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명산)초봄의 광주 금당산 산행..

2011. 3. 27. 22:03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2011년 3월 27일

커튼사이로 새어들어오는 햇빛이 늦잠부리며 이불을 둘둘 말고 누워있는 나의 눈을 부시게 할 무렵

아들녀석 학원때문에 일찍 일어난 중전에게 처제에게서 전화가 날라왔다.

잠든척 미동도 않고 들어보니 집뒤 한새봉에 놀러가자고 중전을 꼬시는 내용이었다.

중전이 힐끔 나를 보는 눈치다..

어제 책상에 앉아 한 일이 오늘 새벽까지 이어져 못 일어나고 있는 지아비가 가련한 모양이다.

긍게 가고는 자픈디 이...니 형부가 몬 인나야...으째야쓰까이..

전화속으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카랑카랑하다..

이 좋은 날 햇볕도 빵빵하고 이불속 귀신 되불라요..얼릉 인나부시오이.. 이렇게 나풀거리며 내 귀속을 긁고 있었다.

난 중전에게 이왕갈려면 우리 다른데 가세...

한새봉은 밥먹듯이 댕겼응께 저기 풍암지구에 있는 금당산에 댕겨오세..그라믄 갈라네.. 이렇게 잠꼬대 반 농담 반으로 날리고

계속 이불을 둘둘 말고 뒹굴뒹굴 하고 있었다.

오매...처제말이 가불잔다... 으째야스까이...되돌리기엔 너무 늦어부렀다..

그래서 나와 중전 그리고 처제랑 어린 두 조카 이렇게 5명이서 점심으로 김밥이랑 떡이랑 과자랑 음료수랑 넣은 가방을 둘러매고

11시에 집을 나섰다.

금당산이 있는 서구 풍암지구까지는 그리 먼 길은 아니었으나, 길을 잘 못 골랐다.

운암고가로 해서 터미널거쳐 화정동 염주체육관 거쳐 어찌어찌 가는 길엔 온통 차량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이거..이러다가 길에서 오늘 하루 기름만 꼬실리고 가겠다.. 먼 예식장...교회당에서 나온 차들로 넘쳐난다..

아침을 안먹어서 배는 고프고 또 금당산은 광주 근교의 뒷산 치고는 매우 높다..

최고봉인 깃대봉이 304미터인께 내 사는 일곡지구의 한새봉보다 배는 높다.. 종주하는데 3시간 정도 걸리다 하니..괜히 서둔다. 

                        풍암호수 건너편 KT건물 옆으로 돌담장이 있는데 그 사이로 올라가면 금당산 올라가는 등산로와 산책로가 나온다.

                            차량을 가져가면 KT건물 골목이나 뒤쪽으로 차 안끌어가는 쪽에 주차하면 되는데 4차선 골목길에 왠 주차금지구역?

                        오늘의 등산코스 앞에서 어디 어디로 갈 것인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중전..

                        오늘의 등산코스는 풍암정-황새정-헬기장-옥녀봉-원광대병원으로 가는 4.2km의 종주코스 대략 2시간 30분 걸린단다.

                        물개 두마리가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고 있다. 약수터인데 물을 마셔도 된다..우측으로 나무 계단이 풍암정 올라가는 길.

                        이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정자가 하나 있는데 풍암정이라 한다.

                       

                        풍암정에서 잠시 쉴까도 생각했는데 .. 갈 길이 솔찬히 멀다..

                        그래서 아쉬운데로 풍암정에서 바라본 풍암호수와 동산너머로 보이는 월드컵경기장을 담아 봤다. 

                         왼쪽으로는 원광대병원으로 가는 산책코스이다..우린 계속 직진해서 황새봉으로 간다..

                        황새봉가는 길은 이렇게 돌 반, 흙 반의 길이다..금당산을 만만하게 보고 등산화도 안신고 가자고 중전 꼬신 내가..ㅠㅠ 

                              황새봉가는 길에는 이렇게 구불구불 용트림하는 소나무가 지천에 널려있다..완죤히 소나무 군락지이다..이쁜 조카 ㅎㅎ

                         황새봉 가는 길은 참 잼따..깔끄막길도 모자라 지그재그 길의 연속이다..길이 미끄러워 비온 날은 조심해야 한다.

