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둘째아들의 첫 영화 '파멸' 촬영 현장을 가다

2018. 2. 28. 06:00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둘째가 영화관련 대학을 다니는데 1년에 한번씩 자신의 작품을 제작한다.

이제 2학년에 올라가지만, 1학년 때 틈틈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제작비를 손수 모았다.

촬영장소는 할머니집이 있는 전남 곡성군 삼기면 원등리.

촬영기간 내내 집을 비워 준 할머니는 광주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요양차 입원 중이시다.

원래 촬영은 설명절 전이었지만 주연배우가 낙상사고로 다리가 골절되면서 배우가 교체되었고

다른 팀 촬영일정때문에 장비대여 일정이 맞지 않아 그만큼 뒤로 밀쳐지게 된 것이다. 




영화 연출을 공부하고자 했지만, 지금은 연출보다 극본에 더 신경쓰고 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동그라미팀 출신 선후배로 똘똘 뭉쳐 스탭을 구성했다고...

스탭들은 같은 과가 2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대학 영화, 영상관련 학과를 다니거나 영화과 진학을 앞둔 고교생 들이다.




 

뜻하지 않은 촬영일정으로 제작비가 초과되었으며 스탭들이 십시일반 자신의 맡은 역할에 따라 제작비를 보탠다는...




아비도 물론 거들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로 번돈을 통장에 넣을 때 조금씩 더 보탰고, 배우 3명이 서울서 오갈때마다 교통편을 제공했으며,

장비를 빌리고 반납할 때 광주서 학교까지 스타렉스를 렌트해 운전해주고 날라주고...ㅎㅎ





거기에 배우들 광주터미널에서 촬영현장까지 픽업서비스는 덤으로 심지어는 새벽시간에 픽업해 촬영장에 데려다 줬다.

촬영이 종료시간을 훨씬 넘겨 끝나는 바람에 다음 촬영스케줄이 촉박한 배우 2명을 심야시간에 서울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평일엔 오지 못해 주말과 일요일 시골집에 들러 영화촬영현장을 지켜봤다.

토요일엔 주물럭에 상추쌈, 계란말이를 준비해 푸짐한 점심을 제공했고...

일요일엔 모두에게 피자를 쐈는데, 스탭 중 한 친구가 지금까지 영화촬영 다니며 이렇게 잘 먹어본 것은 처음이라고...




영화촬영현장을 처음 보는 것이라서 그 과정이 매우 궁금했다.

촬영현장의 스탭들은 모두 열정가득한 친구들로 제작비도 일부 거들고 서로 품앗이를 한다.

잠도 쪽잠을 자고 먹는 것도 부실하다. 거기에 시골집은 난방은 되지만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배우부터 스탭까지 모두 열악한 촬영현장을 이해하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서로를 위한다.




촬영장비도 어마무시하다.

스타렉스 12인승을 빌렸는데 운전자 포함 3명이 겨우 타고 나머지는 장비로 꽉 들어찼다.

사람도 타고 화물도 넉넉히 싣는 6인승 밴 정도는 되야 하는데 그차를 빌려줄 렌트업체가 없다.




촬영도 30초 분량을 찍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최소 5군데 구도에서 같은 장면을 찍고 한 구도에서도 오케이가 나올 때까지 찍어야 하니...




영화제목은 '파멸'이다.

물론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




고속도로가 인근이라 사운드에 무척 신경을 쓴다.

스탭들의 숨소리가 들린다면 그것도 NG의 요인이다.





원래 일요일 저녁 8시가 촬영 종료시간이었지만, 많이 늦어져 자정을 넘겨 종료했다.

배우 3명, 스태 10명, 모두 13명의 인원 중 먼저 끝난 팀 7명을 저녁 7시에 출발해 광주 터미널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곡성으로 돌아왔는데 8시 종료가 되었다면 문제가 없지만, 새벽 12시30분에 끝나다보니

배우의 다음 일정에 문제가 생겨 배우 2명을 심야시간에 경기도 고양시까지 데려다주었다.

다시 곡성으로 오니 아침9시.





장비반납조 2명은 아들하고 카메라 담당.

이 두 친구들과 촬영장비를 최종 점검하고 차에 실어 다음날 아침 10시 30분 시골집을 출발해 학교까지 가야 했다.

물론 시골집 정리는 다녀와서 아들이 하기로 하고...




영화연출과 극본을 공부하는 아들의 영화촬영을 뒤에서 바라보며 느낀 점이 많다.




문화와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촬영을 즐기는 아버지는 그런 결과물을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이 올해로 8년 째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아버지를 쫓아 공부하고 즐긴 아들이 이젠 아버지보다 훨씬 앞서 영화 극본을 쓰고 연출을 공부한다.



 

그 아버지는 아들의 공부와 노력을 공감하고 지원하기 위해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과에 3학년으로 올해 편입했다.




이젠 아들의 꿈이 아빠의 꿈이 되었고, 아빠의 꿈이 아들의 꿈이 되었다.




부모가 차려준 밥상에 앉아 모처럼 배불리 먹는 이 아이들의 꿈도 영화이다.

그들의 꿈을 물질적으로 지원할 수 는 없지만, 응원은 무한대로 하고 싶다.




아직 스틸컷을 받지 않아 영화 홍보는 하지 못한다.

정리가 끝나는 데로 스틸컷을 받아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영화 홍보를 블로그에서 담당하기로 한다.

촬영스태프를 포함 배우들까지 작품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좋다.






(영화촬영현장을 동영상으로 조금 담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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