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프로야구

(KIA-넥센 3차전)벽안의 포수 로티노, 넥센의 히어로였다.

simpro61 2014. 4. 11. 07:05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목동구장

 

대단했다. 올 시즌 최다 득점, 최다 안타가 쏟아지는 등 세경기 내내 그야말로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목동구장이었다.

KIA와 넥센 3연전에서 쏟아져 나온 안타는 무려 74개로 한 경기 평균 25개 정도였으며, 두 팀 모두 3연전 내내 10개 이상씩 안타를 때려내는 진기록을 세웠다.

득점의 합은 46득점, 홈런이 9개 나왔으며, 도루도 9개 나왔다. 반면 실책도 7개가 나와 공수 양쪽에서 치열한 난타전이 펼쳐졌지만, 결과적으로 넥센이 KIA를 2승1패로 누르고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1차전과 2차전 승리를 나눠가진 두 팀의 전환점을 보면 상대실책이나 홈런이 승부를 갈랐으며 이번 3차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넥센은 5회 무사1루에서 이택근의 병살타성 타구를 놓친 이범호 실책에 의해 선취점을 얻어 이후 경기를 지배했으며, KIA는 7회 1사2루에서 3루 도루를 감행한 김선빈이 포수 로티노의 송구가 뒤로 빠진 사이 홈으로 질주하다 간발의 차이로 횡사(태그가 안 된 것으로 보임)한 것이 뼈아팠다. 5회 상황에서는 병살타로 흐름을 끊을 수 있었으나 놓쳤고, 7회 상황에서는 김선빈의 상황판단이 아쉬웠다.

7회 동점을 만들었다면 좋은 흐름을 이어가 9회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명승부가 이어질 뻔 했으나 동점기회를 놓쳤으며 이후 8회 박병호의 결정적인 쐐기홈런으로 2점 차로 벌어지며 승부가 이때 갈렸다. 하지만, 9회 포기하지 않는 추격으로 2점을 만회해 작년 무기력한 KIA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아 천만다행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번 3연전의 히어로는 따로 있었다. 바로 벽안의 포수 로티노가 그 주인공이었다. 

 

벽안의 포수 로티노, 넥센히어로즈의 히어로였다.

 

오늘 목동구장에서는 진귀하고도 흐믓한 상황이 발생해 어리둥절한 팬들은 물론이요 희귀한 장면을 직접 목격한 심판들도 미소가 떠나지 않은 날이었으며 카메라 앵글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벽안의 미남 포수 로티노였다.

넥센의 외국인 선수 로티노가 주전포수 허도환의 부상과 백업포수 박동원의 부진으로 인한 포수 공백을 메꾸기 위해 국내 프로야구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마스크를 쓰고 선발 밴헤켄과 배터리를 이룬 것이다.

 

외국인 포수의 선발출전은 2004년 4월 24일 한화 이글스의 엔젤 페냐 이후 10년 만이라고 하며 외국인 투수와 배터리를 이룬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넥센 입단 당시도 만능 멀티플레이어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시즌 초반만 해도 이번 KIA와의 경기 전까지 6경기에서 16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KIA전 3경기에서 11타수 7안타를 기록하며 3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점점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3차전에서는 포스마스크를 쓰고나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로티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포수로 305경기 출전했으며, 메이저리그에서는 3경기에서 포수로 출전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포수마스크를 쓴 것이 2012년 10월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었다고 하니 550일만의 포수마스크라 초반에는 잠시 불안전한 모습을 보였지만, 팬들의 관심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밴헤켄과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7이닝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포수데뷔를 해 앞으로 외국인 투수 선발등판 때 로티노의 포수마스크 쓴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도 로티노의 포수 데뷔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1차전과 2차전 박빙의 경기에서 허도환의 부재가 심각했고, 백업포수 박동원의 부진으로 인한 고육지책이 바로 밴헤켄 맞춤형 로티노의 포수데뷔였다.

