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프로야구

벼랑끝 KIA에 희망을 쏜 황정립의 준비된 홈런.

simpro61 2012. 9. 15. 10:05

 

 

독이 든 성배 더블헤더

오늘 2년 만에 부활된 더블헤더 경기는 어제 내린 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갑작스럽게 편성되었다.

기아와 롯데 모두에게 아주 생경스러운 더블헤더는 하루에 2경기를 20분 간격으로 치러야 하는 경기로 4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야 하는 기아에게도, 2위를 확정짓고 삼성을 끌어내려야 하는 롯데에게도 피를 말리는 승부가 되었다.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승자와 패자 모두 2승이나 2패를 당할 수 있으니 지금처럼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는 시즌후반에는 승자든 패자든 자칫 독이

든 성배를 마실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어느 한 팀이 홈에서 계속 경기를 펼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오늘 더블헤더를 펼친 기아와 롯데는 모두 인천과 대구로

이동하여 원정경기를 펼쳐야 한다.

선발2명이 하루에 올라와야 하므로 다음 경기 선발투수운영에 차질이 발생하고 승부가 타이트한 상황에서 쏫아 붓는 불펜투수

로 역시 다음경기를 어렵게 한다.

수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 9월 들어 확대엔트리가 없는 상태에서의 더블헤더는 아예 생각도 못하겠지만 확대엔트리 시행 후의

더블헤더도 경기가 편성되면 그 날에 한해 엔트리를 2~3명 추가할 수 있는 혜택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결과적으로 김진우의 8승 호투와 폭풍같은 16안타로 송승준이 일찌감치 무너진 롯데에게 첫 번째 경기를 10대 1로 승리한

기아는 두 번째 경기에서 윤석민을 투입하여 2승째를 올리려 했으나 롯데 전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윤석민의 부진으로

9회까지 7대 5로 지고 있던 경기를 극적인 동점으로 연장으로 몰고 가고, 연장 12회 초 1실점을 하여 8대 7로 패전의 절망적

구렁텅이에 빠지기 직전인 연장12회말 2사후 신인 황정립의 극적인 홈런으로 또다시 동점을 만들어 결국 두 번째 경기를

무승부를 만든 기아가 1승 1무로 승리를 거두었다.

 

마무리 최향남을 재활군으로 내려 보내고 한승혁과 유동훈을 마무리로 기용하겠다는 투수진 운영과 2진급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경기전 발언으로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한 기아로서는 오늘 더블헤더에서 무려 30안타를 작열

시키며 1승1무를 거두어 실낱같은 4강에 대한 희망을 본의 아니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경기 : 김진우 8승 폭풍투와 16안타로 만든 4연패 탈출.

 

더블헤더 첫 경기는 원래 어제 경기 선발인 윤석민이 올라와야 하나 김진우로 교체되었고 윤석민은 두 번째 경기 선발로 예고

되었다. 반면 롯데는 어제경기 선발인 송승준이 그대로 올라왔고 두 번째 경기도 유먼이 그대로 올라왔다.

이 대목에서 선발을 놓고 선동열 감독의 고심을 느낄 수 있다.

 

1경기는 낮 경기이므로 힘으로 누르기보다 제구와 완급조절이 뛰어 난 김진우을 선발로 기용하고 2경기는 야간경기이므로

체력적으로 떨어진 롯데 타자들을 윤석민을 내세워 힘으로 누르려는 계획을 세운 듯하다.

 

1경기는 선 감독의 계획대로 잘 풀려 김진우가 6이닝 106개의 투구 수로 4피안타 5볼넷 3탈삼진으로 1실점 1자책을 기록하며

4회와 6회 무려 9득점을 올린 타선의 도움으로 넉넉하게 8승을 올려 김진우의 10승 전망을 밝게 하였으며, 팀 타선도 무려 16

안타에 10득점을 올려 LG전 스윕 패에 이어 롯데와의 어제 경기 아쉬운 역전패를 달래주었으며, 실책도 없어 야간에 펼쳐지는

2경기까지 경기감각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되었다.

