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3.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챔피언스 필드 첫 연장전. 케네디스코아로 NC가 웃다
KIA 타이거즈가 챔피언스 필드에서 첫 패전을 기록했다. 그것도 7대1로 지고 있어 예년 같으면 자동포기모드였던 경기를 8회 7대7 동점을 만들고 비록 지긴 했지만, 연장까지 끌고 가는 끈질김을 보여주었다.
삼성과의 대구 2연전과 NC와의 1차전을 통해 보여준 KIA의 공격력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2차전에서는 브렛필의 투런 홈런 포함 9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차츰 좋아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직도 중심타선에서 고대하던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해 선동열 감독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선발진의 홀튼과 양현종은 자신의 몫을 120%해내고 있으나 송은범을 포함 임준섭 등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불펜 또한 승리조와 추격조의 차이가 심해 오늘같이 종반이후 맹렬한 추격전으로 따라붙은 경기에서는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KIA의 고질적 아킬레스건인 포수는 차일목과 김상훈이 오늘도 무려 5개의 도루를 허용하는 등 4경기에서 모두 10개의 도루를 허용하는 동안 단 1개도 잡지 못하는 무능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웬만큼 뛰는 선수들은 1루에서 보란 듯이 2루를 향해 저돌적인 도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 투수와 야수들의 부담을 높여주고 있다. 포수들이 허용하는 도루 숫자만큼 KIA 타자들도 2루를 훔친다면 괜찮겠지만, KIA 주자들의 도루는 오늘 나온 2개가 전부이다. 이제 발동을 걸기 시작했으니 잃은 만큼 보전해 주길 기대해 본다.
NC는 오늘 아주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가며 어렵사리 첫 승을 거두었다.
보통 이런 경기를 이기고도 찝찝하다고 한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가 어렵게 이겼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안 좋은 결과가 기다릴 수도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아주 수월하게 이겨야 한다.
선발 찰리가 KIA타자들을 5회까지 퍼펙트로 막고 있었으며 기분좋은 선취점에 이는 6회 초 공격에서 빅이닝으로 무려 5점을 추가해 6대0으로 크게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에 2차전 NC의 승리는 당연했다.
KIA 타자들의 방망이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적응을 못했으며, 타선의 집중력도 떨어져 잘못하다가는 노히트 경기도 당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투수력, 타력, 수비력이 삼위일체가 되어 NC의 승리 분위기는 높아만 갔건만, 6회 말 수비에서 2사 후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으며 찰리의 퍼펙트와 노히트가 모두 깨졌다. 보통 이런 때가 투수교체시기라고 하지만,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었기에 벤치도 찰리도 방심한 것이 문제였다.
7회 브렛필에게 추격의 2점 홈런을 맞을 때까지도 찰리는 마운드에 있었다. 투수실책에 이어 1점 차 까지 쫓기면서 찰리를 교체했지만, 찰리의 교체시기는 훨씬 앞으로 비디오를 돌려야 했다. 구원진이 동점을 허용해 6회까지 1실점으로 잘 막은 찰리의 승리도 날아가 버려 여러모로 이기고도 찝찝한 NC다. 하지만, 나성범의 맹타와 마무리투수 김진성의 배짱투는 분명 위력적이었으며, FA이종욱의 3번 배치와 톱타자 박민우의 성장도 눈여겨볼만한 사건이다.
패인 :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6회 수비
오늘 NC와의 2차전 패인은 NC선발 찰리를 공략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지만, 가장 큰 원인은 1대0으로 지고 있는 6회 NC공격에서 선두타자 이종욱이 2루타를 치고나간 다음 무사 2루에서 이호준을 상대로 고의성 볼넷으로 1루를 채워준 것이다. 무사 2루에서 득점 날 확률은 몇%나 될까? 그 확률은 채 50%도 되지 않을 것이다. 1점 내 주기 아까워 이호준을 상대하지 않고 1루를 채워 내야땅볼로 병살을 노렸다는 것은 임준섭의 투구가 1회부터 계속 높게 형성되었기에 애당초 의미 없는 선택이었다. 이호준 뒤에서 테임즈, 나성범 등 한 방을 갖춘 타자들이 나오는데 루상에 주자를 더 모아준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격이었다고 할 것이다.
5회까지 71개의 투구를 한 임준섭은 6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초구를 얻어맞고 무사 2루가 되었지만, 1실점으로 잘 버티고 있었기에 좀 더 빠른 타이밍에 투수를 교체해 나갔다면 어떠했을까? 지난 시즌에도 임준섭의 한계 투수 수는 약 80개 정도였다. 이종욱 뒤를 이어 힘 있는 타자들이 연달아 나오기 때문에 제구가 높게 형성되는 임준섭을 내리고 경험과 노련미가 풍부한 김태영이나 서재응으로 한 박자 빠르게 투수교체를 했다면 대량실점만은 막았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제일 어려운 부분이 투수교체라고 하는데, 4~5선발로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는 것은 대단한 역투로 1차전에서 단 두 명의 투수로 승리를 거두어 불펜의 여유가 있었기에 6회 위기상황부터 빠르게 투수를 교체해 나가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9회 왜 대타로 이종환을 냈을까?
