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vs두산 위닝시리즈로 가고자 하는 두 감독의 다른 방식
위닝시리즈로 가고자 하는 두 감독의 다른 방식
KIA와 두산의 광주 3연전 마지막 날 양팀의 감독들은 서로 위닝 시리즈로 주말을 마감하여
두산은 선두를 다시 탈환하고자 하였고 기아는 다시 5할 승률로 복귀하여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는 디딤돌을 만들고자 하였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절박함에서 더 진솔하게 대처한 두산 김진욱 감독의 손을 들어주고 기아의 선동열 감독이 내민 손은
냉정하게 뿌리치고 말았다.
김진욱 감독은 3회부터 9회까지 7이닝 연속 선두 타자 출루라는 진기한 기록으로 얻은 7번의 득점찬스에서 무려 6회에 이른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2루나 3루에 보내놓은 철저한 스몰볼을 구사했다면 선동열 감독은 1회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로
출루하자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보내기 번트 대신 강공을 선택하고 7회엔 이준호의 선두 타자 안타로 무사1루가 되자
동점을 노린 보내기 번트를 대는 경기초반 강공 경기후반 보내기 번트라는 빅볼과 스몰볼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선동열식
작전으로 득점을 올리고자 했다.
결과는 6번의 보내기 번트에서 2회를 득점으로 성공시킨 김진욱 감독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선동열 감독
작전의 일관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니퍼트가 앞선 경기까지 5경기 연속 QS를 기록하며 방어율 2.13를 기록중인 두산의 에이스로 강공에 의한 공략에 어려움이
있고 전력분석을 통해 니퍼트를 상대로 3점 이상 내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면 1회 무사1루에서 부터 차분히 선취점을 노리는
신중한 작전이 나왔어야 한다. 그것이 보내기번트이던지, 힛트엔드런이던지, 단독도루던지 간에..
상대투수에 따라 초반부터 빅볼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초반 득점찬스에서 보내기번트로 스모볼로 나갈 것인지를 결정짓고
즉각적인 행동으로 나서야 하나 니퍼트를 상대로 1회보내기 번트로 2루에 주자를 갖다 놔야 할 때는 강공을 선택하다 결국
병살타로 찬스를 무산시켜버리고, 7회에는 1점을 추가하여 동점을 노려야 하므로 보내기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어 놓았으나
후속타자 불발로 동점에 실패하는 등 작전을 걸 때 마다 번번히 실패하여 두산 김진욱감독과의 벤치싸움에서부터 밀렸다고
하겠다.
현재 기아 타자들의 방망이로 니퍼트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좋으나 두산은 에이스가 올라왔고 기아는 5선발이니
져도 좋다는 자기당착으로 승부를 깐깐하게 초반부터 몰고가지 않고 선수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지 않나 싶다.
선발투수의 레벨이 다르다 해도 승부의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심동섭과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도 선감독은 1회초 이용규의 선두타자 안타로 무사1루가 되자 김선빈에게
다양한 작전대신 강공을 지시하여 초반 선취득점찬스를 놓치고 결과적으로 이길수도 있었던 경기를 유동훈의 블론세이브로
진 적이 있지 않은가.
니퍼트를 상대로 호투한 심동섭 제 5선발로 안착하다.
기아 5선발로 점점 자리를 굳혀가는 심동섭의 오늘 투구는 대체적으로 합격점을 주어도 무방할 정도로 호투하여 선동열 감독의
5선발 최종 후보로 당당하게 낙점되었다.
5이닝동안 81개의 투구수로 6피안타 2볼넷 4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에 실패하였으나 3회와 5회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야수의 판단미스와 수비실책 등으로 모두 3점을 내주고 말아 니퍼트와 맞대결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영광을 안아볼
수 도 있었으나 아쉽게도 첫 승에 대한 기대는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2회 김동주를 삼진으로 잡고 계속된 안타로 1사2.3루가 되었지만 이원석을 범타로 손시헌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스스로
의 힘으로 벗어나가는 노련미도 엿보였고, 4회에도 1사2루 실점위기에서 이원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허경민을 범타로
막는 볼배합과 배짱좋은 투구로 실점위기를 혼자 힘으로 타개해 나가는 성숙함도 보였다.
