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의 설화(雪花), 빙경(氷景)은 자연의 걸작품.

2015. 1. 9. 06:30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무등산에 첫눈이 내린 것은 지난해 11월 13일입니다.

당시 무등산과 담양 병풍산, 장성 불태산 등 광주 전남 지역의 800m급 산간지역에 눈이 내렸지만,

운암동에 있는 기상청에 눈이 측정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올해 첫눈은 작년 12월 1일인데요, 광주 전남에 첫눈이 약 6cm가량 내렸습니다.

새해들어서도 이틀간 무등산은 하얀꼬깔모자를 쓰듯 눈이 소복하게 쌓였는데요, 휴일에 설경을 보러 무등산에 올랐습니다.

 

무등산은 겨우내 하얀 설산으로 광주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광주사람이라면 언제라도 오를 수 있는 산으로 손을 뻗치면 닿을 듯 한 거리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는 무등산을

육당 최남선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금강산에도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비길 경승이 없으며, 특히 서석대는

마치 해금강의 한쪽을 산 위에 올려놓은 것 같다'며 감탄했습니다.

 

 

 

무등산에 오르는 코스는 매우 다양합니다.

과거 도립공원 시절 사방으로 난 등산로가 잘 발달하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은 국립공원이 되면서 지정된 탐방로 외에는 모두 출입금지입니다.

오늘은 아주 고전적인 코스인 증심사지구-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중봉-동화사터-토끼등-증심사지구 코스로

무등산을 다녀오는데요, 방학을 맞아 부산에서 유학 중인 큰 아이와 왔는데 모처럼 산행을 함께했습니다.

 

 

 

 

광주시 보호수로 1958년에 지정된 무등산 당산나무는 수령이 700살이나 되는 느티나무입니다.

증심사에서 중머리재로 가는 길목에 있으며 무등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약속장소로 오가는 사람

누구나 이 당산나무 아래서 쉬었다 가곤 합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당산나무까지는 약 2.3km에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건너편으로는 새인봉 능선이 풍만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능선은 무등산 5대 주​·지능선 중 서능으로 정상에서 중봉-중머리재-새인봉-학동 그리고 중머리재-마집봉으로 가지를 뻗습니다.

무등산의 주요 주​·지능선은 서능 외에도 북봉(누에봉)-정상-장불재-백마능선-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남북주능과 북능(정상-북봉-꼬막재-

지실마을), 북서능(정상-중봉-바람재-향로봉-장원봉-잣고개-망월동), 남서능(정상-장불재-백마능선-만연산-수레바위산-너릿재-봉선동) 등이 있습니다.

 

 

 

무등산에 한 번 눈이 내리면 다 녹을 때까지는 보통 10여 일은 걸리며, 꼬막재에서 규봉암으로 가는 길은 북사면이라

햇볕이 잘 들지 않아 내년 봄까지도 눈이 녹지 않고 있답니다.

 

 

 

중머리재에서 바라본 무등산 정상부근입니다.

좌로부터 용추봉, 가운데가 정상이며 오른쪽이 장불재입니다.

증심사지구 버스 정류장에서 중머리재까지는 약 4km에 1시간 35분 정도 소요됩니다.

 

 

 

중머리재에서 장불재까지는 눈이 거의 녹지 않았군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으면 걷기에 불편할 정도입니다.

겨울산행에서 등산화에 차는 아이젠과 등산화로 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해 주는 스패츠

그리고 오르내릴 때 힘을 분산시켜주는 등산스틱은 필수적인 안전장비입니다.

 

 

 

오늘은 설경 찍기 참 좋은 날씨입니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마저도 녹지 않고 있으며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기만 합니다.

 

 

 

장불재로 오르는 눈꽃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무등산 장불재에서 바라본 정상입니다.

좌로 서석대가 보이고 우로 입석대가 보입니다.

어느 쪽으로 오르든 상관없지만, 대개 중머리재에서 장불재로 오른 사람들은 장불재-입석대-서석대-장불재로 돌아오고,

원효사지구에서 옛길 2구간으로 오른 사람들은 서석대-입석대-장불재로 돌아온답니다.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하면서 가야 할 중봉이 보이군요.

