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동점드라마 타이거즈. 희망이 보인다.
(사진제공 : 스포츠서울)
김진우 복귀 첫 승이 곧 보인다.
우천으로 인한 2번의 선발 등판연기가 컨디션 난조로 이어질 법도 했지만 마운드의 김진우는 의연했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더욱 더 어른스러워 지고 단단해지며 마운드에서 게임을 즐기는 노련미가 물씬 묻어나는
김진우의 다이나믹한 투구에서 모든 팬들은 느꼈을 것이다.
바야흐로 인간승리의 표상인 김진우의 리그 복귀 첫승은 이제 곧 열매를 맺을 전망이다.
오늘 5월들어 첫게임인 SK 마리오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김진우는 6회 2사까지 85개의 투구로 3피안타 3볼넷 4삼진 2실점
2자책으로 동점상황에서 앤서니와 교체되어 비록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오늘 기아가 패배 일보 직전에서 기적과도
같은 동점을 2번이나 만들며 연장12회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결국 무승부가 되고 말았지만 올 시즌 타이거즈의
최고로 멋진 승부의 단초를 제공했다.
추천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라미레즈 첫 등판만으로 알 수가 없고.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본격적으로 첫 선을 보인 라미레즈는 아직 한국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정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실투가 되어 비록 2점홈런을 맞고 2대4로 역전되었지만 3타자 상대로 11개의 투구와 1안타 1홈런
으로 라미레즈를 평가한다는 것은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몇 차례 불펜에서 구위를 점검하며 적응력을 키워 나간다면 8개구단 최약체로 평가받는 불펜진의 희망으로 우뚝 설 날도
곧 올 것이다.
오늘 실투를 경험삼아 명색이 탑클라스 선수들의 리그인 메이저리그 출신이므로 적응기간 이후 메이저리거 본색을 드러내며
기아 불펜의 핵심으로 5월 대 반격의 선봉에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올 시즌 최고의 끈질긴 승부력을 보여준 타이거즈
작년 시즌 후반을 포함 올 시즌 4월까지만 해도 타이거즈의 7회 이후 자동 경기 포기모드는 항상 화제거리였다.
특히 마지막 이닝에 들어서면 쉽게 방망이가 나가고 범타로 허무하게 끝나버리곤 했던 마지막 이닝인 9회와 12회.
그 거짓말 같은 2사후의 동점 기적은 확바뀐 선수들의 마음자세에서 부터 빛이 난다.
어제 칼럼에서 타이거즈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신종길의 9번 타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이용규로 이어지는
타선앞에 주자가 살아 나가려면 9번타순에 김선빈이 신종길보다ㅓ 더 효과적이기에 두 선수의 타순교체를
타이거즈 5월 대반격의 열쇠로 인식했는데, 거짓말처럼 오늘 신종길과 김선빈의 타순 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타순교체는 바로 두 선수가 2안타씩을 날리며 오늘 드라마같은 무승부 경기를 펼쳐 안치홍 2번, 김원섭이 3번에
포진된 이후 타이거즈 공격력이 가장 극대화된 모티브가 되었다.
김진우가 호투하여 2대2상황에서 앤서니를 구원등판한 라미레즈가 최정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아 패색이 짙던 9회말.
방어율 제로, 피안타율 제로인 SK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선두타자로 나선 최희섭이 안타를 작열하여 피안타율 제로를
정우람의 머리에서 삭제시켜 버리더니, 무사 1루에서 나지완과 차일목이 각각 삼진과 외야뜬공으로 아웃되어 2사1루가 되고,
보통 이런 상황이면 그동안 당연하게 흐르던 선수들의 패배의식과 자동 게임 포기 무드도 오늘 타이거즈 팬들의 머릿속에서
삭제해 버리는 시원 통쾌함도 선물로 제공해 주었다.
2사1루에서 이준호의 극적인 안타로 2사1.2루가 되고, 윤완주가 볼넷을 얻어 나가 2사 만루가 되는 천금같은 동점상황.
9번타순에 배치되어 테이블 세터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을 충실하게 해 달라는 선감독의 의도대로 9번 김선빈이 천금같은
동점적시타를 날려 4대4가 되고 2사2,3루가 된 상황. 이용규가 쓰리볼에서 건드린 볼은 완전히 눈에 보이는 볼..
살아 나갔다면 다시 2사 만루가 되고 타격감이 좋은 안치홍에게 끝낼 수 있는 찬스가 이어졌을 것인데 부진의 늪에 빠진
이용규가 스탠딩 삼진을 당해 끝낼 수 있던 기회는 더욱더 멀어지고 다시 한번 동점드라마를 쓸 불편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렇지만 게임을 포기할 정도까지 몰리던 그간의 상황이 이렇게 확연하게 달라지게 된 원인은 수십번 패전을 경험하며
붕괴되었던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린 선수들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는 타이거즈. 여기가 밑바닥이니 이젠 마음 추스리고 치고 올라갈 일만 남은거야..안그래?...이렇게.
10회 무사2루에서 이만수감독은 왜 최정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 했을까.
오늘의 승부처는 여러곳에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연장 10회 SK공격에서 선두타자 박재상이 2루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최정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한 이만수감독에게 있을 것이다.
