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100대명산) 한라산 백록담에서 천혜의 비경 관음사코스로 내려가는 길.

simpro61 2011. 11. 9. 22:18

 

    

      진달래휴게소를 넘어 1,600고지에서부터 구름이 걷히면서 정상까지 시야가 확 트인다.

      뒤돌아보면 멀리 서귀포시내가 보이고 앞으로는 정상의 모습도 훤히 보인다.

      아마 지금쯤이면 정상에 있는 사람들은 완전히 열린 백록담을 봤을 것이다. 이렇게 내가 올라갈때까지 제발 구름이 걷혀있으면 좋으련만...

      1,800고지를 넘어서면서 다시 구름속에 숨어버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까마기들의 날개짓과 더불어 안개속으로 드러난 수많은 

      탐방객들의  희미한 모습이 다분히  몽환적이다.

      구름비와 함께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으로 인해 땀은 금방 식어버리고 잠깐동안 열린 백록담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고

      온몸을 부르르 떨며 부산하게 방한옷을 꺼내 껴입는다.

      뒤이어 스틱을 빌려준 여학생들이 올라오고 성판악입구에서부터 동행한 모녀도 올라온다.

      모두들 기쁨에 겨운 모습이다. 진달래휴게소를 넘으면서 부터 그 좋던 데크길도 없어지고 화산암덩어리로 이루어진 돌길을 지나

      구상나무와 주목사이로 난 가파른 데크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서서 여기까지 정상까지 왔으니 기쁘지 않겠는가.

     

      한라산등정기념이라는 표지판앞에서 그녀들의 카메라로 인증사진을 찍어주고나니 불현듯 여기서 이별이라는 아픔이 찾아온다..ㅎㅎ

      성판악에서 속밭대피소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올라가다 사라오름에서 헤어지고, 다시 만났다가 진달래휴게소에서 또 헤어지고

      정상못간 1800고지에서 다시 만나기를 꼭 일행처럼 느껴졌던 모녀와의 이별은 '고마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가 전부다.

      홀로가는 한라산 산행의 외로움에 동반자의 귀중함을 알게해준 모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라산 정상은 제주시의 후덥지근한 날씨에 비하면 한겨울이다.

      해발고도가 1,500미터인 진달래휴게소가 영상10도 정도 되었으니 정상은 영상5도정도 되지 않았을까? 

      백록담으로 파고 드는 구름의 찬기운이 엄습해 와도 망부석처럼 앉아 백록담이 한번 더 열리기를 기다렸으나 1시간이 지니도록 열리지를 않는다.

      진달래휴게소에서 간식으로 구입한 초코바 3개를 모두 먹으며 끈질기게 기다렸으나 거센운무와 차가운 냉기만 더욱 짙어질뿐 오후1시가 넘도록

      백록담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데...한라산 백록담을 보는 것도 삼대가 덕을 쌓아야되지

      않을까 싶다. 일년 365일중 30일만 열린다는 백록담..10분의 1의 확율을 뚫지 못하고 나머지 90%에 묻혀버린 애잔함을 열심히 백록담으로 날려보낸다.

 

     그 잠깐사이에 열린 백록담을 바라보며 혹시 있을지 모를 노루를 찾아보려 했으나 백록담을 자유로이 들락거리는 까마기때만 보일뿐이다.

    물기가득한 찬바람이 쌩쌩불어오는데 모두 보금자리에서 안나오고 있지 않을까 싶다.

     사라오름의 분화구가 백록담과 비슷하다고 하나 이보다 더 장엄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름이 분화구로 혀를 낼름거리며 쉴새없이 들어오고 분화구를 한 바퀴 빙 돈 구름은 다시 하늘로 솟구쳤다가 우측으로 빠져나간다.

     차가운 냉기가 얼음골에 있는 것처럼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 방한복모자까지 눌러쓰고 입구까지 단속하여야 할 정도로 바람의 세기가 매섭다.

