산도 선취점을 한화에게 뺏겼으나 2대2로 맞선 5회 김현수의 결승타에 힘입어 바티스타가 분전한 한화를 6대2로 꺾고 연승을 이어갔으며 삼성은 SK와의 경기에서 연장10회 박석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5대4 힘겨운 승리를 거두고 반 경기차까지 쫓아온 넥센에게서 한 걸음 더 도망갔다.
한편 롯데는 2대2로 맞선 7회 신본기의 결승타에 힘입어 밴헤켄이 분전한 넥센을 6대2로 누르고 어제 패배를 되갚아 주었다. 넥센은 충분히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를 염경엽 감독의 자충수와 강정호의 실책이 쏟아지며 4연승을 마감한 것이 아쉽게 되었으며 질 때 지더라도 좋은 모습으로 져야 하나 그렇지 않고 작전미스와 실책 등이 뒤섞이며 지고 말아 내일 경기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2013시즌 팀 순위
07월 10일
순위
팀
경기
승
패
무
승률
승차
연속
최근10경기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방어율
1
삼성
70
41
27
2
0.603
-
1승
6승 4패 0무
0.275
0.400
0.357
3.94
2
넥센
72
41
30
1
0.577
1.5
1패
6승 4패 0무
0.273
0.403
0.358
4.16
3
LG
72
41
31
0
0.569
2
2승
6승 4패 0무
0.279
0.381
0.352
3.75
4
롯데
69
37
30
2
0.552
3.5
1승
5승 5패 0무
0.264
0.359
0.355
3.83
5
KIA
67
35
30
2
0.538
4.5
1승
4승 5패 1무
0.274
0.397
0.365
4.46
6
두산
71
37
32
2
0.536
4.5
2승
7승 2패 1무
0.284
0.407
0.373
4.74
7
SK
70
31
38
1
0.449
10.5
1패
4승 6패 0무
0.260
0.384
0.339
4.34
8
NC
70
25
42
3
0.373
15.5
2패
3승 7패 0무
0.259
0.371
0.332
4.37
9
한화
69
20
48
1
0.294
21
2패
3승 7패 0무
0.258
0.340
0.339
5.79
넥센 너무 쉽게 허용한 선취점
오늘 넥센은 1회 너무 쉽게 점수를 허용하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롯데가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1,2루 찬스에서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아 한 숨 돌렸지만 강민호 타석에서 황재균에게 3루 도루를 허용한 뒤 강민호의 좌익수 플라이 때 3루 주자 황재균을 득점시켜 교과서적인 실점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강민호의 타구정도는 우승을 노리는 프로팀의 외야수정도면 홈에서 넉넉하게 아웃시킬 수 있는 강력한 어깨가 겸비된 준비된 수비가 필요함에도 전혀 프로답지 못한 포구와 송구능력으로 선취점을 뺏겨 넥센을 응원하는 팬들을 맥 빠지게 만들고 말았다. 플라이가 이지 플라이였고 비교적 짧은 타구였기에 앞으로 달려 나오며 잡았더라면 충분히 홈까지 직송이 가능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어제 경기 이택근의 홈 보살과 비교하면 눈에 띨 정도의 홈 송구로 오윤이 넥센 좌익수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끄러운 수비동작과 강한 송구능력이 최우선적으로 요구된다고 하겠다.
5회 중심타선의 침묵이 결정적
오늘 넥센은 1대2로 지고 있던 5회 호투하던 유먼을 상대로 1사1,2루에서 오윤의 인정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계속된 1사2,3루에서 박병호와 이택근 등 중심타선이 침묵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 되었다. 오윤의 타구가 펜스를 맞고 나왔다면 1루 주자까지 득점하여 역전타를 기록했겠지만 인조잔디의 불리함이 그대로 반영되어 타구가 원바운드로 펜스를 넘어가 버린 것이 불행이었으며 어제 경기에서 맹활약한 박병호와 이태근이 해결해 주어야 할 찬스에서 맥없이 물러나고 말아 오윤의 인정2루타의 불행과 같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두 번에 걸친 무사1루 찬스에서는 점수 차가 많이 벌어져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지 못한 것도 불행이었으니 5회 한 이닝에 역전에 이르지 못한 중심타선의 한 방이 두고두고 가슴에 맺히게 되었다.
염경엽 감독의 자충수
오늘 염경엽 감독은 0대2로 지고 있던 3회 무사2루에서 보내기번트로 주자를 3루에 보내는 작전은 찬스에서 1점을 따라붙고 유먼 이후 롯데 불펜을 상대로 역전을 시킨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보내기번트를 댄 것으로 보인다.
무사 2루였기에 보통 2점 차 정도 되면 보내기번트 대신 적극적인 강공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으나 오늘은 1점 차 정도면 중반이후 박병호 이택근 강정호 등 힘 있는 타자들의 한 방으로 충분히 동점과 역전을 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들 선수들이 모두 부진했으며, 5회 역전시킬 수 있는 찬스에서 오윤의 타구가 인정2루타가 되는 불행과 4,5번이 나란히 범타로 물러나 것을 봤다면 6회부터는 생각을 달리했어야 했다.
