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 07:05ㆍ야구 이야기/프로야구
KIA, 질 때는 시원하게 이길 때는 땀나게.
4월 29일 SK와의 4차전이 올 시즌 KIA타이거즈가 하위권에서 결코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면, 오늘 5차전은 그래도 최하위는 면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 경기였다.
한승혁의 오버페이스가 도드라진 어제 경기는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진 날에는 천하의 김성근 감독이 와도 별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로 5명의 투수 중 4명이 15개의 안타와 사사구 9개로 18실점을 기록했고, 마지막 나온 서재응 만이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했기에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어 리뷰자체도 생략했다.
항시 생각하는 것이지만, KIA는 자신의 안위보다 상대팀의 안위가 더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5연패와 더불어 김기태 감독의 중도사퇴까지 발생해 불행이 겹친 최하위 LG와의 경기에서도 4일 쉰 체력적 우위를 지키지도 못하고 1승2패로 LG를 기사회생시켰으며, 울프, 스캇, 조인성, 윤희상, 박진만 등 주력 선수 5명이 무더기로 결장해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기에 나선 SK를 맞아서도 핸드볼 스코어로 4차전을 내주며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SK의 숨통을 터 주었다. 오늘 5차전도 관록의 송은범은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SK여건욱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비록 승리투수가 되었지만 하나도 나을 것이 없는 투구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6회 1사까지 111개의 투구 수에 7피안타 4볼넷으로 2실점을 했지만, 5회까지 88개 투구 수에 9피안타 5실점을 기록한 여건욱이 볼넷 하나 없는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제구와 새가슴 투구로 가득이나 어려운 불펜의 부담을 가중시켜 다음 경기까지 지장을 받게 하였다.
에비FA 송은범 이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하려면 최소 6이닝은 막아줄 제구와 공격적 투구가 기대치가 되어야 하나 오늘처럼 맞을까 두려워 도망가는 투구로 일관한다면 다음 선발 등판도 별 희망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에 송은범의 절치부심 투는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자기 스스로 더 단단해지는 것이 급선무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라운드 관중 난입사건, 심판 스스로 권위를 되찾아야.
올 시즌 KIA의 특징을 보면 상대팀 에이스를 만나면 한 없이 작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신인투수의 첫 승 대상이 되거나 생소한 투수가 나오면 헤매는 지난 시즌의 못된 버릇은 결코 버리지 못했다.
생명줄이 다해 하향세를 타는 팀과 만나면 오히려 상대팀의 잃어버린 타격 컨디션을 되살려 주고 다른 팀에 실컷 두들겨 맞은 투수의 공은 왠지 낯설기만 하다.
거기에 올 시즌 귀신처럼 따라다니는 오심은 어제도 한 경기에 두 개나 나오며 불을 지피더니 오늘은 6회 실점 없이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던 상황에서 나온 박근영 1루심의 세이프 판정(simpro가 느린 화면으로 보기엔 0.1초 차이로 아웃)에 추격점을 허용하며 계속 실점 위기를 맞아 경기마다 오심 스트레스가 쌓여있는 타이거즈 팬들을 격분시켰고 결국 경기 중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심판을 폭행하는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심판들의 잦은 오심이 만든 씁슬한 사건인 것이다.
오늘 경기는 느린 화면으로도 거의 식별이 안 될 정도로 순간이었기에 세이프와 아웃의 경계를 인간이 판단한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었다. 기계의 힘을 빌려도 정확한 판정을 가려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보였으며, 그런점에서 1루심의 세이프 선언은 당당했다.
당연한 것이다. 접전상황에서의 아웃과 세이프의 미세한 판정까지 비디오로 걸러내는것 자체가 야구를 하지 말자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런 것까지 오심이라고 하면 과연 심판이 설 자리가 어디 있을 것이며 선동열 감독은 접전상황의 판정을 놓고 왜 1루까지 와서 항의를 했을까? 홈이나 각 베이스의 세이프와 아웃판정은 번복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즉, 판정에 감독이 항의를 해도 안 되는 신성불가침 절대번복 불가인 것이다.
‘공식 야구 규칙 9.02 (a) 타구가 페어이냐 파울이냐, 투구가 스트라이크이냐 볼이냐, 또는 주자가 아웃이냐 세이프이냐 하는 심판원의 판단에 따른 재정은 최종의 것이다. 선수, 감독, 코치 또는 교체선수는 그 재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원주]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려고 선수가 수비위치 또는 베이스를 이탈하거나, 감독이나 코치가 벤치 또는 코치석을 떠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투구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하여 본루 쪽으로 오면 경고를 하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가오면 경기에서 퇴장시킨다.’ 는 규정에 의해 오늘 1루심의 세이프 판정을 놓고 선동열 감독의 항의는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프로야구심판들이 매 경기 쏟아지는 각종 오심으로부터 사회적 여론이 좋지 못하기에 스스로 위축되어 규칙대로 엄격히 잣대를 드리울 상황에서도 잣대를 드리지 못한 불상사가 생긴 것이다.
