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동화가 있는 카페 '나른한 오후'/광주맛집/카페
나른한 오후에 취해
참 따스한 햇살이 담긴
투명한 창문 너머에
새들은 마냥 즐거워
간지럽히듯 꿈을 꾸는 듯
나른한 오후에 취해
넌 오늘도 창가에 앉아
아무런 표정도 없이
또 다른 생각에 잠겨
외로운 눈엔 하얀 구름이
살며시 녹아 내리네
아 꿈결처럼
오래 전 그 노래가 들려와
넌 관심 없는 듯 또 잠이 드네
나른한 오후에 취해
<러브 &팝>이 부른 '나른한 오후에 취해'라는 곡이다.
고양이를 안고 창가에 앉아 창밖으로 쏟아지는 봄볕에 취해 꿈길을 오가는 것을 감미로운 기타 음률에 노래한 명곡이다.
카페지기는 이 곡이 너무 좋아 카페 이름을 ‘나른한 오후’로 지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노랫말에 맞게 정말 창밖을 바라보고 봄볕에 취할 공간도 있다.
주택을 개조해 카페와 스튜디오로 디자인한 것도 이색적이다.
입구부터 시골 어머니 집에 들어서는 듯한 편안함이 있다.
파란 잔디가 깔린 마당에는 나른한 오후 흔들거리는 그네에 앉아 파한 하늘을 바라볼 수 있고,
잔디사이로 난 돌을 밟고 폴짝폴짝 뜀뛰어 보는 재미도 있다.
한편에는 바비큐 그릴이 있어 좋아하는 지인들과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카페지기를 만났는데 의외였다.
카페 이름이 나른한 오후라서 카페지기도 나른한 오후 나무 그늘 밑에 눕거나 앉아 부채질이라도 할 한량으로 알았건만 뜻밖에도
우람한 체격에 검정 뿔테안경을 쓴 여인이었다.
바비인형을 좋아해 그것을 친구에게 사진으로 찍어달라고 했지만, 귀찮게 생각한 친구덕분에 카메라를 장만하게 되었고,
그 누구에게도 사사한 적 없이 독학으로 카메라를 공부했다고 하는 해맑은 미소의 여인.
참 따스한 햇살이 담긴
투명한 창문 너머에 새들은 마냥 즐거워 간지럽히듯 꿈을 꾸는 듯 나른한 오후에 취해... 딱, 노랫말처럼 고양이 한 마리 안고 창가에 앉으며 잠이 올 것만 같은 공간이다. 북까페이기도...
이 카페에는 다락방이 있어서 두 다리 뻗고 편안하게 차 한잔 하며 나른한 오후를 누워서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남녀가 같이 들어가는 것은 금한다고 하니 사랑하는 연인끼리 씁쓸한 공간이지만, 모태 솔로에겐 참으로 아늑한 공간이 될 것이다.
실내는 누구나 편하게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값비싼 내장재는 일체 눈에 띄지 않는다. 모두 하얀색으로 칠해 밝고 상큼하며 눈이 피곤하지 않다. 벽돌을 그대로 노출해 시원함을 더했으며, 보고 있는 책을 자신이 직접 만든 책꽂이에 꽂고,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바비 인형도 주인 잘 만난 덕분에 손님들의 사랑을 다시 받게 되었다. 테이블과 의자도 그저 싸디싼 나무의자로 페인트도 직접 칠했으며, 내부는 일 년에 두 번은 싹 털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꾼다고 한다.
인물사진을 찍기 위해 배경 좋다는 서울의 유명카페는 다 돌아다니게 되었고 그렇게 사귀게 된 사진동호회에서 이들에게 스튜디오를 겸한 아지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침 동물을 좋아해 마당이 넓은 집이었다면, 사람 다니기 편하게 길가 집이었다면 좋겠다는 부모님과 다락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카페지기의 뜻이 딱 맞아떨어져 지산유원지 올라가는 길목에 지금의 단독주택을 사들이게 되었고 셀프스튜디오 겸 아지트로 사용하다 1층에 카페를 만든 지는 10월이 되면 2년이라고 한다.
카페도 카페지만 사진찍기를 좋아해 가수 린의 7집 앨범 표지 사진과 ‘생각하고 촬영하는 DSLR 활용하기’ 책도 냈으며, 신세계 백화점에서 개인전 3회, 예술의 거리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였다고 한다.
1층은 카페로 사용하지만 2층은 셀프 스튜디오로 일반인들에게 빌려주기도 한다고 한다. 천장이 낮아 셀프 스튜디오로서 조금 부적합하지만 셀프 스튜디오를 처음 접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이 카페의 최고메뉴는 바로 특대 팥빙수이다. 한 그릇에 1만 8천 원이니 호텔급 가격이지만 1인분이 아니라 최소 5명은 풍족하게 먹을 수 있으니 적당한 가격이다. 하루에 80여 개 이상 팔린다고 하니 카페 나른한 오후의 최고 메뉴인 셈이다.
카페지기 어머니가 새벽에 직접 팥을 삶고 그것을 으깨어 팥앙금을 만들기에 팥빙수 집에서 흔히 보는 캔 팥앙금이 아니라 어머니 표 핸드메이드인 것이다.
이것을 세숫대야만 한 그릇에 넣고 함께 나오는 연유와 우유와 떡을 기호에 맞게 섞어 먹으면 되는데 5명이 먹어도 부족함이 없다.
카페지기가 찍은 '후'
이 집의 주메뉴인 팥빙수 외에도 ‘후 라떼’라는 마스코트 후가 그려진 커피는 대인기였다.
자면서도 메뉴 개발하는 꿈을 꾼다는 그녀는 요즘 솜사탕과 커피를 접목하는 새로운 메뉴를 연구 중이며 직원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훈남직원들만 뽑아 카페지기가 직접 옷이며 모자, 액세서리까지 직접 사서 입히고 코디까지 한다고 한다.
커피 만드는 것은 1시간만 가르치면 돼지만 서비스업이라 일단 보이는 이미지가 좋아야 한다는 카페지기의 경영철학을 볼 수 있으며, 일하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사업도 번창한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챙기는 누나 같은 사장님의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주문은 스마트 기기인 갤럭시 탭을 이용한 메뉴판을 사용한다.
처음 보지만 재미있기도 하다.
그리고 이 카페의 마스코트는 후라는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파트라슈 종의 개가 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카페지기 덕분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와도 된다. 하지만 그들이 쉬는 공간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자칫 밟을 위험도 있으니 이 카페에 들어오면 일단 바닥부터 살펴야 한다.
마스코트 후와 함께 투샷을 찍어보려고 했는데 불행하게도 산책나가고 없으시단다..
넉넉한 미소만큼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 카페지기..이름은 실례이니 적지 않는다. 나이도 묻지 마시라.
혼기 꽉찬 분이다..
주소 : 광주시 동구 지산동 193-4번지
전화 : 062)233-1402
영업시간 : 오전11시~오후12시 연중무휴
블로그 : 나른한 오후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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