                         황새봉 가는 길엔 이렇게 생각버리기 벤치가 많이 있다..여기서 어제까지의 생각을 좀 버리고 가자...

                              여긴 이렇게 사방데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풍암초등학교가 나온다..우린 계속 고고씽이다..

                              좌,우로는 개나리꽃들이 있는데 아직 파릇파릇하기만 하다.. 오다 보니 기아자동차 근처에 살짝 개나리꽃이 피었다.

                                                                 우측으로는 운리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황새봉까지 딱 절반왔다..

                                              언제 고사목이 되어부렀을까...산에서 본 고사목도 그림좋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ㅋㅋ임금과 중전.. 날도 좋은디 조카들 웃도리를 차에다 두고 올 것이지 멀라 걸치고 와서 이고 지고 댕기느라 생고생..ㅋㅋ

                              금당산은 돌이 많은 산이다. 등산로가 거의 이런 돌과 같이 있어..운동화가 평소보다 1년치는 더 닳아졌다.

                               황새봉가는길에 있는 암벽위에서 어디를 갈키고 있소..중전? 중전 댕긴 학교는 좌측 산기슭이 아니오?ㅎㅎ

                                   음..글고봉께 손구락이 가르키는 곳도 댕겼네...조카한테 시방 거기 댕겼다고 야그하는 중이여? 그런것이여?

                                                        초등학교2학년인 조카..

                              이제 다 와 간다..소나무 사이로 난 길을 쬠만 더 가면 정자가 나온다..

                              여기가 황새봉정상에 있는 황새정이다..여기까지 입구에서 1.5km왔다.. 쉬엄쉬엄 놀면서 해찰하면서 45분 걸렸다.

                              오늘 점심...김밥말이 네개와 이쁜 떡 두그릇 글고 음료수와 과자들....맛나게 배부르게 먹고 좀 쉬자....

                              밥도 맛나게 먹었응께 이젠 삼흥정을 향해서 싸개싸개 가보자....                        

                              황새정에서 삼흥정까지는 0.6km. 여기서 또 신암정쪽으로 갈리는 길이 있다...우린 계속 고고씽이다..

                     심지 곧은 소나무들이 온통 산을 지배하고 있다..              내려가는 길은 요렇게 나무로 틀니처럼 맹글어 놓았다..

                              왼쪽으로 쭉 뻗은 길이 목포가는 국도1호선이다...

                             초등학교 2학년과 그리고 6살 유치원생..두 조카ㅎㅎ

                     ㅋ 국도1호선..내가 언젠가 탐방하고 싶은 길이다.           가파른 길엔 이렇게 안전줄이 쳐져 있다..

                              삼흥정에 있는 체육시설에서 신나게 몸 푸는 처제와 조카...애들 지치고 피곤할 무렵에 나타나는 쉼터에 있는

                                  이런 놀이시설에 애들은 마냥 즐겁다..

                              등마사지 기구에서 눕혀놓고 처제 잡는 중전....ㅋㅋ 이거 장난이 아니다..그만큼 우리 몸이 경직되어 있다..

                     삼흥정에서 신나게 놀고 헬기장으로 다시 향한다..           야간에도 오를 수 있게끔 이렇게 조명시설이 잘 되어 있다.

                              요 계단만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온다..아마도 이 헬기장은 산불예방 또는 구급용인듯...

                              헬기장에서 바라본 광주대학교.. 한참 생각버리기 중인 이름모를 아자씨...

                              헬기장에서 바라본 풍암지구와 월드컵경기장...

                              헬기장에서 바라본 무등산..처제는 어디가나 구경은 못하고 아이들 다칠까봐 걱정만 한다.

                              이곳에서는 진월동 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금당산은 서구 풍암지구와 남구 진월동 사람들의 뒷산이다..

                              헬기장에서 깃대봉 가는 길목에는 음료등을 파는 노점이 있다..

                              깃대봉에서 바라본 나 댕겼던 학교..지금은 동성고등학교로 바뀌었다...예전엔 계림동100번지에 있었다..

                              깃대봉에서 본 무등산..  태극기가 꽃혀있어 깃대봉이었을까? 여기가 제일 높다. 해발 305m이다.