 

2사후 대량득점에서 본 희망

 

오늘 1경기 선취점은 롯데의 엉성한 외야수비로 무사1,2루가 될 상황에서 1점을 먼저 선취하고 무사2루가 되는 득점찬스를

계속 만들어 나간 것이 승인이 되었으며 박기남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이용규가 3루 파울플라이로

아웃되어 희망이 급격하게 사라졌을 무렵 나온 김선빈의 싹슬이 2루타가 결정타였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3회까지는 기아 타자들을 잘 막았으나 4회 롯데 외야진의 실책성 수비로 인해 1실점 후 급격하게 흔들리며

5실점 5자책으로 8승과 7연속 QS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바뀐 투수 김수완을 상대로도 기아 타자들은 6회 1사후 무서운 집중력으로 4득점을 올려 그동안 득점상황에서의 집중력 떨어

진 승부가 기아를 힘들게 했다면 오늘 1차전은 이렇게 주자를 모아놓고 모처럼 터져준 타선의 덕으로 쉽게 승리를 낚았다.

진작부터 이런 경기가 몇 경기만 더 펼쳐졌더라면 기아는 지금쯤 안정적인 4위를 달리고 있었을 것인데 선 감독의 경기 전

발언으로 4강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면 그것 또한 우스운 일이 될 것이다.

 

 

 

2경기 : 윤석민 결국 롯데 트라우마를 못 지우다.

 

윤석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우완투수로 구단의 동의만 얻으면 포스팅 절차를 거쳐 더 큰 무대로 나갈 수도 있는

선수이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글쓴이는 진즉부터 윤석민의 메이저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변화구가 다양하고 빠르다는 것을 제외하면 체격이 남다른 것도 아니고, 볼 빠르기가 크게 압도적인 것도 아니며, 체력이

약해 완투형 투수도 아니고, 멘탈이 강하지 못해 경기 내외적 돌발 분위기에 쉽사리 적응을 못하니 더 큰 무대에 가도 과연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 라는 다른 전문가들과 공통된 의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전 홍성흔과 조성환의 사구이야기는 언제 적 이야기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아직도 사직 롯데 전에는 나서기를 주저

하고 또, 롯데 전에는 이상하리만치 약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투구스피드는 훈련을 통해 올릴 수 있다지만 정신적인 것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원하는 메이저행이 결국 이루어진다고 해도 윤석민이 큰 뜻을 펼치기에는 메이저리그는 너무 넓고

윤석민 만한 투수는 넘쳐난 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윤석민의 FA자격 취득에도 이제 딱 1년이 남았다.

기아의 희망이자 팬들의 희망인 윤석민이 결국 FA대박을 이끌어 내고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큰 꿈을 펼치려면

한 살 더 먹는 내년 시즌은 롯데트라우마에서도 벗어나고 15승 이상을 올려 팬이나 야구 관계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오늘도 5이닝동안 86개의 투구 수로 1홈런 포함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으로 6실점 6자책점을 기록하며 9승에 실패하였다.

남은 경기에서 3번 정도 더 선발로 나올 것으로 보여 10승 전망이 어둡지는 않지만 윤석민 정도라면 10승이 최하 승수가 되어

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벼랑끝 두 번의 동점으로 얻은 무승부는 곧 승리

 

오늘 기아는 7대5로 끌려가던 9회 롯데 마무리 김사율이 무사에서 사구로 내보낸 김선빈을 1루 견제구 악송구로 무사 3루를

만들어 주고 안치홍의 볼넷과 1사후 김원섭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김상훈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하고 박기남의

중견수 깊은 플라이로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사실 박기남의 타구는 정상 수비였다면 쉽게 잡힐 타구였으나 롯데가 전진 수비 중 이었던 관계로 아쉽게 잡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연장 12회 극적인 황정립의 동점홈런보다 박기남의 타구가 아쉬운 것은 그것이 끝내기 안타로 노장 백업 박기남의 인생역전

시즌 2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를 끝낼 수 있는 또 다른 찬스가 김주형에게 왔음에도 그 찬스를 못 살린 김주형은 언제나 그 꽃을 화려하게 피울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오늘 같은 찬스에서 끝내기 안타로 강력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면 그 동안의 미숙한 플레이로 인한 안티 김주형이 많이 줄었

을 것인데...

 

10회말 2사 2루의 또 한 번의 끝내기 찬스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잡힌 안치홍도 아쉬웠지만 12회 초 유동훈의 뒤를 이은 진해수

가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여 8대 7이 된 상황은 지금까지 기아 경기를 보면 연장 12회 말은 굳이 안 봐도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더군다나 그 상황이 더블헤더 2경기 12회 연장이었기에 더 그랬을 것이다.

