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여행)장흥제암산 아쉬운 철쭉산행
제암산은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십오리에 달하는 철쭉능선이 장관을 이루는 산입니다.
호남정맥 중 가장 남녘에 자리한 산으로 억불산과 함께 장흥을 말발굽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곰재를 사이에 두고 장흥과 보성으로
나뉩니다.
2번 국도를 따라 목포에서 순천방향으로 가다보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 창공의 패러글라이더의 출발점이 바로 제암산 근처의 사자산에 있으며 완만한 능선과 기암괴석의 멋진 조화로 등산 애호가라면 반드시 오르고 싶을 정도로 멋진 산이죠.
다양한 등산로로 인해 보성과 장흥 등지에서 등산객의 접근이 용이하고 소나무,철쭉 그리고 다양한 산야초가 자생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매우 인기가 높은 산입니다만 제암산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이 바로 한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가 있기 때문이죠.
제암산은 장흥 정남진의 따뜻한 훈풍에 힘입어 매년 4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산 전체가 화려한 진분홍빛 철쭉으로 불타오르는 것이 특색입니다. 사자산 하단부에서 시작되는 철쭉은 사자산 등성이와 곰재, 제암산 정상을 지나 장동면 큰 산에 이르기 까지 총 6km길이에 폭200m 정도에 이를 정도로 어머어마한 철쭉 군락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사자산 ~ 간재3거리 ~ 곰재산 ~ 곰재를 잇는 제암산 능선이 한국 제일의 철쭉군락지로 유명합니다.
6만여 평에 이른 너른 철쭉밭에 외로이 선 소나무 몇그루는 사진자가들의 단골 조망포인트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5월 초순 제암산 산악회와 장흥문화동인회 공동으로 제암산 철쭉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철쭉제를 취소했습니다.
제암산 공원묘지 입구 주차장에서 간재로 올라 곰재로 내려오는 코스가 제암산 철쭉 산행의 정통코스입니다. 중간중간 임도를 따라 걷다 질러가는 길이 있기에 오르기에 완만하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오르는 구간이지요.
제암산 공원묘지 주차장에서 간재까지는 2.8km로 1시간 1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임도로 걸어도 되지만 햇빛이 뜨겁기에 시원한 나무그늘 숲길을 가로 질러 오르는 것도 괜찮습니다. 간혹 임도를 지나가는 차량이 있지만, 그 차량들은 사자산에서 출발하는 페러글라이딩을 실은 차들로 먼지 나지 않게 조심히 지나간답니다.
제암산을 우측으로 올라 좌측으로 내려옵니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기도 전에 간재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찬란한 철쭉도 이미 지고 없군요.
해마다 5월 중순까지 연분홍 철쭉으로 뒤덮힌 산이 세상에 철쭉이 다 지고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유난히 더웠던 겨울로 모든 봄꽃들이 10일 이상 빨리 피었다고 하던데 제암산 철쭉도 예외는 아니었군요.
간재에서 곰재방향으로도 마지막 남은 철쭉이 힘들여 오른 기자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몇 안 남은 철쭉을 보면서도 힐링이 된다고 합니다.
모두들 몇 번씩 이곳을 찾은 사람들로 제암산 철쭉을 많이 봤던 사람들이죠.
제암산은 보성과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보성방향에서도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멀리 숲속에 아담하게 보이는 곳이 제암산 자연휴양림입니다.
보성과 장흥이 제암산을 모두 관할하다 보니 전국 최고의 철쭉 군락지를 놓고 두 지자체간의 신경전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암산을 장흥제암산이라고도 하고 보성제암산이라고도 하지요.
그나마 아직 꽃잎을 떨구지 않은 철쭉이 마지막 찬란한 꽃잎을 바람에 휘날리고 있습니다.
제암산 철쭉 평원은 철쭉의 바다에 홀로 몇 그루 되지 않은 독야청청 소나무가 일품이죠.
제암산 바로 옆의 사자산입니다.
사자산의 오른쪽이 두봉(頭峰)이고 왼쪽이 엉덩이 쪽입니다. 그래서 미봉(尾峰)이라 부르지요.
장흥군 안양면 모령리 마을에서 보면 사자 형상이 가장 뚜렷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는 후지산을 닮았다 하여 산 이름을 후지산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려고 이곳에 쇠말뚝을 박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제암산 간재에서 곰재로 가는 능선은 그래도 철쭉이 볼만 합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바로 제암산 정상입니다.
보성에서 출발한다면 제암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일림산까지 하루에 종주할 수 있기에 종주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은 보성 제암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합니다.
그렇지만 장흥서 출발했다면 제암산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야죠.
곰재로 하산해도 되지만 이 바위 봉우리 밑에 있는 망경굴과 요강바위를 보고자 가파른 산길로 내려섭니다.
100m정도 가파르게 내려가면 망경굴이 나옵니다.
너비가 약 3m에 깊이가 약2m 정도되는 굴이지만 딱히 굴이라고 하기엔 좀 약하고 그저 비바람을 피하는 대피소 정도의 역할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장흥방면을 보니 망경굴이란 이름의 뜻을 알겠더군요.
앞에 잡풀만 없다면 장흥읍내가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망경굴에서 200m정도 내려오면 요강바위라고 있습니다.
왜 요강바위란 이름이 붙었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아무리 봐도 요강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바위 정상에 올라가보면 요강같은 구멍이 있겠지만 마땅히 올라갈 방법이 없어
포기하고 내려왔습니다.
제암산 곰재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청정수입니다.
산이 깊지는 않지만 수량은 풍부합니다. 발을 담궈봤더니 지리산 계곡만큼 차갑습니다.
이 물은 금산저수지로 모여서 탐진강으로 흘러들어가죠.
탐진강은 모두가 아다시피 연어가 회귀하는 강입니다.
그만큼 오염되지 않은 일급수라는 이야기죠.
요강바위로 하산하면 곰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납니다.
계속해서 공원묘지쪽 주차장으로 내려오면 도끼바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거대한 돌도끼 모양으로 달리보면 지석묘같기도 합니다.
제암산 철쭉능선은 무려 십오리에 달합니다.
제암산에서 일림산까지 간다면 이십리가 넘는 철쭉 능선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비록 이른 봄으로 인해 철쭉의 향연을 보지 못했지만, 혹시 계획이 있다면 내년 봄 4월 하순경 제암산에 올라보시길 권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철쭉 능선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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