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9.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4월18일의 프로야구
한화가 막내구단 NC를 상대로 김태균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8대5로 승리하며 3연승을 거두어 13연패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내일은 없다’식으로 투수력을 몰빵하며 거둔 3연승이기에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이 걱정스럽게 되었으며, 두산 전 이후 4일간 휴식시간을 갖기에 몰빵야구도 이번 주말이면 끝을 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장기레이스에서 시즌 초반 13연패라는 악의 수렁에서 빠져 나온 것이 급선무였던 관계로 한화의 몰빵야구가 이해되는 대목이지만 신생팀 NC를 상대로 이정도면 남은 일정은 안 봐도 훤해지기 때문이다.
사직에서는 개막전 이후 5연승을 달리며 한 때 선두를 달렸던 롯데가 이후 1무승부를 포함 7연패를 당하며 7위로 추락하여 바닥이 어디인지를 모를 공포의 하한가를 맞고 있다. 5연승의 상대가 NC와 한화였던 관계로 실력보다 대진운이 따른 5연승이었기에 고참팀들과의 경기에서 낸 성적이 올 시즌 롯데 최종성적의 바로미터라는 것이 5연승을 거둔 후 KIA와의 경기에서 3연패를 당했을 때 이미 지적했던 내용이다. 오늘도 넥센의 팀타격 기록을 갈아 치워주며 4대14로 대패하고 말아 디팬딩 챔피언 삼성과의 주말경기가 걱정스럽게 되었다.
포항에서는 SK가 삼성을 6대1로 누르고 위닝 시리즈로 승률5할을 지켰으며, 광주무등야구장에서는 정규이닝 최장시간 타이기록을 달성하는 5시간의 지루한 경기 끝에 LG가 KIA를 13대12로 누르고 스윕패를 면하며 넥센과 공동3위를 지켰다. simpro의 프로야구에서는 그 물고 물린 치열한 전투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KIA가 왜 졌는지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2013시즌 팀 순위 | 04월 18일 | ||||||||||
순위 | 팀 | 경기 | 승 | 무 | 패 | 승률 | 승차 | 연속 | 최근10경기 | 팀타율 | 팀방어율 |
1 | KIA | 13 | 9 | 0 | 4 | 0.692 | - | 1패 | 7승 3패 0무 | 0.289 | 4.875 |
2 | 두산 | 13 | 8 | 1 | 4 | 0.667 | 0.5 | 3승 | 5승 4패 1무 | 0.268 | 2.865 |
2 | 넥센 | 16 | 10 | 0 | 6 | 0.625 | 0.5 | 3승 | 6승 4패 0무 | 0.265 | 5.451 |
4 | LG | 16 | 10 | 0 | 6 | 0.625 | 0.5 | 1승 | 6승 4패 0무 | 0.291 | 4.246 |
4 | 삼성 | 13 | 8 | 0 | 5 | 0.615 | 1 | 1패 | 7승 3패 0무 | 0.327 | 4.345 |
6 | SK | 14 | 7 | 0 | 7 | 0.5 | 2.5 | 1승 | 6승 4패 0무 | 0.248 | 3.458 |
7 | 롯데 | 13 | 5 | 1 | 7 | 0.417 | 3.5 | 7패 | 2승 7패 1무 | 0.258 | 4.402 |
8 | NC | 14 | 3 | 0 | 11 | 0.214 | 6.5 | 3패 | 3승 7패 0무 | 0.242 | 4.35 |
9 | 한화 | 16 | 3 | 0 | 13 | 0.188 | 7.5 | 3승 | 3승 7패 0무 | 0.249 | 6.251 |
KIA,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경기?
오늘 KIA의 선발은 임준섭으로 첫 등판에서 프로데뷔 첫 승을 거둔 뒤 2게임 연속 실망스런 투구로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3이닝 동안 무려 84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 3볼넷으로 7실점 6자책점을 기록하여 지난 4월9일 두산 전 선발등판에서 1.1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뿌리며 6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던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회와 2회 선두타자를 모두 출루시키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3회 들어 2사후 이진영에게 2루타를 맞고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자 흔들리기 시작, 박용택에게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놓고도 볼넷이 내준 것이 화근이 되어 연속6안타를 맞고 7실점을 하였다. 수비에서도 4점을 실점한 뒤 중계플레이 미스로 1루 주자를 3루까지 2번이나 보내는 등 매끄럽지 못한 수비력으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하여 마치 KIA의 전유물이었던 2사후 대량득점이라는 빅 이닝을 보는 듯 했다.
팀이 3점을 먼저 득점하고 있었기에 초반 7실점은 부담스런 상황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임준섭을 4회에도 마운드에 올린 것은 임준섭의 뒤를 이어 롱릴리프를 할 마땅한 불펜도 없었고 이미 위닝 시리즈를 거두었기에 SK와의 주말 3연전을 대비하여 불펜을 아끼자는 측면도 있다 보니 방망이로 점수경쟁을 벌이다 안되면 포기해도 손해 볼 것은 없다라는 기본적인 생각이 선동열 감독의 머리를 지배했다는 것이다.
장기레이스에서 기본전략은 시리즈별 2승1패면 대만족이라고 할 것이기에 그동안 벌어놓은 승수에다 LG와의 시리즈 자체도 위닝 시리즈였기에 선동열 감독의 불펜운영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문제는 유동훈 앤서니를 제외하고 불펜이 모두 소비되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LG는 KIA와의 경기 후 4일간을 쉬기에 투수총동원령을 내릴 수 있었으며 2경기 동안 중요한 순간마다 정현욱을 등판시켜 힘으로 달아오른 KIA타자들을 눌렀으니 새삼스럽게 KIA불펜에서는 정현욱같이 힘 있는 투수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 할 것이며, 3일간 LG를 맞아 치열한 접전 끝에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음에도 오늘 5시간 혈투는 위닝 시리즈 자체의 성과를 희석시켜버린 우려스런 패배가 되고 말았다.
