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위 질주 일등공신은 바로 'KIA'
삼성 1위 질주의 일등공신은 바로 KIA
기아는 4강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가 이번 홈 6연전의 키워드였다. 그것은 삼성을 상대로 김진우, 윤석민을 내세운 1, 2차전을 잡고 2승 1패를 기록한 다음 소사와 김진우가 다시 나서는 주말 넥센전에서 최소 2승 1패를 거둬야 4강에 대한 마지막 불씨를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차전 김진우가 3.1이닝 만에 난타당하고 내려가 차질을 빚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윤석민을 내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16안타에 16득점을 진상하며 삼성전 9연패 포함 올 시즌 1승 10패로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내일 경기 역시 임준섭 대 벤델호크로 김진우, 윤석민을 내고도 대패했는데 임준섭이라고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홈과 원정을 왔다 갔다 하면서 무려 3연속 싹쓸이 패라는 진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것도 모자라 이제 삼성만 만나면 쥐구멍 찾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도망가기 급급한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를 일이다.
선동열 감독은 이러한 사태를 만든 총 책임자로 책임질 자세가 되어 있는지 의문이며 타이거즈의 수장으로서 팬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이지만, 아직도 자신의 지휘력이 부족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몇몇 선수들이 어려웠다고 여론몰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오늘 경기 패전으로 승률도 다시 5할로 내려섰다. 선동열 감독이 주야장천 외쳐대던 승률 5할, 이제는 올라갈 일 보다 내려갈 일이 더 탄력을 받게 되었으니 천하의 야신 김성근 감독이 온다고 해도 지금의 타이거즈를 기사회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패 중 4패만 면했어도 기아의 성적은 4위 정도에 있을 것이고, 엘․롯․기 동맹의 선두주자 LG가 1위를 달리고 있을 것인데 올 시즌 삼성이 만약 페넌트 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를 직행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선동열 감독이 수장으로 있는 기아의 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홈 6연전 배수의 진이 무너지다.
기아는 이번 홈 6연전을 대비해서 최희섭, 차일목, 유동훈을 2군으로 보내고 황정립, 이홍구, 심동섭 등 영건 3인방을 1군으로 올렸다. 표면적으로는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홈 6연전을 치르는 것 보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서는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를 치른다는 것으로 그것은 베테랑의 힘을 무시한 생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유동훈 대신 심동섭을 올린 것은 모두가 이해하지만, 최희섭과 차일목의 2군행은 이해하기가 힘들며, 삼성과 넥센이라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이제 신인 티를 막 벗어난 이홍구를 주전 포수로 앉힌 것은 상식 밖의 기용으로 이것을 달리 말하면 홈 6연전을 승리로 이끌다기 보다 팀 리빌딩을 위한 선수기용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중심타선에 최희섭이 있고 없고는 선동열 감독이 생각하는 것과 상대 팀이 생각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상대 투수들은 아직도 최희섭을 어려워하며 최희섭이 있는 중심타선은 그 존재가치로 만도 어려운 승부를 할 수밖에 없기에 팀 공격력에도 도움이 되고 앞뒤에 포진된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물론 팀 리빌딩을 위해 황정립을 키운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4강권을 눈앞에 둔 마지막 승부수를 앞두고 비장의 카드 자체를 상대에게 완벽하게 까 보이고만 이번 결정은 팬들조차 공황에 빠뜨리고 말았다.
또한, 차일목은 투수리드가 김상훈보다 편하며 훨씬 공격적인 리드로 투수들의 투구 수를 줄이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며 도루 저지율도 김상훈에 앞선다. 중요한 것은 최근 몇 경기 출장이 적어서 그렇지 방망이는 모든 기록에서 김상훈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윤석민의 1실점 완투경기에서 마스크를 썼으며 팀 9연승을 달릴 때의 주전 포수도 차일목이었지만 거짓말처럼 김상훈이 주전 포수로 앉은 날부터 팀 성적이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아이러니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오늘 경기만 봐도 그렇다. 삼성에 이미 1패를 당했고 투수가 윤석민인데 포수를 이홍구를 앉혔다. 물론 김상훈보다 잘하리라 믿었지만, 경험부족으로 투수들을 힘들게 했으며 삼성 타자들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의 방식만 고집했다. 삼성 타자들이 윤석민의 무엇을 노렸겠는가? 모두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잘 던지는 슬라이더를 노렸으며 특히 좌타자들은 거의 모두 슬라이더를 노렸다. 그래도 무심코 윤석민이 가장 잘 던지는 슬라이더를 집요하게 요구하였고, 오늘따라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곧잘 맞아 나갔다.