     그 와중에도 젊은 학생들은 반팔차림 그대로 혈기왕성하게 도시락을 맛있게 먹는 모습은 쳐다보는 사람들에겐 경외의 대상이 된다.       

 

     사라오름은 분화구를 관통하는 탐방로가 만들어져있고 따로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면  (비록 구름에 가려 보지를 못했지만)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전망대는 전체둘레에 비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목책으로 가파른 절벽으로의 접근을 막고 있고 그나마 일부는 지난 태풍 무이파때 훼손되어 정상에서도 안전시설은 보수공사중이다.

     스님들의 모습이 잠깐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이제 하산할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정상에서의 하산시간은 오후2시까지이다. 관음사로 내려서든 성판악으로 내려서든 4시간이 걸리니 탐방안내소에 도착할 쯤이면 해질 무렵이다.

     물론 탐방로는 양탄자처럼 아주 잘 깔려 있어 길을 잃거나 넘어질 위험은 없어 보이지만 해가저무면서 갑작스레 기온이 내려가면 추위때문에 고생할 수도

     있으니 오후2시는 꼭 지켜져야 할 것이다.

 

     셀카를 찍는데도 바람에 모자가 벗겨지기를 수차례...ㅎㅎ 그만큼 바람은 강렬했다.

     주변엔 온통 산상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인증샷을 찍고자 나래비를 선 사람들... 망부석처럼 앉아 백록담을 보면서 무언가 골똘이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셀카놀이 하는 사람들...모두들 부지런히 정상에서의 만찬과 상념과 기념사진촬영에 여념들이 없다.

     인증샷을 찍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려고 하니 스마트폰이 불통이다. 사라오름에서도 날렸는데 답장이 없는 것이 전송에 실패한 듯 하다.

     속리산에서도 군데군데 전화불통지역이 있던데..곧 있으면 산행시 응급상황에서 119로 자동 송신되는 앱이 나온다는데 이렇게 불통지역이 많아서

     제대로 인명구조를 할 수 있겠나 싶다. 그나마 그 앱이라는 것이 스마트폰에서 3G환경에서만 된다하니 일반 와이파이를 쓰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이

     될지도 모르겠다.    

    

                                      구름이 밀려드는 백록담.

     (12:00~13:00)무려1시간째 이렇게 인증샷을 찍는 곳은 사람들로 나래비 서있다.

     그런데 관음사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95%이상의 사람들이 성판악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다.

     한라산을 등정하기전에 사전조사한 것에 의하면 앞만 보고 묵묵히 오르는 코스인 성판악코스가 조망은 많이 아쉬워도 접근성과 편리성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성판악으로 즐겨 오른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하산도 교통문제가 해결이 된다면 관음사코스로 하산한다고 되어있어 나도 처음부터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았으나 대부분 백록담에서 성판악으로 다시 내려가고 나처럼 관음사로 하산하는 사람들은 청주 모산악회원들 빼고는 없다.

    표지판을 봐도 성판악코스가 관음사코스보다 약1km가 짧음에도 하산시간은 4시간으로 동일하여 관음사코스가 상당히 난코스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성판악코스가 꽉막힌 숲으로 인해 전망이 좋지않다면 관음사코스는 툭 터진 전망과 주변의 아름다운 비경들로 인해 최고의 절경코스라 하니

    관음사코스에서 역방향으로 성판악으로 내려가도 좋을 듯하다.   

    그런 기대반 걱정반으로 심호흡을 한번 하고 관음사코스로 내려섰다.  내려서면서 눈으로 마음으로 열심히 담고 또 넘치면 카메라에도 담고자 한다.

 

     (13:10)첫 걸음부터 구상나무와 고사목군락지 사이를 아기자기하게 관통하는 데크길이 나온다.

     발아래로는 아직 구름에 가려 제주시의 아름다운 비경을 볼 수는 없지만 충분히 상상이 가는 광경이다.

     초가을의 풍성함에 비해 늦가을의 허전함이 온몸으로 부딪혀 오는 고사목구간은 을씨년스럽고 발아래 굽어보이는 제주시에서는 온기가득한 안개가 피어오른다.

