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남도의 명산) 곡성초악산가는길(초악산-대장봉-형제봉-길상암터-도림사)

simpro61 2011. 7. 25. 08:30

2011년7월23일 이번 주는 산악회산행 대신 작은아이의 극기 훈련차원에서 같이 산행하기로 마음먹고

무려 3일을 꼬드긴 끝에 금요일 저녁에서나 쿨하게 콜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산에 대한 흥미도 유발시키고 산을 두려워하지 않게끔 아주 짧은 코스를 다녀와야 하는데

하룻밤사이에 그런 코스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수차례 올랐던 무등산 대신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곡성 삼기의 초악산을 오르기로 하고

부리나케 관련글들을 수집하는데 정작 프린터가 고장나서 출력을 할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백노지에 대략적인 코스와 시간 그리고 중요한 뷰포인트 등을 대충 그적거려 갈 수밖에 없어

하룻밤새에 결정지은 산행코스에 대한 정보의 부족함을 산을 오르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님이 사시는 곳의 산이지만 먼 발치에서만 보고 한 번도 오른적이 없어 내심 호기심도 일었다.

그래서 작은애랑 같이 가는 코스는 최단코스라 할 수 있는 삼기괴소리-초악산-형제봉-길상암터-청류계곡-

도림사로 이어지는 약10km정도의 코스는 5시간정도 걸린다고 되어있어 하산길에 청류동계곡에서

시원한 알탕도 해보기로 하고 출발했다.

 

(09:03)광주에서 순천으로 가는 호남고속도로 곡성IC못가서 쉼터에서 잠깐 내려 작은애에게 오늘 올라갈 산과 걸어가야 할 산에 대해서

간략하게 브리핑을 하는데 아이의 입이 떡 벌어져 다물 줄을 모른다. "아빠아~~저기를 올라가야 하는거예유?"..벌써부터 기겁을 하는

작은애에게 달리 할 말이 없다. '저 먼길도 걷기시작하면 마지막엔 올라있더라'는 말외엔...

 

 

(09:09)곡성IC를 지나와서 왼쪽 삼기면사무소 방향으로 틀어 50m정도 가면 괴소리 표지석이 보이고 그 길로 들어서면

지금은 폐교가 된 삼기중학교가 나온다. 괴소리 표지석 뒤로 초악산의 모습이 웅장하게 솟아있다.

 

삼기중학교 교문을 바라보고 담장길을 돌아서 아주 멋진 주택앞을 지나쳐 농로를 따라 가다보면 괴소2구 경로당이 나온다.

차량을 경로당 앞 넓은 부지에 주차시켜놓고 경로당앞을 가로질러 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간다.

처음엔 어디로 올라가야 할지 아무런 이정표도 표지판도 없어서 헤맸는데 먼저 다녀온 님들이 괴소저수지로 올라서면 된다는

글이 생각나 무작정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타고 갔는데 ㅎㅎ 맞었다..도랑물이 흘러내려오는 길을 따라가면 저수지가 나올것

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였다.

 

(09:23)경로당 앞에서 의젓하게 보이스카웃 스카프를 둘른 둘째애하고 출발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너의 하계 극기훈련체험 입소를 무쟈게 환영한다..잉..'그람시롱..ㅎㅎ

 

(09:34)괴소저수지가 보이고 그 뒤로 운무에 가려 신비로운 자태를 감추고 있는 초악산의 웅장한 모습이 나와 작은애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그뒤로 가야할 능선도 보이지만 산의 가파름이 초입부터 심난해하는 작은아이의 발걸음을 자꾸 붙잡는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원효계곡으로 해서 초악산으로 가는 길도 있지만 여러사람들이 비추해서 저수지 둑방길을 따라 산의 능선을 따라

가기로 한다.

 

                    오늘 산행지도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찾은 지도다.

                    나의 오늘 여정과 똑같은 코스로 괴소리 입구 삼기중학교에서 초악산대장봉, 형제봉, 도림사로 하산하는 코스로

                    4시간30여분(약10km) 걸린다고 나와있다.