심판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리는 비디오판독 확대 등을 논하기 전에 접전상황에서 판정의 잘잘못은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선수·심판 간 상호 신뢰의 원칙에 의해 세이프와 아웃에 관한 과도한 항의는 자제했어야 했다.
만약 그 상황에서 규칙을 제대로 안 선동열 감독이 항의하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갈 사안이었으며 그라운드에 관중이 난입하는 사태까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근래 보기드믄 불상사를 자초한 것은 바로 선동열 감독의 과도한 항의가 발단이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홈팀의 수장으로서 관중난입 사건에 대한 사과는 만든 장본인이 바로 본인임을 사과하는 것이 되었어야 했다.
TV해설도 마찬가지다. 느린 화면을 보면 세이프와 아웃의 경계를 현장에서 정확히 구분 짓는 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동시 타임때는 아웃이라는 규칙도 없고, 하물며 인간의 눈으로 현장에서 어려운 판정을 내리는 심판의 선언에 대해 ‘공이 빨랐던 것 같은데요.’ 라는 무책임한 말을 뱉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심판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비디오 판독으로도 판독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판정은 심판에 절대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33년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시기의 심판에 대한 아름다운 배려도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오심같지도 않은 오심을 군중심리에 같이 따라가면서 오심이라고 하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야구팬의 그라운드 난입은 절대 안 되며, 관련자는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팬이 있어야 프로야구가 있지만, 이제는 한국프로야구도 많이 성숙해 야구를 보고 즐기는 팬 층이 훨씬 두텁고 많아졌다.
한 경기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나름대로 질서있는 응원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지금, 오늘같은 불상사는 가뜩이나 안전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는 시대의 슬픈 자화상으로 심판도 선수도 그라운드에서는 모두 안전해야 한다.
판정에 불만을 품고 우물투척이나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것은 후진국형 관전 매너로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있을 수 없는 사태가 생긴 것이다.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기간 중 야구를 보는 것도 죄스런 마음이 드는데, 만취상태로 그라운드에 난입했다는 것은 결국 하나를 얻고 열을 잃는 것과 같을 것이다.
결국 4차전과 같은 명백한 오심은 오심이지만, 오늘 같은 박근영 1루심의 판정은 오심이 아니라 더블플레이 과정에서 나온 김상현의 베이스와 전혀 관계없는 어이없는 2루 슬라이딩이나 SK 김성현이 병살을 막아버린 지능적인 슬라이딩같은 경기의 일부인 것이다.
총평
4차전과 5차전을 서로 나눠가져 이제 6차전으로 위닝 시리즈의 주인공을 가리게 되었다.
지난 25일 LG전에서 잘 던지고도 불펜에서 승리를 날려버린 양현종이 3수만에 3승을 올릴 수 있을 지와 20일 KIA전에서 한승혁과 맞상대해 8이닝 2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레이예스가 복수전을 펼칠지가 6차전 관전포인트다.
5차전 패전으로 4할 대 아래로 떨어졌던 승률도 다시 4할 대 로 복귀했으며 팀 홈런 14개로 최하위였던 방망이도 오늘 무려 3개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이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출루에 애를 먹었던 이대형이 부지런히 출루율을 회복하고 있으며, 2번과 5번 타순에 김주찬과 이범호가 복귀하고 장타가 터지지 않고 너무 큰 스윙으로 일관하는 나지완의 방망이가 가벼워진다면 분명 득점력은 한결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무적인 것은 갈수록 차일목의 도루 저지율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오늘도 6번 도루 시도 중 2번을 막은 공로로 경기 흐름을 KIA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나머지 4회도 변화구 타이밍에 뛰어 사실상 막기가 힘들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늘 의외의 도루저지 2개는 분명 희망적이었다고 하겠다.
또한 마무리 어센시오가 이제 완벽하게 한국야구에 적응해 뒷문을 철저히 틀어막고 있다는 것과 브렛필의 방망이가 연일 고감도를 보여준다는 것으로 3승을 올린 홀튼과 더불어 외국인 3총사의 맹활약은 분위기 상승에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반대로 뛰어야 할 선수들의 도루 시도가 주춤하고 있어 공격루트의 다양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불만이다.
아직도 공격 모든 지표가 최하위권에 있으며 투수력도 양현종, 홀튼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들의 구위가 실망스러워 당분간 5할 승률이라는 단기목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위기를 넘어서는 것은 바로 공격력인데, 오늘 5차전을 계기로 타자들이 과연 불을 뿜을 수 있을지 6차전의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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