기막힌 패전에도 빛난 KIA백업.
그럼에도 오늘 KIA는 투타에서 맹활약한 이대환, 홍재호, 김상현 등 백업선수들의 화려한 날개짓을 목격했으니 이제 이 선수들이 비상할 계기만 마련해 준다면 한 층 두터워진 선수층으로 안정적인 상위권을 시즌 내내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다.
이대환은 선발 임준섭이 일찍 무너진 4회 4대7로 지고 있던 1사 1,2루의 위기에서 등판하여 무실점으로 막고 팀이 11대8로 역전시킨 6회까지 2.2이닝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5피안타 1실점으로 비교적 선방하였다. 박지훈이 빠진 KIA불펜에서 우완핵심으로 자리한 이대환이 점점 나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기에 불펜이 약한 KIA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홍재호는 나지완이 타격도중 통증을 느껴 대주자로 들어선 이후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전천후 수비전문 백업선수에서 신종길급 주전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하였다. 6회 무사 만루에서 이범호의 범타로 자칫 소멸될 뻔 했던 찬스를 2타점 안타로 두들겨 1점차까지 따라 붙었으며, 7회에도 정현욱을 상대로 이범호의 삼진이후 득점타를 날려 주눅들지 않고 배짱있는 타격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지금까지는 대주자, 대수비로 주로 나갔지만 이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선발출장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기에 KIA로서는 아쉬운 패배속에서도 백업 홍재호의 가치를 제대로 확인한 중요한 경기였다고 할 것이다.
김상현은 주전 우익수 신종길이 목 염좌로 선발에서 빠진 틈을 잘 메꿔주며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김상사의 부활을 애타게 기다리던 벤치와 팬들 모두를 만족시켜준 경기였다고 할 것이다.
스윙의 궤도가 안정이 되고 있으며, 3회와 6회 타구를 보면 공을 맞추는 포인트가 점점 전진 중이어 조만간 김상사의 폭발력있는 장타력이 팬들 앞으로 특급우편으로 도착할 것으로 보이기에 성급하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만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김상현의 주특기중 하나는 강력한 어깨의 힘으로 이끌어 내는 보살이다고 할 것이다. 오늘도 3회 무사만루에서 비록 삼중살을 당할 뻔 했지만 제대로 된 타구를 날렸으며, 4회 2사 1,2루에서는 이닝을 종료하는 홈 보살로 박용택을 잡아 팬들을 기쁘게 하였다. 6회에도 이진영을 3루보살로 아웃시켜 벤치로 돌려보내 버렸기에 앞으로 김상현 앞으로 간 타구마다 크레이지 보살플레이를 자주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용규가 3안타로 상승곡선이 머리를 들기 시작했으며, 김원섭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신고했다. 비록 치열한 난타전 끝에 나온 집단 최면성 안타들이었기에 희소가치는 떨어진다고 해도 오늘 경기를 계기로 타격컨디션들이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였기에 졌다고 하더라도 진 것은 아닐 것이며 백업선수들의 보석같은 활약이 두드러졌기에 오히려 이겼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이다.
총평
오늘 양 팀은 무려 36개의 안타와 17개의 사사구, 2개의 실책과 25득점을 사이좋게 나누어 가지는 우애좋은 형제처럼 장군멍군 경기를 펼쳐 마치 라면광고의 ‘형님먼저 아우먼저’를 보는 듯 했다.
KIA가 먼저 LG선발 주키치를 1,2회 스트레이트 잽으로 두들겨 선취점을 먼저 뽑으며 주키치를 강판시키더니 LG는 3회 7개의 안타를 집중하며 7득점으로 KIA선발 임준섭을 그로기로 몰고 가 결국 4회에 강판시켜 버렸다.
이후 양 팀은 불펜 총력전을 펼치게 되고, KIA가 또다시 잽으로 LG불펜을 건드리다 6회 강력한 어퍼컷 한 방으로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가 금방 KO시킬 것 같았지만 8회 LG의 극적인 크로스 카운터펀치 한 방으로 오히려 KIA가 KO당하고 말았다.
이렇게 표현을 달리하자면 오늘 야구는 참으로 재미있게 했겠지만 사실은 프로라고 하기엔 아주 민망스런 저질 경기였다고 할 것이다.
양팀 선발들이 모두 조기 강판되었고, 불펜들이 모두 대량실점 하였으며 실책이 2개씩 모두 4개가 나오는 등 실점하는 과정에서 실책과 중계플레이 미숙, 백업 미스 등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 도저히 명문 팀끼리의 대결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우세스러운 경기를 펼쳤다고 할 것이다.
서로의 승리를 확정짓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5시간이나 진행되어 보는 팬들도 지루하고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집중을 하지 못하였으니 4일간 쉬는 LG로서는 스윕패를 당하지 않고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안 풍경이 화기애애하겠지만, SK와의 3연전을 위해서 인천으로 가는 KIA구단 버스 안 풍경은 그야말로 멘탈붕괴 초상집 분위기일 것이다.
과연 KIA가 5시간의 혈투 끝에 LG에게 당한 충격적인 역전패의 결과가 SK와의 3연전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김진우와 여건욱이 맞대결을 펼치는 문학구장의 주말 3연전 첫 게임의 결과가 흥미진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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