7대7로 맞선 9회 말 KIA가 끝내기 찬스를 가졌다. 1사 1,2루에서 신종길이 삼구삼진을 당해 다음 타자의 압박감은 굉장했을 것이다. 강한울 타석에서 이종환으로 바꾼 것은 바로 신인 강한울의 심적 부담감을 걱정해 이종환으로 바꾼 것으로 보이는데, 단 한 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맞추는 능력이 더 좋은 강한울로 그냥 밀어붙이는 배짱을 선동열 감독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였을까?
결과론이지만, 이종환은 8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이종환의 스윙은 크고 강한울의 스윙은 작다. 한 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종환보다 강한울이 더 적격인 이유다. 끝내기 타점의 영웅으로 신인은 안 되는지 묻고 싶다. KIA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은 바로 신인을 영웅으로 키우는 것이다.
포수에서도 김상훈 대신 백용환을 1군으로 올리고, 9회 끝내기찬스에서 신인 강한울을 믿어보는 큰 그림이 필요할 때다.
쏟아진 챔피언스 필드 기록들
오늘 마침내 챔피언스 필드 첫 홈런이 나왔다. 하지만, 홈팀이 아닌 원정팀 NC의 나성범에 의해 나왔다. 나성범은 오늘 무려 4안타 경기를 했다. 볼넷까지 포함해서 5번 나와 5번 모두 출루하며 NC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홈팀 KIA도 챔피언스 필드 첫 홈런을 브렛필이 추격의 2점 홈런으로 쏘아 올렸다. 풀 스윙이 아닌 간결하게 맞춘 타격만으로도 브렛필은 챔피언스 필드를 넘겼다. KIA의 4번 타자 나지완에게 요구되는 타격이다.
첫 도루도 나왔다. NC 이종욱은 1회 볼넷으로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챔피언스 필드 첫 도루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뒤 늦게 KIA 김주찬도 시즌 팀 첫 도루이자 챔피언스 필드 홈팀 첫 도루의 주인공이 되었다.
1차전 타점은 없었는데 2차전에서 챔피언스 필드 첫 타점이 나왔다. NC 김태군은 3루 내야안타로 나성범을 홈으로 불러들여 NC의 시즌 첫 타점이자 챔피언스 필드 첫 타점의 주인공이 되었다.
시즌 첫 연장전이자 챔피언스 필드 첫 연장전도 기록했다. 9회 1사 1,2 루에서 KIA가 끝내기 승을 거두었다면 첫 연장전 대신 첫 끝내기 승이라는 기분좋은 결과가 나왔겠지만, 아쉽게도 첫 연장전 패배라는 기록으로 대신했다.
KIA 중심타선은 아직도 겨울잠
오늘 KIA는 타선의 변화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3경기를 통해 KIA의 팀타율은 1할대로 9개 구단 맨 꼴찌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번을 치던 이범호가 5번으로 빠지고 6번을 치던 신종길이 3번으로 올라왔으며, 그것은 중심타선의 타점 생산능력이 떨어져 매번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망각한 조치다.
지금 KIA 공격력은 모두 4번 나지완에서 멈추고 있다. 13타석 째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나지완은 갈수록 초조해져 어이없는 볼에 헛스윙을 연발할 정도로 타격 밸런스가 무너져 있다. 물론 상대 투수들이 모두 1,2 선발로 꾸려져 있어 아직 적응을 못한 점도 있지만, 유독 나지완 타석에서 찬스가 많이 걸려 부담감만 더 높여주고 있는 것으로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해도 본인 말대로 ‘안 맞더라도 중요할 때 한 방을 쳐 주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그 한방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기 때문에 힘은 들어가고 공과의 괴리감은 멀어져만 가는 것이다.
오늘도 KIA의 득점공식은 교묘하게 중심타선을 벗어났다. 3번 신종길, 4번 나지완, 5번 이범호가 동반부진에 빠지며 무게중심이 하위타순에 집중됐다. 중심타선의 겨울잠이 길어지고 있다. 이제 4경기라고 하기엔 부진의 늪이 너무 깊다.
내일 경기는 KIA 박경태와 NC웨버이다.
한국무대 첫 선을 보이는 웨버와 김진우 복귀시 5선발 자리를 놓고 임준섭과 경쟁할 박경태는 오늘 임준섭의 투구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낮은 스트라익을 던지고 공격적 투구만이 곧 이 세계에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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