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앤서니의 실종된 신바람과 불펜의 희망이 된 박경태

simpro61 2012. 6. 20. 00:30

 

 

시리즈 첫 경기 패전 징키스는 오늘도 계속되고.

 

앤서니가 5승 7패에 방어율 5.01, 탈보트가 6승 1패에 방어율 3.75로 두 선발투수는 기록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최근 들어 안정된 투구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빠른 카운트에서 타자와의 승부를 즐기며 비교적 땅볼 유도가

많다는 점이 엇비슷하여 과연 어느 팀이 먼저 내야 실책으로 실점을 허용하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의 승패가 결정되어질

것으로 여겨졌던 경기였으며, 선발승 비중이 극과 극인 두 팀의 투수기록으로 봤을 때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앤서니가

기아의 선발 승 비중을 50%이상으로 올려줄 수 있을 것인가도 기대가 되는 경기였다.

 

6월 들어 SK전 2패 후 1승, 삼성전 2패 후 1승, 롯데와 1승1패로 잠시 쉬더니 다시 넥섹에게 2패 후 1승, LG에게 1무 후

1승 1패로 우천으로 첫 경기가 취소된 롯데 전을 제외하면 매 시리즈 첫 경기 패전으로 다음 경기부터 1승을 위해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던 시리즈를 삼성을 속속들이 잘 안다고 자부하는 선동열 감독이 과연 오늘부로 청산할 수 있을 것인가

에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그렇지만 양팀 모두 1회부터 매회 주자를 내 보내며 감독들의 지략과 선수들의 집중력을 테스트 하더니 3회 잠깐의 소강상태

후 4회 초 기아가 2사후 주자를 내 보내고도 무득점에 끝나자 4회 말 삼성은 보란 듯이 1사후 3안타를 집중시켜 2점을 선취

득점하여 그 후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기아에 완승을 거두어 선동열 감독에게 다시 시리즈 첫 패를 안겨주고 말았다.

 

10구단 창단이 무기한 보류되어 구단주를 제외한 야구관계자들과 팬들의 울화통같은 짜증이 폭발 일보 직전인데

KIA타이거즈 경기력도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려고 하니 펑크나 주저 앉은 차량처럼 비참하기만 하다.

솔직히 이런 경기력을 보곤 글을 쓰고 싶지 않지만 홀로 분전한 박경태가 그나마 위안을 주었기에 일기처럼 쓴다

 

                  

              추천에 감사 드립니다.

 

 

 

실종된 앤서니 신바람과 단순한 최향남, 그리고 불펜의 핵심 박경태

 

오늘 앤서니는 4.1이닝 동안 94개의 투구로 6피안타로 4실점 4자책을 기록하여 5회 연속 QS 달성에 실패하였다.

특유의 빠른 투구 폼과 포수의 사인대로 긴 생각 없이 공을 던지다 보니 일정한 투구패턴에 적응한 타자들의 호흡이 방망이에

공이 맞추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며 제구도 쉽지 않아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5이닝을 못 버틴 원인이 되었다.

 

4회 말 첫 타자 최형우를 초구에 땅볼로 처리할 때 까지만 해도 투구 수는 많았지만 충분히 6이닝 이상은 던져 줄 것으로 보여

빠른 스피드 경기 만큼이나 긴장도 되었다.

하지만 배영섭과 박한이를 안타와 볼넷으로 연속 출루시킨 뒤 5회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진해수와 교체되어 갑자기 신바람이

앤서니 얼굴에서 실종된 느낌이 든다.

 

앤서니는 투구에 신바람이 들어갈 때가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진다.

즉, 얼굴에 특유의 잔잔한 미소가 번질 때가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뜻인데 오늘 그 얼굴에 미소를 찾아보기가 힘들어 다시

앤서니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게 만드는 것도 벤치에서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앤서니의 뒤를 이어 1사 1,2루에서 좌타자 최형우를 상대로 진해수를 올린 것은 이해가 되나 너무 섣부른 맞대결로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더 실점하고 마찬가지로 좌타자 이승엽에게도 2루타를 맞아 추가점을 내주고 강판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좌타자를 상대하라고 올린 좌투수가 최형우와 이승엽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올린 의미가 없어져 버리기에 진해수는 공격적인

피칭 일변도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돌리는 완급조절이 더 앞섰어야 한다.

 

삼성 중심타선은 아무리 좌투수에 좌타자라 하더라도 그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홈런타자 최형우에 일본을 한 때

방망이로 정벌했던 아시아의 홈런왕 국민타자라 불리 우는 이승엽 아니겠는가.

 

진해수의 뒤를 이어 1사 2,3루에서 올라온 최향남에게 2실점을 모두 막기를 원했다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최향남은 상대 타자를 힘으로 윽박질러 각도 좋은 변화구로 제압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제구력에 의존하는 투수이다 보니

볼이 타자 눈에 익는다.

 

더군다나 오늘도 어제 경기에 이어 직구 제구에만 신경 쓰지 변화구 유인구는 안 보이다 보니 오늘의 히어로 진갑용에게 결국

4타점 째를 헌납하는 우전안타를 맞고 2실점을 더 한 뒤 5회를 마쳤지만 왠지 믿음이 안 가는 것은 왜 일까.

