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9. 00:30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기아 2 : 10 LG) 패전투수 : 양현종
오늘경기는 이틀간 기아의 막강 선발인 윤석민, 트레비스에게 솜방망이, 물방망이로 전락했던 LG타선이 모처럼 제 색깔을
보여준 경기였다. 기아는 무려14안타를 얻어맞고 10개의 사사구를 헌납하여 10대2로 대패하였다.
앞선 두 경기에서 11대0 과 7대3으로 승리하더니 오늘은 그 앙갚음을 톡톡히 받은 것이다.
더군다나 LG의 선발투수는 6승으로 다승 단독선두를 달리는 박현준이고 기아는 4승을 기록중인 양현종이다.
두발자국 먼저 달아나고 있는 박현준을 상대로 승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오늘 경기를 보면 경기 초반 찾아온 기아공격시
2번의 역전찬스가 무산되어 어려움을 겪었고 선발 양현종의 볼넷 남발과 투.포수간의 호흡부족, 포수의 투수리드의 실패로
인하여 1회부터 승운이 LG로 기울고 또 기아에겐 지독히도 경기운이 안 따라주던 경기였다.
오늘은 최희섭이 요추 염좌부상을 딛고 16일만에 1군에 복귀하였고 박현준을 대비하여 1번부터 4번까지 좌타라인을 구축
하였으며 컨디션저하를 보이고 있는 김선빈과 차일목대신 이현곤과 김상훈이 선발로 출장하고 최희섭에게 4번을 양보하고
이범호가 5번으로 내려앉는 등 대폭적인 타순조정이 있었던 경기였다.
시즌중 대폭적인 타순조정은 팀이 연패중일때 또는 빈타에 허덕일때나 있어야 되지만 아무리 상대투수가 박현준이라도 이렇게
팀타선이 잘맞고 있을 때의 대폭적인 타순조정은 자칫 잘못하면 모두에게 역효과가 나올 수 있었으나 9회까지 11안타를 때려내
그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어 경기에 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성공적인 타순조정이 되었다.
이범호를 최희섭 뒤에 둔것은 최희섭을 거르거나 했을 때 이범호를 상대하여야 하기에 타팀에게 최희섭과 상대를 하게끔
만드는 차원에서 최희섭을 4번으로 둔 것 같다.
최희섭은 스윙의 간결함으로 장타보다 단타에 능하다.
홈런스윙을 버리고 철저히 출루하는 타격을 보이기에 뒤에 있는 이범호에게 그만큼 타점기회가 많이 갈것으로 예상한
타순이었다.
2009년 시즌 최희섭뒤의 김상현처럼 이범호에게도 그런 기회를 주는 타순 조정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다.
이범호가 제대로 정착한다면 그 뒤의 김상현에게도 엄청난 시너지가 될 수 있는 모험적인 타순이다.
아닌게 아니라 실제로도 오늘경기에서 최희섭은 무려 3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이범호에게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나 최근 타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이범호는 오늘도 4번의 타점을 올릴 찬스에서 사사구 2개에 삼진과 외야뜬공으로
번번히 물러났다.
특히 1대6으로 뒤진 5회말 공격시 2사 1,2루의 찬스에서 스탠딩 삼진아웃은 타점을 올려야 한다는 중압감에 타석에서
수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치기 좋은 볼이 들어와도 그냥 물끄러미 보고만 있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다.
타석에서 타자가 이공,저공을 동시에 기다린다는 것은 그만큼 삼진당할 확율이 높아진다.
하물며 볼카운트까지 타자에게 불리하다면 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스트라익존을 최대한 넓혀서 헛스윙이라도 해야 함에도
물끄러미 바라만 본다는 것은 타격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고 그것은 결국 슬럼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자는 타석에서 삼진을 먹더라고 자신의 스윙을 유감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오늘까지 LG전 3경기에서 타점 생산을 못한 이범호는 꼭 타점을 올려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타점생산 중압감이 지속되면 뜻하지 않은 슬럼프가 올 수 있다.
기아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타선을 외로이 혼자 이끈 이범호이기에 지금 맞는 일시적인 타격슬럼프는 기아나 이범호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이범호에게 몰린 집중견제를 최희섭과 김상현이 분담해 간다면 이범호 스스로 그러한 슬럼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선취점은 무엇보다도 마운드에 서있는 투수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더 자신감있는 투구를 하게끔 해주는데
1회 시작하자마자 양현종은 1번 이대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2번 박경수에게는 투스트라익이라는 유리한 볼카운트
에서 중전안타를 맞아 투.포수간의 호흡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차일목과 김상훈의 투수리드는 물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차일목이 오랫동안 포스마스크를 쓰다보니 일시적인 체력 저하가 와서 김상훈에게 선발을 내 주었는지 모르지만
포수의 교체가 가져오는 투.포수간의 호흡에 일시적인 장애가 왔다면 다음 경기에서 김상훈의 선발출장을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한다.
왜냐면 3번 이병규와 4번 조인성을 잘 처리하고 계속된 2사 2,3루에서 5번 윤상균에게 왜 무리하게 승부를 걸었는지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경기에서 최상의 타격컨디션으로 LG가 올린 3점을 모두 자기 손으로 해결하고 또 유독히 좌투수에 강한 윤상균을 상대로
승부를 벌인 무모한 김상훈의 투수리드는 분명 문제가 있다.
