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앤서니 패전에서 본 여러가지 복잡한 수.
시즌 중반 위력적인 앤서니의 모습은 간데 없고
오늘 기아는 광주무등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마지막경기에서 팀 선발 5연속 완투경기신기록에 도전한 앤서니가 1회 2사후
최정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선취점을 뺏기고 4회에는 이용규의 실책 등이 겹치며 3실점을 더해 0대4로 지면서부터 사실상
팀 선발 5연속 완투경기 신기록의 도전은 끝났으며, 7회를 마치고 강판되며 앤서니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고 말았다.
결국 오늘 경기는 기아가 SK에게 8대1로 지면서 윤희상에게 데뷔 첫 10승 투수란 영예를 안겨 주고 팀간 상대전적도 7승 11패
1무로 한 참을 뒤진 채 SK와의 올 시즌 경기를 모두 마쳤다.
앤서니도 서재응, 김진우, 윤석민, 소사와 같이 완투경기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이미 10승이라는 목표
를 달성했기에 절박감은 앞의 네 투수들 보다는 동기부여측면에서 훨씬 뒤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소사가 어제 경기에서 완투승을 거두었음에도 8승에 머물러 남은 선발 등판 경기가 한 경기에 밖에 남지 않은 관계로
10승 달성자체가 어려운 것임을 알면서도 투혼을 발휘하여 4연속 완투승이라는 팀 신기록을 달성한 것에서 보듯이 앤서니의
마음가짐이 소사에 비해 절박함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오늘 경기 투구로 볼때 앤서니의 내년 시즌 재계약이 확정적이라는 말은 당분간 삼가 해야 할 것은 투구 시 던지는 구종이
글러브를 벌리는 모습에서 쉽게 노출이 되었으며, 의외로 공이 가벼워 쉽게 장타를 맞고, 시즌 초반 퇴출위기를 넘기며 보여
준 150K대의 위력적인 볼이 자취를 감추었으며, 타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던 최대한 빠른 투구동작의 실종과 마운드
에서의 자신감까지 모두 깡그리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마 10승이라는 목표달성에 따른 배부른 자의 행복한 고민의 발로는 아닌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이며, 최근 보여준
경기력으로 본다면 앤서니의 내년 재계약 여부는 갑작스럽게 불투명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기아의 남은 경기는 6경기로 앞으로 앤서니가 한 번 더 등판할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선발등판 경기마저 오늘 경기
처럼 자신 없는 투구를 한다면 선동열 감독의 고민은 깊어갈 전망이어 과연 내년 시즌 용병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롯데가 4위가 되기 위한 매직넘버는 단 1경기.
오늘 기아는 1회 최정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홈런으로 0대1로 끌려가기 시작했지만, 바로 1회 말부터 시작해서 5회까지
매회 선두타자가 출루했음에도 4회 나지완이 팀 유일의 두자릿수 홈런인 1점 홈런이 오늘의 유일한 득점이 되었을 정도로
결정력과 집중력 부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1대8로 완패하여 어제경기 완투의 의미를 반감시켜버렸다.
오늘 경기를 이겨 5연승을 달렸다면, 최근 극심한 타격침체로 2위에서 4위까지 폭포수처럼 추락한 롯데에게 3.5경기차까지
따라붙어 내일부터 군산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한다면 0.5경기차 5위로 롯데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위치까지 갈 수가 있었다.
롯데보다 잔여경기가 한 경기가 더 남아 있는 관계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기적적으로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확률은 조금
이라도 있었을 것이지만, 오늘 경기에 패하면서 오히려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지고 군산에서 롯데에게 전승을 한다 해도 남은
경기는 롯데가 2경기, 기아가 3경기 남아 있으므로 롯데가 2경기를 모두 져서 8연패를 하고, 기아가 남은 경기를 다 이겨야
1경기를 앞선 4위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에 사실상 4위는 불가능한 순위가 되고 말았다.
