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3. 00:16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더 이상의 기적은 없었지만 행복했던 9일
기아는 오늘 군산월명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0승을 노린 선발 윤석민이
지난 경기 완봉승의 여세를 이어 2년간 윤석민을 괴롭혀온 롯데전 트라우마를 지울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으나 또 다시 사구
악몽에 시달리며 5이닝 4실점이란 재앙과 같은 투구를 보이고 강판되어 개인적으로는 10승 불발에 따른 상처입은 자존심
못지않게 내년 시즌까지 롯데 전 트라우마를 이어가게 되었으며, 팀에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놀라운 경기력으로 이어온
4위에 대한 위대한 도전도 허무한 종말을 고하게 만들고 말았다.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경기에서 롯데가 승리하면서 4위를 확정 짓는 등 포스트시즌 진출팀 모두가 가려졌기에 내일부터 상위 네 팀은 포스트
시즌에 대비한 체력안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탈락이 확정된 기아는 비록 기적과 같은 4위 등극은 없었지만 서재응 완봉으로
시작된 지난 6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의 놀라운 집중력으로 완봉, 완투쇼를 펼쳐 4위 가능성보다 무기력하게 4위권 싸움에서 물러
나며 잃어버렸던 타이거즈의 자존심을 되찾아 주고 허탈해 했던 팬들을 다시 뭉치게 한 행복한 9일이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윤석민은 내년 시즌이 끝나면 완벽한 FA가 된다.
물론 현재로도 한국최고의 우완투수라는 소리를 듣지만 항상 그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멘탈부족과 담대하지 못한
성격. 이런 것들로 부터 이겨내기위한 그 어떠한 노력도 오늘경기에서는 볼 수가 없어 최고란 타이틀이 부끄러운 날이 되고
말았다. 앞서 서재응의 2경기 연속완봉과 김진우의 2경기 연속 완투,완봉경기와 소사의 150개 투혼의 완봉승를 보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지만, 팀의 에이스로서 보여주어야할 의무감같은 부담감을 끝내 띨치지 못하고 롯데전 트라우마 역시
극복하지 못해 반쪽짜리 에이스로 전락하고 말아 그 휴유증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고집불통같은 오기 하나라도 뚜렷하게 남아 롯데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실종된 오늘
투구는 그를 아끼는 수많은 팬들 마저 당황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오늘 경기에서 기아를 제압하고 4위를 확정지으려는 양승호 감독의 배수의 진은 기아킬러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고원준을
9월28일 삼성전 이후 4일 만에 다시 등판시킬 정도로 절박 하였으며, 오늘 경기가 한 번 지면 끝이라는 토너먼트 경기라는
자세로 경기 중 곳곳에서 경기를 무조건 승리로 이끌기 위한 냉정한 승부사적 면모도 보여주어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이라는
자세로 윤석민에게 모든 것을 맡긴 선동열 감독과는 또 다른 경기운영을 펼쳐보였다.
2회와 3회 선취득점찬스에서 별다른 작전없이 타자들의 자력에 의한 선취점을 노렸으나 실패하였고 4점을 뺏긴 후 맞은
5회 천금같은 만회찬스에서 배수의 진을 편 롯데에게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며 끌려간 것이 오늘 주요 패인이 되었다.
선취점을 내주기전 1점이라도 먼저 얻었다면 오늘 경기의 결과가 달라졌을 지도 모르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6회 2점을 만회하여 2대5까지 따라붙었기에 초반 득점찬스에서 득점에 성공했다면 기아의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은 내일까지
계속 이어져 팬들에게는 기쁨을 선수들에게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을 것인데....
결과적으로 선발 윤석민의 조기강판과 이어 차례로 등판한 나약한 불펜들이 올 시즌 내내 보여준 문제점들을 모두 보여주며
황재균에게 만루 홈런을 맞는 등 2대10으로 완패하고 말아 롯데에게 5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뒤 늦게나마 배달되게 해
주었다.
비록 오늘 패전으로 그동안 놀라울 정도로 보여준 타이거즈의 가을야구에 대한 위대하고 아름다운 도전은 끝나고 말았지만
9월23일부터 10월1일까지 타이거즈 팬들은 매일 매일이 행복했고 가정에서 회사에서 사회에서 타이거즈의 위대한 도전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의 대화를 나누며 꿈같은 9일을 보냈다.
