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31.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실책으로 자멸한 KIA, 예방주사 맞았기를...
현대야구에서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한 가장 확실한 요인은 무엇일까? 류현진 같은 에이스 1명, 타이론 우즈 같은 홈런타자 1명, 또는 이기고 있는 경기 뒷문을 잠글 수 있는 오승환 같은 마무리 투수 1명. 이렇게 삼박자 중 하나만 제대로 갖추고 있어도 승리할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KIA와 삼성의 대구 개막 2연전에서 보여주었다. 삼성은 1차전에서 1회 박한이의 실책으로 인한 2실점을 결국 넘어서지 못하고 졌으며, 2차전에서는 실책 3개와 기록되지 않은 실책 1개 등 내, 외야를 막론하한 실책바이러스로 자멸한 KIA를 삼성이 손쉽게 누르고 1승씩을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그렇다. 현대야구에서 특히, 올 시즌 같은 절대강자나 절대약자가 없는 시즌에서는 수비가 강한 팀이 이길 확률은 에이스, 홈런타자, 마무리 같은 승리의 3대 요소를 넘어 가장 확실한 승리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비단 야구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구를 떠나 다른 스포츠경기에서도 실책은 결국 패인으로 연결되고 사회에서는 실언이나 실기로 한 평생 쌓아온 금자탑이 일순간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KIA는 오늘 3개의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 1개 등 무려 4개의 실책으로 5점을 헌납하며 삼성과의 2차전에 패했다.
그것도 특정 선수에 집중 발생했으며, 선수단 전체의 사기까지 꺾어버린 결과를 가져와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실책이 없었더라면 4대3 점도로 연 이틀 한 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며, 기분 좋은 송은범의 첫 승과 브렛필의 한국무대 첫 출전에 첫 홈런이 결승타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록 오늘 경기를 망쳤어도 시즌 두 번째 경기 만에 발생한 사건이라 앞으로 충분히 다듬어 고칠 시간이 많다는 것이 병가지상사가 되었음 한다.
한편, 타 구장에서는 사직구장 개막전에서 한화가 피에의 맹활약에 힘입어 롯데와의 4연속 개막전 패배의 질긴 악연을 끊고 첫 승을 올렸으며, SK는 조인성의 4타점 활약으로 넥센을 누르고 1승1패를 나눠가졌다. 잠실에서는 LG가 고졸신인 임지섭의 데뷔 첫 승투와 이진영의 시즌 첫 만루홈런 등 장단 14안타로 두산마운드를 맹폭해 1차전 패배를 되갚았다. 이렇듯 사직구장을 제외한 3개 구장에서 1승1패의 결과가 나와 시즌 초 예상했듯 절대 약자도 강자도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려주었다.
송은범 더 분발하기를...
오늘 선발 송은범은 지난해 보여준 실망스런 투구 내용을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비록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며 투구 수가 급격히 늘었지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 줘야 할 투수라면 타자를 힘으로 윽박지르진 못하더라도 그동안 쌓아온 노련미만으로도 상대타선을 봉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5회 2사까지 29명의 타자를 맞아 9피안타 4사구3개 7실점에 3자책으로 실책으로 인한 실점이 4실점이었으므로 선발로서 할 역할은 다 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에이스급 투수로서의 성적은 분명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이다.
올 시즌 후 FA를 맞는 송은범. 그는 FA로이드를 앞두고 있다. 분명 잘해야 할 뚜렷한 동기가 있는 선수다. 올 시즌 KIA의 성적은 바로 송은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을 향한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안다면 더욱더 분발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안치홍 2연속 실책, 전 선수에 감염되다.
안치홍은 아시안게임 대표 팀 승선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한다. 대표 팀 감독인 류중일 삼성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강력한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줘야 그나마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 지금 대표팀의 2루수를 놓고 안치홍과 경쟁하는 선수들은 부지기수다.
삼성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2루수 나바로의 수비를 본 안치홍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의 실력이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과 앞선다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소한 나바로의 수비능력만큼 따라와 준다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두 경기를 통해 본 안치홍의 수비능력은 이들과 견주어 불안하기만 하다.
