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7. 06:30ㆍ한국의 산 견문록/한국의 산
산 하나에 두 개의 도립공원을 가진 호남소금강(小金剛) 완주 대둔산.
가을 오색단풍과 신이 빚은 설경으로 유명한 완주대둔산.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의 경계에 있다 보니 인접한 군의 어느 쪽에서든 오를 수 있는데요, 들머리에서부터 정상까지 그리 멀지 않아 많은 산악인들이 사계절 내내 즐겨 찾는 산입니다.
오르는 코스마다 모두 달리 보이는 대둔산은 케이블카 매표소에서 오르는 것 보다 옥계봉으로 오르는 남릉코스와 칠성봉 코스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압권이라고 하는데요, 가을단풍철에 오면 형형색색의 단풍과 어우러진 기암괴석이 마치 금강산처럼 보인다고 해서 소금강(小金剛)이라고 부릅니다.
동학농민 최후의 지도자 25명이 순국한 항쟁 유적지와 임진왜란 때 권율장군이 1,500여명의 병력으로 왜군 2만 여명에 승리한 이치대첩지가 있으며 대둔산 빨치산과의 교전에서 전사한 경찰, 국군, 애국청년단원 등 1,376명의 호국영령들의 희생정신을 기린 대둔산 승전탑 등 역사적 의미도 풍부한 대둔산을 녹음이 우거진 여름에 올랐습니다.
오늘 산행은 50대 중반인 친구들을 데리고 간 산행이라 완주방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인 마천대에 올라 논산방면의 수락계곡으로 하산하겠는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대둔산 정상에 올라 숲길을 따라 편하게 내려가는 코스가 되겠습니다.
대둔산은 산은 하나지만 도립공원이 둘인데요, 금강산처럼 근육질의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전북 완주 쪽은 1973년에 전북도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여성의 치맛자락처럼 부드러운 충남 논산 쪽은 1980년 충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래서 오르는 쪽이 어디냐에 따라 완주대둔산, 논산대둔산이라 부르는데요, 오늘은 완주 쪽에서 올랐기에 완주대둔산이라 부르겠습니다.
대둔산 케이블카를 타러 갑니다.
1990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대둔산 케이블카는 927m선로를 25도 경사로 오르는데요, 6분이면 상부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순서대로 탑승하며, 인터넷이나 전화로는 예매할 수 없습니다.
구분 |
대인 |
대인단체 (30명 이상) |
어린이 |
어린이단체 (30명 이상) |
경로,장애인 국가유공자,완주군민 |
왕복 |
9,000 |
8,000 |
6,000 |
5,500 |
8,000 |
편도 |
6,000 |
5,500 |
4,000 |
3,500 |
5,500 |
케이블카 상부역에서 내려 등산앱을 켰는데요, 수락계곡 주차장까지 4.89km에 2시간 55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점심은 하산한 다음 수락계곡 팬션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해결했으며 중간중간 몇 차례 간식 및 휴식시간을 가졌기에
도시락을 지참했다면 그 시간만큼 여유있게 잡아야 할 것입니다.
(지도출처 : http://blog.naver.com/sangrim52)
케이블카 상부역에서 금강구름다리 - 삼선계단 - 정상(마천대) - 수락계곡 - 구름다리 - 220계단 - 수락폭포 - 선녀폭포 -
대둔산승전탑 - 수락계곡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여정인데요, 한 번 더 가보고 싶을 정도로 멋진 코스였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대구 팔공산, 해남 두륜산, 무주 덕유산도 케이블카나 곤도라를 타고 오를 수 있는데요,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 케이블카를 놔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항상 있지만, 연소자나 노약자에게도
대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울굿불굿한 단풍으로 물들었다면 더 없이 좋을 대둔산인데요,
초록색이 주는 편안한 느낌도 너무 좋습니다.
멀리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이 보이는데요, 그 위로는 정상인 마천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왕관바위도 보입니다.
케이블카는 한 줄에 한 대가 달려 왕복하는데요,
정원 50명으로 배차간격은 20분이지만, 성수기 때는 10분으로 단축한다고 합니다.
케이블카 선을 치우니 훨씬 보기 좋죠?
완주방향에서 보면 이렇게 울퉁불퉁 근육질의 남성미가 돋보입니다.
케이블카 상부역인데요, 케이블카를 타면 6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주차장부터 등산로를 따라 온다면 1km에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요,
상부역에서 정상까지는 약 500m로 3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케이블카를 탄다면 왕복 2시간이면 입구에서 대둔산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다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대둔산 남릉인데요, 남릉에서 보는 대둔산의 가을은 예술이라고 합니다.
