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로 인한 하루 휴무가 미치는 영향은 원정팀인 롯데에게 더 행운이었다.
금요일 5연승의 기세를 몰아 2연승중인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를 거두고 3위로 올라서려는 기아의 계획은 광주지방에
두 시간 정도 내린 비로 인하여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뀐 무등 구장은 배수시설이 취약하여 경기 전 비가 1시간만 내려도 논두렁이 되고 말아 경기를
할 수가 없다.
가늘게 내리던 비가 점심 무렵 그치고 햇살이 금새 비쳤지만 경기를 못한 것은 기아에게는 5연승의 여세를 연결시키지 못해
악재요, 원정팀 롯데로서는 급격한 상승세의 기아를 잠시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행운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 경기에서 나타났다
기아는 선발 소사가 6.2이닝동안 3실점으로 QS를 기록하였지만 타자들이 무려 10안타에 2개의 볼넷을 얻었음에도 9회 말
단 1득점에 그친 극심한 결정력 부족을 들어내며 1대3으로 무릎을 꿇고 말아 5연승에서 연승을 마감하고 말았다.
1회 안줘도 될 점수를 내주며 꼬이기 시작한 기아는 1회부터 5회까지 무려 4회에 걸쳐 선두타자가 출루하고 2회 무사2루를
제외하고 모두 보내기번트로 주자를 득점권에 보냈지만 2번에 걸친 병살타 등 경기운도 따라주지 않고 선수들의 본 헤드
플레이가 속출하며 지고 말아 화요징크스를 넘어선지 며칠 되지도 않아 또 다른 징크스인 휴무징크스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무엇이 잘 못 되었을까?
이용규와 차일목이 3안타씩 날리고 안치홍이 2안타를 날렸음에도 단 1점으로 그쳤으니....
순둥이 소사가 볼을 던지기 싫어진 이유.
어제 경기가 우천취소가 되지 않았다면 기아는 서재응, 롯데는 송승준 선발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하면서 한 번도 선발로테이션이 비로 인해 쉬지 못한 것 때문에 서재응을 아예 선발을 한 타임 거르고
다음 선발인 소사가 정상적으로 등판한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장 서재응은 한 타임 걸러주는 것이 체력회복에
도움을 주고 등판주기가 일정해야 하는 소사로서는 정상적인 선발등판이 컨디션을 완벽하게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소사로서는 잊고 싶은 등판이 되고 말았다.
7회2사까지 마운드를 지킨 소사는 무려 5회에 걸쳐 선두타자를 출루시키는 등 매회 주자를 내 보내면서 12안타를 맞았지만
집중타를 맞지 않았고 1회 파울타구를 잡은 나지완이 미끄러지면서 1실점하고, 5회 보내기번트 타구를 빨리 잡은 조영훈이
2루 포스아웃보다 안전한 1루를 택하면서 1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7회 도루하는 주자를 잡기위해 일어서는 포수 차일목이
포구할 수 있는 공을 뒤로 빠뜨려 3루까지 주자를 보낸 것이 또 1실점의 빌미가 되는 등 6.2이닝 동안 투구 수 115개 1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 3자책으로 QS를 기록하였지만 달리 보면 한 점도 안줄 수도 있었기에 그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팀 타선이 아무리 집중력을 잃고 득점지원을 못했어도 마운드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었더
라면 훨씬 더 용병 에이스다웠다고 할 것이다.

돌아온 한기주 아직 믿음을 주긴 어려워
소사의 뒤를 이어 7회 2사 1,2루에서 등판한 한기주는 이용규의 다이빙 호수비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판단이 조금만 늦었어도
소사의 QS는 날아가 버릴뻔했다.
스타일이 비슷한 한기주를 소사의 뒤를 이어 등판시킨 이유를 모르겠지만 좌타자 박종윤을 상대로 좌완인 양현종을 먼저 올려
타격메카니즘을 잠시 허물어 뜨리고 양현종의 뒤를 이어 한승혁 한기주로 갔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누가 먼저 등판하였든지 간에 한기주와 한승혁은 아직 특급 불펜으로서 강력한 인상을 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자신의 공을 믿고 자신있게 던지는 것이 급선무이며 마운드에서 투지라도 높으면 훨씬 더 빨리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