 

 

 

신인 황정립의 홈런은 준비된 홈런

 

롯데 강영식의 구위는 오늘 기대 이상이었다.

평소에도 잘 던지지만 더블헤더 2경기 12회 초에 타선이 결승점을 올려주어 승리투수가 목전인데 젖 먹던 힘까지 솟아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박기남이 2루 땅볼로 아웃되고, 김주형이 어이없는 유인구에 삼구삼진 당하며 이호신 대신 대타로 좌타자 황정립이 나오면서

이대로 허무하게 모든 것은 끝난 것으로 보였다.

선 감독은 황정립에게 지는 경기 2사후 데뷔 첫 타석의 기회를 주려고 했던 것이지 황정립에게 안타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글쓴이 또한 온 식구가 TV앞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면서 신인 좌타자 황정립이 나오는 순간 경기는 끝났군 이라는 이구동성을

쏟아 냈으니...

 

그러나 황정립이 강영식의 2구째에 방망이 돌리는 것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배트가 공을 지나갔지 타이밍과 스윙의 궤적이 맞으면 홈런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결국 원볼 원 스트라익에서 강영식은 황정립의 스윙을 이끌어낸 코스로 똑같은 직구를 던지는 실투를 하게 되고 앞선 2구째

공에 눈이 익은 황정립의 방망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의 두께를 없애버리는 강력한 어퍼스윙으로 강영식의 공을 총알 같은 타구

로 담장을 넘겨 버렸다.

 

동점홈런이었지만 마치 끝내기 홈런같은 환희와 기쁨을 준 황정립의 홈런은 그가 왜 이제야 1군 첫 타석을 맞이하는지 알 수

가 없게 만든다.

좌완 투수에게도 방망이 스피드가 전혀 밀리지 않으며 데뷔 첫 타석이라는 부담감에 몸이 긴장되어 움츠려 들만도 하지만

신인 같지 않은 배짱으로 자기 스윙을 120% 해낸 황정립의 당찬 모습에서 내년 시즌 기아의 희망을 본 것은 글쓴이뿐만 아닐

것이다,.

 

패전으로 몰리는 연장12회 2사후 감독은 물론이요 팬들 조차 아무도 믿지 않았던 황정립의 동점홈런은 분명 기적이 아니다.

그의 호쾌한 스윙은 1년을 갈고 닦은 절치부심의 결과에 의한 준비된 완벽한 스윙이며 패배주의가 만연된 타이거즈의 혼을

깨우는 패기와 배짱이 묻어난 홈런이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나올 수 없는 황정립의 홈런은 기아의 다른 선수들에게도 많은 반성과 각오를 하게 만들었을 것이며,

이 홈런 한 방으로 황정립이라는 이름을 기아 팬은 물론이요 롯데 팬들에게 까지 확실하게 각인시켰으니 이제 남은 경기에서

군계일학 같은 타격으로 내년 시즌 주전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을 만든다면 더 할 나위없겠다.

 

(황정립의 준비된 홈런)

 

남은 경기는 신인선수들의 경연장으로 부담없이.

 

올 시즌 전 경기 LCK포 없이도 5위를 달리며 4강 싸움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는 기아로서는 내년 시즌 기대해도 좋은

신인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투수에서는 진해수, 홍성민, 박지훈, 한승혁이 포수에서는 한성구가, 내야수에는 윤완주, 외야수에는 이준호 등이 내년 시즌

기존의 고참들과 주전을 다툴 것으로 보여 흥미진진한 내년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타이거즈 10년을 먹여 살릴 이 들 선수들의 활약은 자칫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으로 타 팀에게 뺏길 가능성도

있기에 다음 기아의 행보가 궁금 해 진다.

 

오늘 더블헤더 1승 1무로 기분 좋은 인천행 버스에 올라탈 기아 선수들은 무거운 몸이 한 결 가벼워 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 4강을 포기한 듯한 발언을 했지만 기아의 4강 꿈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며 두산이 운 없게 4~5연패

만 해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선동렬 감독의 고민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처럼 선발투수들의 10승을 위한 배려와 기세가 등등한 신인선수들을 적절하게 잘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가

다 보면 알게 모르게 4강 문턱까지 가 있을 수도 있기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

 

       

(더블헤더 1차전 하이라이트)                                                                     (더블헤더 2차전 하이라이트)

 

(사진제공 : OSEN, 스포츠조선, 스포츠서울, MK스포츠) (영상제공 : 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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