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차전]고원준 김성배, Again1992를 위한 혼신의 역투와 손아섭의 비상(飛上)

2012. 10. 20. 07:05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응답하라 1992에 정말 응답한 롯데.

 

오늘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열광적인 홈팬의 응원의 힘에 사기가 오른 롯데가

선발 고원준의 무실점 호투와 김성배 강영식의 철벽 이어던지기로 SK 강타선을 1실점으로 막고 SK선발 송은범이 부진한

틈을 타 1회부터 2점을 먼저 선취하고 3회와 6회 한 점씩을 추가하며 8회 1점을 따라붙은 SK를 4대1로 누르고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오늘 승리로 롯데는 사직구장 포스트시즌 2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으며 SK는 나머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만약 롯데가 내일 경기마저 승리를 거둔다면 최소3일을 쉴 수 있기에 경기감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삼성을 만나는 행운을

이어갈 수 있어 1992년 이후 무려 20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설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온 셈이기에, 롯데는 내일 경기

에서 1차전 선발이었던 유먼을 내세워 홈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으려고 할 것이고, SK는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기

위해 배수의 진을 펴며 최후의 반격을 준비해야할 상황에 처해 롯데에 비해 더욱더 절박한 심정으로 내일 경기를 맞게 되었다.

 

 

고원준, Again1992를 위한 패기의 역투.

 

오늘 롯데 선발인 고원준은 올 시즌 성적이 19경기 3승7패 방어율4.25에 SK에게는 4경기 1승에 방어율 2.86으로 비교적 강했

으며, 송은범은 20경기 8승3패 방어율4.15에 롯데에게는 4경기 1승1패에 방어율 4.91에서 보듯이 비교적 약했다.

 

그러한 기본적인 데이터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고원준은 1회부터 매우 공격적인 투구로 SK타자들을 상대했으며 1,3,5회를

모두 삼자범퇴 시키는 등 2회 2사1,2루와 4회 무사1루 등 위기상황에서 야수들의 잇단 호수비로 실점위기를 넘기며 더욱더

단단해 졌으며, 6회 1사1,3루에서 강판될 때 까지 투구수 79개에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포스트 시즌 첫 승을

거두고 팀이 만약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최소한 자신이 선발로 등판할 경기는 책임질 수 있는 위치까지 컨디션을 기분

좋게 끌어 올렸다고 할 것이다.

특히 위력적인 포심과 슬라이더 느린 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백여우 같은 투구로 SK타자들을 철저히 기만하여 롯데

의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반면 송은범은 1회 말부터 롯데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 투구를 보이며 연속3안타로 1실점을 한 후 포스트시즌의 새로운 강자

전주우를 피해가지 못하고 2실점 째를 하는 초반 매우 불안정한 투구로 승기를 롯데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그러나 점점 투구밸런스를 찾아갈 무렵 3회 국대급 유격수 박진만의 실책과 보크로 안 줘도 될 3점 째를 내주고 4회를 마치고

강판될 때 까지 투구 수 78개에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 2자책으로 물오른 롯데의 방망이를 결국 버티지 못한 채 패전투수의

멍에도 같이 쓰게 되었다.

 

 

 

승부를 결정지은 1회 각 팀의 선두타자의 자세

 

오늘 사실상 승부는 1회에 결판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1,2차전을 모두 선취점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던 롯데가 고원준이 백여우 본색을 드러내는 호투를 발판으로

1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하자 바로 이어진 1회 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주찬이 송은범의 공을 비교적 차분하게 보고

대응한 것이 결국 안타를 기록하게 되며 잠자던 롯데 타자들의 투혼을 일깨웠다.

 

반면 SK 정근우는 고원준의 초구를 노렸으나 외야뜬공으로 잡혀 1회 양 팀 선두타자들의 출루여부가 결국 오늘 경기의

승부를 가르게 되었으니, 만약 정근우가 고원준을 상대로 안타로 살아나갔다면 경기분위기는 사뭇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경기가 페넌트레이스도 아니고 플레이오프라는 빅 경기 일수록 타자들은 공 한 개 한 개에 집중하고 공을 좀 더 오래보고

투구 수를 하나라도 늘려 투수들 괴롭히는 것도 한 가지 작전의 일환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SK타자들은 비교적 빠른 템포에서 고원준의 공을 공략하려 했고, 반면 롯데 타자들은 송은범의 공을 차분히

보며 대응하여 결과적으로 1회 투구 수 8 대 33이라는 엄청난 결과 치로 송은범을 피곤하게 만들고 SK벤치를 힘들게 했다는

것이다.

 

 

고원준의 호투를 빛낸 손아섭, 공수에서 비상(飛上)하다.

 

오늘 고원준은 2회 2사1,2루와 4회 무사1루 6회 1사 1,3루 등 강판될 때 까지 모두 3번의 실점위기가 있었다.

2회는 자신의 힘으로 이닝을 종료했지만 4회 무사1루에서는 이호준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아래에서 기가 막힌 타이밍에

혼신을 다한 점프캐치로 잡아낸 손아섭의 호수비와 2사1루에서 김강민의 3루 강습타구를 잘 처리한 황재균의 호수비 등

2번에 걸친 호수비가 실점도 막고 고원준의 투구 수도 아껴 정대현의 무릎통증으로 불펜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롯데의 숨통을

터져주었다.