안치홍의 연 이은 수비실책은 1루수 브렛필과 좌익수 김주찬에게도 전이돼 무려 실책으로만 4회에만 4실점을 하고 말았다.
브렛필은 안치홍의 원바운드 송구를 몸으로라도 막았어야 했으며, 김주찬은 다이빙캐치라도 했어야 하건만, 안치홍의 실책을 보면서 더 이상 실책을 하지 않으려고 모두들 몸이 굳어버렸다. 안치홍의 두 번째 실책은 김선빈에게도 영향을 끼쳐 최대한 안전하게 토스하려다 보니 2루 토스가 반 박자 늦어지면서 주자와 겹치는 상황에서 안치홍의 1루 송구에 지장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수없는 연습으로 몸에 밥 먹듯이 배여 있는 상황극으로 두 번에 걸친 키스톤콤비의 병살플레이 실패는 선수단 전체를 멘붕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그 뿐만 아니다. 7회에는 피치아웃을 했음에도 차일목의 2루 송구가 부정확해 1차전 3도루에 이어 2차전에도 2도루를 허용하고 말았다. 반면 KIA가 성공한 도루는 단 한 개도 없다. 맘 놓고 뛰는 삼성의 발야구를 저격할 KIA 포수는 과연 없는 것인가? 팀이 아무리 잘해도 상대의 뛰는 야구를 잡지 못한다면 이길 확률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KIA가 4강에 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선발투수나 화끈한 타선보다 더 시급한 것은 바로 저격능력과 안정된 투수리드를 갖춘 수비형 포수의 등장일 것이다.
필 받은 브렛필, 잠자는 타선 깨우나?
1차전 홀튼과 어센시오의 동시출격으로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브렛필이 2차전 선발로 나서 한국무대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이미 삼성의 나바로가 1회 마수걸이 홈런을 2점 홈런으로 장식했기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개막 2연전을 통 틀어 4개 구장에서 나온 홈런은 7경기에서 14개의 홈런으로 그 중 외국인 타자가 친 홈런이 5개를 차지했다.
초반 홈런레이스를 외국인 타자들이 리드하고 있는데, KIA의 필은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KIA에서는 가장 하드웨어가 좋은 선수로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홈런타자가 되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2차전에서 기분 좋은 홈런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3회 추가 득점찬스에서 필의 홈런이 먼저 터졌더라면 오늘 야구는 참 쉽게 되었을 것이다. 즉, 홈런의 영양가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삼성 나바로의 기선제압 홈런 같은 고단위 홈런이 앞으로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 KIA의 타선은 이대형만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종길이 1차전에서 2안타, 김선빈이 2차전에서 2안타 등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아직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이대형 밖에 없다. 두 명의 멀티히트 기록자는 나란히 다른 경기에서는 무안타에 그쳤고, 밥상을 차려주어야 할 김주찬과 식사를 하여야 할 이범호, 나지완 등이 부진하다보니 찬스에서 대량득점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나지완도 아시안게임 로이드가 필요한 선수로 유중일 감독 앞에서 너무 의욕만 앞세우다보니 좋지 않은 결과가 두 경기에서 나왔다.
하지만, 오늘 브렛필이 잠자는 호랑이들에게 기상나팔을 불어주었기에 다음 경기부터는 경기감각을 되찾아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연 이틀 타선을 이끌고 있는 이대형의 고군분투에 힘을 실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나바로 미친존재감, 돌아온 이승엽 삼성의 희망되나?
삼성에 복덩이가 들어왔다. 바로 외국인 타자 나바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올 시즌부터 외국인 타자가 각 팀마다 한 명씩 포진됐다. 주로 1루수나 외야수이지만, 나바로는 활동범위가 넓은 2루수다.
생김새와 행동도 유머스러워 마치 삼성야구의 활력소 박석민을 보는 것 같다. 아마도 박석민은 자신의 복덩이 자리가 나바로로 인해 위태롭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수 있다. 나바로의 미친 존재감은 분명 삼성이 통합 4연패로 가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와 강력한 한 방. 그리고 거침없는 무한질주. 이런 것들이 삼성의 다른 선수들과 융합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면 창용불패 임창용의 마무리 복귀와 더불어 삼성은 공수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얻을 것이다. 특히, 2번 타순에 전진배치된 나바로는 가장 강력한 2번타자로 삼성팬들은 야구 보는 재미가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
또한, 이승엽이 부활가능성을 보였다는 것도 삼성은 희망적이다.