 

 

 

장불재의 KBS방송국과 KT중계탑이 보입니다.

중봉에는 KBC방송과 MBC방송의 중계탑이 있는데요, 두 군데 흩어져 있는 중계탑을 한군데로 모을 수는 없을까요?

장불재는 화순군 이서, 동복면 사람들이 광주로 오기 위한 지름길로 반드시 넘어야 하는 고개였습니다

 

 

 

 

오늘은 중머리재에서 올랐기에 입석대를 거쳐 서석대로 한 바퀴 돌아 중봉을 거쳐 하산할 계획입니다.

 

 

 

무등산 서석대.

언제 봐도 설렘 가득한 곳입니다.

 

 

 

무등산 입석대입니다.

 

 

 

노산 이은상은 입석대를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천만년 비바람에 깎이고 떨어지고

늙도록 젊은 모양이 죽은 듯 살아 있는 모양이

찌르면 끓는 피 한 줄 솟아날 듯하여라

 

 

 

 

입석대는 장불재에서 오른쪽으로 400m 거리에 위치했으며 해발 1,017m에 있습니다.

5~6각형, 7~8각형 돌기둥이 반달처럼 서 있는데요, 높은 것은 15~16m이고 보통 10m 정도 되는 돌기둥의 집합체입니다.

 

 

 

입석대는 9천만 년 전에 솟구쳐 쪼개지고 깎여 눕거나 서 있으며 이런 과정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합니다.

먼 미래 서석대도 입석대처럼 될 것인데요, 이 모든 것은 화산활동의 영향이랍니다.

 

 

 

제봉 고경명 선생의 유서석록에는 입석대 주변에 불사의사, 염불암, 입석암 등 절과 암자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입석대를 지나면 좌측으로 거대하게 생긴 누운 바위가 승천암입니다.

옛날 입석대 부근에는 암자가 있었는데 무엇엔가 쫓기던 산양을 스님이 숨겨준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님의 꿈에 이무기가 나타나 산양을 잡아먹고 승천해야 하는데 네가 훼방을 놓아 승천을 못 했습니다.

만약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너라도 잡아 먹어야겠다고 했는데, 얼마후 난데없이 우렁찬 종소리가 들렸고

이무기는 곧장 스님을 풀어주고 승천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입니다.

 

 

 

입석대를 지나면 서석대까지 수많은 바위 군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등산에 새하얀 눈꽃이 피어났군요.

마치 목화솜이 터진 것처럼 환상적인 자태입니다.

 

 

 

문득 뒤돌아 보니 지나온 장불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입니다.

 

 

 

 

무등산 정상이 보입니다.

호남정맥은 백두대간에서 갈리어 산(山)처럼 세 번 솟구칩니다.

출발점인 장안산에서 한 번 솟구치고 끝인 백운산에서 마지막으로 솟구칩니다.

딱 중간인 무등산에서도 용솟음하는데요, 모두 1,000m급 산세를 자랑합니다.

 

 

 

무등산은 백제 시대 이전까지 '무돌'이나 '무당산'이라 불리다가 통일신라 때 '무진악' 또는 '무악'으로 표기하다

고려 때 '서석산'이란 별칭과 함께 무등산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무등산이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사>인데요, '무등산은 광주의 진산이다. 광주는 전라도에 있는 큰 고을이다.

이 산에 성을 쌓았더니 백성들은 그 덕으로 편안하게 살며 즐거이 노래를 불렀다'는 기록이라고 합니다.

무등산의 다른 이름들은 무진악, 서석산, 무당산, 무덤산, 무정산 등이며 무등(無等)이란 뜻은 불교적 가치를 설명한 이름으로

무유등등(無有等等 ; 부처님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어서 견줄 이가 없다는 뜻)이라는 불교용어를 빌려 이름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무등산 곳곳에 있는 불교적 명칭 등과 관련이 많지요.