멀리 실루엣으로 보이는 산이 천등산(706m)인데요, 위험한 암릉이 많아 상급코스라고 합니다.
바로 앞에 사람처럼 보이는 바위가 있는데요, 머리부분이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동심바위입니다.
원효대사가 이 바위 아래서 3일을 지냈다고 하는데요, 바위를 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 일까요?^^ 아마 저 바위가 떨어지나 안 떨어지나 궁금했던가 봅니다.
이 방향은 칠성봉 방향인데요, 맨 아래쪽 바위가 장군봉이라고 합니다.
권율장군이 저 바위위에서 전투를 진두지휘했다고 하는데요, 왜적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어 장군봉이라 부른답니다.
독립된 바위이지만, 격을 높여 봉이라 불러주는군요.^^
암벽타기하는 사람 보이나요?
저 분들이야 스릴 넘치겠지만, 보는 사람은 오금이 저립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그리 멀지는 않군요.
케이블카 기다리는 시간이면 올라올 수 있겠어요^^
상부역에서 조금만 더 걸어올라가면 입석대와 임금바위를 잇는 대둔산의 명물 금강구름다리가 있습니다.
길이는 약 50m, 폭 1m에 높이가 80m인데요, 정상방향으로 일방통행입니다.
그리고 대둔산의 또다른 명물 삼선계단이 보이군요.
흔들다리지만, 사실 큰 흔들림은 없습니다.
월출산 구름다리와 강천산 구름다리도 건너봤지만, 거기에 비하면 대둔산은 녹음이 우거져서 그런지 덜 떨리더군요.^^
만약 겨울에 왔다면 까마득한 절벽이 손발이 오물거리고 가슴이 철렁거려 절대 건너지 못 할 것 같습니다.
금강구름다리에서 본 정상(좌측)과 왕관바위(우측)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약수정 휴게소에서 오른쪽 등산로로 우회할 수 있으나 모두 삼선계단으로 오르기로 합니다.
삼선계단을 타고 오르는 바위가 삼선바위인데요, 고려말기 한 재상이 딸 셋을 데리고 이곳에 돌아와
망해가는 나라를 한탄하며 평생을 보냈는데 재상의 딸이 선인으로 변해 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바위의 형태가 마치 선인이 능선아래를 지켜보는 모습과 같아 삼선바위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나요?
모두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오릅니다.
다른 곳을 보면 어질어질하기 때문인데요, 경사가 51도라고 하지만, 거의 수직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삼선계단도 일방통행입니다. 밑으로 내려올 수 없는데요, 36m 높이에 127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대둔산 금강구름다리가 시원하게 조망됩니다.
다리를 잇는 왼쪽은 입석대이고 오른쪽이 임금바위라고 하는데요,
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대둔산에 올랐다면 당신은 분명 용감한 사람입니다.
삼선계단을 오르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까지 가파른 너덜이 나옵니다.
코가 땅에 박히도록 올라야 하는데요^^ 거리가 짧기에 오를만 합니다.
정상쉼터입니다.
대둔산은 도립공원이어도 몇 군데 이런 휴게소가 있는데요,
미관상 좋지도 않지만, 술과 안주까지 팔고 있어 그 적법성이 의문입니다.
등산객들도 적당한 목축임은 괜찮을지 몰라도 정도를 벗어난 음주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지
가급적 산에서의 음주는 지양해야 겠습니다.
정상 쉼터에서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인 마천대가 나오는데요,
스테인레스 탑을 왜 정상에 세워놨는지 짧은 식견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이 탑은 대둔산 등산로 개척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70년 11월 완주군민 및 공무원들이 자재를 직접 운반해 설치한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는데요, 45년 세월 잘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2012년 완주군이 철거와 존치를 놓고 지역여론을 수렴했는데, 케이블카, 금강구름다리, 삼선계단과 함께 대둔산의 상징으로 존재가치가 있다는 여론이 더 많아 철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역민들에게는 애착이 가는 탑이지만, 전국에서 대둔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짜증나는 탑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환경우선시대로 개척시대인 1970년대와는 분명 다르죠. 자연은 자연상태로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자연은 우리 세대의 것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상에서 보니 구름다리가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군요.
대둔산 남릉과 멀리 천등산.
이제 하산하는데요,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오른쪽 길을 타고 수락계곡으로 하산합니다.
