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3월의 무등산아리랑(원효사-늦재삼거리-바람재-토끼등)

2011. 3. 19. 22:13한국의 산 견문록/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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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19일

 

아침나절에 베란다 창틀에 맺힌 빗방울...

어제 저녁 곰곰생각하다 황사에 비라는 최악의 기상조건에

등산이나 산책도 좋지만 친구들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때문에 보낸 벙개산행 취소문자.. 

 

가볍게 산책이나 하자며 나섰던 산행이

등산이 되버리고 그 휴유증이 제대로 전해져 오는

오늘 아침의 단잠...

고마운 황사비는 그렇게 내리고 있었다..

 

버스로 원효자지구에 도착하여 도로를 따라 원효사에 들러 합장하고

늦재삼거리에서 잠깐 쉬며 뿌옇게 쌓인 안개인지,황사인지 가늠이

어려운 운무를 부득불 안개라고 우겨본다.

 

늦재를 거쳐 바람재까지 가다가 철쭉꽃길이 나타나면

다가올 5월의 풍경에 절로 환성이 터진다.

 

곳곳마다 쉼터엔 예향의 도시만큼 아름다운 정자에 아름다운 이름이 붙여지고

무등산 기슭으로부터 전해오는 너덜의 중압감에 아름다움의 전율을

온몸으로 받아본다.

 

바람재를 거쳐 토끼등까지 이어지는 흙길엔

젖먹이 아이까지 유모차를 타고

이 아름다운 산을 유유자적히 엄마랑 거닐고

연애하는 젊은 친구들이 한무리지어 운동화바람으로

풋풋하게 웃으며 달려간다...

 

토끼등에서 증심사로 하산하면 그만일것을

어쩌다가 또 산의 부름에 응한다..

전투식량은 달랑 사과3개와 물한병..

아직 밥때까지는 시간이 있다

산이 부르고 또 내가 응하니 그것은 고통이 아니다..

즐거운 등산의 고통을 맘껏 느껴보자..

 

토끼등에서 동화사터로 오르는 가파른 계곡은

절로 한숨을 짓게하고 뒤돌아 보기를 서너번..

한무리의 등산팀을 만나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오르다 만난 덕산너덜의 장엄한 광경에 넋을 잃고..

엄청난 영겁의 세월동안 쌓이고 쌓인 돌의 위대함에

말문이 막히고 기가 막힌다..

 

샘물이 끊겨 인적도 끊긴 동화사터에서

이천년 세월의 풍파를 벗어나

자연과 한몸뚱아리가 되고자

발버둥치는 세속의 가여움에 눈시울을 적셔본다.

 

동화사터에서 바라본 중봉의 모습은

한걸음에 내달려도 될 아름다운 능선의 연속이었다.

오르면 내리막이 있고 급하게 오르다보면 완만한 능선이 있다는것을

인생에서도 산은 설명해준다..

 

중봉에서 장불재로 이어지는 광활한 억새밭.

가을이면 미리 바라볼 황홀한 광경에 잠시 또 넋을 잃는다.

하하호호 대며 줄기차게 중머리재로 부터 올라오는 수 많은 총각처녀들..

그들 또한 티셔츠에 면바지,청바지입고 운동화차림으로 중봉에 오른다.

그렇게 중봉은 모든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스스럼없이 아무때나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무한정으로 제공한다..

 

중봉에서 중머리재로 내려오는 길에

수만년의 세월동안 깍이고 깍인 주상절리대의 모습에서

선사시대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중머리재에서 바라본 중봉과 새인봉, 장불재에

따스한 스킨쉽을 보내고 증심사로 하산한다.

구대피소에 있는 우리 젊은 산악인들의 추모비에

잠시 헌화하고 그중 한 분이 상고 선배였다는 사실에

또한 숙연한 마음추스리고 기도를 드린다..

아직도 마나슬루를 떠도는 영혼에 안식의 힘을 빌어본다.

 

오백년을 살아온 세월동안만 느껴본 무등산은 어떠했을까

당산나무아래 퍼진 그들의 자식들은 왜 없을까하는 의문부호를 가진채

증심사에 들러 대웅전에  합장하고

나서는 적묵당앞에 나타난 목련꽃...

금새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사는 아파트는 아직 감감 무소식이지만

무등산의 기운을 맘껏 받고 있는 이곳에서는 내일이라도

꽃을 피울것 같다..

 

증심사일주문을 지나

의제미술관에서 춘설화의 향을 맡는다.

허백련선생은 당신의 춘설화를 널리 배급하고자 했다.