 

     (13:17)구름에 가린 저 봉우리 너머가 북벽일 것인데.. 아쉽게도 구름에 가려 볼수가 없다.

     마치 산으로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닮기도 한 웅장한 화산암덩어리를 왼쪽으로 보면서 긴 내리막을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13:22)구상나무와 조릿대의 환상적인 만남과 제주시내가 한 눈에 바라보이는 데크계단길을 내려서면서 좌우로 펼쳐진 눈시린 초록으로 아름다운

     구상나무숲을 바라보며 겨울이 오면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여질 멋들어지게 생긴 나무를 애써 찾아보며 내려간다.

    

     (13:40)백록담북벽의 모습과 북벽에서 이어진 큰두레왓과 이어진 장구목구간은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구간이다.

      좌우로 녹색의 구상나무와 잎들이 다 떨어진 철쭉..그리고 단풍나무의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온 산이 그림물감 풀어놓은 세상이다.

 

     (13:40)하늘과 맞닿은 장구목능선 아래 병풍처럼 도열하여 반기는 선녀바위들을 보며 헬기장으로 내려선다.

     파란하늘이 있었다면 하늘금이 선명하게 드러났을 것이데 아쉬움 가득한 마음을 사진으로 남긴다.

 

     백록담북벽에서 삼각봉으로 흐르는 장구목의 일자능선길과 선녀바위의 황홀한 광경.

     이 계곡을 건너뛰어 저 능선까지 오르는 직등코스는 해외 원정 산악인들의 겨울철 훈련캠프가 수시로 열려 히말라야산맥의 죽음이 넘나드는 공포의 코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최적의 훈련장소라 한다. 그 훈련장소의 베이스캠프격인 용진각대피소까지는 상당히 가파를 내리막길로 이 길로 올라서는 사람들이나

     내려서는 사람들 모두에게는 공포의 길일 될 것 같다.

 

     구상나무위에 떡 하니 앉은 까마귀와 용진각대피소가 있던 자리위로 정상의 북벽에서부터 이어진 계곡이 공포스럽고 괴기하기만 하다.

     용진각계곡의 좌우 산세가 가히 압권이다. 좌측으로는 안보이지만 왕관릉이 있고 우측으로는 장구목의 아름다운 능선사이에 소름끼칠 정도로

     음습한 기운이 감도는 협곡이 입을 떡 벌리고 있다

     이 계곡의 불어난 물로 인해 1974년에 세워져 30년간 한라산 탐방객들의 휴식처였던 용진각대피소가 2007년 한바도를 할퀴고 간 태풍 나리로 인해

     백록담 북벽의 일부가 무너지면서 암반과 급류가 대피소를 덮쳐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하니 물의 공포는 폭풍보다 더 무섭다 하겠다.

     사실 이 구간은 왕관릉을 우측으로 버켜서 내려서면서 용진각대피소까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최고 난이도의 하산길이다.

     한계단에 한 걸음씩 걸어도 다리가 찢어진다..ㅎㅎ

     코스의 난이도도 높아 젊은 친구들도 다리에 쥐가 나서 나가떨어져 내 배낭속에 들어있는 에어파스의 덕을 톡톡히 보는 구간이다.

     그래서 이 코스로 올라오는 사람들은 현재까지 눈을 씻고 쳐다봐도 없다.(아마 오를 사람은 진작 올랐을 것이다. 시간이 오후2시가 다되가는데

     삼각봉대피소 통과시간도 정오무렵이지 않나 싶다.)

 

     (14:05)왕관바위의 모습을 밑에서 바라보며 지나가버리고 만다. 아마 관음사코스에서 정상을 보고 갔다면 틀림없이 그 웅장한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건데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급경사길을 발아래만 보고 내려가느라 저 멋진 모습을 하마트면 빠뜨릴뻔 했다.