 

1군 복귀 후 오늘까지 2경기 5.2이닝 동안 84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1실점 1자책을 기록한 박경태가 박지훈만큼  믿음직

스러운 것은 KIA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런 결과이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승리조의 투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군말없이 제 역할을 묵묵히 소화해 준 박경태.

6월1일 퓨처스리그 NC전 9이닝 완봉투 때의 노련함과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볼 스피드는 없지만 이렇게 팀이

어려울 때 3이닝 가까이 호투해 준다면 기아 불펜은 더욱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집중력의 차이가 실감난 타선

 

삼성이 4회말 1사후 이승엽, 박석민 진갑용의 집중3안타로 2득점을 성공시킬 정도로 득점찬스에서 집중력이 높았다면

기아는 2실점 후 맞은 5회 초 무사 1루에서 한 점이라도 따라 붙었다면 오늘 경기 결과가 이렇게 허무하게 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지완이 볼넷을 얻어 나간 다음 무사1루에서 김상훈의 보내기 번트가 나왔다.

아웃카운트를 하나 손해 보면서 주자를 2루에 보내는 것은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쳐 줄 듬직한 타자가 있다면 성공 확율이

높은 작전이 되겠지만 하위타순에 걸린다면 생각해 볼 문제이다.

 

1루 주자가 주루센스가 있다거나 타자가 중심타선이라면 보내기번트 대신 힛트 앤드 런이나 타자에게 맡기는 작전을 펼쳤을

지도 모르나 1루 주자가 발이 느린 나지완이라면 생각을 좀 달리 했어야 한다.

 

5회로 중반을 넘어서기 시작했기에 나지완 대신 발 빠른 주자를 내 보내 아웃카운트 손해 없이 2루를 훔치는 작전으로 상대

투 포수를 피곤하게 하고 타자로 하여금 페이크동작으로 수비진을 교란 시키며 가능하면 단독도루로 주자를 2루에 보냈더

라면 무사2루로 아웃 카우트 손해 없이 또는 보내기로 1사 3루로 주자를 가져다 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발 빠른 주자들을 모두 벤치에 앉혀 놓고 나지완 박기남으로 보내기 번트외에 무슨 작전을 펼칠 수 있었겠는가.

1루 대주자로 신종길을 내세워 단독도루로 2루로 보낸 다음 박기남으로 하여금 보내기 번트나 밀어서 2루 쪽 내야 땅볼을

지시, 주자를 3루에 보냈다면 만회 점을 낼 확률도 그만큼 높아져 어쩜 타이트한 경기로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었을 것이다.

 

최 단시간 3연패 기념 경기.

 

1점을 만회하여 1대6으로 뒤진 6회말 김원섭을 빼고 좌익수로 신종길을, 김상훈을 빼고 포수에 한성구를 ,최희섭을 빼고

1루수로 김주형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사실상 경기포기 모드로 들어갔다.

 

과거 타이거즈라면 생각지도 못할 너무 일찍 찾아든 경기포기모드...

 

5점차 3이닝이 남았으면 해 볼만 한 이닝이고 5점차면 원 타임에 뒤집을 수도 있는 점수차다.

하지만 넥센이라면 몰라도 현재의 기아 방망이로 5점차를 뒤집는 다는 것은 꿈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이지 않겠는가.

 

5월11일 두산전 윤석민대 이용찬의 완투 대결 때 2시간 12분으로 올 시즌 최 단시간 기록을 갱신하며 1대0 승리를 올리더니

6월1일 SK전 마리오와 소사의 대결에서 소사가 1실점 완투패를 할 때 2시간 19분으로 2번째 최 단시간 경기 기록을 달성하고

오늘은 7실점이나 했음에도 2시간 15분으로 경기를 마쳐 올 시즌 최 단시간 경기 금,은 동 메달을 모두 기아가 가져가는

진기록을 세우며 완패하고 말았다.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기에 긴 호흡으로 본다면 어차피 이기기 힘든 경기에서 선수들 체력도 비축하고 불펜진 소모 없이

백업선수들 기량도 점검할 겸 경기를 일찍 포기하는 것도 작전의 하나겠지만 너무 눈에 드러나게 포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경기포기모드면 기아 주력 선수들만 쉬는 것이 아니다.

상대팀도 마찬가지로 느슨한 경기운영으로 야구를 즐기며 할 수 있기에 쉬는 것은 기아와 마찬가지이다.

즉 쉼으로 해서 다음날 경기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야 하는데 상대팀도 같이 쉴 수 있기에 분위기 반전을 일으킬 수 없다는

뜻이다.

 

야구는 분위기에 좌우되는 멘탈 경기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어야 다음 날 경기에도

그 좋았던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는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일찌감치 경기포기 모드로 들어가면 경기가 끝날 때 까지 기분도

처지고 파이팅도 없어져서 다음 경기까지 그 분위기가 이어져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다.

 

내일 경기는 이러한 글쓴이의 생각이 단순한 기우였음을 벤치나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투지로 승리를 이끌어 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만약 내일 경기마저 무기력하게 패한다면 심각하고 중대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내일 경기 선발 서재응이 그래서 무거운 굴레를 지고 경기에 나선다.

과연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절박한 마인드가 서재응과 선수들에게서 뿜어져 나올 것인가 지켜 볼 일이다.

 

(사진제공 : OSEN, KIA타이거즈)

(글 : 포토뉴스 코리아, 굿뉴스피플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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