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태안사에서 일어난 60년전 이야기(경찰충혼탑).

2012. 12. 28. 08:05전라남도 견문록/곡성 견문록

 

봉두산 산행을 마치고 태안사에 들러 천년고찰의 진귀한 보물들을 만나는 탐방의 시간을 가졌다.

그 태안사에 대한 감흥의 시간은 충혼탑과 조태일 시문학 기념관에 이어 게재하기로 하고 오늘은

태안사에 있는 경찰충혼탑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글쓴이의 부친은 625동란 후 빨치산이 활개를 치던 시절부터 구례경찰서의 순경으로 근무하셨다.

             이른바 지리산 공비토벌을 위해 편제된 전투경찰로 구례경찰서에 소속되어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에

             수 십차례 참전하셨으며 이른바 혁혁한 공을 세우지는 못하셨지만 운이 좋아 동료들이 모두 전사하였음에도

             살아계셨음에 오늘의 우리가 있게되었으니, 하느님과 부처님께 감사해야할 일이다.

 

 

2011년 4월 23일(음력 3월21일), 글쓴이의 생일을 5일 앞두고 갑작스럽게 운명하셨다.

글쓴이가 부친에게서 어렸을 때 종종 들은 부친의 전투경험담은 지금 생각해 봐도 신비롭기만 하다.

이태의 남부군을 보면 토벌군과 빨치산과의 피튀기는 전투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기에 굳이 여기서

기나긴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래서 부친의 피끓는 청년시절을 보낸 구례를 중심으로 좌우 이념대립으로 인한 골육상쟁의 전쟁을 겪고 지리산에

들어간 빨치산의 이동경로를 따라 글쓴이가 몸담고 있는 세 개의 산악회에서 지리산쪽으로 산행을 하게되면 불문곡직

따라나서게 된 것이다. 부친의 행적을 쫒고 싶지만 이제는 유명을 달리하셔 어렸을 때 들은 기억에 의해 찾아가는

수고를 하게 된 것이 못마땅하지만...(왜 부친의 전투참여 기록을 살아계셨을 때 챙기지 않았을 까라는 자괴감도 든다.)

 

 

이곳 태안사에 있는 경찰충혼탑도 지리산 공비토벌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곡성경찰들의 충혼탑이지만

부친을 추억하며 태안사와 별도로 포스팅을 하여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충혼불멸(忠魂不滅)...

1950년 6월25일 새벽을 깨우는 포성을 신호탄으로 탱크를 앞세워 38선을 넘은 북한군은

양적, 질적 우세를 앞세워 물밀듯이 남한땅 곳곳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1개월 만에 경상도 일부를 제외하고 남한땅 전부를 집어삼킨 북한군에게서 곡성군을 지키고자...

 

 

당시 곡성경찰서장 한정일과 곡성경찰서 전 병력 300여명은 도심을 벗어나 방어와 습격에 좋은

태안사 보제루에 지휘본부를 마련해 놓고 북한군의 동태와 전쟁의 경과사항을 살펴본다.

 

 

그러던 중 경남 하동지역에서 전북 남원으로 북한군 제603기갑연대가 곡성 압록교를 지나 이동한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1950년 7월 29일 압록교 부근에서 곡성경찰 전 병력이 매복을 한 뒤 압록교를 지나는 북한군을 기습공격하여 4시간 만에

북한군 55명 생포및 사살하고 트럭과 싸이카 및 총 70여점의 장비를 획득하는 전과를 올려 우리 군의 방어작전에 큰 공을

세우게 된다.

 

 

 

이에 격분한 북한군이 곡성경찰의 지휘본부가 있는 태안사를 8월 6일 새벽에 급습하게 되고

물러서지 않고 북한군을 맞아 전투를 벌인 곡성경찰 48명이 이곳에서 장렬하게 전사하게 되는 슬픔을 맞이하게 된다.

 

 

그 후 전사경찰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참전경찰들의 성금을 모아 충혼탑을 세우고 매년 8월 9일 제사를 지내오다

1985년 국가차원에서 현재의 충혼탑과 호국관을 새롭게 건립하여 매년 위령제를 모시고 있다.

 

 

 

작전지휘본부가 있던 태안사에도 충혼탑이 있지만, 전투가 있었던 곡성군 오곡면 압록교 부근에는

승전탑을 2000년에 세워 청소년들의 역사공부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글쓴이의 부친도 625동란 후 경찰에 투신하여 지리산 공비토벌대로 참전을 했기에 경찰충혼탑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남의 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훗날 압록교에 있는 승전탑과 곡성읍에 있는 또 다른 충혼탑을 들러 부친을 추모하고자 한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트위터http://twitter.com/huha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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