 

     용진각 현수교아래 탐라계곡은 말라있다. 비가 내리면 계곡을 따라 흐르면서 모두 지하로 빠져버리는 관계로 물이 이동하는 통로구실에 충실한 계곡들..

     여기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 있는 하천들도 모두 물이 말라있어 육지의 여느 하천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현수교는 역시 출렁이는 맛이 있어야 타는 재미가 있다. 약간의 현기증과 더불어 마치 구름위를 걷는듯한 묘한 기분이 드는 것이 마음이 붕붕떠가는 느낌이다. 

 

 

     (14:10)용진각대피소가 있던 자리는 지금 계곡의 지형이 바뀌었다 한다.

     북벽의 일부가 무너지면서 급류와 함께 암반들이 이곳 저곳으로 날라가 박히는 통에 계곡자체가 뒤틀리고 대피소도 쓸어버리고...그렇게 태풍나리는

     한라산 전체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지나가버렸다. 뒤이어 올해 태풍 무이파가 똑같은 여정으로 지나갔으니 가뜩이나 약한 산이 할퀴고 뜯기고 하여

     깊은 시름에 잠겨있고 지금은 조용히 치유중이다.

     용진각대피소자리를 지나면 용진각샘이 나온다. 이 곳에서 물을 충분히 보충하고도 남을 정도로 호스를 타고나오는 물의 양은 맑고 시원하다.

     백록담정상에서 용진각샘까지 1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다. 이 밑으로는 물이 나오는 곳이 없으므로 물통을 꼭꼭 눌러서 채워가야한다.

 

 

     (14:14)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는법...하지만 관음사코스는 99.9%가 내리막길이다. 현수교에서 삼각봉기슭을 타고 삼각봉대피소로 가는 좁다란 길로

      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올라오면서 '하산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내려가세요.'라고 말을 건넨다.

      아이구~~이것참... 오후2시인데 벌써 하산을 재촉하러 올라가고 있단다... 백록담정상에 있는 이정표에는 관음사탐방안내소까지 4시간이 걸린다고 되어있어

      여유있게 하산하며 자연을 즐기고 싶었는데 괜한 말은 아닌 것 같아 서두르기로 한다.

 

     (14:19)삼각봉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는 악천후시 대피하는 공간이므로 매점이나 물이 없다. 대피소와 화장실이 있으나 모노레일을 깔아놓은 것으로 봐서

     조만간 삼각봉대피소에도 매점이 생기지 않을까 여겨진다. 그렇지 않고서야 경운기 엔진을 단 모노바이크를 폼으로만 놔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삼각봉대피소도 진달래대피소처럼 정오이후 입산은 통제된다. 그러므로 오후 2시가 다되어 이곳까지 내려서는 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안보이지....ㅎㅎ

 

 

     구름도 쉬어간다는 삼각봉...금새 구름으로 덮히면서 신선세계가 연출된다.

     사실 이 광경은 한 순간이었다. 금새 구름이 밀려와 삼각봉을 숨겨버리더니 산너머로 찬란한 후광을 보여주고 휘리릭 지나가 버린다.

     영화속의 한 장면을 닮은 삼각봉의 운무와 햇살의 어울림...

 

     (14:57)삼각봉대피소에서 검은베레의 혼이 머무는 원점비가 있는 곳까지는 급경사길은 없고 완만한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관음사코스를 타는 사람들은 관음사탐방안내소에서 이 곳 개미등을 지나 삼각봉대피소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겠다.

    하지만 삼각봉대피소에서 용진각현수교를 지나면서부터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여야 한다.

    개미등 구간은 낮게 깔린 조릿대사이로 난 길을 정말 지루하다할 정도로 하염없이 내려가야 한다.

     바닥에 깔린 돌로부터 받는 무릎의 충격은 상상이상이다. 그러나 길의 완만함이 주는 평화로움은 바삐 내려가지만 않는다면 조용한 산책코스로는

     아주 훌륭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코스를 삼각봉대피소까지 뛰어서 다니는 운동선수들이 있다. 오르막길이든 내리막길이든 운동선수들의 체력훈련장소로는 딱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15:24)아이구....탐라계곡의 저 멋들어진 단풍물가득한 나무들을 보소~~...산 전체가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마치 물감을 한번에 몽땅 풀어놓은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노랑단풍물이 든 단풍나무를 속리산에서도 보고 한라산에서도 본다.