                              이제 옥녀봉쪽으로 하산한다..최고봉에 올랐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애들도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하니 피곤한 얼굴에 바로 화색이 돈다..

                              옥녀봉 내려가는 길에도 이렇게 소나무 밭이다. 처음 풍암정에서 출발해서 옥녀봉까지 내내 이렇게 소나무 천지다..

                     조카는 역시 소녀다. 가다가 이렇게 해찰하며 풀꽃 놀이를 한다. 여기는 네거리..좌우로 풍암지구, 과학고 내려가는 길이다.

                              노산 이은상님의 시도 한 수 읽어 보며 간다....

                              옥녀봉에 다 왔다..여긴 이렇게 잔디밭이 있어 끼리끼리 모여 앉아 한가한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한테는 금당산 종주가 힘들다...옥녀봉 다와서 많이 지친 조카..허리가 배에 닿는다..으짜까이..

                              옥녀봉운이라는 시귀가 적혀있다..여기서 오매불망 무등산을 바라보는 옥녀의 마음을 읽는다..

                              옥녀정에 둔너 바라보니 이렇게 지평선도 보인다...아름답게 늘어선 소나무와 잔디밭...

                               여기는 주로 주월동 현대아파트쪽 주민들이 많이 올라 올 듯 하다..주월동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있다.

                              이제 800m만 내려가면 종주의 끝이다..

                              저뒤로 보이는 능선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소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잠시 쉬어가자..조카야..

                              8경전망대에서 바라본 월드컵경기장...룻데마트앞에 엄청난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8경전망대에서 바라본 풍암지구..                                              

                              8경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바로 밑에 종주의 끝인 원광대부속병원이 보인다...

                              8경전망대에서 오늘 산행에 나선 처제와 조카들 그리고 중전과 나...조카 한 녀석은 밑으로 숨었다..ㅎㅎ

                                  이제 정말 이 계단 따라 내려갈 일만 남았다. 바로 발 아래 종착역인 원광대부속병원이 보인다.

                              다 내려왔다..이 아름다운 소나무숲에 모든 상념을 버리고 왔다.. 이제 또 월요일부터 새로운 상념이 기다린다.

                              여기 있는 화장실은 정말 최고급이다...아름다운 화장실...책도 진열되어 있다..그늘막에 앉아 산행의 끝의

                                  피로를 풀고 가는 최고의 자리이다...

                              종착역이다..이곳에서 반대로 풍암호수쪽으로 종주해도 된다...그런데 풍암호수쪽에서 시작하기를 권한다...

                                  어린 조카 둘을 데리고 깐닥깐닥 헤찰하고 왔어도 여기까지 2시간40분걸렸다.

                              화장실휴게소에서 중전이랑 처제식구들 쉬라하고 차가 주차 되어있는 풍암저수지앞 까지 길목에 이렇게

                                  매화꽃이 피었다...

                              찍다보니 그 귀한 벌님이 열심히 꿀 사냥중이다...

                              그래서 얼릉 댕겨찍어 봤다..니 금새 날라가믄 안된다..이..아그야..얼릉 접사모드로 바꾸는 중에 몇번씩 벌님이

                                  왔다 갔다 한다...

                              이렇게 홍매화도 있었다...

                              개나리도 봐야 하는데...개나리는 아직 안 피었다..

오늘 1주전에 친구들과 같이 오기로 한 금당산...비가 오는통에 벙개산행이 취소되고 무척 아쉬웠는데

이렇게 오늘 행운의 시간을 가졌다..

이 아름다운 산책코스를 집 뒷산으로 가지고 있는 풍암지구 주민들과 주월동, 진월동 주민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내 사는 일곡지구 한새봉도 아름답지만 금당산만은 못하는 것 같다..

오매불망 ...낭군같은 무등산을 그리며..그 품안에 꼭 안기고 싶은 옥녀처럼  그렇게 금당산은 빛고을을 품고 서 있었다..

무등산을 혹시 한 달 내에 등산할 예정이라면 금당산을 먼저 올라보고 가는 것이 좋아 보인다..

체력운동도 되고 또 무등산을 바라보는 옥녀봉의 이야기도 만나보고..

 

(금당산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