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맘대로 구부러져 오히려 멋스러운 남원 운봉 삼산리 소나무 숲.

 

뱀사골을 나와 남원을 거쳐 광주로 돌아오는 길에 한 군데 들렀다.

바로 남원시 운봉읍 삼산리에 있는 소나무 숲인데, 길 건너 행정리에는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부문 대상을 수상한 서어나무 숲도 있다.

운봉읍에서 남원으로 가는 60번 지방도로와 공안천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행정리와 삼산리에 있는 마을 숲 중

오늘은 삼산리의 솔숲을 보기로 한다.

 

 

 

 

 

네비게이션으로 찾아가려면 전북 남원시 운봉읍 산덕리 992-8 (삼산마을)로 검색해 가면 찾기 쉽다.

솔 숲에 운봉 체육공원을 만들어 주차장, 정자, 급수대, 운동기구,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다 갖추었다.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솔 숲이 있는 삼산마을은 고려말에 양씨, 김씨, 이씨 등이 정착해 형성되었다.

마을 동쪽에 삼태산이 운봉읍 향교의 안산인데 여기에 세개의 작은 봉우리가 있어

예로부터 삼태봉, 삼태산, 내접봉, 내접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삼태봉을 동쪽으로 하고 세걸산에서 발원한 공안천을 끼고 마을이 들어섰는데,

이곳에는 100여 그루의 천년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마을 안길은 돌담장으로 만들어져 있다.

 

 

 

수백년을 되어 보이는 소나무들이 제 맘대로 자랐다.

마치 거대한 소나무 분재를 보는듯한 모습으로 조물주의 손으로 구불구불 만들어 놓은 소나무다.

 

 

 

뱀사골 와운마을에서 본 천년송과 할배소나무는 우산모양으로 멋드러진 서 있는 소나무지만,

이곳의 소나무 중 올곧게 선 소나무는 단 한 그루도 없다.

 

 

 

옆으로 눕고, 비비고고, 때론 아예 바닥을 기기도 한다.

 

 

 

키는 작지만 사방으로 가지를 뻗을대로 뻗은 소나무도 있다.

 

 

 

아마도 곧고 굳게 우뚝선 소나무였다면 지금 이 소나무들은 역사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슬프게 만들어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소나무들...

 

 

 

그 옛날에는 버림받은 솔 숲이었겠지만,

지금은 소나무 유전자 보호림으로 산림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귀중한 몸이다.

 

 

 

운봉읍은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읍일 수도 있겠다.

해발 5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한 관계로 다른 곳 웬만한 높이의 산 정상에 읍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삼산리 솔 숲은 약 2,000여 평으로 두개의 숲으로 나뉜다.

윗숲은 공안천에 인접해 방제림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래숲은 마을에 인접해 이른바 마을숲을 이루고 있다.

 

 

 

삼산마을 소나무는 한때 솔잎혹파리로 인해 상당수가 죽었으며 지금도 고통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옅볼 수 있다.

 

 

 

삼산리는 2002년 '환경부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고사하고 있는 소나무를 보존하고 치료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윗숲에 할배당산나무, 아랫숲에 할매당산나무가 있어 당산제를 모셨으나 1960년대 나무들이 죽어 없어지면서 당산제도 없어졌다.

하지만 마을숲 복원작업의 일환으로 당산제도 복원한다고 하니 마을의 번영을 위해서라도 예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잘 보존되고 복원되고 있는 삼산리 소나무 숲.

 

 

 

운봉서 남원으로 가는 길이라면 한번쯤 들러 사색의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뱀사골과 지리산 천년송이 있는 와운마을, 그리고 운봉읍 삼산리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 11월 출사를 끝으로

포토뉴스코리아 2015년 출사는 모두 끝났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출사여행으로 전라도 이곳저곳을 멋과 맛을 담아 보지만, 그래도 아직 배가 고프다.

벌써부터 내년 출사가 기다려지는 것은 아마도 그때까지 죽어있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일까?

한 장의 장면을 담더라고 깊이 생각하고 어떻게 담을 지 보다 무엇을 담을 지 생각해 보는 날이 되었음 한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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