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KIA가 역사적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막전 첫 승리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에서 1승 1패를 나눠가진 KIA는 홈 개막전 승리를 위해 에이스 양현종을 아껴두었었다.
NC역시 KIA전이 올 시즌 첫 경기로 지난 시즌 신인왕인 이재학을 선발로 내세워 챔피언스 필드 첫 승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첫 승리팀의 기록은 챔피언스 필드가 없어질 때까지 영원히 남아 있을 불멸의 기록으로, 오늘 경기에서 나오는 각종 첫 기록들 역시
챔피언스 필드와 함께 영원히 남을 것이기 때문에 양팀 에이스들의 불꽃튀기는 맞대결과 함께 선수들의 투지는 첫 만원 관중을 기록한
챔피언스 필드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어느팀이 먼저 웃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첫 승리의 기쁨과 영광을 홈 팬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선동열 감독의 결의는 에이스 양현종을 8회까지 끌고가는 신뢰를 보여주었고, 양현종 역시 122개에 이르는 혼신의 역투로 홈 팬들에게 개막전 승리투수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8회 초까지 에이스들로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준 양 팀은 8회 말 KIA공격에서 NC가 선발 이재학을 내리고 손민한을 올리면서 연속으로 나온 실책2개가 결국 결승점으로 이어지며 KIA가 NC를 1대0, 한 점 차로 누르고 첫 경기를 먼저 가져갔다.
오늘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개막전부터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인터넷 예매분 19,000석이 모두 팔렸으며, 현장 판매분 3,000석도 오후 8시경 다 팔려 첫 매진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이것은 이미 시범경기부터 이틀간 3만 8천 여명의 관중이 들어와 일찌감치 정규시즌 홈 개막전 매진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다.
1층과 2층은 물론이요, 스카이박스와 각종 이벤트석도 모두 매진되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2009시즌 V10이후 변변한 성적도 올리지 못하고 지난 시즌은 아예 신생팀 NC에 마저 밀리며
치욕스런 8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에 대한 분풀이를 홈 개막전에서 풀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전 부터 전문가로부터 최약체로 분류된 KIA 타이거즈.
다른 팀들은 모두 전력보강이 이루어졌는데, KIA는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 든 스토브리그.
이용규의 빈자리는 이대형이 120% 채워주고 있지만, 윤석민의 빈 자리를 메꾸지 못했고, 주력 불펜투수들은 모두 고장이 났으며,
수비 또한 최약체로 평가돼 올 시즌 KIA의 가을야구는 거의 비관적이었다.
그러기에 선수들은 더 독이 오른다고 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바짝 독이 올라야 마지막까지 죽기살기로 싸울 것 아닌가?
오늘 경기도 4회 2사까지 NC선발 이재학에게 퍼펙트로 끌려갔다.
타자들은 공을 전혀 맞추지 못하며 서두르는 것이 홈 개막전에 대한 부담으로 여겼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안정감을 찾아 결국 4회
이범호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퍼펙트를 막았다.
처음으로 출루한 4회 2사 후 이범호.
반면, NC는 양현종이 채 몸이 풀리기도 전인 1회 선두타자 박민우가 3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후속타자인 김종호와 이종욱이 삼진으로
찬물을 끼얹고 이호준마저 투수땅볼로 아웃되며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양현종은 시범경기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4.1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그 좋았던 분위기가 1회 선두타자에게 3루타를 맞고 급격하게 허물어질뻔 했으나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만약 1회 위기에서 실점을 기록했다면, 오늘 경기 양현종의 승리투수는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만큼 홈 개막전 선발투수라는 부담감이 양현종을 짓눌렀던 것이다. 하지만 양현종도 누가뭐라고 해도 이제 산전수전 다 겪은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한 경기를 책임져 주는 에이스 오브더 에이스. 그 자리에 바로 양현종이 있었다.
퍼펙트를 깼으니 이제 노히트노런을 깨야한다.
5회 2사 후 안치홍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며 드디어 NC이재학의 노히트노런이 깨졌다.
반면, 양현종은 1회 실점위기를 넘기고 2회에도 선두타자부터 연달아 2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찬가지로 두개의
삼진을 기록하며 맞은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풀어냈다. 모름지기 에이스란 바로 이런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좀처럼 공격의 물꼬를 틀지 못하던 KIA는 이재학의 투구 수가 60개를 넘으면서부터 볼에 적응하기 시작하더니, 80개를 넘긴 7회
1사부터 2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첫 득점권의 기회를 잡았으나 2루 주자 브렛필이 투수 견제에 아웃되며 모처럼 주자를 모아놓고도
선취득점에 실패했다.
마운드에서 양현종이 NC 13명의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있을 때 선취점을 얻어 양현종의 사기를 복돋아야 하나 실마리를 풀지 못하던
KIA는 8회 이재학이 내려간 뒤 손민한을 상대로 1사 후 이대형이 2루수 송구실책으로 살아나가며 불씨를 지폈고, 김주찬의 연속안타로 1사 1, 3루 선취득점의 기회를 잡았다.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2사가 되므로 무실점으로 NC는 8회를 마칠 수 있었다.
경기 역시 8회 말로 남은 이닝은 각 팀별로 이제 1이닝씩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8회에 선취점을 먼저 얻는 팀이 그대로 결승점이 되어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럴때 중요한 것은 안타나 도루보다 실책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수비가 강한 팀은 투수력과 타격에서 평균치만 해도 올 시즌 가을야구는 무조건 가능하기에 어느 팀이 실책을 최소화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시즌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등산의 신은 역사적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첫 승리팀의 주인공으로 원정팀인 NC를 원하지 않았다.