대둔산 논산방향은 어머니의 포근한 가슴처럼 푹신한데요,
군데군데 이런 나무계단이 몇 군데 있습니다.
멋진 소나무가 보이면 그냥 가기 서운합니다.
깊은 산에서 외롭게 수십년 비바람과 폭풍을 견디면 모두 이렇게 멋집 소나무가 됩니다.
내려가는 길이야 편하고 쉽지만, 올라올 사람을 생각하면 지옥같은 나무계단입니다.
대둔산 군지계곡 남평문씨와 진주강씨 부부합장묘.
편안한 숲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군지폭포, 비선폭포, 수락폭포, 선녀폭포 등 수 많은 폭포가 있을 정도로 물이 풍성한 계곡같은데,
6월 초의 대둔산 군지계곡은 물 한 모금 없을 정도로 깡 말랐습니다.
이 근처에 군지폭포와 비선폭포가 있다는데, 물이 없어 폭포의 흔적도 없습니다.
대둔산 군지구름다리.
논산대둔산 도립공원은 모두 8경이 있는데요, 군지 구름다리가 제1경입니다.
나머지 8경은 2경 수락폭포, 3경 마천대, 4경 승전탑, 5경 선녀폭포, 6경 낙조대, 7경 석천암, 8경 마애불인데요,
하산하면서 5경까지 봤습니다. 나머지는 반대편 코스로 가야 볼 수 있답니다.
대둔산 군지구름다리는 길이 45m, 폭 1.05m, 높이 47m로 금강구름다리에 비해 길이는 길지만 높이는 절반정도 됩니다.
튼튼하게 지어 거의 흔들리지 않는데요, 그래도 밑을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립니다.
220계단을 내려갑니다.
220계단 끝에 대둔산의 명물 수락폭포가 나옵니다.
갈수기인데도 물이 고여 흐를정도인데요, 한여름 비가 온 날이나 다음날이면 한기로 물안개가 피어오를 정도라고 하니
과연 논산대둔산 제2경입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논산대둔산 제5경인 선녀폭포가 나옵니다.
수락폭포가 몇 단계를 거치며 내려오는 것에 비해 선녀폭포는 한단계로 아주 소박합니다.
그믐날 밤이면 하늘에서 선녀가 날개옷을 입고 내려와 목욕할 것 같은데요, 진짜 내려올까요?
대둔산 승전탑이 보이면 다 내려왔는데요,
여기서 170m떨어진 승전탑을 잠깐 보고 오겠습니다.
국군과 경찰, 애국청년단원은 1950년 10월 3일부터 1955년 1월 2일까지 5년간 대둔산 일대에서 활동 중인
빨치산, 북한군 패잔병과 교전을 벌였는데요, 무려 1,376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그들의 희생정신을 선양하기위해 1986년 6월 23일 승전탑을 건립했다고 합니다.
당시 대둔산 빨치산은 논산시, 완주군 일대와 공주, 대전까지 원정하며 410여회에 걸쳐 경찰서 습격, 양민 할살 등
만행을 저질렀다는데요, 5년에 걸친 대대적인 소탕작전 당시 전사한 넋을 위로하는 곳입니다.
대둔산에 왔는데 대둔산과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에 대한 추모는 간략하게나마 하고 가고 싶었답니다.
제 부친도 지리산 빨치산 토벌에 참가한 경찰로 동료의 절반 이상이 전사했다는데요, 살아 생전 들려주신 빨치산 토벌 영웅담이
지금도 귓전에 맴돕니다.
정상에서 군지계곡을 거쳐 수락계곡 주차장까지는 3.35km로 1시간이면 내려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올라갈 때는 약 2시간 정도 걸리는데요, 선녀폭포, 수락폭포, 군지폭포, 비선폭포를 따라
논산대둔산 8경을 하나씩 섭렵해 나간다면 심심하지 않게 금세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여름, 휴가지 미리 생각해 보셨나요?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도 좋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대둔산 수락계곡으로의 피서는
주변에 오토캠핑장도 있어 가족단위 피서지로는 제격인 것 같습니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대둔산 기암절벽에 올라 호연지기도 기르고 아이들과 물놀이도 함께할 수 있는 수락계곡도
있으니까요.
(이 기사는 산림청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읍니다 ☞ 바로가기
(글 : 포토뉴스코리아, 산림청블로그기자 simpro)
(사진 : http://osen.mt.co.kr/article/G1110189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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