비록 5회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긴 했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안정감을찾아 2년전 포수 로티노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돌아갔다. 방망이도 불을 뿜어 3안타를 몰아쳐 벤치의 허도환과 박동원을 긴장시켰다.

이 깜짝 데뷔로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끼리 배터리를 이룬 진귀한 장면을 선사한 염경엽 감독은 7회까지 얼마나 살이 떨렸을까? 잘하면 본전이요, 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을 상황에서 로티노의 포수 선발 결정은 신의 한 수를 넘어 프로야구의 재미를 더한 2014년 프로야구 최고의 퍼포먼스였으며, 이번 시리즈 진정한 넥센히어로즈의 히어로였다. 

 

손에 땀을 쥔 홀튼과 밴헤켄의 명품 투수전

 

1차전과 2차전이 모두 4~5선발 등판경기로 난타전이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면 3차전은 1선발들이 등판하는 경기라 투수전이 예상돼 점수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 경기였다.

홀튼은 비록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7회까지 6피안타 2사사구 3삼진 1실점(무자책)으로 1선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밴헤켄도 7회까지 6피안타 1사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10년 만의 외국인 포수로 이름을 올린 로티노와 찰떡궁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들이 내려간 다음 KIA는 서재응이 0.2이닝동안 5피안타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으며, 넥센도 밴헤켄과 한현희 이후 마정길이 2실점(2자책)으로 부진해 마운드에서 명암이 갈렸다. KIA 홀튼은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20이닝동안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0.45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회 1루수 김민우의 황당 플레이로 맞은 1사 만루 위기에서 범타와 이대형의 호수비로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었고, 7회 빈 3루를 향해 전력 질주해 3루로 뛰던 1루 주자를 아웃시키는 등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일본리그 다승왕이 괜히 만들어 진 것이 아님을 직접 보여주었다.

 

 

밴헤켄도 3경기에서 18.1이닝 4실점(4자책) 평균자책점 1.96으로 수준급 투구를 보여주었으며 1회 1사 1,3루 실점 위기에서 기아 중심타선을 침묵시켰으며 7회 결정적인 동점위기에서 김선빈의 주루미스로 동점위기를 넘어 시즌 2승째를 올렸다.

2차전까지 광풍이 몰아 친 목동구장을 7회까지 이 두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으로 진정시켜 모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한 경기였다.

 

 

   

김병현 먼 길을 돌아 고향으로 돌아오다.

 

오늘 넥센 김병현과 KIA 신인투수 김영광의 1대1 맞트레이드가 있었다.

메이저리거와 신출내기간의 이번 맞트레이드는 KIA가 먼저 요청했으며 넥센은 즉각 콜 했다고 한다. 두 팀 간 이해타산이 정확하게 맞은 이번 트레이드의 득실은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까? 넥센은 그 동안 트레이드나 FA영입으로 인해 손해 본 적이 거의 없는 팀이다. 박병호, 이택근, 윤석민 등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다.

KIA도 이용규, 김상현 등 계속 성공만 거두다 작년 시즌 김상현과 송은범 트레이드로 광풍을 맞은 적이 있다. 1위를 달리던 팀이 순식간에 곤두박질 쳐 결국 8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도 트레이드가 한 원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어떨까?

KIA는 현재 투수진구성이 선발이든 불펜이든 모두 엉망이다. 선발 김진우가 개막도 하기 전에 부상으로 이탈해 불펜에서 뛰어야 할 박경태나 임준섭이 4선발과 5선발로 나서며 선발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불펜에서도 심동섭의 부상으로 좌완이 없으며 유동훈의 부상과 신승현의 이적으로 옆구리 투수도 신참들 밖에 없다.

그나마 있는 박준표와 김지훈은 옆구리 투수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서재응, 김태영 등이 포진된 불펜은 노쇠화가 진행 중이며 믿을만한 불펜은 한승혁 외에는 없으며 마무리 어센시오도 불안하기만 하다.

