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 07:05ㆍ대한민국 견문록/서울 견문록
글쓴이가 사는 지역은 광주시 북구 일곡동으로 자연마을과 아파트가 섞여있는 곳이다.
그곳에 한새봉 개구리논을 공동경작하며 회원들간 유대관계를 맺어가는 두레가 있는데 바로 한새봉두레이다.
두레는 ‘더불어 일하고 놀이하는 생활공동체’의 의미로, 중남부지방 농촌 지역에서 한 마을의 성인 남자들이 협력하며 농사를 짓거나,
부녀자들이 서로 협력하여 길쌈을 하던 공동노동조직이었다.
두레가 행하는 공동노동의 형태는 모내기, 김매기, 벼 베기, 타작 등 논농사 전 과정이었으며 특히 많은 인력이 합심해 일해야 하는 모내기와 김매기는 반드시 두레가 동원되었다고 한다.
또한, 논농사 이후의 놀이도 함께했는데, 그것이 바로 풋굿이, 호미씻이 같은 농촌놀이이다.
공동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여, 음식과 술을 나을 나누어 먹고 농악에 맞춰 뛰놀면서 농사로 인한 노고를 잊고 결속을 재확인하는 것이 바로 두레의 본질로 두레는 ‘공동노동조직’이자 ‘놀이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두레가 근대에 이르러 경지면적의 차이가 심해지자 두레의 능률이 떨어져 성격이 변해 오늘날에는 원형적인 두레는 없어지고 변형적인 형태로 농촌이나 도시에서 부분적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즉, 두레라는 이름으로 공동노동을 하더라도 아무런 강제성을 띠는 것은 아니며,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것도 아니게 되었고 현대사회에 와서는 토지 사유화의 발달, 화폐경제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사회의 발전에 따른 논농사의 기계화로 인해 두레는 거의 소멸했다고 한다.
그러한 두레가 농촌 지역도 아닌 아파트가 밀집된 도심 한가운데서 행해지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광주광역시 북구 일곡동 한새봉 자락의 개구리 논에서 함께 농사지으며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생태 마을을 꿈꾸는 주민모임인 한새봉두레이다.
이번 서울로 떠난 인권여행도 광주 한새봉 두레가 주최하였고 광주광역시청이 후원해서 다녀오게 된 것이다.
첫날 독재와 반민주의 상징 남영동 대공분실과 서대문형무소를 둘러보고 이 두곳과 더불어 공포정치의 산실이었던 남산 안기부(현,서울유스호스텔)에서 하룻밤을 잤으며, 이틑날 일정은 공포와 고문이 뒤 섞인 어두운 인권을 떠나 현실세계에서의 인권은 안녕한지를 만나는 것이었다. 오전에는 삶과 교육이 분절된 오늘의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아이들로서 누려야 할 소중한 삶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만든 삼각산 재미난 학교를 방문했고, 두번째 일정이 바로 서울시청 신청사와 서울광장의 민주주의를 만나는 일정이었다.
한새봉두레에서는 두레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선진 마을공동체 사업인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찾아 나서게 되었으며
가는 길에 들른 곳이 바로 4.19민주묘지이다.
버스가 잘 못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버스이니 들어올 만 하다. 주변에 대형버스가 주차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곧바로 다시 나와야 했다. 이곳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으로 걸어갈 만 했다.
덕분에 시원스럽게 보이는 삼각산과 4.19묘지도 둘러보았으니 행운이라면 행운일까?
삼각산 재미난학교는 4.19민주묘지 바로 입구 우이천으로 합류하는 실개천 옆에 있다.
주변에는 3층 이상 건물이 없어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강북구 대부분이 북한산 국립공원 덕에 자연경관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산과 가까운 곳은 3층까지, 조금 먼 곳은 5층까지 제한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부동산으로 때돈 벌 생각하면 안 되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고.^^
그런 이유로 마을은 아담한 주택과 고급스런 빌라들로 가득 차 서울이라고 믿기지 않는 지역으로 문화예술과 뿔뿌리 시민단체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고 한다.
우리가 가기전 서울 지역에 폭설이 내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길을 미끄럼타며 도착한 곳.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재미난학교는 지하1층에 지상2층으로 학교라고 하기는 매우 비좁았다.
아이들이 뛰 놀만한 공간도 없어 대안학교를 처음 방문한 나에겐 너무나 생소한 학교였다.
하지만, 곧바로 16년간 정형화된 학교울타리밖에 몰랐던 사람들에게 삼각산 재미난 학교가 소개되면서 궁금증이 해소됐다.
오늘 설명해 주실 분은 내년학기부터 교장으로 근무하는 (사)삼각산 재미난마을 사무국장 이상훈씨다.
(사)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3년 서울시 히트상품인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을 발표하면서 소개한 대표적인 마을공동체이다. 이곳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공동체 네트워킹이 형성되어 있다.
협동조합 방식의 마을공동체목공소와 다양한 먹을거리와 읽을 거리가 있는 사랑방 재미난 카페도 있다. 어른들이 만든 재미난밴드와 10대부터 40대가 모여 만든 100세 밴드도 있으며, 연극동아리와 꿈꾸는 어린이집, 재미난 학교 등이 재미난 마을안에 있다.
(사)재미난 마을의 출발지는 1992년 ‘품’이라는 청소년 동아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1998년 공동육아협동조합인 '꿈꾸는 어린이집'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발전해 뜻이 맞는 학부모끼리 대안교육을 고민하다
2003년 미인가대안학교인 '재미난 학교'를 만들며 연대를 하기시작하였다고 한다.