 

(09;39)괴소저수지의 물은 만수위는 아니어도 시퍼런 물이 공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난 지금도 저수지에서 수영을 못한다..무서워서..누군가가 밑에서 잡아 당긴다는둥, 어릴적부터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서 저수지 옆에만

지나가도 솔직히 소름이 돋는다..ㅎㅎ 그런데 작은애는 수영엔 일가견이 있어서 인지 무심하게 보지도 않고 지나간다..

겁이 없는건지 물귀신이야기를 전혀 모르는것인지 아니면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선건지....

 

둑길을 막 벗어나면 앞에 잘 안 보일 정도로 숲이 우거져 쉽게 길을 찾기가 어렵다. 묘지가 있는 자리의 길다란 산죽과 저 숲사이로

노란색리본이 길라잡이다.. 여기서부터 초악산 정상까지는 이렇게 먼저 산을 오른 산악회 회원님들이 곳곳에 리본을 매달아 참 쉽게

오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리본도 매어 있는곳엔 많이 매어있어도 정작 긴가만가 할때는 안보여 당황스럽기도 했다.

 

아주 짧은 산죽의 터널을 헤치고 나간다.

 

                     산죽터널을 지나면 바로 소나무밭이 시원하게 산 중턱까지 이어진다.

 

소나무씨가 뿌려져서 새롭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아이들이다..곳곳에 이렇게 분재처럼 앙증맞은 어린소나무들이 막 피어나고 있어

산을 오르는 님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09:50)작은애가 입을 떡하니 벌리고 한참이나 뒤떨어져 오고 있어...'니 주변에 뱀들 많다잉..' 그러니 후다닥 달려온다..ㅋㅋㅋ

 

이곳에 석축까지 쌓아놓고 묘를 쓴 분은 처음엔 그럴싸하게 묘를 관리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완전히 손이 끊긴것 같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묘인지 분간이 안간다..

 

곡성IC를 좌우로 호남고속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져있다. 왼쪽으로 가면 순천, 진주, 부산까지 가고 오른쪽으로 가면 광주, 서울로 간다.

 

(10:14)작은애가 지 할머니가 사시는 우측의 삼기 원등마을을 바라보며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도 예전에 산을 오르며라는 도종환님의 시제목만 생각이나서 나중에  찾아보니 시집 슬픔의 뿌리에 있었다.

산을 오르는 모든 이들이 잊지 말고 가야할 명시다.

 

산을 오르며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 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 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도종환 시집 슬픔의 뿌리- 

 

(10:27)바위슬랩을 앞에두고 바위슬랩을 통과하느냐 아니면 우회하느냐라는 고민아닌 고민을 해본다.

그렇지만 작은애의 안전을 위해서 우회하는 길을 타고 오른다.

 

바위슬랩을 우회하면 거대한 암벽이 나타나고 그 앞을 바짝 붙어서 지나가는 길이 나온다..

 

                     (10:40)저 암벽을 오를 수 있을까? ...암벽을 우측으로 두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초악산 정상이 나온다.

                     작은애가 저 암벽을 보고 "아부지..저 위로 타고 올라가야 해유?" 하고 묻는다..나의 대답은 "어이~~ 보이스카웃!

                     스릴있고 재밌지 않겠냐?" 다..ㅎㅎ

                   

이 암벽의 정상이 717봉이다. 이 암벽을 옆으로 타고 오르는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한도 끝도 없이 올라간다.

산의 높이가 700여봉이라고 만만히 봐서는 안된다..겉에서 보기에도 우뚝 솟아 거의 60여도 이상의 가파른 경사를 보인다.

 

암벽의 옆으로 난 가파른 능선길을 따라 오르며 가끔 옆눈으로 힐끔 아까의 그 암벽을 옆에서 들여다본다.

옆에서 보면 별 운치도 없어 보이지만 아까 볼때는 완전히 그 웅장함에 압도당했었다.

 

(11:00)초암산에는 거북모양의 바위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 거북모양도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이니 다른 명칭이 있으면 후참에라도

수정하고자 한다.

 

(11:13)이것도 내 생각엔 거북바위..ㅎ 거북이가 산아래로 내려오는 형상이다..

