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7. 00:29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지난 화요일 이기고 있는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KIA는 김진우를 선발로 내세우는 등 베스트를 다 하고도 헛심만
켠 꼴이 되었고, 주간 성적 1승5패로 그로기상태였던 LG는 2진급 투수를 올리며 우천취소에 현명하게 대처한 결과 결국
우천 취소 경기를 이끌어 내며 구사일생하였다.
다음날 경기마저 우천으로 취소되어 원정에서 2일간이나 쉬게 된 KIA는 LCK포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최희섭 마저 장염으로
2군으로 내려가 중심타선이 완전히 붕괴되었고, 마무리 투수 최향남과 불펜 양현종 마저 복통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는 등
투타 2중고를 겪으며 후반기 최대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5할 징크스 못지않게 KIA를 괴롭히는 이른바 휴무징크스, 휴일만 되면 바로 다음날 경기는 무조건 패하고 마는 휴무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선발, 불펜, 타격, 선수들의 멘탈까지 늦은 장마로 축대가 무너져 버리듯이 비에 몽땅 쓸려가버려, 이대로 간다면
4강은 커녕 턱밑에서 줄기차게 쫓아오는 넥센에게 마저 추월당할 위기에 처한 KIA가 이 두 가지 징크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날은 언제나 될지 경기를 보는 내내 답답하기만 하다. 대체 우천으로 이틀간 쉬면서 KIA 선수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추천에 감사드립니다.
선발투수진 붕괴가 시작되다.
오늘 선발 서재응은 극히 정상적인 로테이션으로 올라왔다.
그동안 KIA가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에 최대 3일째까지 선발투수를 바꾸지 않은 것에 비하면 극히 이례적인 조치로 , 그간
우천 취소 경기 때 마다 앞서 선발 예고된 투수를 다시 올린 것에 대한 기록이 좋지 않기에 어제 우천 취소로 연기된 선발로
윤석민을 올리지 않고 로테이션대로 윤석민 다음 선발인 서재응이 올라오게 된 것이다.
거기에 마무리 최향남과 불펜 양현종 마저 원인을 알 수 없는 배탈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해 선발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리는
고육지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는 뉴스를 접하니 새삼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후반기 시작하면서 지난 일요일 롯데 전 까지 17경기에서 무려 14번의 선발투수 QS가 있었던 KIA로서는 8월 11일 소사가
롯데 전에서 6.2이닝동안 114개의 투구를 기록하며 3실점 3자책으로 미세하게나마 선발투수들의 균열이 시작되었고, 그
것이 8월 12일 롯데 전에서 선발 앤서니가 5.1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면서 4실점 4자책으로 가시화 되더니, 지난 화요일
경기에서 김진우가 4회 2사까지 2실점으로 호투하여 다시 좋아지나 싶더니만, 오늘 서재응이 3이닝동안 4실점 4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지며 선발 QS도 실패하고, 팀도 3연패를 당하며 45승 44패로 다시 5할을 시험받게 되었다.
의욕은 앞섰으나 어깨에 필요이상의 힘이 들어가며 제구가 안 되고,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익을 잡는 등 공격적인 투구를
하여야 함에도 초구에 볼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져 버린 서재응을 3이닝 만에 내리고 진해수를 투입하는 것은 상황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에 변화를 주는 노림수도 있었지만 2대1로 역전 시키자마자 연속 4안타로 2실점을 더하며
역전 당했고 서재응의 구위가 썩 만족스럽지 못해 다음경기 승리를 위한 체력보강 차원에서 일찍 내린 것으로 보인다.
(6회 이병규 희생플라이)
선발이 무너지면 불펜이라도 강해야지만 ..
서재응이 3이닝 만에 강판되고 이어 올라온 투수가 진해수, 홍성민, 한기주,임준혁이다.
먼저, 기록을 보면 서재응이 3이닝 74투구로 8피안타 4삼진, 1볼넷으로 1실점을 하였고, 진해수가 0.2이닝 17개 투구로 1피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 홍성민 1.1이닝 22개 투구로 1피안타 1실점, 한기주가 2이닝 투구 수 38개에 4피안타 1홈런 1볼넷으로 4실점
3자책을 기록하였고, 임준혁이 1이닝 18개의 투구로 2실점 2자책을 기록하였다.
선발이 일찍 내려간 경기에서 불펜이 4회부터 가동되어 5이닝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무려 6실점을 하여 선발야구를 지향하는
KIA에게는 '선발이 일찍 무너진다면 그 뒤로 대책을 전혀 세울 수 없다' 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경기였으며, 특히 홍성민의
뒤를 이어 나온 한기주가 스피드, 변화구, 제구, 멘탈 등 투수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4실점 3자책으로 부진
하여 한기주를 과연 어떤 보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 선동열 감독은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지도 못하고 스피드가 안 나오면 제구라도 완벽해야 하는데 제구는 위, 아래, 좌, 우 편차가 너무 심할
정도로 영점조정이 전혀 안 되어 있다.