좌타자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 이후 가장 효과적인 공은 바깥쪽으로 유인하는 써클체인지업이 특효라는 것은 잠시 잊은듯 하다. 1회 박한이와 이승엽을 삼진으로 잡은 그 써클체인지업은 왜 1회 이후 자취를 감췄는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써클체인지업의 완급조절만으로도 충분히 좌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었음에도 슬라이더, 또 슬라이더를 요구하고 그것을 곧이곧대로 던지는 윤석민도 이홍구 같은 신인 포수가 앉으면 자신이 사인을 내는 경기를 해야 함에도 에이스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어려운 투구를 하고 말았다.
이길 수 있던 경기 패배의 후유증은
오늘 윤석민 등판경기에서 1회 엉성한 중계플레이로 타자 주자를 3루에서 잡을 수 있었지만 살려주며 아주 쉽게 선취점을 내 주었다. 가운데 가르는 타구는 펜스 쪽으로 뛰면서 중간에서 자르려는 수비를 해야 하지만, 놓쳐버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중계플레이가 이루어졌다면 3루에서 잡을 수 있었다. 그것은 5회 발 빠른 김주찬이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로 3루까지 뛰다 잡힌 것에 비하면 정형식의 타구는 좌중간이었기에 넉넉하게 3루에서 잡았어야 했다.
선취점은 내 주었지만 2회 2사 후 김주형이 동점타를 날려 윤석민을 안정시켰고 3회 배영수를 강판시킬 수 있었던 찬스에서 내리지 못한 것이 오늘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2번에 걸친 삼성의 수비에서 실책이 나오며 3점을 추가하고 계속된 무사2, 3루에서 세 번에 걸친 주루플레이 실수로 주자가 횡사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범호, 윤완주, 김선빈. 뭐 말로 표현하기도 싫을 정도이다.
이 찬스에서 1~2점 정도 더 달아났더라면 오늘 경기는 승리를 거두었을 것이다.
경기분위기란 점수를 뺄 상황에서 빼지 못하면 급속도로 상대 팀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그것은 야구경기의 진리라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결국, 윤석민은 4회 곧바로 삼성 중심타선에 추가점을 실점하여 2점 차가 되었기에 불펜이 약한 기아로서는 도망가는 점수가 반드시 필요했으며 그것은 5회 선두타자 김주찬이 2루타를 치고 3루까지 달리다 잡히면서부터 급속도로 경기분위기가 삼성에 넘어가 버렸다.
자, 그렇다면 그런 내용은 기아 팬뿐만 아니라 야구를 좀 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윤석민은 선두타자 승부에 더 집중했어야 하지만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이승엽마저 안타로 출루시켜 오늘 삼성의 히어로 채태인을 맞았지만 2볼까지 가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정직하게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가는 체인지업이 역전 3점 홈런으로 두들겨 맞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왜? 잘 던지던 윤석민은 갑작스럽게 6회 들어서자마자 흔들렸을까? 이것도 참 이해하기 힘든 아이러니다고 하겠다. 그것은 윤석민을 바라보고 체크하고 있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동시에 황당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즉, 팀의 에이스라면 꾸준함이 생명일 것인데, 점수를 뽑아야 할 상황에서 점수를 뽑지 못하는 경기 상황에 너무 민감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윤석민 강판 이후에는 거의 경기 포기모드였기에 이하는 생략한다. 그것을 말로 하기는 간단해도 글로 쓰기는 참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전광판에 영어 대문자 A라는 것을 기아 팬들에게 보여준 타이거즈의 경기력에 기아의 모든 팬들은 그야말로 집단 공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이닝 10실점, 무슨 동네 야구도 아니고 V10을 이루고 국보급 투수이자 타이거즈의 레전드출신 선동열을 감독으로 영입해 놓고 올 시즌우승을 바라보는 상태에서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으며 치욕도 이런 치욕이 없을 것이다. 괜히 헛돈들여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 돈으로 펜스 충격완화장치나 하지. 하지만, 불행스런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넘기도록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의 트레이드 소식은 없어 천만다행이라고 하겠다.
총평
오늘 경기는 포수 한 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물론 김상훈이 선발 출장했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1이닝 10실점은 하지 않았겠지? 남들은 투수가 못 던져서 그렇다고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포수의 책임이 더 크다도 할 것이다.
방망이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지만, 결정적인 추가점 찬스에서 무산된 것이 흐름을 끊었으며 그런 것을 알았다면 벤치나 윤석민은 현명한 대처를 해야 했지만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었고, 아주 개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내일 경기는 임준섭 대 벤델헐크로 헐크로 변한 삼성의 공격력을 김진우, 윤석민도 막지 못했는데 임준섭이라고 막을 수 있느냔 생각에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공은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에 다시 경기장으로, TV 앞으로 다가가 앉은 기아 팬들은 참으로 징하고도 징하다고 할 것이다.
simpro의 단상(斷想)
기아의 경기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해설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순간 선동열 감독의 판단과 저를 비롯한 팬들의 판단이 어떻게 다른지,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실시간 해설을
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듣고 싶은 분은 http://twitter.com/huhasim 을 팔로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