 

(11:50)이 아무것도 아닌 내리막길에 있는 바위에서 미끄러져 배낭이 아니었으면 허리가 작살날뻔 했다. 작은애가 배낭을 앞으로 메고

내려올 생각인가? 그래서 냅다 소리를 질러 뒤로 매고 미끄러우니 조심히 내려올 것을 주문했으나 역시나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사정없이

찐다.. 배낭을 앞으로 메고 내려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 난 넘어졌다는 흔적을 왼쪽 팔꿈치에 선명하게 남겨서 응급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12:00)이 밧줄을 잡지 않고는 올라갈 엄두를 못낸다. 밧줄이 굵지 않은 이유는 그것을 붙잡아 맬 나무가 너무 얇기 때문이다. 

 

                                                                                              

(12:03)초악산 정상에는 표지석이 없다. 그것도 스쳐 지나갈 뻔 했다. 왕관바위가 바로 정면으로 바라보는 지점이 초악산 정상이다.

등산로에서 왼편으로 한 5m더 올라가면 정상이라는 표시가 이렇게 종이에 써서 비닐로 잘 포장하여 붙혀놨다.

여기서 왕관바위쪽으로  암릉구간을 타고 가도 되나 작은애랑 같이 가다 보니 우회하기로 한다.

 

왕관바위 뒤로 보이는 산이 743봉이다. 초악산 정상인 728m보다 높지만 산의 정상은 아까 초악산이다. 아마도 이 743봉은 동악산의

한 봉우리가 아닌가 생각된다.동악산도 736.8m로 형제봉의 동봉(750m)보다 얕지만 산의 대표봉은 동악산이 아니던가. 

 

(12:05)왕관바위를 바라보며 사진 한장 남겼다. 다른 산악회 사진을 보니 이곳에서 저 왕관비위로 곧장 오르는 코스도 있었던 것 같다.

암릉타기를 좋아하는 님들은 가봐도 무방할 듯 하나 난 작은아이를 거기까지 하드트레이닝 시키고 싶진 않다.

여기까지 군소리 없이 잘 따라와 준 것만 해도 고맙고 대견스러운데...ㅎㅎ

 

형제봉 너머로 날씨가 좋은날엔 지리산 주능선이 보이고 남원 고리봉너머 진안 마이산까지 조망되는데 오늘은 운무가 가득끼어 전혀 볼 수가

없어 심히 유감이다. 후참에라도 전망이 좋은 날 잡아서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산이다..

 

                     살아 있었을 때엔 주변의 모든 초목들의 왕으로 군림했을 소나무 였겠지만 이렇게 고목이 되었어도 그 멋스러움엔

                     아무런 변함이 없다.

 

                     (12:16)가다가 고목사이로 서있는 입석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떤 산님들은 부처라고도 부르는 입석..

                     우리나라의 돌하루방처럼 생긴 칠레 서쪽바다의 작은 화산섬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처럼도 생겼다.

 

가파른 길을 가다가 보면 간혹 리본이 안 보이기도 하고 어쩔때는 길도 아닌 것처럼 비탈진 길을 하염없이 오른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나..싶을 정도로 지친 작은애를 뒤돌아 보고 또 뒤볼아보고 한다.

가도가도 대장봉이 안 나와고 길은 갈수록 험난해지고..여기서 다시 내려갈까도 생각해보기를 몇 차례.. 드디어 밑에서 보니 파란색

표지판이 잠깐 보인다...작은애한테 소리쳤다.."다 와부렀다...이제 밥묵자.."ㅎㅎ

 

(12:52)대장봉(서봉)의 높이가 여기하고 지도하고 틀리다. 지도에는 744.5m인데 여기 표지판에는 751m로 되어있다.

형제봉중 제일 큰 동봉이 750m인데 아마도 거기를 착각한 듯하다

여기서 점심으로 준비해온 소시지와 볶음밥 그리고 자두와 사과 등으로 허기를 달래며 두 발 쭉 펴고 모처럼 쉬워본다.

식수는 둘이서 약3L를 준비했는데 하산할 때 까지 물이 약750ml가 남았을 정도로 산중에서 최대한 물을 아껴먹는 방법을 가르켰다.

