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모창민, 고향 팀 KIA에 비수를 꽂다.
7월27일의 프로야구
선두 삼성과 2위 LG가 선두권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50여 경기 남은 2013프로야구는 이제 어느 정도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의 색깔이 분명해 지고 있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놓고 삼성과 LG 간의 기 싸움은 전율을 느낄 정도로 치열하고, 4강으로 가는 마지막 티켓 2장을 놓고 넥센 두산 롯데 기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7위 SK도 산술적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기에 포기할 단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생팀 NC가 승률 4할을 넘을 수 있을 것인지와 최하위 한화가 승률 3할을 넘을 수 있을지가 하반기 마지막 이슈가 될 전망이다.
2013시즌 팀 순위
07월 27일
순위
팀
경기
승
패
무
승률
승차
연속
최근10경기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방어율
1
삼성
78
48
28
2
0.632
-
7승
8승 2패 0무
0.278
0.406
0.358
3.79
2
LG
81
48
33
0
0.593
2.5
1승
8승 2패 0무
0.287
0.391
0.360
3.75
3
넥센
79
43
35
1
0.551
6
3패
4승 6패 0무
0.274
0.413
0.361
4.44
4
두산
80
42
36
2
0.538
7
1패
6승 4패 0무
0.289
0.419
0.376
4.82
5
롯데
79
41
36
2
0.532
7.5
1승
4승 6패 0무
0.261
0.360
0.350
3.94
6
KIA
75
37
36
2
0.507
9.5
3패
3승 7패 0무
0.269
0.389
0.360
4.65
7
SK
76
35
40
1
0.467
12.5
1패
6승 4패 0무
0.264
0.389
0.345
4.41
8
NC
81
30
48
3
0.385
19
2승
5승 5패 0무
0.256
0.368
0.333
4.26
9
한화
77
22
54
1
0.289
26
4패
2승 8패 0무
0.258
0.339
0.341
5.63
선동열 감독, 앤서니를 왜 버렸을까?
오늘 기아 선발 서재응은 선발로는 6월 5일 롯데전에 등판하여 3.2이닝 동안 4실점 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으며, 그 이후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올라온 6월 30일 삼성전에서 불펜으로 0.1이닝 동안 4실점 4자책을 기록하였고 최근 7월 16일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인 한화와의 경기에서 불펜으로 나와 2이닝 5실점 5자책을 기록하였으며 드디어 오늘 52일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섰지만 2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1.1이닝 만에 3실점 3자책으로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특히 5월 24일 NC와의 경기에서는 4이닝 동안 무려 10실점 10자책으로 뭇매를 맞았으며 5경기에서 11.1이닝 동안 26실점 26자책으로 방어율이 무려 20점이 넘고 있다. 최근 5경기가 이런데 아직도 서재응에게 미련을 두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왜 앤서니를 퇴출했을까?
앤서니는 팀 사정상 올 시즌 30경기에 3패 20세이브에 방어율 4.50을 기록한 뒤 마무리에서 선발로 전환하고자 2군으로 내려가 다시 선발 수업을 쌓았다. 그리고 첫 2군 경기에서 5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지만 외국인선수 웨이버 공시 마감일인 지난 24일 아무런 대책도 없이 벼락같이 웨이버 공시를 하여 퇴출하고 말았다. 시즌 절반을 넘게 마무리를 했던 투수를 단 며칠 선발수업을 쌓고 단 1경기 테스트해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그 덕분에 지금 기아의 투수력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발은 소사, 김진우, 윤석민, 임준섭, 서재응이지만, 현재 믿을 투수는 김진우와 윤석민뿐이고 나머지 중에서 그나마 임준섭이 5회까지는 버텨주고 있으며 소사와 서재응은 배팅용 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양현종이 최근 불펜투구를 소화하고 있기에 조만간 1군으로 올라오겠지만 그래도 사정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을 것이다. 토종 선발 김진우, 윤석민, 양현종 외에는 올릴만한 선발이 없기에 지난 시즌 11승에 방어율 3.83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긴 앤서니를 더 훈련해 선발로 복귀시킨다면 소사나 서재응보다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삼성처럼 대안을 마련해 놓고 퇴출했다면 그나마 이해라도 한다. 지금 기아는 앤서니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를 알아본다고 하지만 새로 영입할 그 외국인 투수가 과연 앤서니 이상 능력을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고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1년 반 이상 검증이 된 앤서니의 퇴출이 너무 성급한 것은 아니었는지 냉철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경쟁상대인 LG가 최악인 주키치를 그대로 가져가며, 넥센 또한 두 외국인 투수를 그대로 가져간다. 두산은 발 빠르게 대처했고 기아만이 대책 없는 앤서니 퇴출로 투수력의 절반을 차지할 외국인 투수진에 구멍을 초래한 것이다.
과연 선동열 감독은 마지막 남은 53경기에서 선발진과 불펜진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그의 생각이 궁금하다.
이기고도 남았을 경기, 패배 후유증은
오늘 경기는 양 팀 선발들이 모두 3회도 못 버티고 서재응이 1.1이닝 만에 이태양이 2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등 양 팀 감독들은 오늘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절대적 당위성이 있는 경기였다.
기아는 선두에 8.5경기 뒤진 상태로 선두는 어렵겠지만 4위권하고는 2.5경기 차였기에 더 물러설 수 없는 상태였으며, NC는 이번 시리즈 싹쓸이 승으로 팀 간 전적의 균형을 맞추고 승률 4할로 시즌을 마쳐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 경기였다.
