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학길에 오른 아들이야기

2014. 2. 26. 07:05세상 견문록/세상 견문록

 

아들이 부산 유학길을 떠났습니다.

IMO(국제해사기구)나 유엔에서 일하는 것이 꿈인 아들의 진로는 중학교때부터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대였습니다.

입학하기전에 5박6일간 적응훈련이 있어 이미 지난 22일 학교 승선생활관에 입소하였답니다.  

앞으로 4년간 있어야 할 곳으로 부모옆에서 19년간 있다가 이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위해 긴 여행길에 오르는 아들을 위해

부모곁을 떠나기전 조촐한 자리를 마련했답니다.

 

담양의 분위기 좋은 곳에서 아들과의 데이트

엄마랑 막걸리를 주고 받으며 작별의 아쉬움을 나눕니다.

 

그리고 바로 해병대 머리로 빡빡 밀고서 씩씩하게 집에 들어왔죠...ㅎ

 

 

 

다음날 22일 아침일찍 부산으로 떠났습니다.

가져가야 할 짐도 많고 학부모 면담도 있어 부모랑 같이 부산으로 출발했답니다.

 

점심을 먹기위해 자갈치 시장에 들러 생선구이로 조촐한 점심상을 나눕니다.

아직 빡빡 민 머리가 어색한지 모자안에 깊숙히 감추었군요..ㅎ

 

오후 1시까지 대강당에 집합입니다.

모두들 제 시간에 들어왔지만, 방파제를 아직 건너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네요.

자리가 남았다면 같이 타고 왔겠지만, 차 안은 이미 4년간 사용할 짐들로 포화상태라 어쩔 수가 없었네요.ㅎ

 

 

 

짐은 모두 바깥에 놔 두고 몸만 강당에 들어갑니다.

짐들의 공통점은 이불 한 셋트, 그리고 커다란 여행용 캐리어와 다리미판입니다.

여행용 캐리어를 작은 것을 사려다가 제일 큰 것으로 샀더니 그것도 부족하더군요..

 

 

 

강당안은 이미 학생들과 학부모로 인산인해입니다.

앞 줄은 신입생, 뒷 줄은 학부모 입니다.

 

 

무슨 군대 훈련소 같군요

모두들 빡빡 민 머리가 아름답습니다.

두발에 신경 안 쓴다는 것...공부하는데 최고죠..

저도 학창시절 공부 안 될때는 한 두달 공부에 집중하기위해 머리를 빡빡 민 적도 있거든요.

 

 

아들이 어디 있을까요?

제일 머리 짧은 학생을 찾으면 되겠군요..ㅎ

 

 

재학생 선배들이 맨 앞줄에 도열해 앉아 있습니다.

우렁찬 구령소리와 구호소리에 깜작 놀랬습니다.

 

 

아...그런데 입교설명회를 마치자 마자 바로 작별이군요

이시간 이후로는 입학식이 열리는 2월28일까지 아들의 얼굴도 볼 수가 없으며, 전화 통화도 안된답니다.

모두들 난리가 났어요..우르르 학생들 있는 자리로 몰려가 얼굴을 만져보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등 갑작스런

이별에 적응하려 애 씁니다.

 

 

대학에 들어가자 마자 바로 옆자리에 앉은 아들의 친구입니다.

서로 통성명과 더불어 바로 친구가 되군요^^

아들은 광주, 친구는 부산..영호남의 우정이 싹트는 순간입니다.

아마 기숙사도 한 방을 쓸지 모르겠군요. 마음에 맞는 친구와 룸메이트가 될 수 있다고 하던데...

그나제나 빡빡 민 머리 너무 어울려요....ㅎ 체질이야..체질..ㅋ

 

 

아들은 신입생, 지금 보이는 학생은 이제 4학년생..

제 군대시절이 생각나네요..ㅎ

이등병 막 달고 자대 배치받았을 때 제 사수가 병장이었는데 제대 6개월 남겼더라구요

군대를 늦게 갔지만, 사수도 늦게 가 나이차가 좀 있었죠. 하지만, 기적과도 같게 고등학교 선배가 사수인 통에 군대생활 편했죠..ㅎㅎ

지금 이순간 울 아들은 아무생가도 안 들겠지만, 이 4학년 생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모두 똑 같았을 것입니다.