물아끼는 방법은 다른 것이 아니라 준비해간 한 모금용 물컵으로 적당한 시간을 두고 마신 것 과 출발전에 약간의 소금을 섭취한 것

외에는 없다.

 

(13:09)형제봉 정상중에서 형님봉인 성출봉(동봉755m)이 보인다. 좌측 나뭇잎에 가려 잘 안보이는 봉우리가 부채바위이다.

밥을 먹으니 힘이 다시 솟는다.. 출발을 막 하려는 참에 우리가 오던 방향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린다..아마도 우리 뒤를 이어 괴소리나

삼기면 원등에서 출발한 사람들일 것이다.

 

대장봉에서 형제봉으로 가는 아주 짧은 길(약600m)은 오솔길처럼 정겹기만 하다..

여기도 아까 올라온것 처럼 힘들었으면 수많은 번민에 휩싸일뻔 했다. 돌아가느냐 마느냐..나는 괜찮은데 작은애가 ...

그런데 그것도 기우였다..이제 이 앞에 형제봉만 올라서면 내리막길이다 했더니 금새 나를 앞질러 가기 시작하며 빨리 안따라오냐고

오히려 소리친다..ㅋㅋ

 

(13:18)약10여분 걸어가자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은 관리가 전혀 안되어 온갖 잡초들로 무성하다.

 

                     형제봉까지 300m만 올라가면 된다 하니 작은애가 금새 나의 앞을 가로질러 전문 산님처럼 오르기 시작한다.

 

                      (13:27)이제부터는 거의 내앞에 서서 조심히 오라고 소리친다..ㅎㅎ 이것이 남은 300m의 힘이다..

                     300m만 올라가면 더이상 오르막길이 없다하니 젖먹던 힘까지 쏟아붓는 결과다..

                     그 결과의 마지막은 참담하다..이것을 오버페이스라 하는데..가르쳐주지 않아도 저절고 깨달게 될 것이다.

 

(13:35)형제봉의 형님인 성출봉(동봉755m)와 동생인 2봉(750m)이다. 여기 형제봉의 성출봉이 동악산의 최정상이다. 

그런데 산이름이 동악산 성출봉인것이 그 대표명칭을 동악산에 뺏기고도 여유있게 서있는 모습이 정말 큰형님봉이다.

이곳에서는 가족단위로 또는 그룹단위로 점심을 먹는 이들이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 성출봉에 오기까지 한 사람도 마주치거나 같이 오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산을 찾는 이들이 별로 없어 한적하기만 했다.

이곳 성출봉은 660년에 원효대사가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에서 도를 닦을 때 열여섯 아라한이 그를 굽어보는 꿈을 꾸고 여기

성출봉에 올라 아라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셨다는 전설이 있는 봉우리다.

 

 

여기에는 2003년에 허영호씨와

곡성군민들이 곡성의 대표적인

명산 동악산을 같이 오른 기념으로 

만들어 놓은 기념비가 있다.

(13:38)형제봉 제2봉 끝에 들어서자 눈이 갑자기 확 트인다.

부채바위와 공룡능선의 아름다운 암벽코스와 그리고  동악산의 멋진모습에 가슴이 탁트인다.

날씨가 좋은날엔 동악산 너머 남원의 고리봉과 진안의 마이산등 전라북도의 산 전체가 조망된다고 하니 후참에라도

반드시 날 좋은날 택해서 다시 와보기로 다짐해 본다.

 

동악산은 660년 원효대사가 도림사와 길상암을 창건할 때 하늘의 풍악에 산이 춤췄다해서 동악산이라 한다.

그리고 곡성에서 장원급제자가 나와도 이 동악산에서 노래가 울려퍼졌다 한다.

 

부채바위쪽으로 내려서는 철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인적이 없어 적막하기만 한 산중의 오솔길을 아빠와 아들 둘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어보았는가..

                     위험한 길이 앞에 나타날 것 같으면 내가 앞서고 뒤가 위태로우면 아이를 앞세운다..

 

                     멀리 부채를 쫙 펴놓은 듯한 부채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어떤이는 족발바위라고도 부르는데..

                     웃자고 하는 말이겠지만 혹여 족발바위라는 말이 있어도 부채바위라 불러야 훨씬 더 운치가 있지 않겠는가.