그 향이 삼애헌에서 시내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사찰음식전문점인 수자타에서의 늦은 점심은

산책이 등산으로 바뀌어 힘든 여정끝에 나타난 오아시스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야채와 야채의 향연..

이끝에서 저끝으로 간들어지게 이어지는 한곡의 대금소리였다.

입에서 울려퍼지는 야채들의 아우성에..

배속은 행복의 웃음에 불어터지고 단술과 연잎차로 이어지는

카운터펀치에 난 기절하고 만다...

 

이모든것이 어제 하루에 일어난 희노애락의 종결자였다

지금 고즈넉한 시각..

그때의 아름다운 기억을 블로그에 남기며

영원한 추억으로 남긴다.

 

새내기블로그아케데미가 시작한지 2일이 지났다..서울 삼성전자 홍보관에서 진행된 OT의 인터넷

동영상이 일요일쯤 카페에 올라온다하여 오늘은 블로그 공부를 하여야 하는데, 블로그에 3월의

무등산을 소개하고자 며칠전부터 생각하다가

광주시민들이 가장 즐겨찾는 대표적인 무등산 산책코스인 원효사에서 토끼등까지를 탐방하고

증심사로 하산하여 점심을 먹고 돌아오기로 하고 모델로 여상후배를 앞세우고 버스로 출발하였다.

물론 산책코스 탐방이기에 스틱이나 고글, 모자, 베낭도 준비하지 않고 출발하였는데 모델인 후배는

앙증맞은 베낭에 사과3개를 담아 왔다..(이게 나중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사과3개의 위력..)

 

 

 

                        산수동5거리에서 하차하여 조선대쪽에서 오는 방향에 이렇게 1187번만의 버스정류장이 있다.

                        주말엔 1187번외에도 1187-1번이 임시배차되어 원효사지구를 찾는 등산객들에게 편의를 제공

                        하고 있었다.

                               무등산 원효사지구 버스정류장...무등산옛길1구간이 끝나고 2구간이 시작되는 기점이기도 하다.

                        여기서 생수1병을 사들고 우린 이제 원효사를 거쳐 도로를 따라 토끼등까지 가야한다..

                         버스정류장 뒤쪽으로 옛길2구간의 입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우린 그쪽으로 가지않고

                         도로를 따라 산책을 간다..

                               원효사 일주문...이 문으로 들어가본다..왜냐면 원효사에도 들러야 하니까...

                               원효사 가는길엔 공옥진여사의 딸이 운영하는 보리밥전문점도 있다. 물론 각종 차도 있다.

                         일주문을 지나 원효사까지 이어지는 도로..차량통행도 뜸하고 하니 뒤로도 걸어보고 한다.

                              

                        원효사는 광주시 북구 금곡동 무등산의 북쪽에 위치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

                       송광사의 말사이다.  신라시대 국사인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정유재란과 6.25 전쟁

                       으로 모두 소실되었다가 1954년 당국의 무등산 개발로 인해 대웅전과 선원(禪院)과 요사(寮舍)

                       등의 건물이 중건되었다. 위 건물은 범종각                         

                       

                      경내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회암루 주춧돌에 앉아서 풍경소리 들어본다.

                         회암루에 들어서면 경내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고 석등뒤로 대웅전도 보인다.

                               지장보살상과 나한상 뒤로 대웅전의 모습이 보이는데 이 대웅전은 1980년에 세워졌다 한다.

                         범종각 바로 뒤에 있는 개산조당의 탱화..(내부엔 원효대사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다.)

                         범종각 네기둥에 쓰여있는 글귀를 찾아보니 이종소리를 듣고 번뇌를 끊일 지어다. 지혜가

                         자라고 보리심이 생기며 지옥과 삼계의 고통에서 벗어나 원컨대 불도를 이루어 중생을 제도

                         하리라....이렇게 풀이가 되어있다..

                        왼쪽으로는 원효사 후문..오른쪽은 원효사지구에서 올라오는 도로. 이 두 길은 만나지 않으므로

                        원효사후문 옆에 있는 돌계단길로 올라와도 된다..

                         원효사후문으로 나와 포장도로를 따라 산책을 계속해 간다..

                        이렇게 깐닥깐닥 1.5KM정도 거닐다 보면 늦재삼거리가 나온다..

                        늦재삼거리 쉼터인 만치정...(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사과1개를 반으로 쪼개 나눠먹는다..)

