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5.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KIA 연패탈출의 일등공신, 홀튼과 트리플 테이블세터
KIA 타이거즈가 데니스 홀튼의 무실점 역투와 트리플 테이블세터진의 맹활약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10연패를 당했던 두산에 6대0 영봉승을 거두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12안타 4도루 무실책으로 6점을 획득하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아 모처럼 공·수·주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돌아간 경기였다.
에이스 대 에이스 맞대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홀튼과 12안타 중 6안타를 합작한 이대형, 김주찬, 신종길의 활약이 돋보였으며, 이들의 밥상 차리기에 나지완과 이범호가 3타점을 올리며 맛있는 식사를 해 주었다. 특히 지난 다섯 경기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인 나지완과 이범호가 중심타선에서 서서히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며, 홀튼에 이어 두산에서 모셔온 김태영이 2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아 자신을 버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아주었다. 두산으로서는 불펜의 난조로 후반 실점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유망주를 키우기 위해 제2차 드래프트에서 김태영을 KIA에 뺏긴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특히 김태영이 KIA에서 불펜으로 3경기에 출전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아쉽게 되었다. 놓친 물고기가 더 커 보인 이유다.
홀튼 평균자책점 0.69 짠물투로 벌써 2승
홀튼은 개막전에서 지난해 챔피언 삼성을 맞아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오늘 두 번째 등판에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자웅을 겨룬 두산을 7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2연승을 기록했으며, 상대팀 1선발과 맞서 거함을 침몰시킨 KIA의 1선발로 포효했다.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0.69의 짠물투는 평균구속 130K 중반에 이르는 속구를 가지고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낮게 제구만 된다면 충분히 위력적인 공을 뿌려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특히, 다소 쌀쌀한 날씨로 인해 초구 스트라이크 비중을 높이는 등 최대한 적극적으로 승부한 공격성이 눈에 띄었다.
세계최강 트리플 테이블세터
KIA는 시즌 초반 여러 형태의 타순을 선보였지만, 변하지 않는 공식이 있었다. 바로 1번 이대형에 2번 김주찬이라는 공식이다. 여기에 최근 신종길을 3번에 고정시켜 지난 시즌 잠깐 선보인 극강의 테이블세터진을 다시 보여주었다. 달라진 점은 지난 시즌이 9번 김선빈부터 시작한 모방품 트리플 테이블세터진이었다면 올 시즌은 100%정품인 트리플 테이블세터진이 된 것이다.
하지만, 필이 출격한다면 9번에 김선빈이 포진될 가능성이 높아 지난 시즌 초반 위력을 떨친 4명의 테이블세터진의 완성은 이제 가시권에 들었다고 하겠다.
오늘 이대형은 어제 안타 하나를 도둑맞는 등 최근 2개의 안타를 오심으로 잃어버린 것에 분풀이라도 하듯 타석에서 미친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5타수 2안타 2득점, 첫 타석부터 자신의 첫 3루타로 포문을 열고 득점까지 오렸으며, 5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하며 대량득점의 포문을 열어 주었다. 문제는 6경기까지 도루가 없다는 것으로 언제부터 발동이 걸릴지 모르겠으나 3개에 이르는 도루자로인해 심리적 부담감이 스타트를 늦게 끊는 것으로 나타나기에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는 마음가짐이 요구된다.
개막 후 6경기서 27타석 23타수 9안타 3볼넷으로 타율 0.391, 출루율 0.461로 맹활약 중인 이대형의 미친 스타트. 과연 끝까지 종주할 수 있을까? 팬들의 관심은 내일도 이어진다.
오늘도 리그 최강 중 하나인 두산 포수 양의지에게서 KIA는 모두 4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김민우, 안치홍, 김선빈, 신종길 등으로 하위타순에 밀집해 상대적으로 상위타순 선수들의 도루시도는 없었다. 이렇듯 경기가 거듭될수록 발 빠른 주자들의 도루시도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이대형의 발동도 조만간 걸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 어센시오 없어도 00이면 무조건 이긴다.
KIA는 오늘 홀튼이 선발이다 보니 외국인타자 필이 출장을 못했다. 최근 가장 핫한 선수인 필의 결장은 중심타선의 부진으로 결정력이 줄어든 KIA로서는 공격력 약화를 불러와 득점력이 떨어지는 이중 고통을 감내해야했다. 올 시즌 내내 홀튼이 선발인 경우 어센시오의 마무리등판 가능성이 열려있기에 필은 무조건 쉬어야 하는 맹점이 있었기에 어센시오 영입 때부터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그것은 다른 팀들이 외국인 투수를 모두 선발로 구성한 것에서 이유를 알 수 있다. 외국인 선수 3명 보유에 2명 출전이라는 제약이 선발투수 2명으로 가게 된 이유다. 선발투수 2명이 동시에 출격할 일이 없기에 다른 팀에선 S외국인 타자가 쉰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
오늘 두산과의 1차전이 바로 그런 상황으로 홀튼의 선발출장으로 필이 빠지는 상황이 왔다. 이것은 이미 삼성과의 개막전에서도 한 번 경험했는데, 최근 타격에 물이 오른 필로서는 자칫 타격 컨디션을 잃을 수도 있어 다음 경기까지 좋았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매우 중요해 졌다.