 

다시 정비가 필요해 보이는 동봉 철계단을 내려가면 하늘로 들어서는 통천문이 보인다..(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13:50)하늘로 들어가는 통천문의 석문을 통과하면 상당히 어렵게 올라선다..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모처럼 뒤 돌아본다...형제봉에서 내려서는 철계단도 보이고 저 산을 넘어온 작은애도 대견해 보이고..

 

                     부채바위 옆을 지나간다. 전체의 모습은 먼곳에서 봐야 알 수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부채바위같지는 않다.

                     부채바위라기보다는 얼굴이 긴 모아이석상같기도 하고 돌부처같기도 하고..참 기이하게 생긴 바위다.

 

(13:57)여기도 거북바위...거북이가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기도중이다.

                                     

 

(14:00) 여기서부채바위를 지나 공룡능선도 지나 동악산으로     (14:05)작은애가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니 엠피3를 듣고 간다해서

가는 코스가 초악산과 동악산 연계코스이나 작은애의 첫산행에           말리고 있다.ㅎㅎ

좋은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길상암터를 지나 도림사로 하산하는          나중에 신작로길이 나오면 그때가서 들으라 한다. 지금은 온 신경을

코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곧추세워 조심히 내려가야하는 너덜길이기 때문이다.

 

(14:11)한 오분여 내려가면 길상암터가 나온다.

 

길상암터라는 지금은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지만 이렇게 축대와 돌계단이 있어 먼 옛날에 건축물이 있었다는 것만 추측만 들 뿐이다.

길상암은 지금으로 부터 약50년전인  1960년대에 폐찰되었다한다.

 

(14:15)길사암터 약수다. 어디서 부터 이렇게 시원한 샘물이 흘러 이곳까지 흘러드는지 알 수는 없으나 손바닥으로 물을 받아 마시며

그 옛날 원효대사가 손바닥으로 받아 마셨을  흔적을 찾아본다.

 

이곳이 길상암터였다는 것은

달랑 이 표지석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원효대사가 660년(신라 무열왕7년)에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열여섯 아라한들이 그를 굽어보는 꿈을 꾸고

성출봉에 올랐더니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 있어 길상암에 모시자

육시(불교에서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독경시각)

만 되면 하늘에서 음악이 울려 퍼졌다는

전설이 있는데 전설은 간데없고 이렇게

길상암이였다는 표지석만 외롭게 지키고

있었다.

 

 

 

 

 

 

(14;20)기이하게 생긴 나무를 두고 좌우로 돌탑이 서 있다. 나무의 모습이 어쩜 약간은 공포심마저 들 정도로 음산한 분위기다.

혼자 왔으면 영낙없이 사색이 되어 뒤도 안돌아보고 내려갈 뻔 했다. 그러나 난 오늘은 작은아이를 지켜야 하는 아버지다.

그 어떤 공포가 엄습해 와도 아이앞에서는 의젓하고...대범하고...용감하고...트랜스포머처럼 변신이 가능한 아빠여야 한다..ㅋ

 

형제봉을 올라설때 300m를 젖먹던 힘까지 솟아부어 오버페이스한 작은애의 힘알탱이 없는 모습이다.

너덜길을 터벅터벅 내려가는 지아빠와는 달리 내려서는 길에 허벅지에 힘이 없어서 늦장을 부린다.

가다 서다 뒤돌아 보다 그러기를 몇발자욱 띄며 반복하기를 수십여차례..그래도 보조를 맞추어 힘을 볻돋아 준다.

 

                     (14:48)이 소나무를 작은애하고 같이 쳐다보면서 힘없고 나약하기만 했던 어린 소나무가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자라더니 수십년 또는 수백년동안 자신이 살기위한 흙과 물을 찾아 바위를 비집고 들어가 결국 바위를 깨버리고

                     뿌리를 땅밑까지 내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나무에 기생하며 사는 버섯도 그 삶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덕분에 나뭇가지는 그 멋스럼움을 마음껏

                     발산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14;55)수 천년 수 만년을 굳건히 서 있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바위도 결국은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저렇게 쩍 벌어지는 아픔을 겪는다는 것도 보여준다.