즉, 2대2로 맞선 6회 말이 최고의 터닝 포인트로 승부를 넥센으로 유리하게 가지고 올 기회에서 5회 불행한 사태를 감지하지 못하고 너무 자신감이 앞선 무모한 작전으로 득점기회를 날려버린 것이 오늘 후반 뒤집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친 패인이 되었다. 강정호의 볼넷으로 무사1루가 되었으면 다음 타자 김민성에게 확실한 사인을 냈어야 한다. 보내기번트이든 치고 달리기이든 강공이든지 간에 말이다.
그러나 김민성은 초구 페이크번트 동작에서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직구를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원 스트라이크를 먹었으며 2구 부터는 페이크동작도 없이 강공자세로 계속 볼만 골라냈다. 이것은 롯데에게는 ‘치고 달리기 외에는 사인이 없다’라는 것을 간파당한 것으로 결국 런 앤 히트가 걸렸지만 김민성이 공을 굴려주지 못하고 스윙하는 사이 2루로 뛰던 강정호가 황급히 1루로 귀루하다 횡사하는 참사로 역전 주자를 없애버렸다.
염경엽 감독은 왜 그랬을까? 2대2였기에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1루 주자를 2루에 보내는 작전으로 초구부터 김민성에게 귀중한 볼카운트를 손해 보게 한 페이크 동작 웨이팅 대신 보내기번트나 치고달리기를 하게 하였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롯데가 무려 3번의 주루사 등으로 롯데로 흐르던 경기분위기를 계속 거부하고 있었던 순간 이었기에 6회 허망한 득점 실패는 넥센으로 흐를 경기 분위기를 롯데로 다시 넘겨줘 버렸기 때문이다.
강정호 메이저리그급 수비 어디 갔을까?
어찌되었든 넥센이 먼저 도망가지 못하자 경기분위기를 다시 가져간 롯데는 7회 1사후 정훈의 안타와 도루에 이은 신본기의 2루타로 먼저 도망가며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손아섭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강정호의 어이없는 포구미스로 2점을 추가하며 사실상 오늘 승부에 마침표를 찍어 버렸다. 손아섭의 타구는 안타로 처리되었지만 사실상 강정호의 실책으로 그 타구 하나가 안타가 되면서 롯데의 선발 전원안타 기록은 세워졌고 이보근의 자책점은 2점이 늘어버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갖는 수비실력을 보이는 강정호라면 오늘 그 타구를 놓친 것에 대해 많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안 줘도 뒬 2점을 줘서 팀 패배의 원인이 되었기도 했지만 손아섭의 타구는 사회인 야구선수들도 하지 않은 실책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강정호의 실책은 8회에도 나왔다.
2대5로 3점 뒤져 패색이 짙던 8회 1사 1,3루에서 신본기의 병살타성 타구를 알까기 실책으로 1점을 더 실점하고 말았다. 깔끔하게 이닝을 마무리할 병살타성 타구 역시 2루 송구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글러브를 빨리 들어 올렸으며 신본기의 타구는 그대로 강정호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이것도 강정호의 글러브에 스치지 않았지만 실책으로 기록되었고, 7회 강정호가 포구하지 못한 손아섭의 타구는 안타로 기록해 버린 기록원의 좌충우돌 기록에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2개가 모두 실책임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총평
오늘 넥센은 롯데의 연이은 주루사로 인해 행운의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지만 넥센으로 완벽하게 흐르던 경기분위기를 이어주지 못한 염경엽 감독의 판단미스와 중심타선의 침묵, 강정호의 실책과 실책 성 플레이로 3실점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고 말았다.
넥센으로서는 4연승에 너무 자만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며, 불행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선발 밴헤켄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주었다는 것이 큰 소득이라고 할 것이다.
7월5일 LG전에서 2이닝 5실점이라는 참단한 기록을 남기는 등 6월에만 5경기에서 1승3패에 26실점 22자책으로 방어율7.42를 기록한 밴헤켄은 오늘 경기 등판이 넥센의 가을야구를 판단케 하는 매우 중요한 등판이었다. 출발은 불안했으나 이후 안정된 제구와 우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주무기로 롯데타자들을 힘들게 했으며 두 번에 걸친 견제로 롯데의 중요한 주자들을 아웃시켜 흐름을 차단하기도 했다. 비록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넥센으로서는 밴헤켄의 6이닝 2실점 호투가 반갑기만 할 것이다.
어제경기에서 호투한 나이트에 이어 오늘 밴헤켄 마저 호투하여 전반기 이후에는 한 층 더 안정된 투수력으로 1점 승부에 강해질 것이며 오늘 비록 잠시 쉬어갔지만 박병호-이택근-강정호로 이어지는 LPG타선의 재점화와 문우람-김지수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진의 맹활약이 계속된다면 투타의 완벽한 밸런스로 하반기에도 선두권을 계속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같이 점수를 내야할 상황에서 잠시 머뭇거린다거나 실점할 위기에서 긴장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위기도 닥칠 것이다. 기회냐 위기냐는 이제 오롯이 벤치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만년 하위 팀이었던 넥센을 이끌고 좌충우돌 3개월 초보감독이었지만 이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미가 보이기에 팀을 막 맡았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넥센의 가을야구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이제부터 정말 염경엽 감독의 역할이 중요해 졌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염경엽 감독의 야구를 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길 경기는 반드시 이기고, 이기기 위해서는 염경엽 감독 자신의 색깔있는 야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