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0년사에 남을 본 헤드플레이로 5연승 마감한 KIA

2012. 8. 12. 08:05야구 이야기/프로야구

 

비로 인한 하루 휴무가 미치는 영향은 원정팀인 롯데에게 더 행운이었다.

금요일 5연승의 기세를 몰아 2연승중인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를 거두고 3위로 올라서려는 기아의 계획은 광주지방에

두 시간 정도 내린 비로 인하여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뀐 무등 구장은 배수시설이 취약하여 경기 전 비가 1시간만 내려도 논두렁이 되고 말아 경기를

할 수가 없다.

가늘게 내리던 비가 점심 무렵 그치고 햇살이 금새 비쳤지만 경기를 못한 것은 기아에게는 5연승의 여세를 연결시키지 못해

악재요, 원정팀 롯데로서는 급격한 상승세의 기아를 잠시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행운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 경기에서 나타났다

기아는 선발 소사가 6.2이닝동안 3실점으로 QS를 기록하였지만 타자들이 무려 10안타에 2개의 볼넷을 얻었음에도 9회 말

단 1득점에 그친 극심한 결정력 부족을 들어내며 1대3으로 무릎을 꿇고 말아 5연승에서 연승을 마감하고 말았다.

1회 안줘도 될 점수를 내주며 꼬이기 시작한 기아는 1회부터 5회까지 무려 4회에 걸쳐 선두타자가 출루하고 2회 무사2루를

제외하고 모두 보내기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지만 2번에 걸친 병살타 등 경기운도 따라주지 않고 선수들의 본 헤드

플레이가 속출하며 지고 말아 화요징크스를 넘어선지 며칠 되지도 않아 또 다른 징크스인 휴무징크스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무엇이 잘 못 되었을까?

이용규와 차일목이 3안타씩 날리고 안치홍이 2안타를 날렸음에도 단 1점으로 그쳤으니....

 

순둥이 소사가 볼을 던지기 싫어진 이유.

 

어제 경기가 우천취소가 되지 않았다면 기아는 서재응, 롯데는 송승준 선발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하면서 한 번도 선발로테이션이 비로 인해 쉬지 못한 것 때문에 서재응을 아예 선발을 한 타임 거르고

다음 선발인 소사가 정상적으로 등판한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장 서재응은 한 타임 걸러주는 것이 체력회복에

도움을 주고 등판주기가 일정해야 하는 소사로서는 정상적인 선발등판이 컨디션을 완벽하게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소사로서는 잊고 싶은 등판이 되고 말았다.

7회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소사는 무려 5회에 걸쳐 선두타자를 출루시키는 등 매회 주자를 내 보내면서 12안타를 맞았지만

집중타를 맞지 않았고 1회 파울타구를 잡은 나지완이 미끄러지면서 1실점하고, 5회 보내기번트 타구를 빨리 잡은 조영훈

2루 포스아웃보다 안전한 1루를 택하면서 1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7회 도루하는 주자를 잡기위해 일어서는 포수 차일목

포구할 수 있는 공을 뒤로 빠뜨려 3루까지 주자를 보낸 것이 또 1실점의 빌미가 되는 등 6.2이닝 동안 투구 수 115개 1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 3자책으로 QS를 기록하였지만 달리 보면 한 점도 안줄 수도 있었기에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팀 타선이 아무리 집중력을 잃고 득점지원을 못했어도 마운드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었더

라면 훨씬 더 용병 에이스다웠다고 할 것이다.

 

 

돌아온 한기주 아직 믿음을 주긴 어려워

 

소사의 뒤를 이어 7회 2사 1,2루에서 등판한 한기주는 이용규의 다이빙 호수비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판단이 조금만 늦었어도

소사의 QS는 날아가 버릴뻔했다.

스타일이 비슷한 한기주를 소사의 뒤를 이어 등판시킨 이유를 모르겠지만 좌타자 박종윤을 상대로 좌완인 양현종을 먼저 올려

타격메카니즘을 잠시 허물어 뜨리고 양현종의 뒤를 이어 한승혁 한기주로 갔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누가 먼저 등판하였든지 간에 한기주와 한승혁은 아직 특급 불펜으로서 강력한 인상을 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자신의 공을 믿고 자신있게 던지는 것이 급선무이며 마운드에서 투지라도 높으면 훨씬 더 빨리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소사의 QS와 한기주를 살린 이용규의 다이빙 캐치)

 

휴무징크스로 타자들의 판단능력도 떨어져.

 

오늘 기아는 1회 선취점을 안 줘도 될 상황에서 우익수 짧은 파울타구를 잡은 나지완이 송구동작에서 미끄러지면서 1실점을

한 것이 뼈아팠다.

무사 1루에서 소극적인 보내기번트대신 강공을 선택한 롯데는 무사1.3루에서 1득점이 아쉬울 수도 있었겠으나 기아로서는

그 실점이 없었더라면 1회부터 맞은 득점찬스에서 보내기번트 대신 강공으로 롯데에게 맞불을 놓으며 경기를 즐겼을 것 인데

1실점을 먼저 하면서 동점으로 가기위한 소극적 번트플레이로 화를 자초하였다.

 

발 빠른 이용규를 1루에 놔두고 소극적 보내기 번트 보다 치고 달리기 등 더 적극적인 공격력이 아쉬웠으며 2회 선두타자

안치홍이 2루타로 출루하여 무사2루 상황에서는 강공보다 주자를 3루에 보내는 진루타가 안 나와 더욱더 아쉬웠다.

동점을 가고 안가고는 선발 소사의 투구컨디션에도 영향을 끼친다.