이제 남은 3경기 중 2경기는 2진급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의 숨은 기량을 확인하여 내년 시즌 우승
을 위한 기본적인 데이터구축과 경기경험 등 전력을 극대화 하기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지만,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는 서재응 경기에서는 기적을 만들어 나갈 때의 놀라운 투지와 집중력으로 모든 선수가 다시 똘똘 뭉쳐 서재응
의 10승을 반드시 달성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타이거즈 선수들이 올 시즌 마지막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확실한 팬서비스가 될 것이다.
롯데의 절박함은 아름다움이었다.
오늘 롯데는 고원준이라는 기아킬러에게 3일 쉬고 4일째 마지막 타이거즈전에 필승을 위한 맞춤형 출격을 명하였고, 고원준은
2회와 3회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기아킬러답게 초 슬로커브를 카운트를 잡는 등 시종일관 흔들리지 않은 노련한 투구로 실점
없이 4회까지 버티어 롯데의 대 반격을 이끌어 낸 일등공신이 되었다.
만약 고원준이 2회와 3회 실점위기에서 어제 이정민과 이경우처럼 흔들려서 선취점을 내주었다면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보인 윤석민에게 상상할 수 없는 힘을 실어주어 오늘 경기 역시 타이거즈 페이스로 흐르며 결국 패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구악몽에 시달리며 2년간 롯데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윤석민이 의외로 4회 2사후 트라우마의 시발점이 된 조성환
을 사구로 내 보내면서 급격하게 흔들렸고 때를 놓치지 않은 홍성흔과 강민호 등 롯데 고참 타자들의 집중력있는 연속2루타로
2점을 먼저 선취하여 윤석민을 코너로 몰아붙였으며, 5회 1사 후 김문호를 사구로 내 보내고 이어 문규현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3실점 째, 2사후 박준서에게 적시타를 맞고 4실점 째를 허용하며 5회를 마치고 홍성민과 교체되어 강판되고 말았다.
윤석민으로 부터 4득점을 올렸으니 나머지 불펜들은 롯데 선수들에게는 삼류급 투수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홍성민이 0.2이닝 1실점, 한승혁이 1이닝 4실점, 박경태가 1이닝 1실점 등 5명의 불펜이 차례로 올라와 진해수와 김성계를
제외하고 타이거즈의 허리가 되어야 할 주축 불펜들이 모두 실점대열에 합류하여 선동열 감독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5회 무사1,2루의 실점위기에서 선발 고원준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강판시키고 최대성을 투입한
양승호 감독의 비정한 승부수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보면 4대0 리드상태였기에 2점 준다고 해서 바로 승부가 뒤집히는 것도 아니고, 5회를 마치고 투수를 교체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싶지만, 오늘 경기는 5회 막 피어오른 타이거즈의 상승분위기를 단칼에 꺾지 못한다면 경기분위기가 급격하게
기아로 쏠려 들어가 4점을 리드하고 있음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불펜최강 최대성을 투입하여 타이거즈의
숨통을 확실하게 끊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 오늘 롯데를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하게 된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것은 4위를 향한 집념어린 양승호 감독의 승부수는 남들이 볼 땐 비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글쓴이의 눈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강판이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최대성에 이어 정대현의 100세이브를 위한 양승호 감독의 배려 또한 아름답지 않은가.
팀의 마무리 김사율을 놔두고 언제 달성될지 모를 정대현의 100세이브를 오늘 5년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짓는 마무리자리에
정대현을 끝까지 마운드에 남겨두어 선수에 대한 벤치의 무한신뢰를 보여주었다.
SK에서 롯데로 이적한 뒤 부상으로 뒤 늦게 팀전력의 핵심으로 부상하여 어려운 고비마다 최고의 피칭으로 경기분위기를 롯데
로 돌려놓곤 했던 정대현의 투혼은 상대했던 모든 팀들의 팬들은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정대현은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완성경기의 마지막 종결자로 마운드에 설 충분한 자격이 있으며 그를 위한 양승호 감독의 배려
또한 로이스터감독부터 이어온 믿음의 야구에 대한 유종의 미라 할 것이다.