처음엔 마을 산타 등 단발성 이벤트로 주민들을 하나로 뭉치려고 했는데 봉사만 있지 같이 즐기는 것이 부족해 관객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주최자도 재미있게 즐기며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체계적인 활동을 계획하게 되었고 재미난 학교를 중심으로 카페, 밴드
연습실, 목공소 등을 하나씩 만들며 사람을 모아 2011년 사단법인 재미난 마을을 설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마을 주민 대다수가 30~40년전부터 이곳에 오랫동안 정착하였기에 자연스럽게 마을공동체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지금의 광주 북구 일곡동도 20여 년 전 자연마을의 논과 밭을 밀고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지만, 한새봉이라는
자그마한 산과 개구리 논이라는 다랭이 논의 공동경작을 위해 주민들이 만나 지금의 한새봉 두레가 되었듯이 이곳의 주민들도 마을
텃밭에 공동으로 가꾼 야채를 나눠 먹고 어린이집과 재미난 학교 등 아이들의 교육과 재미난 카페 운영, 밴드공연까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며 재미난 마을을 꾸려간다.
재미난 마을의 주요구성원은 매월 일정액을 내는 이 마을에 사는 법인회원 약 130여 명이고, 목공소, 카페, 밴드 등 구성원을 모두 합하면
약 600여 명이 된다고 한다.
마을 내 주요시설을 보면 삼각산 재미난 학교, 마을목수공작단, 마을밴드 JnB, 재미난 까페 등으로 오늘 이 네곳을 모두 둘러본다.
삼각산 재미난 학교는 51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으며, 10명의 상근교사가 초등학교 주요과목과 음악·미술·풍물·독서 등의
수업을 진행하는 대안학교로 6년 과정이다.
정규 교육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중학교에 진학하려면 중학교입학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올해는 중학교 1학년 과정이 개설돼 초중등 대한학교가 되었다.
기존 공교육에서 벗어난 제대로 된 교육, 앎과 삶을 같이 하는 곳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만든 삼각산 재미난 학교.
두번째 들른 곳은 재미난 까페이다.
재미난 카페는 2009년 재미난학교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출자와 투자로 만든 친환경농산물식당 <재미난밥상>이 모태였으며,
최근 다른 곳으로 옮겨 재개장했다고 한다.
운영의 어려움으로 삼각산 재미난 마을로 인수되었고 회원총회를 거쳐 문화카페로 탈바꿈하였으며, 필요 자금부터 식탁, 의자 등
인테리어 공사까지 모두 회원들이 발품, 손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며 수익금은 모두 재미난 학교 운영비로 사용된다.
오늘 점심은 바로 재미난까페에서 먹는다.
식사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메뉴는 요요백반과 요요정식 딱 2가지이다.^^
모두 예약이 필수다. 자원봉사자가 운영하기에 그렇다.
카페 내에서는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할 수 있으며, 대관도 가능하다고 한다.
서울지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게스트하우스 역할도 할 예정이라고 하니 혹시 서울지역을 여행하며 삼각산 재미난 마을을
방문하고자 하는 분들은 (사)삼각산 재미난 마을 사무국장에게 연락해 보시도록...
삼각산 재미난 마을 사무국 : 070-7525-3868 재미난 카페 : 070-7525-4456
각자 자기 도서칸이 있어 책을 진열해 놓고 회원들이 돌려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이 방은 각종 동아리방이나 게스트하우스로 쓸 수도 있다고...
아직 지은지 얼마 안 돼 풋풋한 나무 냄새가 가득한 카페..
4~5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조그만 방도 있고...
그리고 즐거운 식사식간.
식후엔 후식으로 차가 나오는데, 차 맛이 또한 일품이었다는...
삼각산 재미난 마을 사무국장 이상훈씨의 햇빛발전소에 대한 이야기
세번째 찾아간 곳은 마을밴드 연습실이다.
마을밴드 JnB
음악과 노래를 좋아하는 마을 아줌마, 아저씨로 구성된 마을밴드. 스스로 모여 음악도 즐기지만, 마을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밴드교실도 운영한다.
네번째 찾아 간 곳은 마을목공소
마을목수공작단 : 목공을 좋아하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운영하는 마을공동작업장으로, (사)삼각산 재미난 마을 사무국장인 이상훈씨가 운영하고 있다. DIY가구만들기교실과 어린이목공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활용, 재사용 가구 만들기 활동도 한다. 외부의 주문을 받아 물건을 제작·판매하기도 하며 매주 열리는 목공 교실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서울이지만, 전혀 서울 답지 않은 동네. 삼각산 재미난 마을
나즈막한 건물들에서부터 여유와 평화가 느껴지는 마을, 광주 일곡동도 자연마을에는 3층 이상의 건물이 없다.
마치 광주 일곡동 같은 포근하고 편안함을 보여준 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광주 일곡동이 발전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이번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을 통해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고, 반인권이 당연시 되었던 70~80년대의 암울한
시기가 얼마나 짐승같은 시기였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잡혀들어가면 전혀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던 남영동 대공분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일제의 침략에
국권을 뺏기자 독립운동을 벌였던 수 많은 독립투사들의 서대문형무소에서의 비인간적 수감생활, 민주화과정을 거치며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는지는 지나온 역사가 증명한다.
2014년에는 부디 상식이 몰상식을 이기는 사회, 인권이 반인권을 이기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을
마친다.
-연재순서-
1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서울시청 신청사. 그 특별한 전시회
2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서울시청 광장의 민주주의
3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인간과 짐승은 문 하나 차이, 남영동 대공분실
5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독립과 민주의 현장 서대문형무소
6편 : 아들과 떠난 인권여행/선진 마을공동체 '삼각산 재미난 마을'
(글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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