                        이곳의 서편 언덕은 옛날 나무꾼들이 해질 무렵 풀피리 불며 쉬어가는 장소라 하여 '늦재'라

                        불리었고 이 뜻을 늦을 晩에 언덕 峙로 이름하여 만치정(晩峙亭)이라 이름지었다한다.

                        여기서 왼쪽 비포장도로로 4.9km만 가면 장불재에 도착하고 1km정도 등산하면 서석대에

                        오를 수 있다..우린 여기서 오른쪽 포장도로를 따라 토끼등까지 산책길을 나선다..

                             

                       이곳까지 오른 등산객들 대부분은 이 길을 따라 토끼등으로 가서 증심사방향으로 하산한다.

                         늦재삼거리에서 200m정도 가면 늦재가 나온다. 여기서 바로 동화사터로 올라가는 등산코스

                         가 시작된다..(동화사터-중봉-장불재-서석대로 가는 코스이기도 하다.)

                        늦재에서 계속 포장도로를 따라 산림욕을 하면서 이 길을 거닐어 본다..산아래방향으로 벤치

                        가 많이 있어 걷다 쉬다 산아래를 굽어보며 잠시 휴식을 취해가기도 한다..

                        여기서부터 바람재까지는 좌측으로 철쭉꽃 길이 이어진다..5월에 필 그 풍경을 그려본다..

                         늦재에서 바람재가는 길목에 있는 철쭉쉼터인 덕산정(德山亭)..

                        여기서 부터 토끼등까지는 산기슭을 따라 철쭉꽃이 이어진 흙길이다..길가운데 유모차 바퀴

                        자국이 보이는 것이 원효사에서 부터 유모차에 아이랑 같이 토끼등까지 갔다온 흔적이다.

                         바람재까지 2.4km왔다. 여기서도 동화사터를 통해 중봉,장불재,서석대로 이어지는 등산코스가

                        시작된다.

                                         

                                         바람재(해발470m)표지석에서 기념으로 사진 한장 남긴다..

                        바람재에 있는 청풍대(淸風臺).사방에서 바람이 넘나들고 사시사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바람

                        재에서 자연이 주는 맑고 상쾌한 바람에 모든 근심을 날려버리고 편히 쉬라는 뜻이다.

                        이곳은 지산유원지나 증심사지구에서 가볍게 오를 수 있기도 하고 토끼등이나 동화사터쪽으로

                        산책이나 등산을 이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재에서 토끼등으로 향하는 흙길..

                                                나도 한번 포즈잡고 서 본다..

                         덕산너덜지대를 앞두고 계곡물의 흐름을 지연시켜주는 사방댐..

                         이무기가 살고있다는 전설이 있는 덕산너덜지대..무등산의 대표적인 너덜지대중 하나이다..

                        한국100대 명약수인 너덜겅약수터. 어디서 마르지 않고 흘러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증심사지구에서도 2.5km정도 오르면 약수터가 나온다..

                                                 덕산너덜을 지나 토끼등가는길에 우측으로 편백나무 숲이 있다.

                          편백나무 숲은 치유의 숲으로 명명되어 있다..

                                                 쭉쭉뻗은 편백나무 숲에서 고개를 들어 심호흡을 해본다.

                        드디어 목적지인 토끼등에 도착하였다..여기까지 3.2km를 포장,비포장도로를 따라 산책하며

                        걸어왔다..이제 여기서 증심사지구로 하산하면 오늘의 산책코스는 끝난다..현재시간 11시..

                        우측으로 보이는곳은 토끼등 쉼터인 소리정..(예로부터 소리꾼들이 득음을 하기 위해 몰려들었

                        다하여 소리봉으로 불리었으나 근래엔 토끼를 기르던 곳이라 하여 토끼등이라 불리운다)

                         여기서 1.4km만 내려가면 바로 증심교가 나온다..이 이정표를 보면서 이곳으로 해서 중봉에

                        올라본 적이 없어 동화사터를 거쳐 중봉,중머리재,증심사지구로 내려오는 다소 위험한 발상

                        을 해본다..우린 물과 간식도 부족하고 힘든 산행에 도움을 주는 스틱도 없다..더더군다나

                        날씨가 해가 비치기 시작했는데 모자도 없고 고글도 없다..또한 후배는 등산화도 안신었다.

                        여기까지 3.2km를 왔는데 덕산너덜을 지나 동화사터까지 1km정도의 힘든 산행을 시작한다..

                        지금부터는 산책코스가 아닌 등산코스를 타야한다...각오를 단단히 하고..심호흡도 한번 하고..

                        그래 산이 부른다...산이 부른다..최면을 걸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