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정신차렷! 완봉역투로 기아 에이스를 증명하다.

2012. 9. 26. 23:48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윤석민 9승을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완봉승을 거두며

 

기분좋다고 한 말이 정말 사실이 되어 어안이 벙벙하다.

서재응과 김진우의 완봉, 완투경기로 타이거즈 최 고참급 투수들의 활약에 충격과 자극을 받은 윤석민의 오기로 완투경기가

펼쳐진다면 토종 선발 3인방의 연속경기 완투경기라는 진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예견했는데, 오늘 윤석민의

완봉역투로 서재응 완봉승, 김진우 1실점 완투승, 윤석민 완봉승으로 우스개 말이 사실이 되어 버렸다.

이제 지난 일요일부터 이어온 완투경기로 4일 연속 불펜등판없이 경기가 마무리 되어 불펜들의 경기감각이 우려스러울 정도가

되었다. 이러다가 앤서니와 소사까지 완봉, 완투경기에 가담하여 한미 완투게임 대결을  펼쳐보자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지상 최대의 프로야구 투수전은 바로 오늘 경기 같은 것을 두고 말하지 않나 싶다.

마치 1987년 5월 16일 해태 선동열과 롯데 최동원의 연장15회 무승부 경기를 펼칠 때의 대결을 잠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두 에이스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으로 시종일관 팬 들을 긴장케 하였다.

 

오늘 대구에서 열린 기아와 삼성간의 17차전은 양팀의 에이스인 윤석민과 배영수 단 2명의 투수로 9회까지 이어졌으며

윤석민이 투구 수 133개, 배영수가 투구 수 140개로 완투경기를 펼쳐 투수가 분업화된 최근 들어 사라져버린 완투형 투수에

그 영광스러운 이름과 족적을 다시 한번 올리게 되었다.

윤석민은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하여 2완봉 3완투로 8시즌 동안 6완봉 10완투를 기록하게 되었고, 배영수는 25경기에 등판

하여 2번째 완투경기로 12시즌 동안 3완봉 9완투를 기록하게 되었다. 

 

윤석민이 7회까지 104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고 배영수도 7회까지 투구 수 105개를 기록하여 7회 이후부터는 양팀의 불펜싸움

이 전개되는 투수전을 기대했으나 두 투수 모두 양팀의 에이스 맞대결이라는 자존심이 걸려있는 경기였던 관계로 어느팀이

먼저 득점을 올리고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투수가 먼저 내려가는 지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말았다.

 

(윤석민 13탈삼진 퍼레이드)

 

 

윤석민의 그릇을 키운 서재응과 김진우의 완봉,완투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윤석민은 앞선 두 경기 선발인 서재응의 완봉경기와 김진우의 완투경기에 많은 자극을 받고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서재응은 36세로 노장투수 급으로 분류되어 벤치에서 매 경기 투구이닝과 투구 수를 조절해 주고 로테이션을 관리해 주어야

하는 최고참급 투수이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출신이라고 하지만 체력적으로 젊은 투수들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은 자타가 모두 인정하는 것이기

서재응의 완봉역투는 기아의 모든 젊은 투수들에게 체력저하를 이겨낸 정신력의 완투란 충분한 메시지를 제공해 주었다.

 

풍운아 김진우 역시 원조괴물 출신이지만 3년간의 공백기는 원조괴물 시대의 종식을 알려줄 정도로 정신적 해이와 육체적

부침으로 김진우를 옥죄였을 것이지만 2년간 절치부심 각고의 노력 끝에 복귀 후 첫 완투승을 기록하며 서재응과 마찬가지로

기아의 젊은 투수들에게 재기하여도 이렇게 자기관리에 성공한다면 완투경기를 할 수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여 주었다.

 

서재응과 김진우의 완봉, 완투경기에 자극을 받은 윤석민의 오늘 투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봐 왔던 윤석민은 분명 아니었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와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힘과 스피드 그리고 노련한 완급조절로 13 탈삼진과 맞춰 잡기로 8회까지 무안타 경기를 펼쳐 12년만의 노히트노런경기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비록 9회 첫 타자 박한이를 2볼 1스트라잌이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잌을 잡으로 들어간 체인지업이 한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되며 첫 안타를 맞고 12년만의 노히트 노런경기가 깨졌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잠시 놓았던 정신을 차리고 계속된 1사 1,2루에서 최형우와 배영섭을 내야 땅볼로 잡아 올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기록하였다.