 

(14:56)35분여를 내려오니 길상암터의 약수에서 시작된 계곡물이 여기까지 흔적도 없이 안보이다가 졸졸졸 거리는 소리를 따라 가보았더니

계곡의 바위틈새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아래는 아예 아주 조그만 낙차가 있는 모습도 보여 모처럼 계곡의 물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온다.

 

                     제법 물이 고여 수 천년동안 생성되었을 자그만한 소로를 따라 물줄기가 시원하게 내려간다.

 

                     (15:05)그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에 이렇게 자그마한 물 웅덩이가 있다. 어른 한 다섯명은 들어가 앉을 정도의

                     크기로 딱 알탕하기 좋은 곳이다..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아마 660년에 길상암과 도림사를 오고가던 원효대사도

                     한번쯤은 수양하기위해 들어가 앉아봤음직한 물웅덩이다...고로 나도 한번 들어가 앉아보기로 한다.

 

작은애한테 들어가 앉으라 했더니 얼굴과 머리만 넣다 뺀다..발만 담그고 있어도 후덜덜이다..

 

약수님이 했던 것에 비하며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도 알탕이라는것을 해 보았다.

처음엔 어색해도 들어가 앉으니 과히 천국이 따로 없다. 땀으로 얼룩진 얼굴과 머리..그리고 땀내나는 옷들이 모두 한 순간 얼어버렸다.

한마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음이다..ㅎㅎ

 

                                      

                               옴마야..얼어죽는줄 알았다..ㅋㅋ 하지만 청류동계곡의 지류인 길상골의 최상단

                               에서의 알탕은 뼈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로 도림사로 내려가 시외버스 타는곳까지도

                               그 여운이 남아 있었다.

 

애는 머지? 물렁물렁한 것이 틀림없는 생명체다.                             (15:30)동악산 갈림길까지 다 내려왔다.

                                                                                              형제봉과 동악산 갈림기링서 14:05분에 출발하여 1.8km를

                                                                                              1시간25분걸려서 왔다. 중간에 약15분정도의 알탕시간을

                                                                                              제외하면 1시간 10분정도 걸려서 하산속도가

                                                                                              꽤 늦었음을 알 수 있다.

                                                                                              작은애의 오버페이스로 거기다가 속도를 맞추다 보니 늦었다.

 

이쪽으로는 시인 묵객들이 단심대, 배넘이재와 동악산방향이다.

내가 후참에 작은애를 또 꼬드겨서 다른방향으로 올라서 내려올 자리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조망이 확 트인날을 골라서 반드시 다시 올것을 다짐해 볼 정도로

조망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청류동계곡이다. 수석 절경이 삼남 제일이라는 청류동()계곡은 도림구곡(), 청류구곡으로 불린다.

                     제1은 쇄연문(), 제2는 낙악대(), 길상사청계동 갈림길에 9곡 별유비인간()이 있다.

                     임진왜란양대박(:1544∼1592)과 병자호란의 김감(:1566∼1641) 의병장이 활약한 별천지 무릉도원,

                     천혜의 요새로 4km에 걸쳐 있는 폭포·소·담이 굽이치는 반석들이 지방기념물 제101호이다.

                    [출처] 동악산 [動樂山 ] | 네이버 백과사전

 

(15:36)중류지주(中流砥柱)중국 황허강중류의 지주산이라는 뜻으로 난세에도 의연하게 절개를 지키는 인물 또는 그러한 행위를 비유하는

 중국 주나라 시대의 백이숙제(伯夷叔齊)형제의 절개를 기리기위한 고사성어이다.

快瀉蒼崖一道泉(쾌사창애 일도천) 빠르게 흐르는 창애의 한 줄기 개울물에

白龍飛下鬱藍天 (백룡비하울남천) 우거진 남빛 하늘로 백룡이 내려오네

空山有此眞奇觀 (공산유차진기관) 공산에 이런 참 경관이 있어 

倚杖來看思凜然 (의장래간사늠연) 지팡이 의지하고 와서 늠름함을 보고 생각하네

 

이 돌절구는 아마 먼 옛날 길상암에 있었던 것이 엄청난 폭우로 여기까지 굴러내려온 것이 아닌가 측측해 본다.