1루를 채운다는 각오로 승부를 해야하는데 잘 듣지도 않는 체인지업을 연속으로 요구하여 결국 2점을 먼저 실점하는
중전안타를 맞고 말았다. 물론 안치홍의 수비도 매끄럽지 못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변화구라고 던진 써클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떨어지지도 않고 들어가는 실투를 하는 바람에 안타를 맞고 2실점을 하게 된다.
실점하는 과정에 나타난 연속 체인지업 2개를 요구한 포수의 볼배합과 매끄럽지 못한 안치홍의 수비동작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아 뜻대로 되어 실점을 안했다면 이렇게 대량실점을 하면서 중간에 경기를 포기하게끔까지는 안갔을
것이기에.
1대2로 뒤진 2회말 공격에서도 2사1루에서 이용규의 우월2루타가 팬스밖으로 나가 인정2루타가 되는 통에 동점기회를
날려버려 경기운이 지독히도 안따른다는 생각에 오늘 승부가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타구가 팬스를 맞고 나왔다면 2사후 였기에 1루주자 안치홍은 충분히 홈까지 들어오고 이용규는 3루까지 가서 동점을
만들고 계속 찬스를 이어 갔을텐데 이미 거기서 승부의 기는 LG로 넘어가고 말았다.
5회 오늘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대로 1점 이상을 더 달아나야하는 상황에서 맞은 무사1,2루에서 리딩히터인
이병규에게조차 희생번트를 대게할 정도로 박종훈감독은 승리에 목말라 있었다.
결국 이택근의 2타점 적시타로 1대6으로 더 달아나서 중반이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갈 수 있는 점수를 얻는데
성공하고만다.
만약에 조범현감독이었으면 그런 찬스에서 이범호나 최희섭에게 보내기번트 사인이 나갔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찬스가 오면 조범현감독은 이범호나 최희섭 김상현등에게는 절대 보내기 사인을 안낸다.
그러다가 종종 병살타로 경기 맥이 끊긴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익히 잘 아는 스타일이기에 오늘의 이병규의 희생
번트는 참으로 신선하고 잔잔한 충격으로 전해온다.
타격1위임에도 희생번트사인을 내는 박종훈감독이나 또 착실하게 번트를 대주는 이병규 모두가 왜 LG가 단독2위를
달리는지 여실히 보여준 대목이다. 물론 뒤를 받치는 타격3위인 조인성이 있기에 가능한 작전이다.
LG가 강한 이유다. 이대로 간다면 LG를 쉽게 끌어 내리지 못할 것이다. 투타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최고참
선수며 타격1위를 달리고 있는 이병규도 선선히 보내기 번트를 댄다.. LG가 강한 이유..이런 멋진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박현준이 보여준 오늘의 투구는 그가 왜 제2의 임창용이라 불리는 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사실 박현준의 제대로 된 투구를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투구폼 까지도 임창용과 흡사하여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혀놨다면 영낙없이 임창용으로 착각할 뻔도 했다.
150km를 넘는 직구와 140km대 슬라이더로 구석구석을 찌르고 사이드 투수로는 던지기 어려운 포크볼도 던진다.
과연 박현준이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던진다면 그 볼을 제대로 공략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울 것 같다.
그런 박현준의 직구를 장외홈런으로 장식한 신종길도 대단한 선수다.
7승을 올리며 다승선두를 쾌주하고 있는 박현준을 내 놓은 SK로서는 땅을 치고 통탄할 일 일것이다.
박현준과 대비하여 양현종은 최근 극과 극을 달리는 투구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잘던질때는 언터쳐블이고 못던질때는 볼넷을 남발하며 5이닝도 못던지고 내려와 불펜의 부담만 가중되게 한다.
이렇게 컨디션이 들쭉날쭉할 때는 투수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데는 포수의 힘이 절대적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차일목대신 김상훈이 선발 출장한 것은 의외였다.
지금처럼 경기후반에 차일목의 체력안배를 위한 김상훈의 출전은 가능해도 선발출장은 고려해 봐야 할 대목이다.
이제 포수가 어느정도 안정되나 했더니 김상훈이 부상에서 돌아 왔다해서 바로 선발출장시킨 것은 한 껏 고조되어 있는
팀타선에도 도움이 안될뿐더러 오랜시간 투,포수간 호흡을 맞추어 온것에 대해서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중위권 4팀중에서 삼성과 롯데가 승리하고 기아와 두산이 졌다.
선두SK가 롯데에게 지는 통에 선두와의 승차를 줄이는데 성공하였고 한화에 덜미를 잡힌 두산은 김선우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타격부진에 영봉패를 당하고 무려4년만에 6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고 있다.
넥센을 상대로 9회 끝내기 승을 거둔 삼성이 3위로 올라서고 롯데와 기아가 공동4위 두산이 6위로 선두권2팀을 추격하는
중위권4팀의 대 혼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루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정도의 아슬아슬한 순위쟁탈전은 팬들 입장에서 보면 최고로 멋진 경기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한화와 넥센과의 꼴찌다툼과 SK,LG간의 선두싸움도 중원에서의 대혈투 못지 않게 재미있는 요소를 보여주고 있어
이래저래 2011시즌 프로야구는 역대 시즌중 최고로 재미있는 양상으로 전개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러다 보면 관중700만 시대도 도래할 것이고 제9,10구단 창단으로 1000만 관중시대도 멀지 않았다.
그 중심에 타이거즈가 항상 있다 라는 것을 기아 선수들은 잊지말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 최고로 멋진 경기력을 보여
주는 것이 그러한 팬에 대한 의무 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프로의 이름으로..
타이거즈의 선전을 기원하며~~simpro의 프로야구 이야기
(사진출처)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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