2루수 송구실책에 이어 이닝을 종료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나온 결정적인 실책이 NC를 울렸다.
1사 1, 3루에서 이범호의 평범한 투수앞 땅볼을 잡은 손민한이 급하게 투수-유격수-1루수 병살로 연결하려다 볼을 놓친 틈을 타
3루 주자 이대형이 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린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손민한의 보기드믄 실책이다. 8회 초까지만 해도 투수전의 백미를 보여주며 살벌한 0의 행렬이 이어질때 선수단은
물론이요 챔피언스 필드를 가득 메운 관중들도 연장전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손민한의 실책에 이은 이대형의 선취득점은 홈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기분 좋은 선취득점.
역사에 길이 남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개막전을 보기위해 넥타이부대들이 대거 출동했다.
6시 30분 경기시작이라 3회가 지나도록 여기저기 빈 자리가 많았지만, 회사 일을 마치고 늦게나마 삼삼오오 모여 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해 찾은 넥타이부대.
비단 1루쪽 뿐만 아니라 오늘 챔피언스필드는 가족단위보다 직장인 단위 관람객이 대다수였다.
여기서 단체로 팀 회식을 겸한 야구관람이 이어진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제 챔피언스 필드는 광주 시민들 여가활동의 최우선 코스가 된 것으로 올드팬의 귀환이라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쾌적한 관람 환경, 탁 트인 시야, 마치 공원같은 야구장, 앞좌석과의 거리가 넓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어
야구장은 파티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지는 타이거즈 경기는 단언컨데 성적만 좋다면 평일이든 주말이든 만원관중으로 넘쳐날 것은 분명하다.
챔피언스 필드에 역사적인 숫자 1이 아로새겨졌다. 21시 16분이다.
KIA는 양현종이 8이닝 122투구 5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하고 마무리투수 어센시오로 바통을 넘겼다.
이제 챔피언스 필드 역사적인 첫 승리투수로 양현종의 이름을 올리는 것은 어센시오 몫이다.
비록 어센시오가 시범경기부터 삼성과의 개막전까지 믿음을 주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 지는 잘 알고 있었다.
삼성과의 개막전과 달리 일구마다 혼이 가득한 투구를 했다.
첫 타자만 쉽게 처리하면 세이브는 따논 당상이다.
주문대로 선두타자 김종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어센시오는 두번 째 타자 이종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순식간에 투아웃을 잡았지만,
이호준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외국인 타자 테임즈를 맞아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입은 어센시오는 테임즈마저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광주 기아 챔피어스 필드 개막전 승리팀은 홈팀인 KIA 타이거즈다.
비록 첫 안타를 NC 박민우에게 주었지만, 첫 삼진을 KIA 양현종이 잡아 주었고, 첫 볼넷도 KIA 이범호, 첫 사구도 KIA 김주찬이
기록해 내용상으로는 NC를 압도할 정도로 풍성하다.
거기에 첫 승리투수로 KIA 양현종, 첫 세이브로 KIA 어센시오가 이름을 올렸으며, 첫 득점의 주인공도 KIA 이대형이 되었다.
반면 NC는 첫 안타는 박민우가 기록했지만, 첫 실책에 박민우, 첫 견제사에 나성범, 첫 패전투수에 손민한 등 불명예스런 기록의 주인공을 양산하고 말았다.
이제 남은 것은 첫 홈런의 주인공이 누가 되느냐이다.
그 기록도 KIA가 주인공이 되면 좋겠지만, 지금 KIA의 중심타선은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특히 나지완은 오늘까지 3경기에서 11타수째 안타가 없으며, 삼진을 6개나 당해 타격 발란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3번을 치는 이범호 역시 3경기 9타수 1안타로 체면을 구기고 있으며, 5번을 치는 신종길이나 필도 아직 정상궤도는 아니다.
이대형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지만, 2번 타순의 김주찬이 이어주지 못하고 있고 중심타선까지 부진에 빠져 득점루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 KIA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다.
투수력은 선방하고 있는데 타격이 안 따라주는 것으로 여기에 수비까지 좋고 나쁨이 극명하기에 현재 KIA의 전력은 100%에 오르지 않았다고 본다. 투수력, 타력, 수비력의 삼박자가 균형을 갖추어야 하나 경기마다 각자 컨디션이 달라 이것들이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내기위한 적절한 타순변동과 선발라인업 변화로 균형의 추를 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
타순은 나지완의 방망이가 공과 괴리감이 높아 잠시 하위탄순으로 돌리고, 상위타순의 변화를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이대형은 1번 타자로 붙박이 하고, 2번 신종길, 3번 김주찬, 4번 이범호, 5번 필, 6번 나지완으로 타순을 변동해야 꽉 막혔떤 타점 생산능력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 경기의 공수 히어로가 전광판에 잡혔다.
결승점을 올린 이대형과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이다.
이렇게 한 두명씩 영웅이 탄생하다보면 잘 섞여지지 않던 경기력도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KIA 임준섭대 NC찰리의 선발 맞대결이다. 비록 임준섭이 KIA 4선발이고 찰리는 실질적인 NC에이스이지만,
야구경기의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공도 둥글고 배트도 둥글기 때문으로 어느 팀이 실책을 하지 않는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것이 프로답지는 않지만, 어쩔 것인가 수비가 강한 팀이 결국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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