군산에서의 3연전에서 롯데에게 단 1경기라도 진다면 그대로 롯데의 4위는 확정이 되어버리니 오늘 SK에게 패한 것이 결국
경우의 수를 따져보지도 못하게 만들고 말았으며, 남은 경기에서 기아가 전승을 거두고 롯데가 단 1승이라도 거둔다면 64승
63패 6무승부로 동률이 되어 기아에게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롯데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패전은 선동열 감독의 책임도 크다.
앤서니가 1회 1실점은 하였지만 홈런에 의한 실점이기에 1회 말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로 출루하고 바로 2루 도루에 성공
했다면 2번 타자 황정립 타순에서 확실한 의사를 표시했어야 한다. 보내기번트로 주자를 3루에 놓고 외야플라이나 내야땅볼
로 동점을 만드느냐, 아니면 황정립이 좌타자이므로 강공을 시켜 운이 좋아 안타면 동점이고 1루 쪽 땅볼이면 주자를 3루에
보낸다는 그런 상황을 한 가지로 만 생각하고 밀어붙여야 할 것인데, 황정립에게 보내기번트 사인을 냈다가 파울이 되자 바로
강공으로 전환하여 결국 타자는 삼진당하고 이용규는 3루에서 도루 아웃되는 기가 막힌 병살타가 나오고 말았다.
아마도 작전이 나왔다면 2루 주자는 뛰고 타자는 내야땅볼을 굴리는 것이 되었을 것이나 둘 다 실패로 끝나 버려 실점 후 바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1회 매우 귀중한 득점기회를 어설픈 작전으로 실패하고 말았으니 초반부터 앤서니의 완투경기는 꼬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2회에도 김상현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였지만 밀어치기에 능한 김선빈이 의외로 잡아당겨 3루 땅볼이 되어 병살타를 면한
것으로 만족하며 동점기회를 또 다시 날려버렸지만, 기아와 달리 SK는 1대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3회 선두타자가 살아
나가자 보내기번트로 2루를 만들어 오늘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었다.
3회에도 선두타자 박기남이 SK3루수 최정의 1루 악송구로 무사2루가 되어 상대방이 동점기회를 상납하였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용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무모한 작전으로 결국 또 다시 동점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무사2루에 보내기번트로 1사 3루를 만들면 과연 득점할 확률은 몇%나 될까? 그리고 무사2루에서 3명의 타자에게 안타를
기대하는 확률은 또 몇%일까.
그러한 기록까지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타자가 1회 기분 좋은 안타를 기록한 이용규라면 그대로 이용규에게 맡기는
작전은 어떠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실제로 오늘 이용규는 득점과 도루 타이틀에 대한 도전정신이 강했기에 타석에서 집중도가 높았으며 안타2개 역시 기술적인
타격으로 만들어낸 안타였다.
이용규가 한번이라도 1루에 더 살아나가야 도루를 하든 득점을 올리든 할 것인데, 아예 그 싹을 없애버리는 희생번트는 감독
이 이용규의 타이틀홀더를 방해했다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루상에 나가 3번의 도루시도에 2번을 성공한 이용규의 투혼을 보면서 3회 무사2루 찬스에서 희생번트가 너무 아쉬웠기
에 하는 말이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찬스가 바로 3회 무사2루에서 이용규 타석이었기에 3회에 동점을 하였거나 역전을 하였다면
앤서니의 투구에도 신바람이 들어 5연속 완투경기라는 대기록은 의외로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3회 실점위기를 넘긴 SK가 4회 공격에서 1사 후 김강민의 안타를 잡다 뒤로 흘린 이용규의 실책으로 1사1루가 되어야
할 것이 1사 2루가 되면서 급격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기아가 3회 SK의 실책으로 무사2루를 상납 받고도 득점에 성공 못했지만 SK는 달랐다.
지난 경기 SK답지 않은 어설픈 수비력이 주요패인이었으며 3회 최정의 실책으로 또 다시 실점위기를 겪었으니 2위를 확정짓기
위한 SK의 집념은 상상을 초월했다.
