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5일)어게인 2009 로페즈(기아VS한화)

2011. 4. 5. 22:38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어게인 2009 로페즈....

오늘 경기를 8회까지 지배한 로페즈는 분명 2009년 로페즈의 모습과 오버랩되었다.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풀타임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로페즈는 무늬만 메이저리거인 다른 용병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선수이다. 메이저리그 시즌 통산 25승을 올렸으며 비록 구속은 140km초반대에 그치나 무건운 볼끝과 현란한

무브먼트로 쉽게 공략당할 구질의 투수는 아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라는 자존심으로 인해 한국 프로야구의 실력을 하찮게 봤을 수도 있지만 2009년 시즌의 로페즈는

이닝 이터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14승으로 최다승 타이틀을 따내며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V11의 최대공신이 된다.

그런 그가 2010년 시즌엔 4승에 그치며 문제아로 낙인 찍혔으니 자존심이 얼마나 상했겠는가..

 

와신상담 2011년 시즌을 맞아 달라진 로페즈를 이미 시범경기에서 보여주었지만 오늘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로페즈의 투구는 2009년의 로페즈 보다 훨씬 나았다.

 

그는 오늘 8회말까지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5피안타 2볼넷 4삼진으로 1실점 이라는 외형적인 투구를 보여줬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그가 왜 대단한 선수인지를 알게 된다.

8회까지 총24개의 아웃카운트중 땅볼아웃이 11개다..삼진처리가 4개이고 내야플라이 아웃이 3개 기타2개이고

외야플라이 아웃이4개이다. 즉 내야를 벗어난 타구로 인한 아웃은 4개밖에 안된다..

2009년 시즌때도 190이닝을 던지면서 피홈런이 6개밖에 안되었고 최다의 땅볼타구를 유도하는 짠물투구로 유명했듯이

올시즌 역시 첫경기부터 2009년의 로페즈를 보았다.

 

초반부터 초구 스트라잌 비중을 높히며 공격적인 투구를 한 로페즈는 타자를 상대로 쉽게 쉽게 승부를 이어갔다.

8회들어서야 잘맞은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갈 정도로 경기를  내내 지배한 로페즈는 분명 기분좋은 1승을 올렸다.

 

첫출발을 기분좋게 시작했으니 올 시즌의 로페즈의 성적을 가늠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다분히 다혈질적이지만 순한 양이기도 한 로페즈는 코치진이 다루기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기량을 120%이상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실력의 소유자이다.

 

경기내내 호수비를 한 야수에 대해 칭찬과 경의를 표하는 그에게서 메이저리거 다운 늠름한 포스를 느낀다.

조범현감독도 로페즈가 나오는 경기엔 차일목을 전담 포수로 앉히는 것을 작년 시즌부터 가동했다.

상대하기 마음 편한 차일목이라는전담 포수가 있고 또 그 선수가 역전홈런으로 자신의 승리를 지켜주었고

또한 팀동료들의 불같은 타선의 도움까지 받은 오늘의 경기는 로페즈에게는 올시즌 최다승을 향한 전주곡이 되었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로페즈는 작년 시즌같은 그라운드에서 악동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야수가 실책을 저질렀을 때 격려를 해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선수들과 격의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실책을 저지를 안치홍에게 격려의 미소를 보내니 얼마나 보기 좋은가..

그 미소에 보답하듯 안치홍은 5회말 시프트에 의한 위치 변동으로 1루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 백업들어온

로페즈와 찰떡 궁합을 엮어낸다..

표효하는 로페즈와 안치홍으로 인해 올시즌 로페즈에 대한 우려를 깨끗히 씻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 로페즈는 완투하고 싶어했을것이다.

그의 한계투구는 120개정도이다..

그러나 100개의 투구에서 코치진의 지시에 순응하고 순순히 투수교체에 응한 것도 소중한 발견이다.

코치진의 의사와 결정을 백프로 신뢰하고 믿는것이 지금 로페즈의 모습이라는 것에 좀 놀랄 따름이다.

 

오늘 경기는 9점의 득점중 2사후의 득점이 무려 8점이다..

이글스 투수진의 몰락과 실책 등 으로 얻은 점수가 많았지만 2사후에도 끈질기 승부욕으로 점수를 끌어내는

집중력에 챤사를 보인다..

 

또한 매끄러운 투수교체로 기분좋은 상태에서 경기를 마친 로페즈나 위력적인 구위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신용운이나

모두 성공적인 등판이었고 개막2연전을 내리 미스테리한 투수교체와 교체타이밍으로 곤욕을 치렀을 조범현감독에게는

향후 치러질 장기 레이스에서 투수진 운용에 대한 해법을 찾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강력한 선발투수에 의한 7이닝정도의 선발 운용...선발투수의 100여개의 투구수 조절,,원포인트 투수 교체도 마다 하지 않는

불펜의 철저한 분업화..그리고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마무리...거기다가 중심타선의 가공할 만한 화력 등이 적절히 어우러지면

초반의 불안을 씻어내고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진출처):스포츠조선,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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