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빌로우, 재계약에 성공할까?
빌로우 재계약을 앞두고 최고의 피칭
한가위 연휴를 맞이해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된 날 KIA타이거즈는 조금 의미가 있는 승리를 기록했다. 그것은 내년 시즌 외국인 투수 재계약 여부가 달린 듀웨인 빌로우가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한국 무대 데뷔 이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하였고 2볼넷 5탈삼진 등 빼어난 피칭으로 3승째를 올렸기 때문이다.
또한, 한화전 4연패를 마감하고, 최근 3연패도 동시에 마감한 승리로 오늘 경기가 없었던 NC로부터 다시 1.5경기 차로 도망간 승리였다.
어제 선발로 나선 세미 소사가 3.1이닝 만에 6피안타 6실점 4자책으로 무너진 것에 비하면 오늘 빌로우의 7이닝 1실점은 확연히 대비되는 성적이다.
이 두 선수의 내년 재계약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현재 한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중 재계약이 확실시되는 선수는 롯데의 유먼과 옥스프링, LG의 리즈, 넥센의 벤헤켄과 나이트 등으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유보상태다. KIA의 두 외국인 투수 소사와 빌로우도 유보상태지만 남은 선발등판에서 과연 얼마나 불신을 떨쳐내느냐가 생존의 관건이었다.
그런 와중에 소사가 선 감독이나 팬들에게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어제 경기 참사를 통해 확실하게 X표를 그렸다면, 빌로우는 소사보다 여러 가지로 장점이 있다. 우선 선동열 감독의 양에는 차지 않겠지만, 좌완 선발형 투수이며 합류가 늦었기에 아직 자신의 실력을 더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이닝이터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현재 유일하게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해 주는 투수로 빌로우를 능가하는 좌완투수가 있다면 몰라도 현재까지는 유보에서 조금 더 잔류로 기우는 모양새다.
선발로 나온 7경기에서 2승, 불펜으로 1승 등 3승을 올렸으며 선발 7경기에서 3번의 QS가 있으나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 경기가 2경기라는 것이 옥의 티이다. 하지만 9월 들어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투구했으며 점점 투구 이닝을 늘려 오늘 7회까지 던지게 되었다.
아직 선발로 7경기밖에 던지지 않았기에 빌로우에 대해 섣불리 잔류와 보류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메이저리그 호출이 없는 한 한국 무대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직장임엔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남은 3번 정도의 선발등판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참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준다면 성실성의 측면에서 소사를 제치고 잔류할 가능성도 높다고 할 것이다.
나지완, 신종길 보는 재미
현재 KIA 야구를 흥미 있게 보는 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4강 탈락은 그 산술적 기적을 어제 경기 패전으로 끝장났으며, 이제 남은 것은 8위 NC에 잡히지 않으면서 팀 리빌딩을 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일만 남은 상태다.
KIA의 경기 수가 NC보다 많기에 현재 1.5경기 차가 뒤집어지는 확률은 낮지만, 흥미를 잃은 KIA경기보다 메이저리그 류현진 경기를 보는 팬이 더 많고 거기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팬들이 더 많다는 현실을 KIA 구단은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타이틀 홀더를 향해 마지막 타석까지 땀 한 방울이라도 쥐어짜는 선수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신종길과 나지완이다.
투수에서 9승에 머물고 있는 투수는 김진우와 양현종, 소사가 있으나 김진우는 팀리빌딩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가 2년 연속 10승 투수는 사실상 끝났고, 양현종 역시 부상으로 시즌을 마쳐 10승이 물 건너갔다. 다만 소사가 9승에 장기간 머물러 있지만, 현재의 구위와 팀 전력으로 봤을 때 10승의 확률은 절반밖에 되지 않다고 한다면 눈을 돌려 타격왕을 향해 달리는 신종길과 타점왕을 향해 달리는 나지완을 보는 재미로 야구를 본다면 그나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다.
타격 3위에 오르면서 이틀간 무안타로 주춤했던 신종길이 한화와의 2경기를 통해 9타수 5안타를 몰아치며 4경기에서 16타수 5안타 0.312로 다시 상승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타격 1위 롯데 손아섭이 0.339, 타격 2위 LG 이진영이 0.333으로 현재 3위인 신종길의 0.326과 큰 차이는 없다.
한번 불이 붙었다 하면 몰아치는 세 선수를 놓고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타순을 1번으로 올린 신종길이 롯데보다는 1경기, LG보다는 3경기를 덜 소화했기에 타석에 들어설 기회도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타이거즈에서 타격왕이 나온 것은 1990년 한대화, 1994년 이종범, 2002년 장성호, 2007년 이현곤 이후 뚝 끊겨 지금까지 남의 잔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종길은 현재의 타율만 가지고도 충분히 인생 대역전에 성공했다 할 것이지만 그 목표를 더 올려 타이거즈의 5번째 타격왕에 이름을 올려 시름에 빠진 KIA 팬들을 기쁘게 해 줄 것으로 믿어본다.
나지완 역시 91타점으로 타점 3위를 달리고 있지만 1위 넥센 박병호가 99타점으로 멀찌감치 도망간 것이 조금은 힘들어 보인다. 오늘 KIA가 올린 5득점 중 3타점을 쓸어담아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30개의 홈런으로 파워에서 앞선 박병호를 따라잡기가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19호 홈런 이후 아홉수에 걸려있는 나지완이 20호 홈런을 만루홈런 등으로 장식하며 돌파한다면 3경기가 적은 경기수 덕을 볼 가능성도 높으며 0.297로 3할 타율도 목전에 두고 있으므로 신종길과 더불어 타이거즈의 유일한 3할 타자를 최소한의 목표로 경기를 치른다면 타점왕도 손에 잡힐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경기까지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위해 3할과 타점왕에 꼭 도전하기를 희망해 본다.
총평
오늘 경기는 신종길의 맹타에 이은 도루, 그리고 나지완의 쓸어담기가 빛난 경기로 선발투수 빌로우의 안정적인 투구가 눈에 뛴 경기였다. 그러나 아직도 백업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지 않아 내년 시즌 팀리빌딩 경기치고는 맥이 빠진다.
기존 선수들의 활약보다 2군에서 올라온 백업선수들의 파이팅이 눈부셔야 하는데, 아직도 제자리걸음보다 뒷걸음질만 치고 있으니 KIARL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지금 올라온 선수들이 그나마 2군에서 이름값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니 내년 시즌 특별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3년 연속 가을 야구 탈락은 2014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예측이 되고도 남는다.
이제 남은 경기는 15경기. 2군 선수들 물량공세를 해서라도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며,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120% 발휘해 제2의 장종훈 같은 선수들이 나오기를 희망해 본다.
18일 하루는 부산에서 롯데와 경기를 갖고 19일과 20일 추석 명절에는 광주에서 넥센과 경기를 갖는다.
여담이지만, 4강 탈락을 반성하고 열성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19일 광주 홈경기는 고향을 찾은 홈팬들과 광주지역 팬들을 무료입장시키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어차피 차지도 않을 관중석, 티켓팅하는 직원들 명절이라도 집에서 편하게 쇠라고 보내주면 어떨까? 그리고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해 간소하게나마 이벤트라도 열어 심란한 팬들을 위로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simpro의 반백년 이야기를 즐겨보시는 블친과 독자여러분 즐거운 추석명절되세요.
일일이 방문하여 명절인사드려야 하나 이렇게 지면을 통해 대신 인사드립니다.
올 추석을 출발점으로 모두 이루고자 하는 소망들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