과거의 거포본능은 사라졌지만, 타격머신으로의 이승엽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LG이병규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승엽의 변화는 긍정적이다. 홈런에 욕심부리지 않고 타격 재능을 살린다면 자신의 이름값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총평
이번 삼성과의 개막 2연전에서 KIA는 1승1패를 거두었다. 적지에서 1승을 거두었으며 첫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되지도 않아 지옥의 8연전은 기우에 그쳤다. 비록 1승을 건져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지만, 그럼에도 찝찝한 것은 바로 실책이다. 실책이 없었던 1차전은 상대 실책에 편승해 물 흐르는듯 한 경기운영으로 1점 차 진땀 승을 거두었다면, 2차전은 실책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승리 분위기로 흐르던 것이 3점 차 지만 일방적 패전으로 변해버렸다.
더군다나 실책이 두 선수에 집중되면서 사기가 꺾여 다음 경기까지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지금 KIA는 강한울이라는 전천후 내야수가 백업으로 있다. 안치홍의 영원한 주전은 이제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지금까지 경쟁자 없이 자신의 고유영역을 지켜왔다면, 이제는 강력한 경쟁자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고 나타났다. 비록 한 방은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고 안정되고 폭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강한울로 인해 안치홍도 자극을 받았으면 한다. 김주찬 역시 오늘의 실책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거구의 나지완도 슬라이딩 캐치를 하는데 50억의 사나이 김주찬이 망설이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2차전의 승부처는 바로 3대2로 역전한 상태에서 4회 이닝을 종료할 수 있었던 병살플레이 도중 나온 안치홍의 실책이다.
1회와 3회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힘들어했던 벤덴헐크를 5회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뛰는 야구의 실종이 공격력의 극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패인이다. 1차전 두번의 도루실패로 인해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 반면, 삼성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KIA수비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설명하고 있을까?
이대형, 김주찬, 신종길, 김선빈 등 빠른 주자들이 나갔을 때는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고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2루를 훔쳐야 할 것이다.
1회 이대형의 주루사는 비록 벤덴헐크의 기를 살려주는 계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것에 주눅들지 말고 계속 시도해야 할 것이다.
전 구단을 통털어 가장 빠른 사나이들이 있는 KIA가 2경기동안 도루 하나 없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가?
이제 KIA는 4월1일 역사적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개막전을 갖는다. 그 날을 대비해 양현종과 임준섭은 차분히 등판을 준비 중이며 홈팬들은 홈 개막전 승리를 염원하고 있다. NC의 원, 투, 쓰리펀치와 맞붙는 이번 개막전은 지난 시즌 신생팀으로 기아보다 한 단계 위의 성적을 낸 NC에 대한 설욕전이라 생각하고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중심타선의 제 역할을 해 주어야 할 것이며, 이대형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던 것을 김주찬이 나누어 밥상을 잘 차려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개막전 선발로 나설 양현종이 시범경기 때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홈 개막전의 승리는 장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두 경기를 치렀다. 고쳐야 할 것도 많다. KIA는 과연 홈에서 NC를 상대로 첫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을까? 올 시즌 KIA 최종 성적의 시금석은 바로 정규멤버가 총 출동할 NC와의 홈 3연전이 될 것이다.
4월1일 NC와의 역사적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막전은 현장에서 직접 취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야구 이야기 > 프로야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NC-KIA 2차전)챔피언스필드 첫 연장전. NC 진땀승을 거두다. (0) | 2014.04.03 |
---|---|
(NC-KIA 1차전)현장에서 본 챔피언스필드 개막전, 실책으로 울고 웃다. (0) | 2014.04.02 |
(기아 삼성1차전)팬들을 들었다 놨다한 요물 이대형, FA성공신화 쓰나? (0) | 2014.03.30 |
KIA개막전 신인 3인방 주전 꿰찰 수 있나? (0) | 2014.03.29 |
(2014프로야구)KIA, 개막전 선발예상 라인업 (0) | 201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