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심 유일의 간이역인 극락강역을 아십니까?

2014. 5. 27. 07:30광주 견문록/광주 견문록

 

광주에서 KTX를 타고 용산까지 가다보면 광주를 벗어나기전 극락강 철교를 지나 조그마한 간이역인 극락강역을 지나게 됩니다.

반대로 서울서 오는 길이라면 멀리서 보이는 시멘트공장 싸이로로 인해 대번에 극락강역이 다가왔음을 알게 되지요.

이 역에는 특이하게도 시멘트 공장이 두개나 있지요. 그래서 처음엔 시멘트 공장을 위한 화물역인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화물역으로의 기능은 지금 전혀 하지 않고 하루 8편의 무궁화 열차가 정차하며 임시열차를 포함해서 하루 60여편의

기차가 통과하는 상당한 규모의 역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역이 처음 문을 연 시기가 지금으로 부터 92년 전인 1922년이란 사실입니다.

100여년에 가까운 오랜 역사를 가진 극락강역. 그 역을 지금 찾아가 봅니다.

 

 

극락강역은 도로표지판이 있기에 찾아가기가 쉽지만 의외로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극락강역 입구에 극락강역이란 표지판이 없기때문입니다.

광주 유일의 간이역이자 철도공사지정 철도문화재인 극락강역에 대한 광산구청의 세심한 배려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극락강역은 1922년에 개설되었지만 지금 역사는 6.25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1958년에 신축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극락강역의 역사가 뒤로 후퇴하는 것은 아니겠죠?

 

 

앞서 극락강 철교편에서도 말했지만, 극락강역이 생기게 된 이유가 참 특이했습니다.

지금이야 운남지구라는 거대한 배후도시가 있지만 역이 생긴 1922년에는 강폭이 꽤나 넓은 극락강과 시인묵객들이 시를 읊조리던

풍영정만 있었기에 역이 생길정도로 많은 인구가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송정역에서 광주역까지 철도를 개설한 당시 민간철도회사가 철도를 개설했음에도 타는 사람이 없자 극락강 풍영정앞 넓은 백사장을

수영장으로 홍보하면서 이곳까지 타고 오는 사람들에게 철도요금의 50%를 할인해 주면서 많은 사람들이 극락강을 찾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을 내리게 하기 위한 임시 역이 필요하게 되었죠.

그것이 바로 극락강역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극락강역은 시작했지만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이 되었습니다.

위 열차시간표에서 보듯이 무궁화 열차가 하루에 8차례 정차하기 때문이죠.

극락강역이 있는 이 주변은 운남지구와 신가지구 등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 수십만명의 인구가 살기때문에

KTX를 타러 광주역이나 송정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있고 이곳에서 목포나 광주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지금은 철도가 모두 전철화가 되어 복선이지만 이곳만큼은 단선노선인 광주선(북송정역~광주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전라선 순천 여수구간에 이어 KTX가 유일하게 단선 구간을 달리는 광주선의 한복판에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 극락강역은 광주역과 더불어 송정리에서 경암 밀양의 삼랑진까지 경전선의 일부역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2000년 8월 10일 광주 도심을 지나는 경전선 철도가 남서쪽 외곽의 서광주역과 효천역으로 이설되면서 기존의 경전선은

광주역에서 끊기고 남광주역은 폐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경선선이란 이름은 북송정역에서 효천역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지금 극락강역을 지나 광주역까지 가는 노선은 '광주선'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폐선이 된 구간을 푸른길이란 이름으로 도심의 새로운 숲지대가 되었지만 먼 미래를 바라본다면 이 구간위로 도심 철도를 놓아

지하철을 대신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극락강역은 1922년 7월 1일 무배치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해서 1938년10월 1일 보통역으로 승격했으며 1950년 7월 8일

6.25전쟁 발발로 역사가  소실되었다가 1959년 1월 1일 현재의 역사를 신축해서 오늘에 이르렀답니다.