당시 이 돌절구를 사용할 만한 암자나 민가는 이 위로는 길상암밖에 없어 그런 추측인데 급류에 휩쓸려 내려오면서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을 듯도 해서 부처님의 보살핌이지 않았나라는 추측도 해본다.

 

도림사를 세원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도선국사등을 기리는 석비가 도림사로 내려가는 길목 우편의 바위에 새겨져있다.

 

(15:43)칠성각과 웅진전..웅진전에는 아라한상이 봉인되어있다. 660년 원효대사가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에서 도를 닦고 있을 때

꿈에 나타난 열여섯 아라한을 찾으러 성출봉에 올랐더니 아라한석상이 솟아있길레 길삼암에 모시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 아라한인지

는 불분명하다. 칠성각은 대웅전보다 보통 높게 짓는데 그 이유는 분명치 않다.  다만 대웅전 뒤쪽에 있다보니 산비탈을 깎아야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조금 높은 위치에 세워지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명부전이다.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신곳으로 지장전이라고도 하며 죽은이의 넋을 인도하여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곳이다.

 

 

보광전(대웅전)이다. 본당에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이 있다.

중앙에 아미타불과 좌측에 관세음보살 우측에 대세지보살을 모신다.

아미타불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西方淨土)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법을 설한다는 부처이고, 관세음보살은 자비로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고 왕생의 길로 인도하는 보살이다. 대세지보살은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협시하는 보살로 서방극락세계에 있는 지혜 및 광명이

으뜸인 보살이며 1665년에 본존불을 1680년에 좌우협시불을 세웠다 한다.

 

도림사는 화엄사의 말사로 신라시대인 660년(무열왕 7)에 원효대사가 사불산 화엄사로부터 옮겨 지었다고 전해진다.
876년(헌강왕 2)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중창을 하였는데 이때 도선국사,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 도인들이 숲같이 모여들어 절 이름을

도림사라 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죽지환대사가 3창을 하였으며, 조선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가 이 절을 후원하였기 때문에 이름을 신덕사(神德寺)로 부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보광전으로 오르는 계단 좌측으로 연리지나무가 있다

2006년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로 보광전의 일부와 칠성각이 매몰되는 피해를 입었었다. 지금은 말끔히 치유된 모습이다. 

 

도림사 범종각. 이 범종각은 바깥에서 보면 제일 높은 망루에 서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단청을 새로이 해서 새로 지은것 처럼 색상이 아주 화려하다.

 

 해우소건물은 옛모습 그대로 인듯 하다.

 

보제루(普濟樓)는  두루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으로 만세루(樓) 또는 구광루()라고도 하며 법회때 승려나 신도들의 집회하는

강당역할 을 한다. 여기도 새로이 짓고 단청도 새로이 해서 산뜻한 모습이다.

 

일주문이다. 보제루를 새로이 지으면서 일주문 위치가 바뀌었다. 2004년도에 촬영한 일주문하고 방향과 모양, 그리고 허백련선생의

현판글씨는 같아도 모양이 틀리다.

 

2004년도 촬영한 도림사 일주문은 이렇게 생겼었다.

의제 허백련선생이 쓴 도림사현판도 흰색바탕에

파란색이었다.

일주문에 올라서는 계단도 장대석으로 되어 있고

보광전의 목조 아미타삼존불상이 정면으로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었는데

아마도  2006년 제3호 태풍 '에위니아'때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칠성각이 무너지면서 칠성각에 있던

삼전불, 후불탱화 등과 함께 보광전에 모셔져  있던

보물1324호 괘불도 훼손되었었다.

 

그후로 도림사를 전면 개보수하면서 일주문 위치를 

보제루에 붙혀서 새로 만든것 같다. 

(15:50)청류계곡 또는 흔한말로 도림사 계곡이라고도 한다. 해마다 여름이면 곡성 삼기면에 사시는 부모님을 모시고 이 자리에서 그늘막

텐트를 쳐놓고 아이들이랑 닭백숙과 수박으로 뜨거운 여름날을 지내며 아이들이 송사리 잡던 추억들로 가득하다.