     개인적인 생각은 빨강단풍보다 노랑단풍이 훨씬 더 멋져보인다...빨강단풍은 정열적인 색깔에 비해 약해 말라 비틀어진 것들이 많으나

     노랑단풍은 더욱더 화사한 색깔에 모두들 아주 건강하다.

 

                             노란색 일색인  산과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아름다운 다리...

 

                             아마 며칠전까지만 해도 노란단풍물로 오가는 사람들의 부러운 눈빛을 한눈에 받았을 나뭇잎은..

                             이제 이렇게 떨어져 바람에 아무곳으로나 휘날리며 쓸쓸하게 스러져있다.

                             부귀영화도 한 순간인 것이다. 건강을 잃은 부귀영화는 이 낙엽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나뒹구는 허무인것이다.

 

 

     오살나게도 아름다운 나뭇잎...

     성판악에서 올라설때는 운무에 가려 이렇게 아름다운 나뭇잎을 보지 못한 설움이 있었는데 관음사로 하산하면서 그때 못본 것 까지 실컷 구경하면서 내려온다.

 

 

     (15:42)숯가마터..관음사탐방안내소에서 2.5km떨어진 지점(해발740m)에 있으며 1940년경 숯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다.

     내부는 돔형식을 지어져 있고 천정은 찰흙을 발라놨다. 이곳에서 구운 숯을 짊어지고 어디까지 가서 팔았을까...

 

     구린굴이다. 입구를 빙둘러 안전펜스를 쳐놨다..떨어지면 우측 굴냉고로 나오면 된다..하지만 아직까지 그럴려고 떨어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구린굴은 제주도내에 있는 동굴중 가장 높은 곳(해발680m)에 있다하며 다양한 동굴동물과 박지 등의 서식지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우측에 있는 구린굴굴냉고는 얼음을 보관했던 장소일 정도로 한 여름이든 겨울이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한다.

     길이는 442m에 높이는 4~6m, 너비는 3m정도로 굴, 풍혈, 숨골같은 뜻으로도 불리며 여름에는 20도 겨울에는 10도 정도를 유지하여 한 겨울에

     한라산에서 낙오하더라도  이런 숨골만 찾아드면 절대 얼어죽는 일은 없다 하니 주변에 혹시 이런 숨골이 있는지 꼭 확인해 봐야겠다.

      굴냉고근처에는 숯가마터와 집터도 있다 하니 이 곳이 옛날에는 사람사는 동네였음을 알 수 있다.

 

     제주도 한라산의 계곡은 16개이며 모두다 건천 즉, 마른계곡으로 물이 흐르지 않는다 한다.

     한 100미리정도의 비가 내려야 조금 흐르는 생색을 낸다하니 초등학교때 배운 내용이 다시 떠오른다.

     비가 오면 계곡을 따라 흐르면서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어 해안가에서 다시 솟아오르는데 그것을 용천수라 한다.

     그런 용천수로 만든 물이 제주 삼다수로 화산암자체가 필터역할을 하고 각종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하여 지금 세계시장을 물로 석권하고자 하는

     제주도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니 두고 볼 일이다. 

     그러한 건천중에서도 이곳의 물은 스며들지 않고 고여있어 혹시 이곳이 용천수의 일부가 솟아나지 않는가 라는 상상을 해본다.

 

 

3

     (16:30)관음사탐방안내소로 나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13시10분에 백록담을 출발하여 8.7km를 3시간 20분만에 하산하였다.

     성판악부터 시작한다면 아침 7시24분에 출발하여 사라오름을 거쳐 백록담에 올라 관음사까지 18.7km에 9시간 정도가 걸렸다.