그것은 KIA 중심타선에 포진된 필의 효과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중심타선을 깨우게 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연속성이 과연 나타나느냐가 다음경기 관전 포인트가 되겠으며, 그동안 줄곧 나지완의 방망이가 언제 터지냐는 것이 팬들의 관심이었다. 그러던 것이 마침내 두산과의 첫 경기에서 시련의 주인공 나지완이 18타수 만에 첫 안타를 타점으로 기록하며 기나긴 부진의 터널이 끝나가는 모양새다.
브렛필의 홈런 3개를 보면 풀스윙이 아닌 정확한 컨텍 능력에 간결한 스윙으로 홈런이 되었음을 나지완도 보고 알 것이다. 안타가 없다고 야구공이 부서질 만큼 크게 스윙을 해댄다면 컨디션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나지완에게 맞아주는 공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럴수록 욕심을 버리고 짧게 맞춘다는 생각이 생각을 지배해야 한다.
그래야 안타나 볼넷이라도 나오지 않겠는가. 나지완에게 지금 요구되는 것은 홈런이 아니라 잘 맞힌 안타이다. 그러다 보면 홈런도 나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범호도 역시 깨어났다.
3번과 5번을 왔다 갔다 하는 등 아직 제 타순을 잡지 못했지만, 이범호는 역시 이범호다. 5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는 오늘 경기의 승부처였다. 상태 베터리가 승부를 피하지 않고 모험을 택했는데 삼진이나 범타로 마무리되었다면 그보다 더 비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두산도 5회까지 3대0이었으므로 1사 2, 3루 위기라면 1루를 채워놓고 다음 타자 안치홍을 내야 병살타로 유도해 이닝을 마무리 짓는 수순이 좋았으나 최근 KIA 중심타선이 너무 무기력하다보니 앞선 이닝에서 이범호에게 안타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내심 약해진 승부근성을 건드린 것이 패착이 된 것이다.
또한, 6점 차로 리드한 경기에서 김태영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마무리투수 어센시오의 등판은 불발됐다. 차포를 떼고도 승리한 경기. 이렇듯 오늘 경기에서 살아난 나지완과 이범호가 제 역할만 충분히 해 준다면 필이 결장하는 홀튼의 선발경기에서도 승리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총평
NC와의 홈 3연전에서 투수력과 타선의 불일치로 챔피언스 필드 첫 위닝시리즈를 NC에 내주고 2연패로 잠실 원정경기에 나서 지난 시즌부터 10연패 중인 두산과 상대한 KIA는 홀튼의 역투로 연패사슬을 시원스럽게 끊었다. 일본리그 다승왕 출신인 홀튼의 낮게 제구되는 빠르지 않는 속구는 알면서도 대처하기가 매우 힘들다. 거기에 의표를 찌르는 변화구를 보여주는데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니 두산 타자들이 쩔쩔맬 만하다.
오늘도 NC와의 1차전처럼 단 두 명의 투수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그만큼 불펜의 힘이 축적되는 것으로 오늘처럼 공격에서 상·하위타순 가리지 않고 터져준다면 비참한 패배는 당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6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2경기 연속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초반 불방망이였던 타선도 홀튼에 꽁꽁 묶여 6안타에 영봉패를 당했으며 2연패로 2승 4패가 돼 공동1위에서 단독 꼴찌로 추락하고 말았다.
두산과의 2차전은 송은범과 노경은의 선발대결이다. 아직 두 선수 모두 좋은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내심 이번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과연 2차전에서는 어떤 선수들이 영웅으로 포효할까?
뜨거운 주말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야구 이야기 > 프로야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KIA-두산 3차전)KIA킬러 유희관, 두산 4연패는 없다. (0) | 2014.04.07 |
---|---|
(KIA-두산 2차전)두 팀의 뒤바뀐 운명, 3회 결판났다. (0) | 2014.04.06 |
(NC-KIA 3차전)시리즈 내내 오심논란. 이대로 괜찮은지 (0) | 2014.04.04 |
(NC-KIA 2차전)챔피언스필드 첫 연장전. NC 진땀승을 거두다. (0) | 2014.04.03 |
(NC-KIA 1차전)현장에서 본 챔피언스필드 개막전, 실책으로 울고 웃다. (0) | 2014.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