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힘에 눌려 동물원 호랑이로 전락한 타이거즈. 그 해결책은?

2012. 4. 21. 07:10야구 이야기/프로야구

 

 

2012년 4월 20일 금요일 무등
  1 2 3 4 5 6 7 8 9 R H E B
롯데 1 1 3 1 0 2 0 3 0 11 16 1 7
KIA 1 0 2 0 2 0 0 0 2 7 11 1 3
승리투수 김수완 1승   세이브 김사율 4S
패전투수 앤서니 1승2패 simpro의 주관적인 프로야구 이야기

 

(거인만 만나면 기죽는 호랑이)

1회 신종길의 타구 판단미스로 김주찬을 3루까지 보내면서 롯데전 9연패의 서곡은 이미 무등구장에 울려 퍼졌다.

바람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경험많은 외야수라면 펄럭이는 깃발의 움직임을 보고 바람의 풍향과 세기를 미리 파악하여

자신에게 날아오는 타구의 방향을 예측한다.

좌익수쪽에서 우익수쪽으로 강력하게 바람이 불고 있었으므로 직선타외 공중에 뜬 볼은 상공에서 강풍에 밀려 체인지업처럼

급격하게 휘게 마련이다. 평범한 플라이 아웃으로 끝나야 할 김주찬의 타구를 그러한 예측의 실패로 3루타로 만들어 주고 말아

앤서니를 부담스럽게 만들더니 결국 선취점을 뺏기고 이후 마운드가 롯데 타자들에게 맹폭을 당하며 11점이나 내주는 졸투를 보이고,

사도스키가 자멸에 가까운 투구로 5점을 내 주었음에도 패하고 말아 지난해 부터 이어온 롯데전 9연패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은

덤이 되고 말았다.

 

거인만 만나면 지난해부터 꼬리 내리고 잔뜩 움추린 약한 모습을 보이는 호랑이..백수의 제왕답지 않다.

타이거즈의 혼을 불러 일으키자고 타이거즈 레전드인 선동열과 이순철을 영입했건만 현재까지 치러진 경기에서 시베리아 숲을

누비는 호랑이의 그 어떤한 표효도 들을 수 없는 동물원 호랑이로 전락하고 만 타이거즈.

그 살벌하고 소름끼치는 표효를 언제나 들을 수 있을까..

 

(SBS ESPN 뉴스제공 경기 하이라이트)

 

(자멸모드 사도스키를 살려준 백인호코치)

먼저 선취점을 뺏겼으나 롯데 선발 사도스키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새벽1시에 광주에 도착해 잠자리에 들었으나 소음때문에 한 잠도 못잤다는 사도스키의 다크서클은 입 언저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원래 잘 웃지도 않는 선수지만 피곤에 겨운 그의 투구는 2사후 연속 볼넷 3개를 내주면서 더욱 더 눈이 휑한 모습을 보여

안쓰럽기까지 했다.

 

2사만루에서 김원섭의 타구는 좌익수앞 짧은 안타로 이어졌고 3루주자 득점에 이어 2루주자 최희섭까지 홈에 들어오다 횡사하였다.

그 상황에서 백인호 주루코치는 왜 최희섭까지 홈에 들어가게 만들었을까.

좌익수 정면타구가 아니었기에 사실 어지간한 선수였으면 홈에서 세잎될수도 있었다.

백인호코치는 발이 느려도 한참 드린 최희섭이 2루 주자였다는 것을 깜박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터 이어진 백인호 3루코치의 생각없는 팔돌리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어 수준높은 팬들의 안목을 과연

기아 벤치가 얼마나 따라가 줄 수 있는지도 시즌 초 화두였지만 올해도 역시나 어김없이 3루 작전코치는 백인호코치다.

사도스키가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고 후반 1점을 다투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침착한 대응이었다면 대량득점을 올릴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최희섭을 홈까지 들어가게 만든 백인호코치의 판단력이 아쉽기만 하다.

 

사실 오늘 경기 승부의 추는 1회 결정 지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줘도 될 점수를 내주고 사도스키의 컨디션 난조로 대량득점을 올릴 수 있었던 초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만 안했다면...

 

(20년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

따라가면 도망가고 또 따라가면 도망가고, 마치 순발력 좋은 육상선수가 어린 중학생을 데리고 술레잡기 하는 것 같은 자이언츠.

무려11안타에 볼넷7개와 실책1개로 19명의 주자가 나갔음에도 7점에 그친 타이거즈의 공격력만큼이나 난조를 보인 자이언츠

투수력은 오늘 홈런2개를 포함하여 무려 16안타로 11점을 올린 화끈한 방망이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

쉽게 점수를 헌납한 타이거즈 투수력도 문제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식사하는 거인의 식욕이 질리기만 하다.

방망이가 안되면 투수력으로, 투수력이 안된 날은 방망이로, 거인 전력의 5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이대호가 빠졌음에도

이정도니 이대호가 있었더라면 올 시즌 우승은 따논 당상이었을 것이다.

아직 시즌 초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1992년 최동원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0년만에 롯데 우승이라는 전망을 그려볼 정도로

지금의 롯데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갖춘 올킬 타선이다.

 

(백업선수들에게 타이거즈의 잃어버린 혼을 보고)

안타나 볼넷으로 나가면 2루를 제집처럼 들락거리게 하는 기아 포수진의 철옹성 투탑 김상훈과 차일목. 그리고 백업맴버인 송산. 

선감독의 발야구의 희생자인 이종범을 은퇴시킨 시범경기 맹타의 주인공 신종길. 그리고 백업맴버인 이준호와 류재원.

이범호의 빈자리를 메꿀 수 없지만 그래도 대안이 없는 홍재호와 박기남. 그리고 백업맴버로 전락한 이현곤.

붕괴된 타이거즈의 투수력에서 희망을 본 김진우와 고우석. 그리고 한승혁. 이들에게서 타이거즈의 잃어버린 혼을 본다.

2군에서 희망의 끈을 이어가는 젊은 호랑이들을 과감하게 등용하여 시베리아 숲속에서 마음껏 뛰놀게 하는 것은 어떨까.

 

집단 부상중인 주력선수들이 돌아오는 5월까지 5할 승률이라는 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어짜피 올 시즌 우승을 못할 바엔

이종범도 은퇴시킨 마당에 팀 체질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리빌딩을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 내년 시즌을 대비하는 것이 어떨까.

정체되어 있는 물은 새로운 물이 공급되지 않는 한 썩기 마련이다.

잃어버린 타이거즈의 혼을 억지로 불어 넣기전에 선수들 스스로 타이거즈 혼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올 시즌부터 차분히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보다 더이상 나쁠수는 없으니까..

 

(사진 : 기아타이거즈, 동영상 : SBS ESPN 뉴스)

 

simpro의 프로야구 이야기

simpro의 길(路) 이야기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 로그인이 필요없는view on꾹 눌러서 추천과 구독을 해 주시면 글쓴이에게 큰 격려가 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