아~~저 자리에 3년 후면 울 아들이 있어야 하는데..하면서 말이죠...ㅋ

 

 

아들과 생이별을 하고 학부모 면담을 위해 대학내 강의실로 이동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이 나와 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네요

한결같은 말씀은 이곳에 온 학생들은 모두 효자, 효녀들이라는 것입니다.

바른 생활이 몸에 밴 모범생들로 신체가 건강하다면 학업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믿고 맡겨달라고 하시네요^^

 

 

학부모 면담을 끝내고 실습선 견학을 갔습니다.

마침 교내까지 들어오는 버스 시간표도 알아 둡니다.

이곳에서 서부터미널까지 바로 가는 버스는 없을까요?

 

 

135번은 중앙공원이 종점인가 보군요.

적응훈련 끝난 다음날 입학식이 열리는데 가야될지를 고민해 봅니다.

아들 녀석은 오지 말라고 하는데, 훈련소에서 훈련끝나고 자대배치받기전 부모들이 가듯이 가야되는 것은 아닌지..ㅎ

하지만, 입학식 후 집으로 돌아와 이틀밤을 보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니 안 가봐도 될 듯 합니다만...

 

 

3학년 때 이 실습선을 타고 아시아권 나라로 실습을 나간다고 합니다.

 

 

4인 1실의 실내...

 

 

아마 다른 큰 배들도 이렇게 생겼겠죠?

 

 

머리털 나고 처음 보는 조타실입니다.

수많은 첨단 디지탈 장비들이 집중된 선박의 심장과 같은 곳이겠죠.

 

 

그곳에서 바라본 전방입니다.

차 운전하고 배 운전은 많이 틀리겠지만, 이렇게 큰 배를 운전한다는 것, 절대 혼자 힘으론 안돼겠죠?

 

 

모두들 열심히 설명을 듣습니다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배를 운전하고 있을 아들들의 모습이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없어서는 안 될 첨단 장비들..

 

 

마구마구 만져보고 싶습니다만, 참겠습니다..

 

 

크기는 목포에서 제주가는 스타쿠르즈호만 하군요

 

 

아니 그보다는 조금 작은것 같습니다.

 

 

실습선 위에서 바라본 대학교 전경

 

 

구명정도 아주 특이합니다.

마치 잠수정 같아요.

 

 

2년 후 아들을 태우고 뱃고동 울리며 떠날 날을 기다려 봅니다.

 

 

적응훈련차 입소한 날 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저녁으로 대답없는 아들의 핸드폰에 카톡문자를 보냅니다.

아마 입학식이 열리는 날에나 그 문자를 볼 수 있겠죠?

전원을 켜자마자 물밀듯이 밀려오는 카톡 소리와 문자도착 알람에 아들의 눈물젖은 미소가 벌써부터 느껴집니다.

 

 

 

학교를 나오기전 멀리 영도를 바라봅니다.

이 곳을 매일 아침 구보하겠죠?

아들에게 보낸 카톡 문자 하나를 써 보며 얼굴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아들, 지금쯤 열심히 방파제 길을 구보하고 있겠네?

뛰면서 힘들다고 하는 친구들도 아마 있을 거야

하지만, 체력을 기르고자 돈 주고 헬스장에서 뛰는 사람도 있는데

공짜로 체력을 기른다고 생각해봐.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뛰면서도 발걸음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등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면

발걸음은 가볍기만 할거야.

이제 며칠 후 멋진 제복을 입고 광주로 돌아오는 아들의 모습이 궁금해지네

2박 3일간의 꿀맛같은 휴가지만, 엄마는 아들의 손을 잡고 시내를 걷고 싶은 마음에

벌써부터 밤잠을 설렌다네..

그럼 아들...오늘도 홧팅!!!

 

 

 

(글, 사진 : 포토뉴스코리아, 광주문화재단 문화관광탐험대 sim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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