 

투구모션이 1회부터 9회까지 내내 간결하였으며 경기를 지배한 눈빛에서 승리에 대한 여망이 간절히 배어나와 3회 2사 후

사구와 볼넷으로 2사 1,2루 실점위기 외에는 9회까지 특별한 위기를 맞지 않았으며 야수들의 빛나는 호수비 와 삼성에서

김희걸과 맞트레이로 이적한 조영훈의 2홈런 3타점 맹타에 힘입어 노 히트 노런 대신 완봉승이라는 전리품을 가져가게 되었다

 

윤석민은 내년이 입단 9년차로 시즌 종료와 동시에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대의 FA로 자신의 몸값이 얼마나 되는지 시장에 알아

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이다.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관계로 기아에 남을 확률보다 해외진출이 더 유력하다는

것은 자타가 모두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 완봉이 갖는 의미는 참으로 크고도 다양하다고 할 것이다.

먼저 윤석민 스스로 오랜 부진에서 깨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윤석민을 윤석민답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 서재응과 김진우라는 두 고참투수들의 완봉, 완투경기에 자극을 받은 윤석민은 에이스로서 책임감에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 들어 최고의 투구로 9회까지 투구 수 133개에 2피안타 4사사구 13탈삼진 무실점, 무자책으로 9승째를 완봉승으로 장식

하며 방어율도 2.98로 드디어 2점대로 낮추게 되었다.

 

앞으로 한 번 더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어 10승 투수에 대한 욕심은 이제 숨길 수 없게 되었다.

앞서 9승 고지를 차례로 밟은 서재응과 김진우의 10승 달성여부와 관계없이 윤석민의 자존심에 관계된 문제이기에 다음 경기에서 윤석민의 10승은 이미 예약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한 동기를 부여해 준 서재응과 김진우의 동시 10승 달성 역시 지금 같은 팀 분위기라면 모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28일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SK와의 2연전과 롯데와의 3연전에서 앤서니, 소사, 서재응, 김진우, 윤석민 등 타이거즈의 선발 5인

방의 멋진 투구와 그들의 승리를 위해 타격과 수비에서 펄펄 날아 줄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영훈 친정팀 에이스 배영수에 비수를 꽂다.

 

지난 6월22일 김희걸과 삼성에서 맞트레이드된 조영훈은 오늘 윤석민 완봉승의 특급도우미였다.

그동안 삼성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오늘이 있게 해준 트레이드라는 배려에 안타라는 보답을 해 주지 못해서 무척 실망스러웠을

자기 자신에 대한 책망을 오늘 한 경기 2홈런으로 윤석민의 완봉승을 도운 특급 도우미가 되어 이제 조영훈이라는 이름 석자

는 타이거즈 팬들에게 조영훈도 타이거즈 선수라는 것을 강력하게 각인하게 되었다.

 

83경기에서 6홈런으로 나지완의 116경기 9홈런보다 홈런 페이스가 좋고, 46개의 안타와0.207의 타율에 비해 타점이 36타점이

나 되어 마치 2009년의 김상훈을 보는 듯하다.

아직은 수비와 정교한 타격에서 많이 부족한 것은 사질이지만 중장거리형 타자로 올 동계훈련을 착실하게 소화해 낸다면

내년 시즌 놀라울 정도로 발전되어 있는 조영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양팀 모두 무득점으로 선발 윤석민과 배영수가 호투하고 있을 때 윤석민에게는 9승의 힘을실어주고 배영수에게는 정신력을

오히려 더 집중하게 해준 4회 결승홈런에 이어 어느 팀이 먼저 1점을 빼느냐가 오늘 경기의 분수령이 된 상황에서 나온 8회

쐐기 2점 홈런은 윤석민에게는 완봉이라는 동기를, 배영수에게는 윤석민에게 만은 질 수 없다는 오기를 불러 일으켜 주었다.

 

교체선수 단 1명도 없이 치른 오늘 경기는 윤석민이 노히트 경기를 계속 이어 가고 있었기에 굳이 약속된 플레이에 대한 위험

부담을 안고 야수를 교체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윤석민의 8회까지 노히트 경기와 9회

완봉승은 이런 수비부담에 대한 벤치의 배려에 윤석민의 노히트 경기를 자신의 멋진 수비로 완성시켜 주기위한 타이거즈의

선,후배 선수들의 투혼의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할 것이다. 평소보다 더 집중하며 투구 한 개에 타구 한 개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한 타이거즈 선수들 모두 오늘 윤석민 완봉승의 주인공들이라 할 것이다.

 

(사진제공 : mydaily,스포츠서울,MK스포츠) (영상제공 : 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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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6일경기 하이라이트)                                                                           (윤석민 인터뷰)

         지도: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