그렇다면 직구면 직구, 변화구면 변화구를 오기로 던지는 배짱이라도 있어야 할 것인데, 6회 3실점 후 7회 김용의에게 홈런
맞은 것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듯이 오지환에게 연속 몸 쪽으로 제구가 안 되는 볼 3개를 던져 결국 오지환에게 사구를 던지
고 말았다.
타이거즈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글쓴이의 눈에도 제구가 안 되었다기 보다 어떻게든 맞추려는 것으로 보였다면 타이거즈 팬
들은 날 이적행위라고 욕할까? 오늘 2이닝동안 보여준 한기주의 투구에 비참함이 실린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
부상에서 복귀한 첫 경기인 지난 11일 롯데전에서도 안치홍의 호수비가 없었더라면 1이닝 1실점을 하였을 정도로 투구내용이
좋지 않았으며 오늘은 아예 던지기를 포기 한 듯한 투구로 난타를 당하며 4실점으로 그 옛날 언터쳐블 한기주의 명성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그저 그런 삼류급 투수로 떨어져 버린 한기주. 수술 휴유증인가? 아니면 다른 사적인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체력적인 부침이 심해 투구 발란스가 일시적으로 무너진 현상인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오늘 경기는 진해수, 홍성민 등 지명도나 레벨에서 한 참 떨어지는 신인투수들의 호투를 물먹여 버린 6회 한기주의 4실점으로
사실상 경기는 끝나고 말았다. 선동열 감독도 한기주 활용법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의문이지만 오늘 같은 경기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2군의 다른 투수에게 기회를 제공함이 옳을 것이다.
(6회 실책으로 2실점)
실책은 실책을 낳고
오늘 경기패전의 원인은 6회 한기주의 4실점으로 승패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지만 사실 2대1로 역전에 성공한 후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한 것과 3회 3실점하며 재역전을 허용한 서재응의 제구불안과 실책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3회 연속4안타를 맞으며 3실점한 것은 LG 김기태 감독의 '닥치고 강공작전'에 잘 대처하지 못한 수비진이 우왕 좌앙 하면서
1루 주자를 계속 3루까지 보내며 위기를 자초하였고, 6회 1사 1루에서 박용택의 타구를 잡다 놓친 이용규의 실책으로 2루 주자
가 3루에 간 것이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병규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아주 쉽게 도망 간 LG는 계속된 차일목의 포구실책과 이진영의 중전안타로 1실점을 더 하고
이용규의 3루 송구실책으로 안줘도 될 3점째를 내준 것이 결정타였다.
물론 실책에 편승한 점수가 대다수이지만 이진영의 중전안타는 홈 송구가 어렵기에 한기주는 홈 백업보다, 홈과 3루 사이에
위치하여 상황에 맞는 백업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례껏 포수 뒤로 가는 백업을 하고 말아 3점째를 주고 말았다.
안타를 맞고 실책을 할 수도 있지만 기본을 망각한 한기주의 백업플레이는 지난 12일 롯데 전에서 홈과 3루 사이로 백업을
나간 롯데 투수 최대성의 상황과 너무나 비슷하기에 보는 순간 짜증이 밀려온다.
왜 최대성은 되는데 한기주는 안되는가.
공에 집중하고 백업을 하더라도 공을 보면서 백업을 해야지 뒤도 안 돌아보고 포수 뒤로 어슬렁거리며 뛰어가는 모습은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다.
그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기록해야 할 것이며, 투수백업의 중요성을 보여준 8월12일 롯데 투수 최대성의
백업플레이와 오늘 한기주의 백업플레이는 앞으로 고등학교 야구의 살아있는 교본으로 삼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제 5할이 눈앞에 아른 거리며
오늘 패전으로 KIA는 45승 44패로 5할 +1승으로 다시 5할을 시험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 5할도 주말 SK전에서 깨고 내려갈 확률이 높아져 올시즌 KIA의 4강은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김진우 선발경기에서 4회 말 2사까지 5대2로 리드한 경기가 우천으로 인한 노게임이 되면서 불행의 씨앗은 잉태되어 상대전적
9승2패로 압도적으로 앞섰던 LG와의 3연전에서 우천으로 인하여 승수를 쌓지 못한 것이 앞으로 KIA를 더욱 더 어렵게 한다,.
SK전 3승5패로 열세인 KIA는 역대 최약체인 중심타선과 점점 균열이 가는 선발진 그리고 믿을 수 있는 불펜이 전무한 현재
상태로 라면 스윕 패를 안 당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며, 어떻게든 5할을 사수하여 다음 주 LG전에서 만회하는 단기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필요가 있다.
갈수로 선발, 불펜, 타선, 수비력 등 난제만 쌓여 가고 선수들의 눈동자에서는 점점 야구할 의욕을 찾을 수 없고,
도대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KIA에게 지난 우천으로 취소된 이틀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제공 : OSEN, 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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