그때의 사진들을 보면 아이들이 갓난아이 였을 때 부터 큰애가 중2때까지 였으니 많은 세월을 이곳 청류계곡과 같이 했다해도 무방하겠다.

광주에서 또는 곡성에서 더러는 근처 남원, 구례, 순천에서도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산행을 겸한 이 계곡에서 뜨거운 여름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곳이기도 하다. 무심한 것은 이렇게 십수년간을 청류계곡을 드나들면서도 도림사는 2004년에 딱 한 번 가 봤다는 것이다..

 

 

(16:02)도림사주차장까지 청류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내려왔다. 길상골에서의 알탕이후로 여기까지 걸어오면서도 더위를 느끼지 못한다.

웃도리는 바꿔입었는데 바지는 그대로 이지만 거의 말라서 새것인냥 뽀송뽀송하다.

 

청소년 야영장의 공연장이다. 이근처 어딘가에 오토캠핑장을 지은다는데..아마도 청소년야영장 길 건너편의 송림사이 근처가 아닌지..

아주 오래전에 그 송림안에서 텐트를 치고 가족들이랑 하룻밤을 보낸 기억이 있다. 물가가 옆에 있어 식수대만 만든다면 더 할 나위없는

캠핑장이 될 듯하다.

 

          안내소 옆쪽으로 송림이 우거지고 뒷편으로는 청류계곡의 시원한 물이 지나간다.

 

도림사 주차장에서 시외버스를 타기위해서는 곡성-옥과간 60번 지방도까지 약1km를 15분간 걸어나가야 한다.

 

(16:17)사과나무 과수원이 있는 길을 따라 걸어서 시외버스 정거장까지 내려왔다. 여기서 옥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삼기면 괴소리에서

내려 괴소2구 마을회관으로 가서 차량을 가져오면 된다.

 

시외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다시 한번 오늘 나와 작은애가 내려온 길을 본다.좌측이 형제봉정상이고 우측은 동악산 정상이다.

그런데 구도를 잘 못잡아 동악산이 훨씬 더 높게 보인다. 하지만 형제봉이 동악산보다 17m정도 높다.

아침 09:23분에 괴소2구 마을회관을 출발하여 16:17분에 시외버스 정거장까지 내려왔으니 약6시간 55분정도 걸렸다.

중간에 알탕에서 15분, 도림사에서 10분정도 더 지체하여 25분을 빼더라도 넉넉한 걸음걸이로 6시간 30분이 걸렸고 도림사 주차장까지는

15분을 더 빼면 6시간 15분이 걸렸다.

 

괴소2구마을회관----------초악산정상----------대장봉---------------형제봉-----------부채바위-----------길상암터-------------

      (09:23)          2h40m      (12:03)       49m     (12:52)       43m        (13:35)     18m       (13:53)      18m       (14:10)     1h20m

갈림길----------------도림사주차장---------------시외버스정거장

(15:30)        42m             (16:02)             15m              (16:17)

 

차량을 회수하러 가는길에 탄 곡성군내버스 기사님이 또 곡성의 산이란 산은 다 가 올라가봤다고 오늘 어디로 올랐냐고 물어본다.

괴소리에서 초악산으로 올라 대장봉거쳐 형제봉으로 해서 길상암터를 지나 도림사로 내려왔다 하니 아이를 데리고 상당히 험한

코스로 올랐다 하며 산은 낮지만 산세가 험하여 쉽게 오르는 산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준다.

날씨가 좋을때 오르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란 말에 더욱더 후참에라도 다시 한 번 와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피로가 덜 풀린 작은아이를 지금부터 다시 꼬드겨 보기로 한다..ㅎㅎ

 

차량을 회수하여 어머니가 계시는 삼기면 원등마을의 집으로 가서 시원한 물에 샤워하고 대자리에 누워 한 숨 자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나야 자주 오지만 작은아이가 지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로 처음이라 할미가 엄청 반긴다.

따뜻한 밥에 된장국으로 저녁밥도 먹고 또 할미가 주는 용돈으로 무지하게 부자가 되버린 작은아이를 이번에도 산행후 할머니집

들르는 그 코스로 꼬드기면 넘어올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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