     백록담에서 1시간이상을 지체하고 진달래대피소에서 20여분을 더 지체하였기에 보통체력이상의 성인이라면 7시간 40여분정도 걸려

     성판악에서 사라오름거쳐 관음사까지  하산할 수 있겠으며 혹시 사라오름을 거치지 않는다면 7시간이면 두 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 정도로

     등반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하지만 한라산의 진면목을 보려면 관음사코스로 올라 성판악으로 내려서는 것이 훨씬 낫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관음사코스가 힘들다고 하지만 실상 힘든 구간은 용진각대피소가 있던 자리에서 백록담까지 약2km정도이고 나머지 6.7km정도는

     다소 지루하게 보이겠지만 가을에 오면 단풍구경하면서 가도 삼각봉대피소까지는 큰 어려움없이 갈 수 있을 것 같으나,

     문제는 용진각대피소 자리에서부터 시작되는 최고 난이도의 긴 오르막길이다.

     하지만 오르는 동안 틈틈히 다리쉼해주고 백록담북벽과 장구목, 그리고 왕관바위의 아름다운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한라산 등정 인증서가 기념으로 필요한 사람들은 우측 탐방안내소로 가 인증서 주세요하면 된다. 발행비용은 1,000원)

 

     관음사탐방안내소에서는 2.4주 주말에만 운행되는 버스가 있다. 오후에 2대정도가 배차된다 하는데..

     버스를 탄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기어코 버스를 타고자 한다면 탐방안내소에서 우측으로 나오면서 516도로 산천단검문소 부근 제1한라관광도로까지 약40여분 걸어나와야 한다.

     하지만 탐방안내소 바깥에는 항상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제주시까지는 15,000원 서귀포까지는 30,000원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다.

     그 가격이라는 것이 제주시에서 책정해 준 적정가격인지 아니면 담합에 의한 가격인지 분별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택시를 타기전부터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너명 모여서 합승을 해서 갈것을 권한다.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는 총 6개의 코스중 오늘 하루에 두개코스를 탐방했다.

     성판악코스. 관음사코스, 돈내코코스, 어리목코스, 영실코스 그리고 어승생악코스...

     이렇게 6개가 있으며 다음 제주도 한라산 산행때는 돈내코코스로 올라 어리목코스로 내려가는 산행을 할 예정이고.

     또 시간을 내어 영실코스로 올라  어리목코스로 내려서면서 어승생악코스를 타면 한라산 코스는 모두 타 보는 것이 된다.

     올해 겨울이 될지 아니면 내년 봄이 될지 아직 계획은 없으나 가급적이면 눈꽃이 활짝핀 설산을 올라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다음에 한라산에 오를때 혹시라도 날이 좋으면 관음사코스로 올라 성판악으로 내려가는 코스는 분명 1순위가 된다.

     이번에 보지 못한 백록담과 사라오름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 하니 한라산 나머지 코스를 타러 왔다가도 날이 좋으면

     무조건 계획 수정이다.ㅎㅎ

 

     택시로 신제주 연동에 있는 금호훼미리호텔로 돌아와 긴 여정의 뒷마무리를 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졸음이 몰려온다.

     제주에 오기 전날 밤잠을 설치고 또 한라산에 오르기 전날 밤잠을 설치고 오늘 약19km를 걷고서 저녁식사후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니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이다.

     원래계획은 다음날 영실로 올라 어리목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한 번 더 탈려했으나 뭍으로 나가는 날이라 무리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내일은 일행과 같이 제주도의 허파 에코랜드와 50억짜리 분재가 있는 아트랜드, 성읍민속마을, 야자수의 나라 일출랜드,

     그리고 추억의 7080이 있는 선녀와 나무꾼 등을 둘러보는 코스이다.

     시간은 저녁8시가 안되었는데 벌써 눈이 감겨온다. 한라산을 오른 인증서는 가방에 고이 모셔두고 깊은 잠의 세계로 풍덩 빠져든다.

     (제주여행5)제주도의 허파. 정글속으로 가는 에코랜드편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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