1사2루에서 연속2안타로 추가점을 올리고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2점을 더 추가하며 4대0을 만들어 오늘 경기는 사실상 4회
를 넘기며 급속도로 경기 운이 SK에게 넘어가면서 앤서니의 완투가능성도 사라져 버렸다고 할 것이다.
불펜부진은 6일을 쉬었음에도 나아진 것 하나 없고.
오늘 기아 불펜이 무려 6일을 쉬고 7일 만에 가동되었다.
그동안 일요일 서재응부터 시작하여 하루 쉬고, 화요일 김진우, 수요일 윤석민, 목요일 소사가 차례로 완투경기를 하면서 본의
아니게 불펜이 단 1명도 출격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문제점이 오늘 바로 드러났다.
선발 앤서니가 7회까지 투구수 116개에 1홈런 8피안타 4볼넷 2탈삼진으로 4실점 4자책을 기록하며 강판되고 이어 홍성민,
한승혁, 박지훈 등 영건3인방이 차례로 출격했지만 후끈 달아오른 SK의 날카로운 공격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그들에게 기아 불펜은 범접할 수 없던 선발에 비해 눈에 차지도 않는 삼류급 투수로 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홍성민은 0.1이닝동안 네 타자를 맞아 1홈런 3피안타에 3실점 3자책을 기록하며 강판되고, 한승혁은 두 타자를 맞아 전혀 제구
가 안 되는 투구를 보여주어 실망만 가득히 남기고, 9회에 나온 박지훈은 여섯 명의 타자를 맞아 1피안타 1볼넷에 1실점 1자책
을 기록하여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6일간을 쉬며 경기감각이 떨어진 것이 주원인이겠으나 그만큼 체력을 비축했다면 일구일혼의 자세로 전력투구하며 정신력이라도 앞섰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것이다.
4명의 선발투수가 36이닝을 던지면서 단 2실점 한 것을 오늘 기아의 불펜은 3이닝동안 4실점하며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저 재목을 다듬지 못하는 코치의 무능력과 함께 선수 개개인의 부족한 멘탈을 걱정할 수밖에...
내일은 역사가 바뀌는 날.
내일은 한가위로 민족의 대명절이다.
보름달처럼 동그랗게 모나지 않은 삶을 살아가면 좋으련만 세상 살아가는 이치가 둥글기만 한다면 세상이 바로 설 수가 없다.
모가 난 곳도 있어야 바로 서듯이...서재응은 내일 군산 롯데전 선발이다.
현재 선발35이닝 무실점기록으로 선동열 감독이 가지고 있는 선발 37이닝 무실점 기록 갱신을 단 2.1이닝 앞두고 있는 지금
그저 평소 하던 데로 부담 없이 던지겠다고 했다.
그리고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10승에 대한 뜨겁고 아름다운 도전도 이어진다. 선동열 감독의 무실점 기록 도전보다 10승
도전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실점 기록이야 다시 도전하면 되는 것이지만 10승 투수는 본인의 노력외에
하늘의 도움도 필요한 기록이다보니 서재응은 선발 37이닝 무실점이라는 기록갱신보다 자신의 10승으로 가기위한 투구 수
조절과 컨디션을 조절해 가며 내일 경기에서 9승을 달성하고 마지막 선발경기에서 아낌없는 불꽃을 피워내야 한다.
바로 그것이다. 오늘처럼 앤서니가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투구하다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패전의 굴레까지 썼듯
이 서재응은 대기록 달성이라는 부담감을 떨치고 평소 하던 데로 던져준다면 그 결과는 아름다울 것이다.
물론 야수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서재응 본인이 기록을 의식하여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
는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서재응 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지만 큰 거 하나 안 맞겠다고 코너웍에 치중한다면 쓸데없는 투구 수가
늘어나고 볼넷이 증가하여 주자가 나간다면 실점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하여 서재응은 평소 던지던 데로 부담 없이
매 이닝을 1회처럼 던진다는 각오로 던지다보면 대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과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simpro의 프로야구 이야기를 애독해 주신 전국의 블친 여러분과 타이거즈 팬 여러분.
오늘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한가위 내내 풍성하고 즐거운 날이 가득하기를 simpro는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