비록 2회와 5회 신종길의 실책성 수비와 김선빈의 병살플레이 미숙으로 인한 송구실책으로 발생하지 않아야 했을 점수 3점을
두산에게 헌납하여 결국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지만 상대하는 팀마다 팀의 에이스들이 올라옴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볼을 씩씩하게 던지는 심동섭의 다음 선발 등판때는 반드시 타격지원과 수비지원을 받아 마수걸이 첫승을 올릴 가능성은 지금
상당히 높아졌다.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신종길의 멘붕
신인 이준호에 밀려 잠시 벤치를 지켰던 신종길이 모처럼 선발 출장하였으나 2타석 무안타 1삼진으로 방망이가 아예
부식되어 버렸고 수비에서도 2회 어정쩡한 타구 판단 미스로 잡을 수 있던 볼을 뒤로 빠뜨려 1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타석에서도 내야 파울플라이 아웃과 삼진 등으로 계속 부진한 성적을 내며 여전히 자리를 못 잡고 있다.
몇게임 쉬면서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신종길의 수비력과 타력은 신종길의 쓰임새에 희망을 가지고 있는 벤치의 장기플랜
에도 부담을 주고 있어 신종길에 대한 대비책이 강구되어야 할 때이다.
선수가 아무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좋아도 멘탈이 붕괴된 상태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금까지 수십차례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벤치에서 갖가지 노력을 다 하여도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는 신종길을 끝까지
끌고 가는 인내력은 선수를 위해서나 팀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이종범을 은퇴시킨 이유도 신종길같은 젊은 친구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장기적인 목표로 팀을 젊은 선수들로 리 빌딩해
가려는 선감독의 의도이지 않았겠는가.
내야수비수들의 심각한 피로도
11일 두산전에서도 김선빈 안치홍 윤완주에게 집중된 수비실책 등으로 안줘도 될 점수를 무려 7점이나 헌납하며 후반 맹추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전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지만 12일 경기에서도 기아는 5회 정수빈의 병살타성 타구를 잡은 김선빈의
2루 악송구로 2아웃이 될 것이 무사에 2.3루로 순식간에 바뀌어 결국 역전타를 김현수에게 맞고 오늘도 이길수도 있었던 경기를
놓쳐 아쉽기만 하다.
아직 인조잔디였던 무등구장이 천연잔디로 바뀐 후 타구에 익숙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경기를 펼침에도 실책 등으로 허망하게 진다면 당사자의 멘탈붕괴는 여러 곳에서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게 된다.
좋은 타격감을 가지고 있는 김선빈이 타석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수비실책 등으로 인한 멘탈붕괴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겠는가.
빠른 시간내에 자괴감에서스스로 빠져나오는 것과 동료들의 위안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므로 다음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다시 태어나는 김선빈과 안치홍 윤완주 등 꼬꼬마 트리오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2연패로 5할 승률에서 -2로 미끄러 지며 순위도 5위에서 7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화요일부터는 삼성 롯데와의 원정6연전이 기다리고 있어 이 팀들과의 대결 결과에 의해 기아의 초반 성적은 결정될 예정이다.
분위기 상승중인 삼성과 괴력의 방망이팀 롯데와의 일전에서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다시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쳐서
또다시 한화와 꼴찌 다툼을 벌이는 모냥빠진 타이거즈가 될 수도 있다.
기아 벤치는 다 헤어진 선수들의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 추스려 원정6연전에서 5할 승률을 위한 단기적인 전술을 마련하여
위기가 닥쳐오는 순간을 슬기롭게 넘어가야 할 것이다.
(사진제공 : 스포츠조선)
(글 : 포토뉴스 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