비록 김병현의 몸 상태가 예전만은 못하더라도 선발로서의 김병현과 불펜으로서의 김병현은 다르다고 본다. 즉, 불펜은 단 한 명의 타자만 완벽하게 처리해도 성공한 불펜인 것이다. 특히 옆구리 투수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아직 김병현의 투구는 원 포인트는 분명 통할 것으로 보이고 김지훈이 아직 영글지 않은 KIA불펜은 김병현의 가세로 김진우와 심동섭만 복귀한다면 어느 정도 틀이 잡히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서재응, 김병현, 최희섭 등 당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광주일고 3인방이 모두 고향 팀 옷을 입게 된 이번 트레이드는 더더욱 KIA 팬들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으며, 이대형 영입으로 촉발된 대대적인 광주일고 출신들의 고향 팀 복귀는 결국 올드팬의 감성을 자극해 이들을 보러 챔피언스 필드 관중도 늘어날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고향 팀으로 돌아온 김병현은 어렸을 때부터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것이 꿈이었으며, 미국에서 영광을 뒤로한 채 마이너리그를 전전할 때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아 아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을 확률은 선수생활 중 거의 없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생각도 했었다. 그것은 김병현의 지명권이 현대 유니콘스에 있었고 팀을 인수한 넥센이 지명권대로 김병현을 영입했으며, 자신의 입지도 갈수록 줄어 KIA에서 그를 트레이드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배인 선동열 감독이 김병현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었고, 김병현은 그 손을 덥석 잡았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고향 팀 유니폼은 입고 싶었던 어렸을 적 꿈이 드디어 이루어 진 것이다.

현재 김병현의 몸 상태에 대해서 정확한 정보는 없어 그의 활약은 미지수지만, 글쓴이를 포함한 대다수 KIA 올드 팬들은 김병현의 타이거즈 입성을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과거 최희섭, 서재응 입단 때도 KIA 올드 팬들은 이들을 환영했다. 태평양을 빙 돌아 연어가 자신이 난 곳으로 회귀하듯 이들의 고향 팀 입단은 자연스러운 것이었으며 KIA는 이 두 선수의 활약으로 마침내 V10을 이루기도 했다.

이제 김병현에게 남은 것은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절치부심 명예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며, 고향 팀에서 명예로운 은퇴를 하는 것이다.

타이거즈 팬들은 설사 그가 마운드에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못해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김병현의 고향팀 타이거즈로의 귀환을 환영할 것이다. 

 

총평

 

이번 넥센과의 3연전에서 비록 KIA는 1승2패를 안고 홈으로 돌아왔지만, 지난 시즌 무기력했던 타이거즈의 색깔을 완벽하게 지웠다고 생각한다.

난타전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는 저력도 보여주었다. 홀튼과 양현종을 제외한 선발진이 아직 불안하고 불펜도 믿음직스럽지는 않지만 방망이로 충분히 투수력의 열세를 상쇄해 모처럼 재미난 야구경기를 보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보니 모든 것이 어수선하지만, 점점 살아나는 기동력과 타력으로 통쾌한 야구를 보여준다면 부상선수들의 복귀로 투수진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분명 지난 시즌 타이거즈의 우세스러운 성적을 넘어 챔피언스 필드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KIA는 이제 주말 3연전을 광주에서 상승세의 롯데와 갖는다. 송은범, 양현종의 2, 3선발이 나서는 경기에서 유먼, 송승준과 불꽃튀기는 방패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여 어느 팀이 실책을 줄이느냐와 기동력을 보여주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과연 KIA는 5할 밑으로 내려간 승률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인지, 챔피언스 필드에서 김병현의 투구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지 KIA 팬들의 관심은 높아만 간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사진 : www.osen.co.kr)

(영상 : http://sportstv.afreeca.com/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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