 

만약에 이호준의 타구를 손아섭이 놓쳤다면 1실점 후 무사 2루라는 또 다른 실점위기로 2점차로 쫓기며 불펜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4회에 나온 손아섭의 수비는 환상 그자체여서 1회 선취타점에 이은 수비에서도 1실점 이상을 막아 오늘

경기 고원준에 이은 최고의 수훈선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핵잠수함 김성배의 혼이 실린 39구

 

6회 1사 1,3루의 위기에서 선발투수에 이어 올라올 투수는 당연히 정대현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롯데의 불펜운영은 대부분 선발투수가 가장 위기에 처했을 때 여지없이 꺼내든 카드는 정대현이었고 정대현은

그 믿음에 퍼펙트한 투구로 보답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2차전에서는 결국 팀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2명의 승계주자를 조인성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한꺼번에 실점

하며 삐그덕 거렸고 업친데 덥친격으로 무릎통증까지 발생하여 오늘 경기와 내일 경기까지 나올 수가 없게 되었기에 정대현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카드는 2차전 이명우에 이어 2.2이닝동안 37개의 공을 뿌린 김성배의 2경기 연속 투입이었던 것이다.

 

김성배는 감독과 팬들의 기대대로 1사 1,3루에서 이호준을 삼진으로, 박정권을 범타로 처리하며 오늘 경기 최대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벗어났다.

만약 이호준에게 희생플라이로 1실점을 하였다면 3대1이 되고 경기를 또 다시 혼전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그러나 6회 말 2사후 행운이 따른 추가득점으로 4점차까지 벌어지자 양승호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불펜운영으로 다음을 걱정하게 만들고 말았다.

 

불펜투수의 적정 투구 수는 20개 내외여야 한다.

선발투수와 달리 매일 몸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유지시켜야 하는 불펜투수들은 근육이 계속 긴장상태에 있기에 2차전 2.2이닝

37개의 투구에 이어 하루 쉬고 다시 등판했다면 20개의 투구 수도 많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김성배는 6회 1사 1,3루라는 긴장도 최고의 상황에서 등판하여 공 한 개마다 혼이 실린 투구로 이닝을 종료시켰고,

7회에도 4타자를 상대로 14개의 공을 던지며 1.2이닝동안 20개의 공에 혼을 실어 뿌렸기에 교체 시기는 7회가 종료된 다음

이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성배가 너무 잘 던진 것이 양승호 감독을 독하게 만든 것으로 보이니 과연 오늘 39개 투구 수에 기분 안 좋은 강판

까지 생각한다면 설사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고 해도 불펜 운영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8회 2사후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음에도 좌타자인 박정권에서 강영수로 교체할 생각을

가진 양승호 감독의 무리한 불펜운영은 오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그리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앞선 타석 이호준을 삼진으로 처리했기에 이호준까지 처리하고 9회에 마무리를 올릴 생각이었겠으나 공이 손에서 자꾸

빠지며 힘이 떨어진 김성배의 공은 딱 치기 좋은 배팅 볼 밖에 되지 않았기에 강력한 김성배의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것이다..

 

삼성 긴장하고 있나?

 

오늘 경기 승리로 이제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2년 이후 20년 만에 이루어질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이미 지난 2차전 승리로 플레이오프 승자의 기운은 롯데에게 기울었으며 이제 사직구장 홈팬들의 함성소리에 승리의 축배를

들 준비만 하면 되게 되었다.

 

섯 부른 예측은 금물이지만 3차전을 보면서 느낀 것은 롯데 선수들에게서는 여유가 옴팡지게 묻어나고 SK선수들에게서는

벤치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하나 여유가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실타래를 풀어줄 선수가 아무도 없는 SK하고 상하위

타선 할 것 없이 기가 살아있는 롯데는 어떤 선수라도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다는 기세가 선수단 전체에 퍼져있다는 것이

다르다.

 

롯데가 4차전에서 SK를 제압하고 올라오는 시나리오가 삼성에게는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일 것이다. 비록 삼성의 올 시즌

팀 간 맞대결 성적이 롯데전 12승 6패 1무승부, SK전 9승10패로 롯데에게 압승을 거두었지만 133경기를 치르는 과정에 나온

성적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팀 간 맞대결 성적이 아니라 선수들이 ‘삼성에게는 안돼’ 라는 부정적 암시가 더 클 수 있기에 만약 4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20년 만에 롯데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여 그러한 선수들의 부정적 자기암시만 극복한다면 ‘응답하라 1992년’은 현실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일전에 배수의 진을 펼 SK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기에 만약에 SK가 4차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잠실에서 열릴

5차전의 승자가 누가 되든지 간에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쯤 삼성은 4차전 SK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으며 이 섬짓한 밤에 칼을 갈고 있을지도 모른다.

 

      

(PO3차전 하이라이트)                                                                              (국대급 유격수 박진만 실책)

 

  (사진제공 : mydaily, osen, 일간스포츠, 스포츠월드, newsen,)

  (영상제공 : 아프리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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