 

선 감독은 동점으로 가는 가장 손쉬운 1사 3루를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타자에게 맡기는 플레이로 단숨에 동점과

역전까지 가고자 했지만 조영훈 다음 타자가 김주형으로 외야플라이를 쳐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을 감안하여 무조건 2루

주자를 3루로 보내는 작전을 펼쳤어야 한다.

 

그리고 김주형의 우익수 직선타에 2루 주자 안치홍이 귀루가 늦어 병살이 된 것은 2루 주자 안치홍이 공의 궤적을 훤히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한 것은 비로 인해 하루 쉬면서 경기감각이 급격히 식어버린 것으로 만약 그것이 원인이다면 프로선수로서의 자질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손아섭의 페이크동작이 있었다 하더라도 안치홍 정도 되면 그 정도는 가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30년사에 길이 남을 본헤드 플레이

 

그러나 그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3회에 나오고 말았으니 아마도 그것은 프로야구 30년 사에 이런 일이 있을까 말까할 최대의

본 헤드플레이가 차일목에게서 나오며 무사 만루에서 단 1점도 못 뽑는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아 벤치나

보는 팬들이나 야구관계자들을 모두 멘붕으로 몰고 가고 말았다.

 

후반기 리딩히터 차일목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고 김선빈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잡은 송승준이 2루에 악송구를 하여 무사에

1,2루라는 밥상을 롯데가 차려주고 이용규의 보내기 번트가 투수와 포수, 3루수가 서로 양보하면서 1루에 넉넉하게 살아나가

무사 만루라는 동점에 역전까지 가능한 대량득점찬스가 왔다.

 

박기남이 희생플라이라도 쳐 주었다면 상황은 간단했을 것이지만 파울팁 삼진으로 아웃되어 1사 만루가 되고 이어 김원섭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완벽하게 쳐 주어 동점은 무난하고 2루 주자가 3루에 안착하는 것만 남은 상황이었다.

 

3루 김종국 코치는 2루주자 김선빈에게 3루 언더베이스를 지시한 상황.

차일목은 우익수가 공을 잡자마자 리터치 홈으로 질주하고..

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 심지어 롯데 우익수 손아섭 마저 홈을 포기하고 3루로 뛰는 김선빈을 잡기위한 중계플레이로 공은

3루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3루 주자 차일목이 중간에 3루로 돌아와 버린 것이다.

 

차일목은 왜 홈으로 들어가지 않고 3루로 귀루 했을까?

아마도 차일목에게 순간 어떤 귀신이 씌인듯. 아무도 차일목의 행위를 말릴 수 없었다.

그저 그렇게 모두가 눈 멀뚱멀뚱 뜨고 당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것을 두고 프로야구 30년 사에 길이 남을 본 헤드플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차일목이 3루로 귀루하면서 2루를 리터치 하고 3루로 뛰던 김선빈이 중계플레이에 의해 태그 아웃되어 무사 만루라는 찬스가

순식간에 쓰리아웃이 되어 이닝이 종료되고 말았으니 당연히 4회 소사는 급격하게 공 던지기가 싫어질 수밖에..

그 상황에서 동점이 되었다면 기아는 소사의 급반전 폭풍투를 앞세워 롯데를 제압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을 것이다.

 

오늘 3안타를 날리며 후반기 리딩히터의 진면목을 보이며 1점을 만회하는 속죄의 2루타를 날렸지만 빛이 바랜 것이

이길 수도 있었던 3회 본 헤드플레이가 가슴속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실수를 빨리 잊어버리고 내일을 위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이다.

 

(3회 결정적 본 헤드플레이로 동점과 역전은 무산되고)

 

9회 1득점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8회 선두타자 이용규가 안타로 출루하여 무사1루가 되고 김원섭의 볼넷이 이어져 1사 1,2루가 되자 선동열 감독은 한 번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자 4번 타자 나지완 대신 대타로 최희섭을 올리는 승부수를 띄우지만 타구가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잡혀 귀루가 늦은 1루 주자 김원섭이 태그 아웃되어 또 다시 병살 이닝 종료가 되고 말았다.

 

한 경기에 무려 3번의 병살타가 나왔음에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안타와 홈런이 폭죽처럼 터져 대량득점을 했다면 가능하지만

오늘처럼 무득점인 상황에서 3개의 병살타는 자폭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9회 1점을 따라붙어 계속 득점찬스를 만들어 간 것은 끝가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뒤집고자 한 선수들의 의욕은

내일을 밝게 한다.

그것도 롯데 마무리 김사율을 상대로 뽑은 점수에 2사 1,3루의 동점찬스까지 만들었기에 내일이 두렵지 않다.

 

내일은 앤서니와 사도스키이다.

모두 2승2패에 방어율도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기아 선발투수들의 계속된 QS경쟁모드로 본다면 앤서니 역시

QS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에 기아 타선이 얼마만큼 득점지원을 해 줄 수 있느냐와 기아 벤치가 선취점을 얻기 위해 어떤

작전을 펼칠 것인가가 관건이다.

 

내일 경기를 잡아 1승 1패가 된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다시 비축할 것이지만 만약 진다면 다음주 LG전과 SK전이

위험해 질 수도 있다.

내일 반드시 이겨야할 이유는 오늘 SK에게 승리를 거둔 두산과 LG에 승리를 거둔 삼성이 다시 한 걸음 도망갔기 때문이다.

이 두 팀과 더불어 롯데까지 내일 승리로 도망간다면 4.5경기차까지 좁혀진 선두와의 거리가 다시 6경기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2위 두산에게도 4.5게임차로 벌어지기에 2위를 목표로 뛰는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내일 경기가 중요하게 되었다.

 

 

(사진제공 : OSEN, 아프리카TV)

(글 : 포토뉴스 코리아 simp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