경기도 NC가 선취점을 먼저 냈지만, 즉각 기아가 따라가고, 다시 도망가면 또 따라가고, 그러다 기아가 먼저 도망가면 NC가 따라와 다시 역전시키는 등 6회까지는 5대4 NC의 1점 차 리드로 모처럼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아는 2회 1사 만루, 5회 1사 만루 등 대량득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가 2번이나 있었지만 모두 득점에 실패하는 등 타선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나성범에게 2점 홈런을 맞고 5대4로 역전당한 뒤 6회와 7회에서 동점을 만들거나 역전을 시키지 못하면 반드시 질 것이라는 예감은 결국 틀리지 않았다.
특히 4대3으로 앞선 5회 1사 만루에서는 지금까지 만루에서 9타수 무안타에 최근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안치홍으로 하여금 3루 주자가 신종길이었기에 강공보다는 기습적인 스퀴즈번트로 도망가는 점수를 1점이라도 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치홍이 외야플라이 정도는 쳐줄 수 있다는 다분히 희망적인 생각이 안치홍을 그대로 밀고 갔으며, 안치홍은 병살타로 화답하고 말아 마지막 앞서나갈 수 있는 찬스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안치홍은 앞선 2회 무사1, 2루에서도 보내기번트를 실패한 뒤 삼진 당한바 있기에 더더욱 심리적으로도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는 것이 이미 5회 참사를 예고했었다. 2회 무사1, 2루에서는 딱 떨어진 작전으로 보내기번트 아니면 페이크번트 슬래시 등 3구 이내에 확실한 사인을 줬어야 하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느슨한 경기운영으로 결국 한 베이스씩 보내지 못하고 자멸했다.
박경태, 너무 잘 던졌다.
오늘 서재응의 갑작스러운 강판에 이어 나온 박경태는 비록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지만, 너무 잘 던졌다. 지난 화요일 소사가 난타당한 뒤 갑작스럽게 올라 3.1이닝 동안 투구 수 60개에 1실점 1자책으로 호투하였으며 어제 경기에서는 0.2이닝 동안 투구 수 10개로 무실점 호투를 기록하여 기아 불펜의 든든한 롱릴리프 자원이었다.
그러나 오늘 박경태의 투구 수는 40여 개가 한계로 5회 1사 후 박정준에게 공을 10개나 던지고 볼넷을 내 준 상태가 교체 시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얼굴에서도 힘든 표정이 역력했으며 한 타자를 상대로 10개의 공을 던졌기에 좌타자 나성범이라도 힘에서 앞선 신승현을 미리 올리거나 아니면 박지훈을 먼저 올리는 불펜운용을 하였더라면 상황은 좀 달랐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체력적으로 지친 박경태를 좌타자 나성범까지 끌고 간다는 단순한 생각이 2점 홈런으로 단숨에 역전을 당해 다시 한 번 투수교체 시기의 어려움이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신승현에 이어 나머지 2이닝 역시 1점 차였기에 2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박지훈이 먼저 올라왔지만, 기세가 오른 NC 타선을 잡기에는 무리였다. 차라리 박지훈보다 투구 스피드가 앞서고 노련한 송은범이 먼저 올라와 2이닝 정도 던졌으면 어떨까이란 생각을 신승현이 투구하고 있을 때 신승현 이후 불펜구성을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올라온 투수들이 제 몫을 해 줘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는 철칙이다. 오늘 박지훈은 너무 못 던졌다.
그것은 박지훈으로 투수교체를 할 때 포수도 같이 바꿔 포수의 볼 배합을 바꿨어야 하는데 미련스럽게도 계속 포수를 김상훈으로 가져간 것도 실책이었다.
왜 선동열 감독은 포수 김상훈을 고집할까. 서재응의 맞춤형 포수로 김상훈이 올라왔지만, 서재응이 강판당한 뒤 체력안배를 생각했다면 박지훈이 올라왔을 때 같이 바꿨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총평
연일 광주출신 NC선수들이 고향팀 KIA에 비수를 꽂고 있다.
이호준, 나성범, 모창민 노진혁 등 이들의 활약을 바라보는 타이거즈 팬들은 착잡하기만 하다. 모두 타이거즈에서 뛰고 있어야할 선수들이지만, 고향팀을 떠나 지금은 NC에서 뛰고 있다. 이 선수들이 고향팀에 있었다면 과연 오늘처럼 폭풍 성장을 했을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어느 팀에서 뛰던지 간에 그동안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던 고향의 선수들이라 더욱 더 이들의 활약이 기쁘기만 하다.
기아도 다른 지역 출신 선수들이 많기에 그들의 맹활약이 지금의 기아를 있게 했고 이것은 모든 팀에게 마찬가지지 않겠는가.
그래서 프로야구가 지역색을 떠나 이제는 전국민의 스포츠로 자라게 된 이유가 된 것이기도 하다.
오늘 패배로 기아의 4강행은 90% 이상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적이 있다면 양현종이 복귀하여 다시 폭풍 투를 날리고, 앤서니 대안으로 수준급 외국인 투수가 합류하는 등 투수진을 다시 재편하고, 하반기 들어 갑작스러운 부진을 겪고 있는 이범호와 안치홍 등이 살아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기아보다 순위에서 앞선 넥센, 두산 등이 워낙 잘 나가기에 산술적으로 가능성은 있어도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 두 팀이 연패를 거듭하는 등 부침이 좀 있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기아를 힘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아 야구를 보는 팬들도 참으로 징하기만 하다.
simpro의 단상(斷想)
기아의 경기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해설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순간 선동열 감독의 판단과 저를 비롯한 팬들의 판단이 어떻게 다른지,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실시간 해설을
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듣고 싶은 분은 http://twitter.com/huhasim 을 팔로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