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30.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KIA 2연속 개막전 승리
KIA 타이거즈가 기분 좋은 첫 승을 원정에서 거두었다.
그것도 지난 시즌 굴욕적인 참패를 안겨준 디팬딩 챔피언 삼성과의 공식개막전에서 2대1 한 점차 승리로 팬들의 심장을 쫀득거리게 하며 거둔 승리였다. 일본 리그 다승왕 출신인 홀튼과 전문마무리 어센시오는 각각 한국무대 첫 승과 첫 세이브를 나눠 가지는 기쁨을 누렸으며 1회 첫 타점을 기록한 이범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다.
오늘 경기는 전날부터 비가 예보되어 우천 취소가 되었을 경우 지옥의 8연전이라는 생각지도 않은 암초를 만날 뻔 했으나, 팬들의 여망을 하늘도 알았는지 오전에 비가 그쳐 오히려 경기하기 좋은 분위기를 가져주었다.
개막전 선발은 홀튼이다 보니 1루수에 김주형이 들어왔고 기대대로 1점 차 리드를 마무리 어센시오가 지켜주었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는 3명 등록 2명 출전으로 바뀌었기에 선발이 홀튼일 경우 마무리 어센시오의 등판을 염두에 두고 브렛필이 선발에서 제외되는 불규칙적인 선발라인업을 앞으로 계속 가져가게 되었지만, 홀튼이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어 역전의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는 8~9회에 필의 모습을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선발에서 마무리까지 물 흐르듯 한 투수력
오늘 선발 홀튼은 차일목과 호흡을 맞추었다. 개막전 선발이 홀튼일 경우 포수에 차일목이 앉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은 광경이다.
하지만, 차일목의 도루저지 능력이 기대치 이하였고 홀튼 역시 견제능력이 떨어져 앞으로 상대팀의 뛰는 야구를 어떻게 저지할 수 있을 것인지 홀튼과 더불어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홀튼은 강력한 스피드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고 변화구와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타이밍을 뺏는 것이 주 무기로 2009시즌의 구톰슨과 비슷한 유형이다.
오늘도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한국무대 첫 선발에서 첫 승을 기분 좋게 올렸지만, 5회를 넘어서면서부터는 투구수가 많아지고 제구가 흔들리면서 잘 맞은 타구가 간혹 나왔기에 4회까지 보여준 공격적인 투구를 기억하고 주자 견제 능력을 키운다면 예전의 구톰슨처럼 노련미만으로도 연착륙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진다.
홀튼에 이어 올 시즌 불펜으로 돈 서재응이 7회, 박경태가 8회를 각각 안타 없이 마무리 짓고 전문 마무리 어센시오가 9회를 틀어막아 가장 이상적인 투수진 운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1점 차 리드에서 올라온 어센시오가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1사 후 잘 맞은 타구가 2개 연속 나오는 등 아직까지 갈 길은 험난해 보이는 것이 옥의 티다.
그래도 불펜의 힘이 되어준 서재응의 노련미와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힘겨운 여정에도 굴하지 않고 8회를 막아준 박경태의 완숙미는 그동안 팬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 최약체 불펜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아 앞으로의 경기가 기대된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요물 이대형
KIA의 리드오프는 바로 LG에서 FA로 이적한 이대형이다.
KIA는 FA 이용규를 붙잡을 금액의 3분의 1이라는 헐값(?)에 이대형을 수비전문으로 영입했지만, 개막전부터 이용규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꿀지는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대형은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처지였으며 주특기인 도루능력도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형편없는 출루율과 선구안은 톱타자로서의 출루율 높은 이용규보다 상위타순으로 연결되는 9번 타순의 수비전문 선수로 적합했기에 이적당시만 해도 거품논란에 휩싸였던 선수다.
그러나 LG를 떠나 KIA에 온 선수가 언제 실패한 적이 있던가? 바로 이용규와 김상현이 증명해 주고 있다. 또한 이대형은 광주일고를 나왔기에 고향으로의 귀향은 타향생활보다 훨씬 더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왔으며, 부모님이 지어준 밥을 먹으면서 체력적으로도 다시 전성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았다.
이적하자마자 신인의 자세로 다시 태어난 이대형은 몰라보게 달라진 타격자세와 선구안으로 선동열 감독을 들뜨게 만들었으며 시범경기2차전부터 전격적으로 톱타자에 기용돼 KIA 공격의 숨통을 터주었다.
하지만,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와 송구능력은 아직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있다.
오늘도 3회 선두타자로 나와 이적 후 첫 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횡사했으며, 4회 말에는 박석민의 타구를 펜스 앞에서 낙하지점 포착미스와 점프타이밍 실패로 2루타를 만들어주어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6회 말에는 최형우의 타구가 약간 우중간을 치우쳤지만 빠른 타구였기에 어깨만 강했다면 채태인이 3루로 뛰는 모험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아직 수비와 도루능력에서 팬들의 기대치에 조금 미달이지만, 8회 1사 2루에서 중전적시타로 홈에서 아웃되기는 했지만, 안치홍에게 득점기회를 주며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8회 말에는 선두타자 김태완의 중견수 깊은 타구를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2대1 승리에 밑거름이 되었다.
총평
오늘 KIA의 승리는 홀튼의 공격적인 투구와 삼성 타자들의 조급함, 그리고 1회에 나온 삼성 박한이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인한 2실점이 결정적이었다.
KIA가 6안타, 삼성이 5안타에 사사구를 3개나 얻었지만 삼성은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내내 불운이 뒤 따랐으며, KIA는 상대 실책으로 얻은 기회에서 단번에 2득점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홀튼이후 서재응과 박경태가 마무리 어센시오까지 삼성 타선을 잘 틀어막은 것이 큰 힘이 되었으며 수비에서 9회 1사 2루에서 김민우의 서두르지 않은 침착함이 빛났다.
하지만, 삼성에 부러움도 있었다. 대도 이대형과 신종길을 저격한 삼성 포수 이지영. 이렇게 삼성은 진갑용 이후 확실한 포수를 잘 키워나가는데 KIA는 언제나 이지영같은 상대 도루를 원천봉쇄하는 저격수를 키울 것인지...
지난 시즌 KIA는 삼성에게 무려 4승 12패를 당했었다. 두산에게 3승 1무 12패를 당한 것에 이어 비록 공신 책록은 없었어도 삼성 우승의 최고 일등공신이었다. 사자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는 호랑이. 하지만, 올 시즌 공식개막경기에서 선발 불펜 마무리로 이어지는 완벽한 계투와 상대의 허점을 물고 늘어진 효율적인 득점으로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거두었다.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었지만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오늘 승리는 자력보다 삼성의 불운에 의해 거둔 승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일은 송은범이 출격한다. 벤덴헐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광주 홈 개막전의 부담을 덜 수 있겠지만, 만약 진다면 홈 개막전 선발로 예상되는 양현종의 어깨가 무거워 진다. NC와의 2차전과 3차전은 상대 에이스들과의 맞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자칫 연패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적지에서 거함 삼성을 상대로 거둔 기분 좋은 첫 승은 분명 최약체로 분류된 KIA 타이거즈와 팬들에겐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KIA. 이제는 앞으로 나갈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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