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행)한가위 부모사랑을 느끼게 하는 광주 금곡동 연리근
296번 시내버스로 만난 300년 된 광주 광산구 금곡마을 연리근(連理根)
사랑하는 연인의 로망은 무엇일까?
연리(連理)는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서로 합쳐지는 현상으로 두 나무가 따로 자라다가 오랜 세월 따사로운 햇빛을 함께 받고
폭풍을 견디면서 서로 부대끼다 겹쳐져 결국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뿌리가 맞붙으면 연리근(連理根), 몸이 맞붙으면 연리목(連理木), 가지가 하나로 맞붙으면 연리지(連理枝)라고 부르며
오래전부터 사랑의 맹세처럼 굳어있다.
이처럼 연리는 두 개의 생명을 가진 다른 몸체가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연리근은 부모의 사랑(뿌리), 연리목은 부부의 사랑(몸),
연리지는 연인의 사랑(가지)에 비유돼 일명 사랑나무로 불리었으며, 조상들은 연리나무가 나타나면 희귀하고 성스러운 길조로 여겼다.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연리는 주로 연리목과 연리지로 연리근은 그 개체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더군다나 뿌리가 다른 나무가 만나면 하나는 죽고 하나만 산다기에 그만큼 희소가치가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연리근은 전남 해남 대흥사의 느티나무 연리근을 일컫는다.
수령 1천년의 느티나무 두 뿌리가 만나 하나의 나무를 만든 것이다.
또한 전혀 다른 종의 나무가 하나로 된 경우도 있다.
여수 향일암에는 후박나무(남자를 상징)와 동백나무(여자를 상징)의 뿌리가 만나 키 큰 후박나무 아래 예쁜 동백나무가 피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의 맹세를 찾아 두 연리근을 보려면 먼 길을 떠나야 하지만, 광주에도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 만날 수 있는 연리근이 있으니
지금부터 그 연리근을 만나러 가본다.
광산구 동림동 금곡마을과 작림마을. 시내버스 296번 종점마을이다.
광산구 도산동 도산파출소에서 금곡마을까지 운행하는 296번 시내버스는 첫차는 06시10분에 있으며 막차는 21시 40분으로
배차간격은 65분~70분이며 운행소요시간은 45분이다.
296번 종점은 금곡마을과 작림마을 두 마을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으로 마을들은 모두 까치와 관련이 많은 동네이다.
마을이름도 까치작(鵲)자를 붙여 작림(鵲林)이라 하였다가 작림(作林)으로 되었으며 입향조는 장흥고씨로 두무촌이라는 곳에 터를
잡고 살다가 차츰 호수가 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던가?
그래서 마을 입구까지 주민들의 편리한 발인 버스가 들어온 것이다.
그보다 더 반가운 손님이 어디 있을까?
마을 경로당 건립비의 비문을 봐도 알 수 있다.
노령의 힘찬 줄기 하늘아래 머물러 우뚝 선 용진산 앞장서 호령하고 동서를 휘감아 평림천 흐르니 터잡아 鵲金작금 많은 곳 작림 금곡마을 있어 어른공경 아이사랑 충효의 고을이라 깊은 전통 가꾸어 후세에 전하노라
종점에서 보면 한 눈에도 그 우람한 크기가 짐작되는 나무군(群)이 마을 뒤에 자리하고 있다. 마치 평림천 너머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에서 마을을 지키는 방풍림인 듯 줄을 지어 마을을 감싸고 있으며, 대게의 마을들은 마을 당산나무격인 느티나무와
정자를 마을 입구에 두지만 이곳은 느티나무와 정자가 마을 뒤에 있다.
그것은 처음에 마을 어귀에 느티나무를 심었지만, 마을이 번성하면서 집들이 느티나무 아래까지 진출해 자연스럽게 마을 중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느티나무는 아홉 그루로 최대 수령은 약300년쯤으로 추정된다.
그 중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하나의 뿌리에서 두 나무를 만들어냈다. 바로 부모의 사랑인 연리근인 것이다.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는 것이 부모사랑이다.
이 나무도 한 뿌리에서 자라 수백 년 비바람 폭풍우를 같이 견디며 몸집을 불려 이제는 범접할 수 없는 풍채를 지닌 나무가 되었다.
마치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 훌륭하게 성장한 자식들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과거에는 길과 길이 이 숲 사이로 이어졌다고 한다.
마치 소의 잔등을 닮은 숲길은 광주에서 금곡마을과 작림마을을 잇고 함평 영광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 길을 따라 괴나리봇짐 두른
나그네들과 한 아이는 엎고 한 아이는 걸리며 머리에 소쿠리 짐을 인 아낙네가 걸어올 것 같은 풍경이다.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나주군 장본면에 속한 지역으로 1910년 함평군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9개 마을이
합해져 함평군 본량면 동림리가 되었다.
광산군에 편입된 것은 1949년으로 1988년 광주직할시 광산구로 편입돼 광산구 동림동이되었다. 동림동이란 이름은 옛 동산리와
작림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다가오는 한가위에 조상과 부모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을 통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296번 버스를 타거나 승용차로
이 마을에 와 마을 뒤 동산의 연리근을 보라.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한 생각에 나무를 껴안고 눈물, 콧물 쏙 빼며 통곡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다 울었다면 이제는 아홉그루 느티나무를 하나씩 만져보며 나무와 숲이 전하는 자연의 소중함을 느껴보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면 금곡마을 연리근이 남겨준 사랑의 힘으로 세상사는 즐거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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