정상의 비로봉(지왕봉), 반야봉(인왕봉), 원효봉, 의상봉, 윤필봉, 규봉의 법화대, 설법대, 능엄대 등의 여러 대(臺)가 바로 그것입니다.

 

 

 

무등산 서석대(1100m)입니다.

뒤로 보이는 정상이 군부대 주둔으로 상시개방하지 않아 서석대가 실질적인 정상입니다.

증심사지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중머리재까지 4km에 1시간 35분 소요되었으며

서석대 정상까지는 6.4km에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광주의 아들로 태어난 큰아이는 광주에서 20년간 살았지만, 무등산 서석대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온 가족이 중봉까지 오른 것이 큰 아이의 무등산에 대한 기억인데

오늘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무등산 서석대까지 올랐습니다.

무등산은 광주의 어머니 산처럼 포근하고 항상 열려있지만, 광주사람들 중에서도 서석대 구경을 못 해 본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오늘은 햇볕에 반사된 수증기로 인해 조망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장엄하기만 한 무등산입니다.

 

 

 

이제 서석대를 조망하러 내려갑니다.

올라올 때는 입석대로 올라왔으니 내려갈 때는 서석대 방향입니다.

반대로 왔다면 당연히 입석대로 내려가지요.

 

 

 

상고대 핀 무등산 서석대 방향의 눈꽃터널입니다.

멋지지요.

 

 

 

 

 

 

서석대가 보입니다.

 

 

 

수정 병풍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돌기둥입니다.

서석대에 노을빛이 비쳐 밝게 빛나는 모습은 광주시가지에서도 보인답니다.

그래서 광주를 옛날부터 빛고을이라고 하지요.

 

 

 

 

서석대도 먼 훗날이 되면 입석대처럼 변할 것입니다.

지금은 돌기둥이 마치 병풍처럼 둘러서 있지만, 비바람에 깎이고 무너져 내려 결국에 가서는 입석대처럼

하나씩 거대한 돌기둥만 남게 되지요.

 

 

 

 

멀리서 올려다본 서석대입니다.

 

 

 

이제 저 아래 보이는 중봉을 거쳐 하산합니다.

 

 

 

 

중봉과 청심봉, 억새 평전을 한눈에 조망하고...

 

 

황금의 S라인 억새 평전을 거쳐 중봉으로 오릅니다.

 

 

중봉 아래 억새 평전은 삼밭실이라 부릅니다.

이곳에서 인삼을 재배한 데서 유래했는데요, 화순군 동복면과 함께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인삼이 재배된 곳입니다.

이 일대는 1965년부터 군사보호구역으로 통제되다 1998년 군부대 이전으로 1999년 자연상태로 복원되었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중봉 표지석에 누군가 낙서를 해 놨군요.

광주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은 서석대 표지석에 뒤쪽에 쓰여있는 문구입니다.

무등산 정상 삼봉에서 광주인의 기상이 발원했습니다.

지금은 정상이 군부대 주둔으로 개방하지 않기에 실질적 정상인 서석대에서 발원한 것으로 쓰여있는데요

그것도 사실은 잘못된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중봉 표지석의 낙서를 제거해야겠네요.

 

 

 

 

무등산 중봉을 마지막으로 동화사 터를 거쳐 토끼등, 증심교 방향으로 하산했습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온 가족이 같이 무등산 중봉까지 오른 뒤 큰 아이와 함께한 두 번째 무등산 산행입니다.

무등산의 구석구석을 샅샅이 보여주고 싶지만, 시간과 체력이 허락하지를 않군요.

무등산에는 오늘 오른 코스의 절경 외에도 원효사지구에서 꼬막재-규봉암-장불재-정상으로 오르는 코스와 안양산-백마능선-

장불재-정상으로 오르는 종주코스 등 크게 세 군데에서 접근하는 종주 코스의 절경이 있습니다.

올겨울 눈이 많이 온 다음 날이나 주말에 꼭 가족이나 자녀들과 함께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무등산을 찾아보세요.

삶의 새로운 충전이며,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2015광주하예유니버시아드 블로그 기자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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