극한의 명암을 보인 타이거즈 투수력과 타력.
그동안 9월23일부터 이어온 선발투수들의 완투완봉경기에서 제대로 등판할 기회가 없었던 불펜들의 부진은 이미 앞선 포스팅
에서 예견했었던 적이 있다.
어제 김진우 완봉경기까지 7경기 63이닝 동안 선발이 던졌던 이닝이 무려 61이닝으로 실점이 단 2실점이었던 것에 비해 불펜
이 던진 것은 9월29일 sk에게 8대1로 패한 날 선발 앤서니의 7이닝 이후 2이닝을 홍성민과 한승혁, 박지훈이 던지며 4실점을
한 것이 유일하였다.
같은 기간 선발의 자책점은 0.73점이며 불펜의 자책점은 4.5점으로 극명하게 갈린 것이 타이거즈 야구의 현실이며 그것을 외면
한다면 타이거즈의 내년은 없다 해도 무방할 정도다.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주어도 불펜이 무너지면 승리를 챙길 수 없으며, 선발과 불펜이 아무리 잘 던져주어도 타자들의 득점지원이 없는 한 질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야구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타이거즈가 가장 최우선적으로 보강해야 할 것이 바로 강력한 불펜과 강력한 타선이기에 내년 시즌 용병
투수 중 한 명은 타자로 영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기존의 토종선발 3인방에 양현종의 부활이라는 조건을 가지고 최희섭과 한기주 그리고 이범호가 없다고 생각하고
전력의 틀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용병투수역시 쓸 만한 좌완투수는 지옥에서도 구해온다고 하기에 선동열 감독의 눈에 차는 용병투수가 있을지도 궁금하고
올해의 경우를 보듯이 우완 5인방으로도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하였기에 선동열 감독의 좌완사랑은 지금 있는 양현종, 진해수,
박경태 외에 타 팀에서 좌완투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와서 진용을 짜는 것으로 대체하고 타이론우즈급 용병타자를 보강하는
것이 타이거즈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지름길이 될 것이기에 선 감독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두고 볼 일이다.
마지막 3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이제 우승이라는 거대한 꿈을 안고 달려온 130경기 째 만에 타이거즈의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은 끝났지만 올해 못 다한 우승
의 꿈을 내년에 반드시 실현시켜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은 것은 타이거즈의 새파랗게 젊은 호랑이들과 고참 호랑이들의
아름다운 분전을 보았기 때문이다.
최근 황정립과 이종환이 그러하고, 앞서 활약했던 윤완주, 이준호, 한성구 등 젊은 타자 호랑이들과 박지훈, 진해수, 홍성민,
한승혁 등 젊은 투수들의 약진, 그리고 서재응 윤석민 김진우 등 토종 선발 3인방과 이용규, 김선빈, 안치홍, 나지완, 김상현,
김원섭, 박기남, 차일목 조영훈 등 주축 선수들의 변함없는 내년 시즌의 활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
아쉽지만 9일간 잃어버렸던 타이거즈 근성과 혼을 불러 일으켜 최고로 멋진 경기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 주었던 모든
타이거즈 선수들에게 고맙고 감사의 말을 남기며 남은 3경기에서도 멋지고 최선을 다한 경기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를
믿어본다.
(10월2일 하이라이트)
(사진제공 : MK스포츠) (영상제공 : 아프리카TV)
(글 : 포토뉴스 코리아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야구 이야기 > 프로야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사 완봉승으로 서재응10승 프로젝트 가동되다. (0) | 2012.10.06 |
---|---|
이대호 일본야구 정벌기 홈런퍼레이드(21호~24호) (0) | 2012.10.06 |
완투형 선발투수 르네상스를 이끈 10승 김진우는 진정한 승부사 (0) | 2012.10.01 |
서재응 빅리거의 자존심을 높힌 선발44이닝 무실점 2연속완봉승. (0) | 2012.09.30 |
KIA 앤서니 패전에서 본 여러가지 복잡한 수. (0) | 2012.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