앞선 타석까지 안타가 없던 최정은 두번의 호수비로 기아 추격에 찬물을 끼얹더니 마침내 라미레즈를 상대로 한국프로야구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되며 방망이에 감이 온 상황이었지만 보내기 번트를 시켜 1사에 주자를 3루에 보냈다.
1점이면 이긴다는 생각을 했을까? 타격감이 좋은 최정에게 그대로 맡겼으면 어땠을까?
비록 박지훈이 SK의 클린업트리오를 모조리 SF볼로 삼진아웃시켜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말았지만, 그 상황에서 최정에게
맡기는 스케일 큰 야구를 보여주었다면 의외의 상황이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진제공 : 스포츠조선)
박지훈과 유동훈 극과 극의 모습.
오늘 연장10회에 나와 11회까지 2이닝을 던진 박지훈은 7명의 타자를 맞아 2루타 1개를 내주었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마구
같은 SF볼로 안치용,박재홍, 박정권 등 비교적 한 방이 있는 SK주력 선수들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 선감독을 흐믓하게 만들었다.
특히 몸쪽 승부도 마다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돋보여 향후 기아 불펜의 핵심으로 지난해 심동섭처럼 급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불펜 불안을 어느정도 잠재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마무리 유동훈의 제구난조에 이은 2실점은 많이 아쉽다.
박지훈처럼 좀 더 공격적인 투구로 박재상을 상대했더라면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 범타로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인데,
카운트가 몰리다 보니 스트라익을 잡으러 들어간 볼을 난타당해 결국 2실점까지 이어진 노련하지 못한 실투를 하고 말았다.
물론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지만 자신의 생명처럼 여겨야 할 글러브를 내 던지고 모자를 팽개치는 볼성 사나운 행동은
프로선수로서 수 많은 팬들 앞에서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자신에 대한 자책감인지 아니면 마무리 투수교체에 대한 코치진의 불신임에 대한 항의인지 분명치 않으나 수천명의 관중들이
바라보고 수만명의 팬들이 텔레비젼으로 보고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흥분된 모습은 이제 프로야구판에서 없어져야 한다.
프로는 실력으로 자신을 입증해야지 강판당함에 또는 자책감에 쉽게 흥분을 한다면 프로야구단 한 팀의 마무리를 맡기에는
벤치에게 믿음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곧 자신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치부로 밖에 보여 지지 않는 것이다.
투수 최고참인 유동훈은 최고참답게 어른스러운 행동으로 쉽게 흥분하지 않는 평정심을 유지해야 좋은 공과 좋은 구질로
기아 마운드의 뒷문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연장12회 각자 2점씩을 뽑아 끈질김을 보여준 SK와 KIA
연장12회 2사후 박재상의 안타와 최정의 볼넷으로 2사1.2가 된 상황에서 터져나온 안치용의 2타점 3루타는 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들의 집합체인 SK 선수들의 야구 센스로 만든 점수라 하겠다.
2사후 박재상이 안타로 출루하여 2사1루가 되고, 최정 타석에서 박재상이 2루 도루에 성공하여 1루를 채운다는 개념으로
기아를 유인하고 결국 안치용에게 통한의 2타점 3루타를 맞아 바로 패전위기에 몰린 연장12회는 야구를 실력이상 중요하게
여기는 야구센스를 한 그림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그러나 더이상 추격의 힘마저 빼앗겨 버린 연장12회 말 모두의 숨을 죽이게 만든 기적은 또 일어났다.
1사후 이용규가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걸어나가는 투혼을 발휘하고 안치홍의 2루타로 득점하여 1점차까지 따라가고,
계속된 1사2루에서 김원섭의 안타와 최희섭의 볼넷으로 1사 만루. 대타 김상훈이 바뀐투수 이영욱으로 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극적인 동점을 만들고 이제 계속된 1사 만루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인 병살타만 안 나오면 되는데....
4시간 40여분동안 연장12회까지 치르며 혈전에 혈전을 거듭하던 경기가 차일목의 병살타로 무승부로 끝나면서 일순간
고요한 정적만이 무등경기장을 지배하며 흐르고 말았다....
모든 선수들은 이런 상황에서 끝내기의 일등공신이 되고 싶어한다.
물론 차일목도 공을 잘 쳤다. 그 타구가 전진수비중인 야수근처로 날아간 불운만 없었더라면..
하지만 절대적으로 타자가 유리한 상황에서 투스트라익까지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9회말 이용규 역시 쓰리볼에서 걸어나갈 수 있던 찬스에서 안좋은 볼에 방망이가 나가 결국 삼진으로 물러 났듯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자신을 제어하는 기술도 야구센스 이상으로 필요한 것이다.
어찌되었든 결과는 연장12회 무승부..
물론 기아로서는 다 진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두번씩이나 마지막 이닝에 동점을 만들어 내는 끈질김을 보여주었고,
선수들의 투지 또한 지난 몇 경기보다 훨씬 더 집중력있게 높아져 소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1승이나 1패 이상의 휴유증을 안게 되었지만 지금 병색깊은 호랑이를 살려낸 투혼으로 만들어낸 집념의 무승부는
결코 헛되이 사그라 들지는 않을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모처럼 깡다구 정신이 살아난 타이거즈 선수들의 정신력에 벤치의 표용심이
가미되어, 질때 지더라도 오늘처럼 화끈하게 따라붙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승부근성을 보여준다면 타이거즈의 5월은 밝기만
할 것이다.
(글 : 포토뉴스 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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