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기아 고영우, 필사의 홈슬라이딩, 생애 첫 영웅이 되다.

simpro61 2015. 8. 26. 00:10

 

 

기아와 SK의 경기는 여러 가지로 행운이 따른 경기였다.

우선 다른 구장은 모두 우천취소로 야구를 좋아하는 온 국민의 관심이 한군데로 집중된 경기로 기아는 안정적인 5위를 방어하느냐, SK는 5위에 다시 근접하느냐라는 이슈가 걸린 경기였다.

생각해 보라, 5개 구장에서 딱 한 경기만 열린 문학구장에 야구팬은 물론 방송관계자, 야구관계자, 타 구단 선수들의 이목까지 집중된 경기에서 누가 영웅을 꿈꾸지 않겠는가?

그러다 보니 모든 선수가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보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로 경기를 치렀는데 기아보다 SK 선수들의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

 

임준혁, 그의 이름을 새롭게 쓰는 역사적인 경기.

 

선발 임준혁은 오늘 자신의 한계치를 실험한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이닝, 최다투구라는 기념비적인 투구에 3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로 선발 17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보여주었다. 비록 비협조적인 타석 덕분에 9승은 다음을 기약했지만, 그가 보여준 능력의 잣대로 본다면 10승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기아가 5위를 탈환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임준혁은 7월 이후 두 달 동안 10경기에서 5승에 평균자책점 2.69로 기아 투수 중 가장 독보적인 성적을 올렸다.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지만, 점점 승부를 즐기는 여유로움까지 더해져 한 꺼풀씩 진화하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등판까지만 해도 6이닝도 다소 버거운 모습이었지만, 편견을 극복한 그의 미래는 올 시즌보다 내년을 더 기대하게 한다.

만약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라도 진출한다면 당장 기아 마운드를 책임질 토종 에이스 자리에 오를 위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투구 하나하나에 이제 기아의 미래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고 승부를 즐긴다면 내년 위풍당당한 임준혁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행운의 여신은 기아에게

 

오늘 경기는 유일한 경기로 치러지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행운도 따랐지만, 경기에서도 많은 행운이 기아의 편이 되어주었다.

SK 선발로 예정된 김광현이 담 증상으로 나오지 못한 행운도 따랐으며, SK가 1회부터 4회까지 매회 선두타자가 출루하는 등 6회까지 주자를 계속 내보냈음에도 꽉 막힌 변비 타선으로 실점하지 않은 행운은 더욱더 컸다.

 

수비에서도 진기명기가 나왔다. 6회 초 무사1, 3루에서 협살에 걸린 박정권을 잡기 위해 이범호가 던진 공이 박정권의 손을 맞고 튕겨 나갔으나 뒤에 있던 임준혁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 실점하지 않은 행운이 따라주었고, 계속된 실점위기에서 SK 중심타선의 헛심은 더 큰 행운이었다.

 

연장 10회 초 이홍구의 3루타에 이어 대타 백용환의 짧은 외야플라이 때 홈으로 파고든 3루 대주자 고영우의 판단은 사실 경기 중반이었다면 들어오지 말았어야 할 타구였지만, 그를 홈으로 가게 한 김종국 주루코치의 방임은 행운이었다.

외야수의 홈 송구가 부정확하기만 하면 득점할 가능성이 크지만, 프로선수라면 2루 바로 뒤 위치에서 부정확한 홈 송구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끼고 아껴두었던 심판합의판정도 행운이었다.

누가 거기서 세이프라고 생각한 사람 있겠는가. 모두가 아웃이라고 할 때 대주자 고영우는 과감하게 세이프라고 벤치에 손짓을 보냈고 김기태 감독은 주저 없이 심판합의판정을 요구해 결승 득점을 이끌었다.

 

여기에 승리를 부르는 남자 에반이 올린 행운의 4승은 언빌리비블이다.

선발보다 불펜이 더 어울리는 남자 에반, 그는 분명 승리의 여신과 소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25세이브를 올린 윤석민, 이제는 선발보다 마무리가 더 어울리는 남자. 에반과 그의 등판은 승리를 부른다.

 

생애 첫 히어로 인터뷰의 주인공 고영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의지로 뛰었다고 전했다. 그의 발과 빠른 판단, 그리고 필사의 슬라이딩이 오늘 기아의 승리를 견인했다. 아직 타격에서 존재감이 약하지만, 대수비, 대주자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각인시킨 고영우, 이제 타격에도 눈을 떠 형제간에 프로야구계를 호령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기아 5위, 이젠 스스로 강해져야.

 

기아는 오늘 승리로 56승 55패로 5할을 딛고 일어섰다.

6위 한화와의 승차는 2경기며, 4위 넥센에는 2.5경기 차로 다가섰다.

이 모든 것은 팀 평균자책점 2위인 투수력에 의한 결과로 팀타율 꼴찌 팀의 유쾌한 도발이다.

 

 

날 듯 날 듯 팬들을 미치게 하는 변비 타선은 분명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키는 야구도 어느 정도 타격으로 뽑는 점수가 있어야 가능하다. 지금처럼 집중력 없는 타선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기아는 5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그 이상의 성적을 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단순히 가을야구 초청이 문제가 아니다. 기아 팬들은 지키는 야구보다 방망이로 이기는 야구를 보고 싶어 한다.

그것은 지난 30여 년간 늘 반복되는 이야기로 김기태 감독은 팬들의 요구를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고영우 결승득점 순간 클릭

고영우 MVP인터뷰 클릭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사진 : http://sports.media.daum.net/sports/baseball/newsview?newsId=20150825215106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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