광주역에서 북송정역까지 영업거리 11.9km에 단선구간이며 북송정 분기점 기점 4.5km에 위치해 있고, 2004년  4월 1일 KTX개통과 동시에 전철화되었습니다.

 

 

극락강역에는 특이하게도 시멘트 공장 두개가 역을 사이에 두고 서로 경쟁하듯 싸이로를 높게 세우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화물열차가 이곳까지 시멘트 원료를 날라겠지만 지금은 운송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무원들이 정성들여 가꾼 화단과 화분이 있는 전형적인 간이역 풍경입니다.

아침일찍 왔지만 이미 목포나 광주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역사는 텅 비었네요.

 

 

그런데 때마침 대전발 광주행 무궁화 열차가 오전 10시 11분 극락강역에 도착했습니다.

극락강역은 하루 8회 무궁화호 열차가 멈추는데요, 상행은 용산행 2회, 대전1회, 목포1회입니다.

나머지 4회는 모두 광주역이 도착역입니다.

 

 

극락강역에서 정차는 짧은 1분이지만 저에게는 마치 10분 처럼 긴 시간이었습니다.

 

 

극락강역의 대합실은 이 의자가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풍성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침 KTX가 극락강역을 빠르게 지나고 있습니다.

 

 

두개의 시멘트 공장 싸이로 사이에 있는 극락강역.

그 앞의 철교가 또한 유명하죠.

'극락교를 지나며'라는 이향아 시인의 시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극락교를 지나며   

                                이향아 

 

광주에서 송정리로 가는 길에 극락강이 있다  

극락강 가로 지른 극락교에는

이승에서 저승, 저승에서 이승을 하루 종일 내왕하는 자동차들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달려온 극락교  

자동차들은 아마도 철학적으로 강을 건널 것이다  

아니면 초월적으로 강을 건널 것이다  

그러나 그게 극락강인 줄을 아는지 모르겠다  

그게 극락강이라는 걸 깜빡 잊었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에도 극락강 다리 위에는 광주 비엔날레 깃발이  

새마을 깃발이랑 몸을 섞으며 사정없이 사정없이 뒤채고 있었다

 

먹고 살려고 출근하더니 다시는 굶어 죽지 못하는 사람과  

사랑하려고 퇴근하더니 다시는 미워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깃발은 사정없이 사정없이 고함치고 있었다

 

건넜다가 다시 오고 왔다가 다시 건너는 극락강 극락교  

이 예사롭지 않은 하루하루  

햇살 젖어내리는 머리카락  

가만히 이런 저런 일 생각해 보면  

가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극락강역과 극락철교에 어둠이 내리고 있습니다.

 

 

극락강역을 멀리서 보기위해 이 건널목을 지나 극락강까지 다녀왔습니다.

 

 

광주역에서 북송정역까지 광주선에서는 이런 건널목이 여러개 있습니다.

이 건널목은 극락강역 바로 옆에 위치한 건널목으로 임시열차 10편에 정규열차 50편 등 하루 60편의 열차가 안전하게 지나가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광주 도심속 유일한 간이역인 극락강역.

만약 광주역을 송정역과 통합하여 옮기게 된다면 광주선은 없어질 것이고 극락강역도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150만 인구의 광주가 300만 시대를 바라본다면 이 철도를 없애지 말고 남광주역에서 송정역까지 폐선 부지위에 도심철도를 운행한다면 지하철 등 중복투자없이 효율적으로 교통대란을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지하철 1호선은 지원동에서 평동공단까지 운행되지만 광주역이 송정역과 통합되어 옮겨진다면 서광주역이나 효천역에서 출발하여 북송정역까지 폐선부지를 잘 활용하여 새로운 지하철을 건설하지 않고도 광주시민들 대부분 이 교통수단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 도심철도를 나주나 담양까지 연결한다면 더할나위없는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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